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이라 교회에 다녀왔다. 피곤하긴 하지만 이번주 일요일까지 써야할 서평이 두권인지라 책을 읽고 서평을 쓰기 위해 컴 앞에 앉았다. "착한 딸 콤플렉스"라는 책이 30페이지 정도 남았는지라 이것 마저 읽고 서평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컴을 켰다. 익숙한 다음 창이 뜨고(작년 촛불집회 이후로 내 컴의 메인 화면은 네이버에서 다음으로 바뀌었다.) 주소창에 ww.aladin.co.kr을 치다가 헤드라인 한 줄이 눈에 들어왔다.  

"검찰, 한명숙 체포 영장 청구" 

  허거걱. 이건 뭐지? 잘못봤나? 검찰이 미쳤나? 왜 그래? 클릭하고 뉴스를 봤다. 총리 공관에서 5만달러를 뇌물로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고 한다. 확실하다고 한다. 요즘 정치 쪽에 촉각을 곤두 세우지 않았더니 무슨 일이 있나? "한명숙"을 치니 검찰조사라는 완성어가 만들어진다. 몇개 골라서 기사를 검색해 본다. 문제는 대한통운으로부터 5만달려를 받았다는 것인데 받았는지 안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초고속으로 수사가 진행된다. 이틀동안 고민하다가 영장을 청구했단다. 

  자,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한명숙 전 총리가 받았느냐 안받았느냐는 잘 모르겠다. 그가 받았느냐 안받았느냐를 묻고 싶은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빠르냐는 것이다. 적법하느냐 묻고 싶다. 잘 모르겠다. 그럼 대놓고 물어보자? 공성진은? 금품수수 의혹 5만달러를 1달러 1천원 환율로 단순계산하자. 얼마인가? 5천만원. 공성진? 수억대. 공성진 게이트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도 있다.  

  쉽게 말해서 죄질로 따지면 공성진이 더 무겁다. 게다가 현역 의원이다. 그럼 야인인 한 명숙 총리보다는 더 비리를 잘 저지르고 더 잘 덮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상식적을 공성진이 먼저다. 그런데 왜 한명숙인가? 수사속도가 왜 한쪽은 KTX이고 다른 한 쪽은 역사의 유물로 사라져버린 비둘기란 말인가? 뭔가 꿍꿍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서슬퍼런 검찰의 칼날은 함부로 뽑히지 않는다.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뽑힌다.  

  검찰청에는 일급 스나아퍼들이 포진해 있다. 그들은 50년 이상의 경험을 축적한 베테랑들이다. 아무리 신입이 들어와도 확실하게 훈련시켜준다. 그런 검찰에서 법과 원칙에 의거하여 한 명숙 전 총리를 저격하려 한다. 공성진은? 그쪽은 아직 건드리면 안된다. 왜냐고? 알면서? 자살골은 안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의 저격으로 서거했다. 촛불에 데었던 경험이 불순분자를 골라내게 했다. 다음으로 김제동이 아웃당했다. 돌발영상도. 시사인도. MBC도 KBS도 저격당했다.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는 불순분자는 모조리 골라냈다. 맞다. 박원순도 있다. 그리고 진중권도 있다. 그는 계좌가 동결당했다. 우석훈씨도 조심해야 한다. 진중권씨랑 친한데다가 정권을 비판하길 잘하니. 손석희도 있다.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의 얼굴 마담인 한 명숙 차례이다. 이 시점이 공교롭다. 친 노무현 인사들이 모여 새로운 당을 창당하겠다는 발표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이다.  

  왜 쓸데 없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냐구? 노파심이라고? 아닐 것이다. 언젠가 이야기했지만 MB는 정말 솔직하다. 태생적으로 정치인이 아니라 투명하다. 다음 행보가 눈에 보인다. 한 명숙 저격으로 과연 끝이겠는가? 아니다. 마지막 명줄을 끊어야 한다. 두번다시 덤비지 못하도록.   

  이 모든 것을 감안해 생각해 보면 나오는 질문은 뻔하다. 다음은 누구냐? 민주당은 이미 안중에도 없을 것이고. 이해찬이냐? 유시민이냐? 아마도 영향력이나, 인지도나, 나이나 여러가지 감안해보면 유시민이지 않을까? 요즘들어 페이퍼를 너무 남발한다. 유감이 많은 세상이다. 유감 많은 세상에 유감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로 묻는다. 

  젠장...다음은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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