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전에 읽었던 책 중에 이어령씨의 "디지로그"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표지에 적힌 문구를 보면서 왠지 이어령씨의 디지로그가 떠올랐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어령씨가 추천을 한 책이었더라. 약간은 두껍고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개념,예술적인 개념을 결들여 설명하는 책이기 때문에 상당히 난해하다고 느낄 법도 하다. 아마 외국에서 일반인들이 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이 문제일 것이고, 외국인들도 이 책을 쉽게 읽지 못하고 일부 지성인들에게 읽혀지고 있다면 이 글을 쓴 작가의 문제일 것이다.  

  여하튼 이 책의 논지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역사는 비범한 천재들에 의하여 발전해 왔는데 천재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한 천재는 자기 분야에만 똑똑한 편협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도 아니요, 논리적인 사람도 아니라는 것이다. 진짜 천재는 논리적이라기보다는 직관적인 사람이며, 음악과 예술과 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그 창조성을 인정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저 우연히, 혹은 개인적인 취향 때문에 과학이든, 수학이든, 문학이든, 예술이든 어느 한 분야로 나가게 되었지만 그들의 관심이 약간만 다른 분야로 나갔어도 그들은 그 분야에서 성공하지 않았을까? 문학 전공자가 조각가가 되고, 과학 전공자가 시인이 되며, 집에서 땅을 파고 놀던 아이가 시인이 되고, 곤충학자가 된다. 우리 나라에서는 애초에 말라 비틀어져 버린 천재들의 대열이 왜 외국에선 가능한 것인가? 교육의 문제가 아닐까? 

  이 책에서 진정한 천재, 창조적인 사람은 자유로운 생활과 사고, 그리고 호기심 탐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한다. 음악적인 사고, 수학적인 사고, 과학적인 논리성 등, 다방면에 걸친 사고의 틀이 직관을 통하여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 과연 이러한 직관과 창조가 한국에서 가능할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교육은 대입을 최고의 목표로 둔다. 대입을 위해서는 국어 한자, 영어 한 단어, 수학 문제 하나라도 더 풀어야 하지만, 체육과 음악과 미술은 무시해도 좋을 그런 과목이 되어 버렸다. 음악은 학교 종이 땡땡땡만 외우면 되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음악을 전공할 사람이 가곡을 즐기고, 기타 연주를 즐기는 순간 낙오자 취급을 받는다. 미대 입시생이 아닌 이상은 미술을 깊이 파고 들면 안된다. 체대 입시생이 아닌 이상은 구기 종목도, 과외 활동도 모두 포기해야 한다. 이게 한국의 교육이 아니던가? 이시에 성공해서도 그림 하나 못그리는 대학생, 문학하나 모르는 지성인, 소크라테스와, 맑스 조차 모르는 학사 석사들이 두루 넘쳐나는 세상이 아니던가? 단순 무식한 일꾼을 만들어 내는 교육 속에 우리들의 창조성은 메말라 비틀어 죽어 버리지 않았는가? 그것도 BK21이라는 허울 좋은 지식 산업이라는 타이틀 하에서 말이다. 돈이 되지 않으면 학문으로조차 여겨지지 못하는 아주 이상한 세대를 살아가면서 이 당에 천재가 태어나지 않는 이유에 대하여 절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 현실이 너무 슬플 뿐이다. 

  21세기는 창조성의 시대다. 더 이상 포디즘이 먹히지 않는 포스트 포디즘의 시대에 포디즘에 적합한 교육을 고집하고, 그 교육을 강화하는 오늘의 어처구니 없는 교육 현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공부에 목을 매고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이 주말에 파티를 즐기면서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에 비하여 창조성과 능율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 봐야할 문제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분명 통합적인 사고만이 살아 남을 수 있는 구조로 변하게 될 것이다. 기존에 있는 것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 유형의 창조가 사회를 변화시켜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 두말하면 자소리가 될 것이다.  

ps. 차라리 각주를 달아라. 각주를 달지 않고 책의 측면에 기록했기 때문에 집주하기 어렵고 지저분해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