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힘
전병욱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한국에 자기 계발서가 퍼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아마 IMF를 전후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생존 전략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한다면 대략 10년 정도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창기에는 자기를 어떻게 변화 시켜야 하는가에서부터 시작하더니 이젠 어떻게 자기를 어필 할 것이냐, 어떻게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될 것이냐를 거쳐서 이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 아둥바둥 대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는가라는 씁쓸함에 고개를 떨구어 본다. 그래서 나는 자기 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다.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해 보이는 것 같아서 말이다. 가장 최근에 내려가는 연습이라는 책을 보았는데, 그 책이 내게 신선하게 다가 왔던 것은 경제 빙하기의 생존방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지만 인생의 깊은 의미를 던져 주는 것 같아서였다. 

  나는 전병욱 목사 책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의 설교 스타일 때문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은 좋지만 말투가 장난치는 듯한 말투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설교와 책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는 책을 선택하게 된다. 시대의 조륭 뒤쳐지지 않기 위하여 이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청년부를 담당하다보니 청년들이 좋아하는 목사이자 열심히 책을 써 내는 전병욱 목사의 책을 읽지 않고서는 마땅히 선물해줄만한 책을 고를 수 없기 때문이다. 서평을 읽는 순간, 불현듯 이 분도 내려가는 연습을 읽었구나라는 생각을 해봤다. 머릿말에 아그파필름과 노키아의 이야기를 같이 사용하면서 불황기를 건너가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에서는 이 두가지 이야기가 같이 나오는 것은 내려가는 연습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머릿말을 읽는 순간 책의 방향과 주제가 대략적이나마 떠올랐다. "기독교 판 자기 계발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요셉의 이야기를 통하여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어떻게 불황의 파도를 넘을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성경으로 잘 포장된 한편의 자기 계발서를 본 듯한 느낌이랄까? 왠지 씁쓸했다. 교회에서 선포되는 메시지가 결국은 자기 계발서를 넘지 못한다니 말이다. 그런데 더 씁쓸한 것은 이것이 먹힌다는 것이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청년들은 아주 좋은 책이라고 반응하니 말이다. 내가 이상한 것인지, 청년들이 이상한 것인지 모르겠다. 

  11,000원이라는 책값이 솔직히 아깝다. 책 내용이 전혀 쓸모 없는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던지는 이야기들이 나에게 성경을 해석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니 말이다. 그러나 책이 성의없다고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지금가지 썼던 책들을 이것저것 섞은 듯한 느김이 더 드는 것은? 규장이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글쎄다. 아직까지는 이런 책을 보면서 소위 말하는 은혜받았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한숨을 쉴뿐이다. 그러면서도 전병욱 목사의 책을 또 읽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 그의 책 "자신감"만 못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려면 차라리 내려가는 연습을 읽어라. 그게 더 은혜로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