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사로 산다는 것 -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방식으로 배우는 것이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너머북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나에게 역사란 무엇인가?

  이 책에 글을 기고한 모든 선생님들의 고민일 것이다. 물론 이 고민은 이 선생님들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일 것이다. 도대체 역사란 나에게 있어서 무엇인가? 이것을 해석할 수 있어야 우리는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된다. 만일 역사를 시험에 나온다고 달달외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역사를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역사책을 암기하는 사람일뿐이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요, 어느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오늘 내가 살아가는 시대를 과거의 사건을 돌아봄으로 인하여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학생들에게 역사적인 사실을 암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사관을 세워가도록 도와주려는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이런 선생님들 밑에서 역사를 배운다면 그 아이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일 것이다. 지금이야 비록 티가 나지 않고, 시험에 나지 않아 점수에 반영이 되지 않지만 사회인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 교사는 단순히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다. 아이들에게 역사관을 정립시켜주는 사람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외우게만 시키는 것이 역사 교사의 전부라면 오히려 민영화하여서 학원 강사를 학교를 불러 들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물론 충격적이게도 지금 이렇게 흘러가고 있지만) 역사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뒹굴면서 말 한마디, 몸짓 하나, 얼굴 표정 하나에도 역사에 대한 진실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것이 역사 선생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역사 선생님이 사라지고 있다. 역사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는 여전히 많은데 치열한 고민을 가지고 역사관을 정립시켜주는 교사는 멸종되어 가고 있다. "시험에 안나와요." 한마디면 모든 것이 용납되는 아이들,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서 그 내용이 역사적인 사실인 줄 아는 아이들, 황조가 하나 모르면서 연속극 주몽의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 태사기의 배용준을 보면서 열광하지만 중원 고구려비를 모르는 아이들, 바람의 나라를 보며 빠져들지만 정작 자명고는 모르는 아이들에게 역사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들에게 역사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 것일까?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는 까닭은 나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역사는 과거의 사건을 오늘날 나의 상황에 맞추어 해석하는 것이듯이, 성경을 오늘의 상황에 맞추어 해석해야 하는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이며,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오랫만에 영혼의 양식이 될만한 책을 한권 만났고, 진지한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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