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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을 한문으로 人間이라 한다. 사람 人에 사이 間!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를리야 없겠지만 이 말의 의미를 정말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인간이란 人보다는 間에 그 의미가 숨어 있음에도 우리는 間보다는 人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나와 너가 아니라 나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 약육강식, 무한경쟁, 승자독식사회!
우리사회의 특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말들이다. 이기면 장땡, 살아 남는 놈이 승자요, 이긴자가 정의라는 말은 우리로 하여금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짓밟고 올라서도록 강요한다. 그리고 이런 강요에 우리는 어느샌가 길들여져 이것이 강요라는 것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그 순간부터 우리의 목적은 이기는 것, 살아남는 것, 상대방을 짓밟고 올라서는 것을 변해 버린다. 혼자 잘 먹고 잘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금과옥조로 삼아 전력을 기울인다.
이런 우리에게 전우익 선생이 사자후를 토한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맞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는가? 혼자만 고고하면 무슨 재민가? 함께 해줄 사람이 없다면 인간이 아닌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 조화를 이루는 삶, 조금씩 덜어내고 아끼는 삶에 대해서 일상을 통해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는 현기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한없이 부러우면서도 쓸데 없이 가진 것이 너무 많아 따라가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마지막으로 그의 말 한마디를 다시 읊조려 본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PS. 분량에 비하여 상당히 무거운 내용. 몇번을 씹어도 충분히 맛이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