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헌법 33조 1항의 내용이다. 여기에 중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말로만 듣던 노동자의 3대 권리가 보장되어 있다. 법과는 아무런 관계 없이 살아왔고, 그래서 법률 용어 하나 모르는 얕은 법 지식이지만 노동자의 3대 권리를 헌법에서 정한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다. 또한 헌법에서 정한 법률에 위배되는 실정법은 무효라는 것 또한 배웠다. 이게 법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과 원칙이 무너졌다. MB와 청와대, 정치권, 보수 언론이라는 전방위적인 공세에 철도 노조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 방금 전에 인터넷을 켰다가 읽은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철도노조 파업 철회] 전방위 압박에 노조 '백기

"이해할수없다" "누굴위해하나" 잇단 포문  

재계 "한국판 레이건·바지입은 대처" 큰환영  

野·노동계등선 "지나친 일방주의" 비판도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철도노조 파업에 연일 강력한 경고음을 보낸 것이 3일 파업 철회의 직ㆍ간접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노사 문제에 대해 법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수위를 높여가며 강하게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도 철도노조의 파업 부당성에 대해 조목조목 강도 높게 비판한 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기조는 지난 1980년대 노동계의 투쟁에 강경 대처했던 미국과 영국의 사례에 견줘 '한국판 레이건 모델' 혹은 '바지 입은 대처리즘'으로 불리면서 재계로부터 크게 환영 받았다. 반면 야당과 노동계는 이 대통령의 강경책을 지나친 '일방통행'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의 강한 어조가 지난달 26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철도노조의 입장 변화를 유도했다는 지적이 많다.  

  ◇MB, "이해 안 돼, 타협 안해, 누구를 위한 것인가"=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이 대통령의 발언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지난달 28일 이 대통령은 과천에서 열린 '하반기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평생직장을 보장 받은 공기업 노조가 파업을 하는 것은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들고 이해해서도 안 된다. 적당히 타협하고 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튿날 같은 회의에서도 "한창 국민 모두가 마음을 모아 경제위기를 극복해가는 중요한 과정에 철도노조가 파업을 벌여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2일 오전에는 철도공사 비상상황실을 찾아 "우리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통 받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보장 받고도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이날 대구에서 열린 '제3차 지역발전위원회' 회의에서는 "하필이면 연말에, 중요한 시기에 장기파업을 하고 있다. 그것은 누구를 위해서 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바지 입은 대처리즘'의 성공(?)=이 대통령이 철도파업에 대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는 것은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평소의 노사관계 철학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불법폭력, 법치질서를 흔드는 행동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켜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노동계의 파업에 강경일변도로 대응하는 것은 1980년대 초기의 대처리즘 또는 레이거노믹스와 닮은꼴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철도노조가 파업하기 전 레이건의 사례를 들면서 불법파업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노사관계 선진화를 국가 백년대계가 걸린 일이라고 강조해왔는데 철도파업에 대한 대응을 그 시범 케이스로 삼겠다는 결심인 듯하다"는 것이 청와대 참모들의 해석이다.  

  재계는 이 대통령의 철도파업에 대한 강력대응을 크게 반겼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철도파업은 경제활동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도 적지 않은 불편을 준다"고 파업을 강력 비판했다.  

  ◇지나친 '일방주의' 비판 없지 않아=그러나 이 대통령의 철도파업 관련 발언을 두고 과도한 일방주의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3일 '노조를 바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위험하다!'라는 제목의 송두영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노조에 대한 시각은 염려수준을 넘어 위험수준"이라며 "대한민국 헌법은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인 노동자의 행복추구권도 있다"고 주장했다. 송 부대변인은 "특히 일자리를 보장 받은 노동자에 대해 파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은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이 대통령은 또 법으로 규정한 세종시 건설을 백지화하려면서 법과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니 황당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정치권은 철도노조의 파업철회를 계기로 대통령의 노사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동관 홍보수석은 "일각에서 밀어붙이기식, 일방통행 국정운영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부의) 기본기조는 열린 자세로 여론을 수렴하되 어긋난다고 생각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수석은 "불필요한 강경일변도의 드라이브를 하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칙 없는 타협을 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것을 누누이 강조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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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처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0001&newsid=20091203221312949&p=seouleconomy 

  철도 노조가 무릎 꿇었다. 전방위적인 포위 공격에 무릎을 꿇었다. 헌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 또한 사라져 버렸다. 헌법에 의해서 사라져 버렸다라면 그나마 위안이 되겠지만 일개 행정부 수방의 말 한마디에 의해서 사라져 버렸다. 댜통령을 일개 행정부 수반이라고 말한다고 딴지 거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헌법과 비견한다면 일개일 뿐이다. 분명 우리나라 건국이 되는 과정에서도 먼저 헌법이 공포되고 다음으로 3권분립과 정부의 모습을 갖추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왕정이 아니라 헌법에 의해 통치되는 헌정국가이다. 최소한 내가 아는 대한민국은 이렇다. 

  그런 이 나라에서 헌법의 권위가 행정부 수반과 언론과 정치권의 담합에 의해서 실추 되었다. 그런데 아무도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아니 제기를 하는 이들의 말에는 여의도에 있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헌법은 실제적인 권력이 아니라 명목상의 권위일 뿐이기 때문에. 

  철도 노조의 파업 철회는 큰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분명 파업이 철회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것이 협상이 끝난 다음에 행해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조들이 자발적을 철회한 것도 아니다. 권력에(그것도 공권력조차 투입되지 않은 권력에) 무릎꿇고 무조건 항복한 것이다. 이젠 피의 숙청이 남았다. 아마 대규모 해고 사태가 일어날 것이고, 정부의 철도 정책 나아가 공기업 정책은 순풍에 돛단듯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다. 불을 보듯 뻔하다. 

  MB는 투명하다. 천성적으로 정치인이 아니라 CEO라서 그런지 술수에 능하지 못하다. 눈에 훤히 보인다. 그냥 밀어 붙인다. 아니더라도 밀어붙인다. 상대방들이 포기하고 무관심해질 때까지 그리고 상대방이 모두 떨어져 나간 다음은 자기가 옳다고 주장한다. 상대방이 귀찮아서 질려서 떨어져 나갔을지라도 자기가 옳아서 상대방이 수긍한 것이라 주장한다. 술수에 능하지 못한 그의 행동 패턴 때문에 그의 다음 행동 또한 거의 99% 예측이 가능하다. 레이건과 대처에 자신을 비견하면서 바지입은 대처라는 말에 얼마나 감격하는가? 그의 다음 행보는 80년대 영국과 미국의 정책을 그 후로 한세대 30년이 지난 2010년의 한국에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철도 노조 파업 철회를 바라보면서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방성대곡이 생각났다. 정말 오늘 이 날은 방성대곡해도 부족한 날이다. 우리가,그리고 우리 자식들이 무한 경쟁으로 던져진 날이기 때문이다. 아마 다음으로는 의료보험 문제가 다시 불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은 수도 민영화라든지...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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