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마음이 무겁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해야 하는데 마음이 무겁다.
자신감이 없어서도 아니고 지레 겁을 먹어서도 아니다.
그렇지만 마음이 무거워진다. 왠지 내 마음에 묵직한 무엇인가가 달려 있는 것 같다.
지난 2년 반이라는 세월이 많이 힘들었던가?
지금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신다네"라는 복음성가를 틀어놓고 한시간째 듣고 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그렇게 힘들고 어렵던 군생활도 잘 했는데.
매일 자살을 생각하고 자존감이 바닥이던 녀석들을 만나면서도, 밤낮으로 상담을 하고 다녀도 절대 자신감이 사라졌던 적은 없었는데...이게 어찌 된 일일까? 여유가 없어진 것일까?
따뜻한 차 한잔이 그리워지는 밤이다.
80도의 물로 찻잔을 데워내고 상질의 우전을 우려내서 마시는 우전차가 절실히 그립다.
두번째 우려낸 떫지도 밍밍하지도 않은 구수한 우전차. 내 마음을 고요하게 가라앉히고 번잡함을 떨져 내게 해주었던 그 차가 그립다. 그리고 함께 차를 마시며 사는 이야기를 했던 지인들도..
힘들 때, 어려울 때, 실연 당했을 때 꼭 찾아가서 궁상떨던 지대방과 우전차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