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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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야?  

  나에게 있어서 그녀는 처음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이름이었다. 조금 그에 대하여 알아가게 될 즘 그저 책으로만 알게된 등산개? 그러나 그 한비야의 이야기를 꿈이있는 교회 목사님의 "즐거운 인생"이라는 영화 설교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이 책에도 기록되어 있는 케냐 안과 의사와의 에피소드가 바로 그것이다. 

  월드비전에서 일을 할지 말지 결정을 하게 될 즘에 케냐의 긴급 구호 현장에서 만난 안과 의사에게 이해되지 않아서 그녀거 물었다고 한다. 여기와서 있는 그 시간에 병원을 운영하면 더 큰 돈을 벌텐데 왜 여기 와 있냐는 물음에 그 의사가 이렇게 말했단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돈 버는 데에만 쓰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몹시 뛰게 하기 때문이예요." 이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그 후로 긴급 구호의 현장 어디에나 긴급히 달려가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나에게 가슴뛰는 일은 무엇일까? 청년을 담당하고 매일 만나는 청년 담당 목사로서, 과연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청년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는 매일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러나 때론 그것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찌들어서 그것으로부터 멀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한비야는 너무나 부러운 대상이다. 자기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축복일 것이다. 

  한비야의 그 생활이 부러워서 이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푹 빠져버렸다. 실리의 계산이 아닌 사랑의 모습으로 인종과 종교를 초월하여 이곳저곳으로 뛰어 다니는 그녀의 열정과,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긴급구호 현장의 난민들의 슬픔들은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럼 나는? 내가 할 일은 무엇이냐?" 참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 책이며,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책이다. 현실의 부조리 대문에 불편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한 후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을 감당하지 않으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내가 너무 가식적인 것 같아서 불편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한번 심각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큰 결정을 내렸다. 유니세프 후원금을 1만원 더하여 3만원을 내기로 한 것이다. 작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여기에 1만원을 더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매우 큰 일이다. 이 1만원이 어떤 이에게는 생명을 다투는 큰 물질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도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꽤 커다란 부분이다. 그러나 내 것을 포기하지 못하면서 무슨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겠다는 당돌한 생각을 하는 것이냐라는 생각에 포기한다. 조금만 덜먹으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인종과 종교를 떠나서 누구에게나 살아갈 권리가 있다. 삶의 문제, 생존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그 생존이 나에게는 매우 쉽게 허락이 되어 있지만 세상에는 그 생존의 문제 대문에 오늘 하루도 벼랑끝에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와 가장 가가운 피붙이가 죽었음에도 살아 있기 때문에 그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아둥바둥 살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구차하다고, 꼭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는가 반문하겠지만, 나는 그렇게라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사실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삶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을 향해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냐? 그들이 삶의 끈을 놓지 않도록 응원해 주고 내게 있는 것은 조금만이라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의 삶을 한번 돌아보고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책이다. 

  먼 훗날 아니, 5~10년이 지나고 나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그 사랑이 나를 여기까지 끌어 왔노라고 고백하면서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설교를 준비하다가 읽은 책의 구절을 인용하고 마치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 나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하나님은 기도 이상의 것을 나에게서 찾으신다." 

  내가 깊이 간직하고 살아가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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