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이태백, 열린 취업 5종 세트, 밥터디 등 이 시대의 20대들을 표현하는 이야기들은 많다.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위해 어학 연수는 필수로 가야 하는 시기이다. 고등학교에는 대학교를 위해서, 대학생이 되어서는 취직을 위해서 자신들이 가진 모든 희망과 꿈들을 저당잡힌 세대, 이들이 20대이다. 이렇게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저당잡혀서 얻는 것이라곤, 고시생, 다단계, 아니면 88만원 세대, 그리고 자발적인 백수이다.

  일전에 읽었던 하류 지향이라는 책에서 일본의 공부하지도 않고, 일하지도 않으면서 당당한 젊은이들을 일컬어 하류지향적인 인간이라 비난하면서 걱정하던 일본 기성 세대의 외침은 이 책을 보는 순간 낭만적인 걱정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들은 하류를 지향하는 삶이지만 우리 20대들은 생존을 두고 개미지옥에서 싸우는 생존의 법칙을 벌이고 있다. 탈출구도 보이지 않는 무한한 개미지옥의 투쟁 속에서 우리 20대들은 과연 무엇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일까?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지만, 취직 자리를 찾아가지만 우리는 이들에게 아무 것도 보장해 줄  수가 없다. 오히려 이들을 질타하고, 생각이 없다는 둥, 취직할 생각을 안한다는 둥, 본인 스스로의 노력이 없다는 둥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이들을 생각없는 세대로 몰아가고 있다. 20대를 매트릭스로 대변되는 철학 없는 세대라 말하면서 유신세대가, 386세대가 질타를 하고 있지만 20대들은 매트릭스 안에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아무도 이들의 철학과 정체성을 존재감을 인정해 주지 않을 뿐이다. 끊임없이 비난하고 비하하면서 이것들을 통하여 20대의 열정과 꿈을 빼앗고 이들을 비정규직의 자리로 내몰 뿐이다. 이들에게서 활력을 빼앗아가 놓고 이들을 착취할 따름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세대간 착취가 20대를 멍들게 하는 것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이 사회를 공황으로 빠뜨릴 것이라 말한다. 국가 경쟁력을 갉아 먹을 것이며 지금의 20대들은 얻은 것 없이 기성 세대들로부터 착취를 당하다가 이들이 40~50대가 되었을 때 자신들을 착취했던 세대들을 부양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강요당할 운명에 빠졌다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살리기 위하여서는, 국가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대간의 착취를 만들어 내고 가오하하지 말고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이득을 조금씩 포기하면서 20대를 위한 생존의 자리를 만들어 주는 세대간 공존의 모습이 필요하다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 가운데에서 벌어지는 낭비와 부정부패로 사라지는 국가의 예산을 조금씩만 찾아낸어 사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시대 88만원 세대의 탄생은 기성 세대의 낭비와 부정부패로 인하여 생겨난 것이며, 자본의 논리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손해들은 20대에게 떠넘겨지고 있는 것이다. 20대가 받아야 할 것을 기성세대가 가져가고 있는 것이 세계의 문제이며 한국에서는 이것이 더 적나라하게 그리고 조직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월급 명세표를 받았을 때에 가장 아까워 하는 부분은 국민연금이다. 이것은 기성세대보다 월급이 더 적은 20대와 30대에서 더 심하다. 내가 가진 돈을 적립해서 우리 윗 세대를 부양한다는 것은 사회적인 합의도 없었던 것이며 국가에서 무작정 시행한 것이다.(적자로 돌아서는 건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강한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젊은 세대들은 이것을 다음 세대 나를 위한 저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차라리 연금이라면 사보험을 드는 것이 낫다는 말을 한다. 왜 그럴까? 기성세대에게 받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으며 그저 욕만 하면서 자신들을 깎아 내리기에 급급했던 사람들을 자신들의 월급을 깎아내서 부양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젊은 세대들의 솔직한 속내일 것이다.

  자신들기리 모여서 그룹을 형성하지도 못하고 뿔뿔히 흩어져서 바늘귀만한 정규직의 자리를 향하여 끊임없이 경쟁하도록 만들어진 사회 구조 속에서 아무도 이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 자신들의 젊은 날들은 이들보다 더 반항적이고 나태했으면서도 "아 옛날이여"라는 말로 모든 것들을 미화하면서 20대를 질타하기에 바쁘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이것밖에 안되기 때문에 88만원을 받아도 된다. 니들의 존재 가치는 이것밖에 안된다."

  이러한 사회 가운데에서 신음하고 고민하고 절망하는 20대들에게 나는 당당히 말하고 싶다. 이 책에서 사용한 글 귀를 그대로 옮겨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20대여,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세태에 순응하여 이것이 진실인양 자신을 속이지 말고 당당하게 들고 일어서라. 우리의 문제는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유신세대, 386세대, 486세대라 말하면서 자신들을 규정하지만 20대는 무엇인가? 마케팅을 위해서 사용될 뿐이요, 바보 취급 될 뿐이요, 욕을 먹을 뿐이다. 이왕 욕먹고 손가락질 당할 것이라면 단결하여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그러면 바뀔 것이다. 순응하는 자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이 사회의 시스템이요 기본적인 합의요, 기성세대의 속셈이다.

  늦었지만 이 땅에 68세대가 일어나길 꿈꾼다. 88만원 세대여 당당히 일어나 68세대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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