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
이길상 지음 / 푸른숲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요즘들어 역사에 대하여 많은 관심이 간다. 얼마전에 읽었던 뉴라이트 교과서에 대한 내용 때문이었나 보다. 뉴라이트 교과서에 대한 비판가운데 한국사에 대하여 잘못된 이미지를 가르치고 있다는 내용이 마음에 많이 와닿았는데, 그렇다면 세계는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간단 명료하게 이야기한다. 역사를 잘못가르치는 것은 둘째치고 역사에 대하여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고.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래도 경제 규모에 비례하여 다른 나라에 우리나라의 역사가 가르칠만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 가면서 크나큰 오산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역사는 실상 다른 나라에게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동해를 이야기하고, 독도 문제를 이야기하고, 동북공정을 이야기할 때 세계의 교과서는 한국에 대하여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말이다. 독도에 관한 일본의 망언이 나올때마다 들끓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를 보면서 이것은 많이 해결되었으리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감정적인 태도가 일본에, 그리고 중국에 정치적인 입맛에 따라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우리의 이야기가 다른 나라에서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것인가? 더 정확하게 말해서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디 붙어 있는지 조차 모르는 현 상황을 만든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우리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든 예전에 친구가 해줬던 이야기가 떠 올랐다. 아마도 2002년일 것이다. 친구가 선배와 함께 이스라엘의 키부츠에 갔던 일이 있었다. 당시 전세계가 2002월드컵으로 뜨거웠던 때였다. 길을 가다가 차를 얻어탔던 일행에게 운전사가 물었다고 한다. "Where are you from?" 월드컵 성적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담아서 "Korea"를 외쳤던 선배와 친구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국이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한참을 설명하면서 중국밑이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 사람은 "Japan"으로 이해하더란 것이다. 그래서 다시 일본 위라고 설명했더니 "China"라고 이해하던란 것이다. 몇 시간 실랑이 끝에도 결국 그 사람ㅇ게 한국이란 나라가 어디 붙어있는지 설명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외국 사람들의 지리적인 개념에 의하면 중국 밑에는 일본이요, 일본 위는 중국이었던 것이다. 그 어디에도 한국은 없었다.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했던 2002년에 말이다. 

  지금 한국의 현주소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아무리 브랜드 파워를 외치고 찹아오고 싶은 한국을 외친다고 할지라도 결국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은 없는 나라라는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가? 체계적으로 한국을 알리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의 저자가 수년을 세계의 교과서를 수집하고 한국을 알리려고 하는 과정에서 부딪혔던 벽이 이것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미국의 똘마니가 되어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린다고 할지라도 결국 한국은 북한보다도 네임 밸류가 낮은 나라라는 것이 현실이다.  

  위에서 정치하는 아저씨들이 이 부분에 대하여 신경썼으면 좋겠다. 그저 독도와 고구려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부분에 관하여 이름을 알리길 원한다. 일단 단 한줄이라도 더 넣으려고 노력하는 것 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반만년의 역사를 외친다고 할지라도 외국에는 그저 몇십년 밖에 안된 신생국가 일뿐이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가에서 나서서 건국절을 이야기하다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한국이란 나라가 그저 경제 성장과 분단국으로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와 찬란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음도 알려지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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