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가 전하는 거짓말 - 우리는 날마다 '숫자'에 속으며 산다
정남구 지음 / 시대의창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무엇인가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수학을 꼽을 것이다. 다음으로 싫은 과목을 꼽으라면 사회학을 꼽을 것이다. 도무지 내 생리에 수학과 사회학은 맞질 않는다. 수학과 사회학이 내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둘다 숫자를 다루고 있다는 이유이다. 그만큼 나는 숫자를 들여다 보는 것이 너무나 싫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다가고 숫자 이야기만 나오면 얼른 넘겨버리는 버릇이 있다. 사회과학 서적을 읽으면서도 똑같이 행동한다. 혹시라도 책을 읽다가 통계라도 나오게 되거든 그냥 넘겨버린다. 흘깃보고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넘어간다. 신문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다 보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체감하는 사실과 통계가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통계자료를 가지고 조중동에서 해석하는 것과 한겨레에서 해석하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 또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누가 틀린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의문이 풀렸다. 어느 누구도 틀린 것이 아니다. 다만 해석하는 시각이 약간 다를 뿐이다. 이 약간의 다름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데카르트에게 있어서 모든 것은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 허상과도 같은 것들이었다.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진리는 무엇인가? 계속 묻고 묻고 물어서 결국 자기가 지금 생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생각하는 지금 이순간은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끊임없는 의심하여 결국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전제에 이르렀을 때 그의 의심은 끝이 났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자신의 철학을 만들어 갔다.

  통계를 대할 때 우리도 이런 모습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도대체 이 통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고, 누가 만들었고, 이 통계를 통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 이것을 묻는 습관이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는 통계라는 그럴 듯한 거짓말에 번번히 당할 수밖에 없다. "통계는 심심풀이 장난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지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통계를 조사하고 발표하는 기관이 어디인가에 따라서 통계는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통계를 다루는 사람들의 역할이 그것이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이 원하는 결론을 통계로 뒷받침 해주는 것, 조사 기관의 역할이다. 자기 기업에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 통계 조사를 할 기업이 어디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의 역할은 무엇이냐? 그 통계를 의심하는 것이다. 계속 의심하고, 각 항목별로 세부적으로 살펴봐서 어디에서 왜곡이 되어 있고, 원래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통계라는 그럴 듯한 거짓말에 속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50가지의 사례들은 우리가 신문에서 너무나 쉽게 접하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어떻데 왜곡되었는지를 살펴보면서 내가 얼마나 정치인들이나 기업가들, 혹은 이익집단들에게 휘둘려 왔는지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세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말의 의미를 실감하게 되었다.

  책의 구성이 50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엮여 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고 힘들지 않다. 차근차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통계표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들이나 사회학에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부담없이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매일 신문을 접하면서 나와 같은 의문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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