요즘 텔레비전만 틀면 천안함 침몰에 대한 뉴스가 넘쳐난다. 백령도 부근에서 PCC-722 천안함이 칠몰했다. 1220톤급의 초계함인데 솔직하게 이게 어느 정도 크기인지 잘 모르겠다. 침몰한 배의 재원이나 무장이 무엇이었는지도, 연평해전에 참석했었다는 사실도 관심이 없는데 텔레비전에서는 이런 것까지 가르쳐 준다. 참 친절한 뉴스씨이다. 천안함과 관련되어 많은 의문점들이 제기된다. 

  첫째, 침몰 원인이 무엇인가? 침몰 원인에 대한 설명은 크게 다섯가지이다.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이냐, 암초와 충돌해서냐, 피로파괴냐, 미군과의 훈련 가운데 발생한 오폭이냐, 해군판 김일병 사건이냐. 그 중 제일 마지막 해군판 김일병 사건이라는 말은 워낙 황당한 발상이다 보니 금방 사그라들었고(어처구니 없게도 해군판 김일병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친절한 뉴스씨이다.), 미군과의 훈련 중 오폭에 의한 것이라는 말은 굳건한 한미 동맹에 초를 치는 말이기 때문에 언론보도 통제가 되었다. 해군 2함대에 미군 이지스함 2척이 입항했고, 독수리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북한이 천안함 침몰후 보인 유일한 대응은 한미 독수리 훈련 실시를 강력하게 비난한 것이다. 암초도 아니라고 하고, 정비를 잘했으니 피로 파괴일 수도 없다고 한다. 물론 북한이 넘어와서 어뢰를 발사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분명 배는 침몰했다. 그리고 침몰 원인이 있다. 그런데 침몰 원인 5가지가 모두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모두 맞다고 한다. 군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침몰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지금은 이렇다 말하지 못하겠다고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언론은 북한 어뢰 발사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그럴듯한 시나리오가지 쓴다. 50~60대 층을 겨냥하여 명백한 북한의 도발이라고 호소한다. 그럴수도 있다는 내용을 실제로 그렇다고 믿도록 편집해서 계속 방영한다. 오늘 9시 뉴스에서도 그랬다. "북한의 어뢰에 의해 침몰했을 수도 있다."라는 말을 하면서 북한에서 사용한 어뢰는 아마 직접 타격식이 아니라 버블제트형일 것이라는 둥, 어뢰로 침몰하는 배를 CG처리 했는데 배의 함수에 722라는 숫자를 적어넣어 마치 천안함이 이렇게 북한의 어뢰로 인하여 두동강 났다고 결론을 내린 것 같다. 마치 현장을 직접 본 듯이 말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가능성이 제일 높다는 말이지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언론은 좀더 자제해야할 필요가 있다. 

  둘째,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면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다른 침몰 원인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이유들이 제기되지만 지금 모든 관심은 북한의 어뢰에 의한 것이라는 데에 가 있으니 거기에 맞추어 생각해보자. 상식적으로는 한미 독수리 훈련에 대해서 강한 반발감을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혹은 가능성이 없지만 김정일의 군부 장악 능력이 약화되어 강경파들이 독자적으로 벌인 행위라고 볼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과거 간첩 사건의 재연이라는 것이다. 위기에 몰린 한국 정부가 위기 탈출용으로 북한에 요청했고 북한이 너무 과도하게 행동했다는 설이다. 물론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를 믿는 사람들도 분명이 있다. 그것도 극소수가 아니라 꽤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 때문에 4대강도, 한명숙 총리 공판도, 상수형의 좌파 발언과 묵언 수행도, 그리고 무엇보다 지자체 선거도 모두 조용하게 되었다. 지조없는 야당들도 모든 정치적인 행위들을 접고 천안함에 올인하게 되었다. 그런데 솔직하게 묻자. 천안함 사건이 4대강보다, 지자체장 선거보다, 한명숙 총리 공판보다 더 중요한 사안인가? 그들의 죽음을 폄하하는 발언은 아니다. 그들의 죽음은 국가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숭고한 것이다. 그리고 철저하게 진실은 규명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국가의 모든 대소사들을 다 때려치우고 올인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인가? 여야가 자기들의 정치적인 행위를 모두 포기하고 올인하고 박터지게 싸울 사안인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의도했든 아니든 결국 천안함 사건은 정국 전환용 사안으로 이용되어 버렸다. 그러니 북한에게 사주한 작품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는 것도 이해가 된다. 

  천안함 사건을 바라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몇명이 죽었다는 것이 아니다. 국가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기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발표한 것에 대해서 도무지 믿지 않는다. 국가 기밀이라면 왜 국가 기밀이라고 따진다. 이렇다 말하면 저것이 아니냐고 한다. 그럼 저것인가 보다 그러면 그게 말이나 되냐 이것이 아니냐고 한다.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다. 온통 음모론만 커질 뿐이다. 대통령의 말도 신뢰를 잃었고, 군의 말도 신뢰가 없다. 국방장관의 말은 시알도 안먹힌다.(아마 여의도에 신의 아들들이 많아서 인지도 모른다.)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어덯게 회복할 것이냐가 가장 큰 문제이다. 그런데 여지것 해온 일들을 볼 때 그것은 참 지난한 일일 것 같다. 차라리 2함대 사령부 앞에 명박 산성을 다시 한번 쌓는게 더 쉬울 것 같다. 

  천안함 사태를 바라보면서 내가 내린 침몰의 원인은 이것이다. 모두가 아니라고 하고 가능성이 없다하니 이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침몰 원인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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