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수요일인지라 교회를 갔다. 한 권사님으로부터 철도 파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을 받았다. "평균 연봉이 6000만원이래요. 그런데도 월급 더 올려달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가 아닌가요?" 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분 연세가 60이 넘으신 분이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자인데다가 여기가 잠실인지라 쉽게 설득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런가요?"라는 말로 넘어갔다. 실제로 광우병 때문에 일어났던 촛불집회를 보면서 빨갱이들이 국가 전복을 위해서,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공작하는 것이라고믿었던 곳이 여기다. 그분들이 다 무식한 것도 아니고, 악한 것도 아니다. 다만 언론(조중동)이 떠드는 소리에 충실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고, 지금까지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가는 곳의 분위기가 이렇구나하는 씁쓸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출근해서 어제 일을 생각하면서 언론이 이래서 무서운 것이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다음 뉴스에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 기사로 나왔다. 그 기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대통령 “원칙 지켜져야”… 사측 강경 대응 부채질
노조 맞고소·사측 징계 절차 … 각계 “조건없는 대화”
철도노조 파업이 역대 최장인 7일을 넘어섰지만 노·사 간 대화 단절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사 대화를 중재해야 할 정부가 사측에 강경 대응을 주문, 파업 장기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커지면서 조건없는 노·사 대화를 요구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철도노조 파업이 7일째를 맞은 2일 화물 수송을 위한 기관차가 의왕 컨테이너 기지 부근 오봉 터널을 지나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 노조 압박과 대화 거부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파업 사태가 터널을 지나는 기관차처럼 해결점을 향해 달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의왕 | 김창길기자이명박 대통령은 2일 "어떤 일이 있어도 원칙은 지켜져야 하고, 법이 준수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라며 "우리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고 있는데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보장받고도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코레일 비상상황실을 방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으로부터 파업 현황 등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철도 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서민 불편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파업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코레일 사측의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다. 임석규 코레일 언론홍보팀장은 "과거에는 파업의 조기 종결을 위해 파업 중에도 교섭에 응했지만 이번에는 파업을 접지 않으면 대화는 없다"고 말했다. 코레일 노·사 대화는 지난달 26일 파업 돌입 이후 7일째 끊긴 상태다. 노조는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으나 사측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협의가 안돼 필수유지업무를 맡고 있는 조합원들의 근무 교대를 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 사측은 이날 새벽 사장 명의로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2일 정오까지 근무지에 직접 출두하지 않으면 파면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측은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 등 집행부 12명을 1차 징계대상자로 선정, 징계의결요구 통보서를 발송했다. 또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192명도 징계할 방침이다. 노조도 대체근로 인력을 투입해 단체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 등으로 허준영 코레일 사장 등 간부 65명을 노동청과 관할 경찰서에 고소·고발한 상태다.
철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이날 화물열차의 운행은 평상시의 25% 수준에 그쳤다. 강원도 내 4개 철도 노선에서 하루 104회 운행하던 화물열차는 13회만 운행됐다. 하루 9만여t의 시멘트를 생산해 전국 각지로 출하해온 강원지역 시멘트업체 5곳은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장은 "정부와 코레일이 노조에 백기투항을 강요하며 밀어붙이면 파업은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면서 "노조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조건없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표(민주당)·홍희덕(민노당)·유원일(창조한국당)·조승수(진보신당) 의원은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나서 타협은 결코 없다느니,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느니 하는 것은 갈등을 조절하고 타협하게 해야 할 정부 본연의 역할을 저버린 행위"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적극적인 중재"라고 말했다.
< 정제혁·김지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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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주소http://media.daum.net/politics/view.html?cateid=1066&newsid=20091203015107423&p=khan
항상 국민이 원하면 하지 않겠다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던 MB로서는 드물게도 확정적으로 말한 것이다. 간만에 시원하게 말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게 어째 영 탐탁치 않다. 갈등과 분란을 조율해야하는 행정부의 수분이 갈등과 분란을 조장하는 발언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발언이 지금까지 해왔던 타협의 노력을 모두 수포로 만들어 버리고 어느 한편의 이익을 대변하는 행동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한편이란 절대로 노사가 아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천명해 온 Business Friendly 성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고나 할까? 굵직굵직한 토건 사업들을 앞두고 두바이발 위기에 흔들리고 있는 자기편들을 단도리하고 다잡기 위한 제스추어라고하면 오버센스일까?
여하튼 신문 기사를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지? 강경 대응 해야 한다고만 말했지, 서민 정책을 내세우면서 재미를 본 정부가 서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이라면서 비난하는 철도 파업이 왜 발생했을까라는 가장 기초적인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인터넷에 들어가 당장 검색을 시작했지만 놀라운 것은 어느 신문에도 이유데 대해서는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조중동 신문들의 의도는 너무 눈에 보인다. "서민을 불편하게 만든다. 직장을 보장받은 이들이 월급 몇 푼 더 올리기 위하여 노력한다. 이기주의다. 귀족노조다. 국가의 경쟁력을 갉아 먹는다."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기사의 제목으로 올라오고, 많은 사람들이 이 기사의 내용을 가지고 매국행위다, 아니다로 나뉘어 인신공격을 하고 있지만 정작 왜 파업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나름대로 기사를 검색해보다가 발견한 것이 아고라 토론방에 올라와 있는 글이다. 아마 기사를 캡쳐한 것 같은데 정확하게 어느 기사인지는 모르겠다. 여기에 재인용해본다.
기사출저http://cafe.daum.net/bangsuu/M3ge/23?docid=14ezs|M3ge|23|20091202220235&q=%C3%B6%B5%B5%C6%C4%BE%F7%C0%CC%C0%AF&srchid=CCB14ezs|M3ge|23|20091202220235
결국 파업의 시초가 된 것은 철도공사 측의 일방적인 약속 파기였던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런 이유가 발표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정부여 메이저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연봉이 얼마인지 자극적인 가사만 쓰고 있는 것인가? 임원들의 고액 월급까지 포함하여 근속 연수가 평균 18년이나 되는 사람들의 월급, 그것도 여러가지 수당까지 포함한 연봉이 그정도가 안된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다른 기업에 비하여 많이 받는다고는 하겠지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기업에 비하면 적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임원들의 연봉은 기록되어 있지 않은데 그들의 연봉을 공개하면 아마 역대 연봉이 나오지 않을까? 그들의 근속 연수가 18년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개 정치권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공기업이고 그런 경우 낙하산 인사 논란을 받는다는 사실을 감안해 본다면 대체로 5년 미만이지 않을까? 거기에다가 전문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고 말할 수도 없으니 실제로 너무 많이 받는 것은 임원들의 연봉이 아니겠는가? 임원들의 연봉을 제하여 본다면 모르긴 몰라도 몇백만원은 더 내려가지 않겠는가? 그런데 기사들은 이러한 사실들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오로지 평균 연봉만 내세운다. 전형적인 물타기이다.
공기업 노조를 공격하고, 연봉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그 뒤에는 민영화가 도사리고 있다. 노조를 공격하여 국민들의 마음을 얻은 다음에 이러니 민영화 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수법이 아닌가? 분명히 철도도 민영화를 이야기하게 될 것이고, 민영화가 경쟁력이라는 허황된 신화가 유포될 것이다.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을 전면에 내세워 민영화의 당위성을 주장할 것이다. 영국병을 이야기하면서 방만한 공기업의 운영을 성토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방만하게 운영했다면 그 책임은 노조가 아니라 임원을 포함한 운영진에게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들의 표현대로 기껏해야 불법파업 밖에 못하는 노조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책임을 질 정도로 운영을 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면 운영을 하지 파업을 왜 하겠는가?
위에서 이야기하다 말았지만 영국병을 고친다고 대처가 밀어붙인 결과가 무엇인가? 결국 영국의 실업과 미흡한 복지정책이 그 결과물이지 않은가? 왜 남의 일을 보면서 시작은 보지만 결과는 안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전체 직원의 16% 정도인 5000명을 자르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인가? 아니다. 그건 대처리즘 이후의 영국의 대재앙을 한국에 그대로 옮겨 놓는 것이 될 뿐이다. 또한 대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레이건이라는 파트너가 있었기 때문인데, 누가 MB의 파트너가 될 것인가? 이미 민영화와 신자유주의의 신화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소수의 국가를 제외하고 철저하게 깨져나가지 않았는가? 이미 한국에서도 신자유주의의 신화는 깨어진지 오래다. 노동 유연화와 경쟁이 최고라는 신자유주의 결과물이 결국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양산이 아닌가? 이제 국가 정책이라면 무작정 편을 드는 그런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MB노믹스, 근혜이즘을 외치는 정치인들은 무얼하자는 것인지? 표절 시비는 있지만 최소한 발빠르게 유행을 따라가는 문화 산업의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정치인들이 움직인다면 조금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았을까?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세운다고 하는데 파업에 동참한 이들은 서민이 아닌가? 도대체 파업하면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고 파업을 하지 않으면 서민이라는 판단의 기준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언제부터 판단의 기준이 엿가락처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했는가? 철도 노조원들의 말을 듣고 그들의 고민과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것이 친서민정책이 아니겠는가? 애꿎은 4대강 정비 사업을 친서민정책이라고 포장하지 말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야권 정치인들의 행태에 한숨이 나온다.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지 말로, 몸싸움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 왜 야권 정치인들은 머리를 쓰지 않고 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지. 결국 수습도 못하고 야합으로 끝나버릴 것을 왜 서민편이라고 믿지도 못할 말만 남발하는지. 분위기에 편승해서 이미지 메이킹 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놈이 그놈이고 그밥에 그나물이라는 생각만 다시 들뿐이다. 하려면 제대로 해라. 내가 민노당에 대한 지지를 거둔 이유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것이다. 기성 정치인들하고 다를 것이 무엇인가?
언론플레이와 애국심, 국가 경쟁력이라는 막연한 이데올로기로 사람들을 움직이던 시대는 갔다. 노조의 불법 파업을 강경 대응하라고 말하는 대신에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타협점을 찾으라고 하는 것이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바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대다수의 국민은 조갑제가 아니다. 굴곡의 60여년을 살아온 한국국민들은 정치에 대해서 지극히 냉정하고 시니컬하다. 그리고 샤프하다. 지금 잠시 지지율이 올랐다고 해서(도대체 어디에서 조사했고, 어느 자료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 모르지만) 기고만장하다간 코스피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모르겟다. 롤러 코스터를 즐길 줄 아는 돔심이 남아 있다면 지금의 상황을 즐길지도. 철도 파업을 바라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끄적여 본다. 이런 날 파업전야라는 영화나 구해서 봐야겠다. 마지막으로 철도 노조원의 글을 올려놓음으로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고자 한다. 다음 아고라에서 퍼왔다.
PS. 언론은 제발 물타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