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김영한.임희정 지음 / 넥서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스타벅스 감성 마케팅!!!

  책 제목은 거창하지만 그 내용은 과연 그런가? 이 책을 접했을 때, 그리고 책 제목을 보고 그 페이지를 넘길 때 "정말?"이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하는지라 스타벅스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을 때 "내가 왜 스타벅스를 좋아할까?"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 책이 해결책을 던져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감성마케팅이라는 말을 접했을때에 정말 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책을 넘겨보면서 갖는 생각은 "에이 정말!"이다. 앞의 정말이 기대감의 표현이라면 책을 덮고 난 후의 정말은 불만의 표현이다. 그리 큰 기대를 가지고 볼만한 책은 아니라 생각을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스타벅스의 성공요인을 77가지로 분류하여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성공 요인들은 여러 면에서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 77가지를 만들기 위하여 억지로 쪼갠 듯한 느김을 받는다. 이 책의 저자가 삼성전자, 휴렛팩커드에서 30년간 마케팅 실무를 경험했기 때문인지 스타벅스에 대해서 상당히 우호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벅스 일부 매장에서 발견된 몇 가지 좋은 점들을 포장하여 전체적으로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바리스타와의 대화를 통한 메뉴 선택이라든지, 그날의 커피라든지, 무료 시식회라든지 이런 것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그리고 문화적인, 인간적인 차우너에서 고객들을 끌어모은다 말하지만 4~5년을 스타벅스를 줄기차게 애용해온 나는 왜 그러한 것들을 한번도 못봤는지 모르겠다. "바리스타와의 친절한 대화, 문화를 파는 곳, 감성 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등등의 이야기들은 전혀 현실감으로 와닿지 않는다. 끊임없이 이 책을 보면서 "찌라시"라는 말이 떠 오르는 것은 왠 일일까? 스타벅스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아웃소싱하여 무료로 배포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렇게 저렇게 포장하여 고객들이 돈 주고 사가게 만드는 광고지같은 느낌은 무엇일까? 책을 사고 "낚였다"는 말을 떠 올리게 된다. 스타벅스가 파고든 이유는 이것이 아닐 것이다. 결코 감성 마케팅이 아니다. 고도의 전략이며 쥐어짜기이다. 이 책의 입장이 아니라 개인이 바라본 입장에서 스타벅스 성공의 실체에 대하여 분해해보겠다. 이즘 되면 서평이 아닌 이상한 부분으로 변하게 되지만....

  스타벅스는 요즘 여자들의 트렌드이다. 물론 나처럼 특이하게 젊은 남자들이 애용을 하기도 하지만 3:7정도로 남자보다 여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곳이 스타벅스이다. 이것은 어느 커피숍을 가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는 속칭 별다방 혹은 우주벌레라는 말로 사용되기도 하는게 그 가격은 식사 한끼에 필적한다. 그래서 나는 흔히 커피한잔 하죠라는 말 대신에 커피 한끼하죠라는 말로 인사를 건넨다. 내가 줄기차게 마시는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가 3800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저렴한 커피이다. 물론 숏 사이즈로 내려가면 2000원 아래로 내려가겠지만 내체로 그렇게 시키지는 않는다.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이것저것 넣는 톨 사이즈를 시키는 사람이라면 4000원은 훌쩍 넘어가 버린다. 그런데 왜 스타벅스가 뜨는가? 서비스? 개뿔 말도 안되는 소리다. 뜨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미지, 패스트 푸드, 익명성 이 세가지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이윤을 보장해 주는 것은 자본의 논리로 커피 농가를 착취하는 것이다. 그 어디에서 맛과 서비스는 없다. 솔직히 기억해 보면 알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가 많이 쓰다. 어른들은 마시지 못할 정도로 쓰다. 이디야 할리스 커피에 비하면 쓰다. 그런데도 우리는 스타벅스를 찾는다. 중독된 것처럼...

  스타벅스의 성공 요인은 이미지이다. 스타벅스를 마시는 사람은 뉴요커 내지는 성공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마치 초딩 사이에서 닌텐도 DS가 없으면 따당하는 것처럼 20대가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저급한 사람으로 취급당하도록 이미지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2000원짜리 김밥을 먹고도 커피는 4000~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한 때 된장녀 논란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마신다였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가 따듯한 곳인지 몰라도 한국에서 스타벅스는 기이한 곳이다. 밥보다 비싼 커피를 즐기는 곳이며 이상한 용어들이 사용되는 곳이다. 이젠 영어로 안되니 이탈리어까지 동원하여 메뉴판을 장식하는 곳이다. 도대체 그란데와 톨의 차이가 무엇인가? 그러나 스타벅스에서는 차별하여 사용한다. 영어를 사용하는 것도 부족하여 낯선 이탈리아어까지 사용하여 우리는 이만큼 고급이다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동경보다 1천원이나 더 비쌀 이유가 없다. 스타벅스는 고가 제품, 명품이라는 이미지는 한국에 뿌려 놓고 그 이미지를 소진하도록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물론 나도 여기에 넘어가지만...T.T)

  둘째는 패스트 푸드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이 말이 진리임을 믿는다. "커피는 공을 들인만큼 맛있다."  드립커피보다 에스프레소가, 에스프레소보다 사이폰이, 다음으로 워터 드롭이 맛있는 것은 시간과 공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너무나 쉽게 커피를 뽑는다. 저자는 스타벅스가 여러가지 면에서 이런저런 선택의 폭을 넓혀 놓았다 말하지만 스타벅스는 표준화 메뉴얼, 스피드로 대표할 수 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야기다. 그렇다 포디즘이다. 이미 끝나버린 포디즘이 스타벅스에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빨리만든 커피가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어디 가나 맛이 동일하다는 것은 특징이 없이 누가 만들든지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커피는 아닐 것이다. 내가 혼자 끓여마신느 커피도 그때그때 다르다. 그런데 여러 사람이 만드는 것이 모두 같다니. 어불 성설이다. 언뜻보면 다양하지만 철저하게 메뉴얼화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익명성이다. 스타벅스 매장을 본인이 많이 가는 이유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여러사람들이 모여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않고 제각각 말하기 때문이다. 조용한 식사집 방에 들어가도 옆방 말소리가 들릴때가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여러가지 소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가 들을 염려가 없다. 내 앞에 있는 사람만이 듣을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이 스타벅스의 매력이다. 시시껄렁한 농담을 해도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없기에 손에 스타벅스 잔만 든다면 뭔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같이 느껴지는 익명성 때문이다.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 알려하지 않는다. 그 친절하다는(?) 바리스타도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것이 스타벅스의 진정한 매력이다.

  마지막 자본의 논리가 스타벅스를 먹여살린다. 자본의 논리라는 말을 사용하니 빨갱이다 선입견을 갖겠지만 열대 과일 장사와 커피장사는 혹독한 수탈이 동반되는 장사이다. 적당한 가격을 주고 최고의 아라비카산 품종만 사용한다는 말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적당한 가격이라? 물론 스타벅스에서 공정무역을 가장 먼저 도입한 커피 전문점이기는 하지만 그 페센티지는 그렇게 높지 않다. 물론 다른 기업에 비하여 공정무역 커피를 도입한 것도 대단하다 말할 수 있지만(51P에 나오는 Fair trade blend는 공정무역 커피를 가리킨다.) 한국에서 공정무역 커피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막내 동생이 스타벅스에 들려서 하는 일이 "공정무역커피 있어요?"하고 묻는 것이다. 그런데 대답은 놀랍게도 "No"가 아니다. 아예 모른다. 정말 어쩌다 간혹 있는 사람들도 수지타산이 안맞는다는 말로, 자기들 이익이 줄어든다는 말로 갖다 놓지 않는다. 그러면서 적당한 가격을 준다는 말은 어이없음을 넘어서 거짓부렁이다. 다른 커피 회사들보다 더 주겠지만 스타벅스 커피도 그리 많이 주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싼 값에 사다가 더 많이 남겨야 한다. 이 우너칙에 충실한 것이 스타벅스요 할리스이며, 이디야이고 커피전문점이다. 돈되는 것에 집중해서 최대한 많이 뽑아낸다. 이것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라는 이름하에 비싼 커피를 제공하고, 최대한 싸게 커피를 사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스타벅스의 일들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나도 웃기고 이해가 안되는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최소한 이런 것들을 이해한다. 원래 그런데 나는 이만큼을 주고 이것을 이용한다 말하는 것이다. 돈주고 그만큼 가치가 있다 생각하기에 사용한다. 자기가 돈 주고 만족하면 그것으로 1차적인 문제는 해결이 된다. 그 다음으로 2차적인 문제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나오 생각을 달리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내가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것은 이 책에서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것은 과대포장이 아니라 거짓부렁이다. 내 경험에, 그리고 내가 아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에 의거하면 말이다. 물론 내 경험이 100% 진실이다 말할 수 없지만 그 어떤 사람들도 스타벅스가 서비스가 끝내줘서 계속 이용하고 싶어한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책은 그렇게 말한다. 사실을 적절하게 포장하고 왜곡해서 마치 그러 것처럼 믿게 하는 것 이것이 찌라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난생 처음 찌라시를 돈 주고 사서 읽었다.

PS 그냥 기대하지 않고 그런가 보다 하면 꽤 괜찮은 내용들이 많다. 그런데 시장경제, 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보지 말라. 이 책이 말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뽑아 낼까 하는 것이기에.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이라는 말에 그 실체가 정확하게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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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하워드 슐츠
    from [로처의 사랑방] 2008-02-02 17:38 
    스타벅스! 여러분은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세요? 저는 커피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한 번 가보았을 뿐입니다. 이런 저에게 가장 먼저 연상되는 단어는 '비싸다' 입니다. 아직 저는 '고급커피' 라거나 '좋은커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스타벅스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아래에는 우선, 이 의문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하려 하고요, 둘째는, 최근의 스타벅스 변화에 대한 기사를 링크합니다. 셋째는, 이 책에..
 
 
로처 2008-01-30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스타벅스를 막연히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아오다가,
관련 책 두 권 읽고 꿈처럼 마냥 좋아하던 중에 이 글을 읽었습니다.
정신이 확 드네요.
전 책을 머리로 읽지 않고 혀끝으로 읽나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