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왜 비쌀까 - 미술품 경매에서 위작소동까지, 미술에 대해 당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몇 가지
피로시카 도시 지음, 김정근.조이한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원래 예술이란 반이 사기다. 속이고 속는 것이다. 사기 중에서도 고등사기이다. 대중을 얼떨떨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다."

  古백남준의 말이다. 예술은 원래 사기다. 이만큼 예술을 잘 정의하고 있는 말이 더 있을까? 예술이란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 너머의 것을 보여주는 면에서 본다면 신기루이고 한편의 멋진 사기극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자유로운 정신을 거기에 심는 것이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고 모든 사람에게 유쾌한 파국을 주는 것이 예술의 본질일 것이다. 우리가 프랑스의 축구를 일컬어 아트(행복한 눈물/리히텐슈타인/2002년 86억 5천만원)싸커라고 부르고, 음식을 정말 잘하는 사람을 일컬어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아무도 모르게 관객들을 속여 넘기는 마술사를 보면서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말하는 이유가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한마디로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시선과 모든 감각을 사로잡아서 현실에 대한 감각을 떨어뜨리고 새로운 세계에 있다는 열광을 줄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예술은 철저하게 사기가 되어야 한다. 대중을 얼떨떨하게 만들 수 있는 고등 사기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요즘 세간에 시끄럽게 회자되고 있는 삼성의 모든 사건들도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모르도록 교묘하게 사람을 속여 넘기는 수법도 대단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아니라고 잡아 떼며 사실을 없는 것으로 만드는 삼성의 모습과 국회의원들의 모습 또한 예술의 한 경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의 비자금을 이야기하면서 대두된 것이 미술품 사재기이다. 예전부터 말은 많이 돌았다. 삼성그룹의 미술관에는 수많은 예술품들이 소장되어 있다고, 그 중에는 암거래를 통하여 불법적으로 획득한 물건도 있을 것이라고. 하루 이틀의 소문은 아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거 가쉽으로 처리가 되었던 것이다. 썬데이 서울에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로 치부되었는데 삼성특검을 통하여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모든 것이 사실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소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제일 큰 쟁점은 리히텐슈타인의 1964년 작 "행복한 눈물"이라는 미술품이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번 사건이 아니었다면 나는 결코 리히텐슈타인이 누구인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며 행복한 눈물이라는 작품이 그렇게 유명한 것인지 몰랐을 것이다. 그저 만화책에 나오는(씬시티 류의) 한 장면을 보고 똑같이 그렸나 보다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하여 행복한 눈물이 얼마나 고가의 그림인지 알게 되었다. 2002년 11월 한 익명의 사람에 의해서 715만 9500달러(한화로 약 86억 5천만원)에 판매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도 그 행방을 몰랐는데 이 그림이 한국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문제의 핵심인 삼성에서 말이다. 삼성의 것이 아니라고 서미 갤러리 대표 홍송원씨가 말했다지만 한국에서 아무도 그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분명 삼성의 것이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삼성의 수법은 이젠 고전이 되어서 더이상 예술의 경지를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정말 별 것도 아닌 작품을 사는데 86억 5천만원을 쓰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가 이해가 안된다. 모나리자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원본을 사는데 이정도 돈이 든다면 그래도 이해가 되지만 1964년 작을 사는데 이정도의 돈이 든다는 것 솔직하게 이해가 안된다. 도대체 미술품이라는 것이 그리 비싸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현대화가의 작품이 그렇게 비싸게 팔리는 것도 이해를 못했다. 도대체 그 사람들은 무슨 정신구조로 이런 것을 사는 것일까? 단돈 몇 백만원이 없어서 학교를 휴학하고 군대에 가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면서, 88만원 세대에 살고 있는 20대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면서(이 미술품을 사는 가격이면 88만원 임금을 받는 사람 9830명의 임금이다) 저깟 그림이 이렇게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이 과연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본다.

  이런 생각에 이 책을 샀다. 왜 미술품이 가격이 비쌀까? 원판이 복사판보다 낫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현대 작가의 작품이 오랜 세월을 버틴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보다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대하여 이 책은 대답을 해주고 있다. 미술품의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결국은 돈의 논리, 자본의 논리라는 것이다. 예술을 예술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환산하여 본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얼마나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이것이 얼마나 비쌀까? 몇년 후에 팔면 얼마만큼의 이익이 보장될까? 이러한 자본의 논리를 가지고 예술을 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치라는 사람은 온갖 것들을 팔아 치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본이 예술가를 키우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참 웃긴 일은 한 작가가 이러한 세태에 일침을 가하기 위하여 통조림에 자신의 똥을 담아서 전시를 했다는 것이다. "미술가의 똥"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출품했는데 이것마저도 돈을 주고 사버렸다는 것이다. 이미 예술은 돈이 좌우하고 있다. 정치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조금 비틀어 본다면 예술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사람들이 비싼 돈을 주고 그것을 사는가? 왜 명품에 열광하는가? 자기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백만장자가 되었는데 유서깊은 혈통도 아니고 자신에 대한 고귀함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돈으로 예술을 사고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자신이 마치 고귀한 존재인양 행동하는 허영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도오하에 나오듯이 허영에 빠져서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리라. 이런 면에서 본다면 古백남준 화백의 이야기는 정확하게 예술을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물론 그 내용은 정반대의 것이겠지만 말이다. 예술은 그것을 돈을 주고 삼으로 인해서 자신을 마치 고귀한 존재인양 허영에 빠지게 만드는 진정한 사기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졸부 근성이라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아무리 미사여구를 붙인다 해도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의 미술품 수집은 졸부근성이라고 밖에 표현이 안된다. 진정한 고귀함을 갖지 못하고 고귀함을 가진채 하기 위한 비싼 사치품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을 덮으며 "원래 예술이란 반이 사기다. 속이고 속는 것이다. 사기 중에서도 고등사기이다. 대중을 얼떨떨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다."라는 古 백남준 화백의 이야기가 귀를 떠나지 않는다. 당당하게 예술은 사기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진정한 고귀함, 자유로움이 그 안에 묻어 있기 때문이 아닐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안받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술 자체가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있는 자유 정신, 창조 정신의 자신감이 아닐까? 예술을 바라보는 우리 안에도 이러한 자유와 창조의 정신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예술은 사기"라는 古 백남준 화백의 이야기를 진정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ps. 참고로 이 책의 번역이 너무 어렵게 되어 있다. 미술에 관한 대중적인 책이라면 용어와 학파에 관한 이야기도 설명을 해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또한 말이 너무 어렵다. 조금은 쉽게 번역할 수 있지 않았을까? 마치 학생들에게 번역 숙제를 내주고 그것을 모아 책을 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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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면서 2011-06-29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故백남준으로 쓰셨더라면 조금 더 좋았겠고요.

지나오면서 2016-02-2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古박남준 무식한시빡세끼

saint236 2016-02-25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에 대해서 이렇게 몰상식하게 말하는 사람은...자신도 오타를 내고 있다는 것은 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