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3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3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벽 틈에 난 잡초, 출처:http://photohistory.tistory.com/3398)

  지식 e가 나올 때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누를 길이 없다. 이번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 것인가? 어떤 내용으로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해줄 것인가 기대를 품게 된다. 그리고 그 기대는 항상 충족되었다. 노란색의 1권, 빨간색의 2권, 파란색의 3권을 접하면서 편집부의 말 대로 지식이란 암기가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 것임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마음이 따뜻해 짐을 느끼면서 한권의 책을 서재에 꽂고 바라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빨강과, 노랑과 파랑은 세상의 기본 색이다. 거기에다가 세 가지 색은 신호들에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파란색이 아니라 초록색이 사용되지만 우리는 그런 구분 없이 파란불이라 부르곤 한다. 세권의 책으로 나온 지식e가 세상의 신호등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의 지식의 기본 요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두근대는 기대감을 품고 책을 열었다. 첫장을 열고 에필로그를 보는 순간 활칵 눈물이 났다. 다음의 글을 보았기 때문이다.

화성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태양 전지판에 먼지가 쌓여 3개월 후면 수명을

 
 

다할 것이다.

로봇 팔의 관절 이상, 복구 불능

망가진 몸으로 고산 등반, 소프트웨어 이상

생존을 위해 이틀 동안 66번 재부팅

화성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160'C의 일교차 속에서 16만장을 전송하며

2008년 6월 현재

 
  아직 살아 있다. (에필로그 중에서)

  "아직 살아 있다." 이 말은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지식 e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금까지 지식 채널은 세월의 많은 부침을 겪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 속에서도 여전히 지식 채널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존재해 왔었고 이들의 목소리는 "17년 후"라는 방송을 통하여 무한대로 증폭되기 시작하였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는데 그 중에 하나가 언론을 장악하려는 모습들이다. 여전히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자기 주위에 있는 인사들을 방송계에 낙하산을 태워 언론사 사장으로 꾸준히 내려보내고 있다. 얼마전 YTN의 날치기 주주총회와 KBS 정연주 사장 퇴진을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급기야는 KBS를 좌파 방송이라고, 빨갱이 방송이라고 몰아 붙이는 코메디를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식채널은 이명박 정부에게 눈엣 가시 같은 존재일 것이다.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정책들을 정책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난 "17년 후"라는 방송이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이것 때문에 지식채널은 사상 초유의 일을 경험한다. 외압에 의한 방송금지라는 아픔이다. 만일 김진혁 PD가 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않았더라면, 침묵했더라면 아무것도 모른채 그렇게 흘러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당당하게 외쳤고, "17년 후"는 방송되었다. 그리고 그는 징계성 인사라는 시비 가운데 지식채널 PD를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지식 e 시즌 3은 김진혁 PD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작품을 내 놓는 일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직접적인 거론은 없지만 "아직 살아 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하고 많은 것 중에서 왜 하필 사형선고 받은 화성 탐사 로봇의 이야기를 에필로그로 선택했을까? 어떤 이들은 음악이 좋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가운데 "아직 살아 있다."는 절규를 발견했다. 끊임없이 유토피아를 속삭이는 세상이 사실은 디스토피아라는 진실을 말하면서 위협당하지만 오늘도 살아 있다는 그들의 외침이, 그리고 절규가 내 마음에 저릿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소망한다. 지식 채널이 몇 년 후에도 "아직 살아 있다."고 당당하게 외출 수 있기를 말이다. 물론 그 길이 수십번씩 재부팅을 하는 아픔을 겪어야 하고 열사의 사막을 고장난 다리로 올라가야 하는 순례자의 고행의 길이라고 할지라도, 아픈 몸 하나 추스리지도 못하면서도 세상에 사람 중심, 진실이라는 사진을 계속적으로 전송하기를 소망한다.

  지식 e 3은 아직 살아 있다는 절규로 시작하여 우리가 간직해야 하는 그러나 지금은 사라져 가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이야기를 마치고 있다. 아직 살아 있는 이유가 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지식 e의 정신을 지키겠다는 굳건한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일까 다른 책보다 더 사회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인다. 성매매 여성, 뉴타운에서 소외된 원주민, 그라바비차의 아이들, 떡볶이 아저씨 등등 우리가 무심코 지나가지만 그렇게 가볍게 치부되어서는 안되는 것들에 대한 주의를 환기 시킨다. 그러나 무슨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묻고 있을 뿐이다. 특정한 색깔을 지니고 있지도 않고 법적인 태도를 가지고 정죄하거나 강제하지도 않고 그저 인간 양심에, 인간적의 도의에 호소하고 있을 뿐이다. 당신이 인간이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 묻고 잇을 따름이다. 그런데 새로운 오른손잡이들은 빨간 왼손이라고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참 웃기는 짜장이다.

  이 책의 마지막을 행동하는 사람으로 한 것 또한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필로그가 난 아직 살아 있다는 절규하면 행동하는 사람은 우리가 이런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각오라고 생각이 든다. 이 각오는 직식 채널 편집부의 각오이고, 기진혁 PD의 각오이고, 우리의 각오이고 인간의 각오이어야 할 것이다.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상실해가는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각오가 정말로 필요한 시기에 이 책을 만나 마음이 따뜻하다. 내가 아는 모든 이들과 이 따뜻함을 공유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국제 기구의 첫 한국인 의장(반기문이 아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덩치가 큰 기구라면 사족을 못쓴다. UN이라면 사족을 못쓴다.)이었던 이종욱 WHO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본다.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합니다.

   올바른 장소에서 해야 하며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故 이종욱

 

PS. 벽에 뿌리를 내리고 오늘 하루도 버티는 끈질김이 지식 채널팀에게 있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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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08-08-06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가 어떻게 이런 글을 쓸수있는지..참..^^ 새로보임..(소라)

김이진 2008-08-13 0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너무 많은 힘을 얻고 갑니다

saint236 2008-08-13 10:02   좋아요 0 | URL
님에게 힘이 되었다니 감사하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