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우리 사회가 시끄럽다. 국익이라는 이름하에 개인의 자유가 침해 되었기 때문이다. 외통부에서 외교적인 마인드로 일을 벌여 놓고 국민에게는 닥치고 처먹으라는 식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이것을 바라보면서 국민들이 손에 불을 들고 일어섰다. 촛불을 들고 일어선 민심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좌빨"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을 가지고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 내는데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도무지 밝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당연하다. 배후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정치권만 외면한다. 이 정도면 꼴통도 여간 꼴통이 아니다. 게다가 보수 우익 단체들이 한 목소리 거든다. 거기에는 창피하게도 한기총이 들어 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논리로 사람들을 밀어 붙인다. 도대체 어느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빨갱이는 지옥에 가고 우파는 천국에 간다는 논리를 무엇인가? 반공이 복음이 되는 이상 야릇한 기독교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1987년 6월 10일 시민들은 전두환 독재 권력에 맞서 싸웠다. 그리고 승리를 쟁취하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에 의하여 개인의 자유가 억압된다는 것이 순응해야할 논리가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국가의 권력이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가장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리가 법보다 상위에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불의에 순응할 때 양심있는 이들이, 소로우 표현에 의하면 '한사람으로서의 다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6월 10일 민주 항쟁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날을 맞이하여 많은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기 위하여 모였다. 고시철폐를 외치고, 이명박 정권 퇴진을 외친다. 전국민으로부면 얼마 안되는 숫자이지만, 분명 이들 가운데 아무 생각 없이 나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들은 한 사람으로서의 다수이다. 아니 한 사람으로서의 다수가 아니어도 좋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모였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종식시키고 생존을 효율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제도가 국가라면, 나서서 생존을 위협하는 국가란 없어져야 할 것이다. 유의미한 소수를 무시하고 다수의 논리로, 국익의 논리로 몰아 붙인다면 그것이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진 국가라 하더라도 민주주의라는 이름은 떼어버리라. 이미 국민재권의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왕조 시절에도 왕들은 끊임없이 민심을 살폈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민심을 살피고 먹을 것을 보장해 주는 왕은 아무리 많은 실정을 한다고 할지라도 민초들에게 버림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민심을 살피지 못하고 독선적으로 흐른다면 민심은 너무나 급격하게 식어버리고 그들의 지지를 거두어 버렸다. 온갖 도덕적인 흠에도 불구하고 경제만 살릴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열화와 같은 지지를 보냈던 민심이 이젠 그들의 지지를 거두어 가고 있다. 인터넷 워리어라 불리던 사람들 뿐 아니라, 열렬한 한나라당 지지층까지 그들의 지지를 거두어 가고 있다. 취임 100일만에 10%후반대의 지지율을 자랑하는 현 정권의 문제가 무엇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민심은 천심이다. 그 천심이 촛불을 들었다. 광화문을 밝히는 정도이지만 천심이 막혀 버린다면 이들은 광화문을 밝히는 촛불로 청와대를 태우고, 여의도를 태울지도 모른다. 아무리 외교가 중요하고, 미국이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현 정권은 미국의 정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권이다. 이들이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지 미국이 아니고 미국 축산업자가 아니다.

  촛불집회가 과격해 졌다. 애국가와 헌법1조가가 아침이슬로 바뀌었다. 고시철폐 구호가 정권퇴진 구호로 바뀌었다. 이젠 님을 향한 행진곡이 나올지도 모른다. 군대를 동원하는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만 알아두라.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권은 오래가지 못했다는 것을. 정부에 의하여 개인의 자유가 억압된다면 국민들은 기거이 일어날 것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비난하고, 말릴지라도 양심이 살아 있는 단 한사람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누구도 억압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사람이 다수를 깨울 것이다. 부디 현 정권이 민심을 살피기를 바란다.

PS. 시민의 불복종만 읽어도 좋았을 것을. 뒤에 있는 에세이들은 시민의 불복종과는 그다지 연관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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