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두레아이들 그림책 1
프레데릭 백 그림, 장 지오노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두레아이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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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임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아마도 공유지이거나 그 땅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땅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 땅이 누구 것인지에는 관심조차 없었던 것이다. 노인은 그렇게 백 개의 도토리를정성껏 심었다."

"그 곳에서 노인은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고 잇따라 아내마저 잃었다. 그 뒤로 노인은 이 고적한 곳에서 물러나 개와 양을 기르며 한가롭게 사는 것을 기븜으로 삼았다. 노인은 나무가 없어서 이 곳이 죽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달리 중요한 일도 없었기 때문에 이 곳을 바꾸어 보기로 했다고 노인은 덧붙였다."

"나는 마을로 내려오다가, 아득히 먼 옛날부터 말라 있던 도랑에 물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멋진 변화는 처음 보았다."

"더구나 베르공 마을에는 결코 희망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을 한 흔적이 있었다. 희망이 돌아온 것이다. 무너진 집과 담장이 헐리고 다섯 채의 집이 새로 들어서 있었다. 지금은 그 작은 마을에 스물여덟 명이 살고, 그 중에는 젊은 부부도 네 상이 있었다. 이제 막 벽을 칠한 새 집들이 채소밭에 둘어 싸여 있었고, 양배추와 장미나무, 피와 금어초, 샐러리와 아네모네 등 채소와 꽃이 가지런히 자라고 있었다. 이제는 살기 좋은 곳이 된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영혼으로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일생을 바친 고결한 실천이 없었다면, 이러한 결과를 낳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신과 다름없는 일을 훌륭히 해낸 사람, 배운 것 없는 그 늙은 농부에 대한 크나큰 존경심에 사로잡힌다."

사유 재산에 대한 보장이 철저한 나라에서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땅을 비옥하게 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 미련한 짓이 가능할까? 자기가 거두지 못함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씨를 뿌리는 사람은 바보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이러한 바보들이 세상을 바꾸어 왔다는 것이다.

예전에 무척이나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이다. 그림체 또한 예전 애니메이션의 그림체이다. 익히 읽었던 책이면서도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바로 그림에 있다. 수없이 많은 정열을 쏟아가면 수만장에 이르는 그림을 그려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 바크의 정열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예전만큼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내 마음에 때가 많이 끼었나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책은 나에게 재미를 넘어선 경건함을 가져다 준다. "희생"이라는 고결한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상기 시켜준다.

모든 것이 경제성과 효율성이라는 잣대로 판단되는 이 시대에 바보같지만, 미련하지만 꼭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분명히 가르쳐 준다. 그저 이 시대의 바보 한 사람으로 살다갔으면 소원이 없겠다. 언젠가 하나님 앞에 섰을 때 "무엇을 하다 왔느냐?"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바보로 살다 왔습니다."라는 말 한마디 했으면 좋겠다. 4월의 도서로 젊은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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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1 08: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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