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 전망 2008
홍순영 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한-미 FTA, 한-EU FTA, 글로벌화, 체질 개선, 수요자의 니즈(needs)에 맞춘 공급, 고유가, 미국과의 경제의 탈 동조화 등....2008년을 예견하는 말들은 너무나 많다. 과연 삼성경제연구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분야에 걸쳐서 2008년을 분석 해 놓았다. 경제와 관련된 분야는 정말 자세하게 나누어 놓았다. 이것을 보고서 내년도 대한민국의 경제 흐름과 국제 역학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어갈지 대략적이나마 윤곽이 잡히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시 정책 자료집이 SERI를 베낀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석을 잘 해 놓았다. 금융 부분이나 경제 용어가 조금은 어렵기는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운 책이다. 내년을 내다보고 한해 계획을 세우려는 사람들, 특히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곡 봐야할 책이라 생각이 든다.

그러나 SERI 전망 2008 보고서를 보면서 아쉬운 것이 있는데 두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는 모든 분야를 경제에 집중하였다는 것이다. 정치와 사회문화 등에 관한 부분들도 모두 경제 논리로 바라보고 비평하고 있다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 특히 정치에 관한 부분들이 없는 것이 안타가운데, 아마 이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주된 관점이 경제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펴낸 곳의 관점이 경제에 맞추어져 있는데 그것들을 가리켜 부족하다 말하는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이다. 그래도 삼성의 씽크탱크인데 모든 것을 경제에 맞춘다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삼성에 대한 기대, SERI에 대한 기대가 너무 과했나보다.

두번째 지적하고 싶은 것은 사실 지적이라기보다는 반대이다. 안타가움이라기 보다는 불편함의 표현이다. SERI는 모든 것을 경제 논리에 치중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것과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위에서는 모든 것을 경제에만 촛점을 맞추어서 전망하고 있다는 말이라면 두번째는 모든 것을 손익계산에 맞추어 이해타산으로 제단하고 있다는 말이다. 조금이라도 이익을 더 구현할 수 있는 곳이라면 선이요 손해는 악이라는 경제의 논리가 가장 밑바탕에 깔려 있다.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들마저, 윤리와 도덕이라든지, 인도적인 부분들마저 경제의 논리로 이해하고 있다. 너무나 깔끔하게 논리를 전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논리를 들으면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은 이익창출이라는 기업의 목적으로 인간사회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본다.

한-미 FTA는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체질을 개선할 것이다는 전망이다. 어덯게 할 것인지, 개선책은 무엇이요, 제도는 무엇이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인 준비도 없이 한-미 FTA는 지금까지 국내에만 주저 앉아 있던 중소기업의 체질을 변화시킬 것이며 글로벌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밑바탕에 깔린 의미는 이것일 것이다.

"살아남은 소수의 중소기업은 글로벌화가 될 것이다. 그러나 도태된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흔적도 없이 소멸할 것이며 그들의 자리를 외국자본과 대기업에게 내어줄 것이다."

SERI는 이렇게 전망한다. 한-미 FTA는 우리나라 농가의 체질을 개선할 것라 한다. 지금까지 무작위로 무분별하게 나누어주었던 농가 보조금들과 농가정책이 이젠 바귀어 갈것이다. 농업은 양이 아닌 질로 가치가 변할 것이며, 농업도 하나의 산업으로 이해되어 경영 마인드를 가진 새로운 농부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들은 시장 경쟁력을 가질 것이며 국가도 이들을 위하여 모든 모력을 아기지 않을 것이라 한다. 국가는 논가를 1~4유형으로 나누어 관리할 것이며 1~2유형에 모든 힘을 집중하여 농업 경쟁력을 기를 것이다. 이상이 SERI의 농업에 관한 전망이고 예견이며 소망이다. 농업을 효율성의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효율성이라는 말 가운데에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다. 우리나라 농가 유형은 이렇게 나누어 진다.(SERI 326p)

1유형: 전업농,  2유형: 성장 가능 중소농,  3유형: 60세 이상 고령농,  4유형:취미, 부업농

1~2유형에 모든 노력이 집중될 것이라 하면서 이들이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질적으로 향상된 농부로 등장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농촌의 평균연령이 50대이다. 대부분 농민들은 60세 이상의 사람들이요 70 이상의 사람도 많다. 실제 우리나라 농촌에서 50대는 나이 먹었다고 명함도 못내미는 실정이다. 아마 대대수 농가의 유형은 3유형일 것이다. 그런데 1~2유형에 집중한다. 생색내기 일뿐이다. 이미 우리나라 농촌은 시장원리나 경제 원리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

몇 가지 이야기들이 더 있지만 여기에서 그만하겠다. 인간사회란 "1+1=2"라는 산술 계산이 적용하기 어려운 곳이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수학적이지도 논리에 지배를 받는 존재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의 모습을 논리로 규정하고 손익계산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삼성맨으로 대표되는 인텔리계급의 특징일 것이다. 삼성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불편함도 아마 이와 비슷한 연유에서 기인하는 것이리라.

PS. 이 책의 금융부분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중국의 약진", "EU", "개도국와 중동"이라는 네 마리의 나비가 날아가면서 일으키는 연쇄작용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미국발 나비의 효과는 전 세계를 흔들기에 충분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경제 용어에 대하여, 그리고 경제적 판단에대하여 자료를 제공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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