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메일을 확인하여고 메일함을 열었다가 유니세프로부터 받은 후원 요청 메일을 확인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루 1달러의 삶 - 콩고민주공화국 

 

  오랜 내전을 겪은 서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은 구호가 절실한 곳입니다. 공식적으로 전쟁이 끝나고 민주적인 선거도 치렀지만 여전히 동부지역에서는 반군이 활동하며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합니다. 국제적인 금융위기로 나라의 근간산업인 광업이 침체하면서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세계은행은 현재 콩고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2불에 불과하다고 추정합니다.

국민의 70% 이상이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살아가는 최빈곤층입니다. 5세 미만 어린이의 38%가 만성영양실조 상태이며, 키부지역의 경우 13%의 어린이가 심각한 급성영양실조로 건강을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어린이의 절반이 초등학교에 다니지 못하며, 1년에 태어난 어린이 8명 중 1명은 생후 1년 안에 생명을 잃습니다. 5세 미만 어린이 사망률도 161명입니다. 46%만이 안전한 식수를 마시며. 10명 중 3명만이 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합니다. 그 결과 오염된 물로 인한 설사병이 어린이사망원인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부와 남부 키부지역에서는 매년 콜레라가 발생해 어린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노동착취를 당하는 어린이, 매춘과 인신매매에 희생되는 어린이가 늘고 있는 가운데 분쟁지역에서는 소녀들에 대한 성 착취와 어린이 유괴, 강제징집 등이 계속됩니다. 설사와 말라리아, 증가하는 에이즈까지 지금 콩고민주공화국은 모든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습니다.

유니세프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위해 필수의약품과 영양실조 치료식 제공, 영양실조율 감소를 위한 비타민 A, 요오드, 철분 제제 공급, 말라리아, 설사, 에이즈 등 주요질병 예방과 치료, 어려운 처지의 어린이 보호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열어 본 메일치고는 너무나 우울한 내용이다. 더군다 오늘 아침에 보건소에서 두 아이의 예방접종을 하고 왔기 때문에 더 그런지도 모른다. 18개월 6개월 된 두 아이덕에 이번주는 계속 보건소에 다녔다. 하루는 큰 녀석, 이틀은 작은 녀석. 매일 늦게 출근하면서 보건소에 아이를 데리고 예방 접종을 하러 가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예방접종비가 들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다음 주에는 작은 녀석을 데리고 로타 바이러스 접종하러 가야하는데 이게 한번 접종할 때마다 10만원이란다. 총 세번을 맞아야 하기 때문에 로타 바이러스 접종을 마치려면 총 30만원이 든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웃긴 것은 맞춰야 할 예방접종이 이것뿐만이 아니다. 폐구균 예방접종도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한번 접종에 10만원씩 3번이란다. 2살 이후에 접종하면 2번이라고 하니 20만원이다. 우리 부부가 유별나서 이것 저것 다 접종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기본으로 이것들을 예방접종하고, 거기에 더하여 이것저것 더 접종한다.  

  그런데 콩고에서는 하루를 1달러로 생활한단다. 1달러를 대충 1200원으로 계산하면, 10만원이면 100달러가 조금 못 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내 아이가 한번 예방 접종비면 콩고에서는 약 90여명이 하루를 생존할 수 있는 거금이라는 말이다. 둘째 녀석이 로타 바이러스 접종 세번을 다 접종하는 돈이라면 90여명의 아니가 3일을 살던지 아니면 한 아이가 거의 1년을 살 수 있는 돈이 된다는 이야기다. 뭐라 꼭 집어 말할 수 없지만, 속에서 무엇인가 울컥하고 넘어오는 것 같다. 

  내 아이들과 이 아이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저 내 아이들은 운이 좋아서 한국에서 태어나고, 그 아이들은 운이나빠서 콩고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그 아이들이 무슨 죄를 지어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지...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도대체 저 아이들의 불행은 누구의 잘못인가? 부모의 잘못인가? 정치인들의 잘못인가? 아니면 미국을 위시한 1세계의 잘못인가? 그것도 아니면 나의 잘못인가? 불행의 원인을 따지기 위하여 고민했었지만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물론 답도 찾지 못했다. 설령 답을 찾는다고 해도 그 아이들의 불행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질문을 바꿨다. 누구의 잘못인가가 아니라 내가 지금 할 일이 무엇인가로 말이다. 이 아이들을 웃게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눈에서 눈물이 조금이라더 덜 나게 하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그래서 나는 유니세프 정기후원자가 되었다. 두 아이에게 쏟는 것의 몇십분지 일이라도 그 아이들을 위하여 사용하자는 생각에 3만원을 후원하는 정기 후원자가 되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이 후원은 유지하려고 한다. 가능하면 1년에 1만원씩 증액하면 더 좋고 말이다. 

  가끔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것들이 다른 이들에게는 꿈도 못꿀만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으면 좋겠다. 내게 있는 것을 다 포기하고, 그것들을 누리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그냥 조금만 나누자는 것이다. 세상이 조금은 더 밝아질 수 있도록. 혹 더 밝아지지 않더라도 덜 깜깜해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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