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정직하게 출 수 없어?" 

  "그런데 이런다고 누가 봐주기나 하니?" 

  "우리 쓸데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야 요시카와 미우도 여기서 부터 시작했어." 

  언젠가는 주인공이 되길 꿈꾸며 춤을 추는 이들에게 팀의 리더인 요시카, 오직 춤뿐인 미우, 전직 호스테스 출신인 토모에, 솔로를 꿈꾸지만 실력이 부족한 아이코라는 멤버의 백댄서즈는 꿈이요, 희망이다.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는 백댄서로 시작해서 정직하게 춤을 추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주인공으로 올라선 입지전적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성이 있으니 선택은 알아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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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판 영화 허니와 매우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소재, 비슷한 포맷, 마지막에 백댄서들이 떼거지로 나와 합동 공연을 하는 모습은 영락없이 허니를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마지막의 해피엔딩은 더더욱 그렇다. 어찌보면 허니의 복사판 같은 모습이지만, 일본 영화만이 가지는 아기자기한 맛을 나름대로 가지고 잇다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본다. 과연 정직하게 좋아하는 것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주인공이 되는 날이 올까? 영화에서는 예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정직하게 좋아하는 것을 하다보니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고보니 과거를 정직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던 순수한 모습으로 표백하는 것이 아닐까? 너무 비뚤어진 시각일까? 

  그렇다면 다른 질문을 던져 본다. 과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좋아하는 것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영화에서조차 비관적인다. "더 이상 춤이 먹히지 않는 시대, 더 이상 춤으로 성공할 수는 없는 시대." 라고 주인공의 매니저조차 말한다. 아니 주인공들도 말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춤은 딴따라들이 하는 것, 노는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 속에서 순수하게 춤만 고집한다는 것이 얼마나 배고픈 일인지 영화에서조차 말하고 있으니 현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나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간단하지 않다. 아니다. 메시지는 간단하다. 그렇지만 그 메시지가 던져주는 힘은 가볍지가 않다. 돈만 벌면 된다, 안정적인 직장이 좋다, 꿈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다라고 외치는 물질만능주의, 이것을 위해 모든 것을 올인하는 학벌주의, 성공 지상주의의 세상 가운데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백댄서즈 같은 바보들이 하나쯤은 있는 것이 보기에도 좋기 않겠는가? 그리고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바보들 때문에 세상은 발전하고 살만해 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언젠가는 주인공이 될 날을 꿈꾸면서 정직하게 땀을 흘리는 이 시대의 백댄서즈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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