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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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을 보면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에 특화된 센서를 달고 나오는지 기계를 다루는 일에 능숙하다. 나는 새로운 휴대폰이 나오면 이것저것 배워야 하지만 아이들은 조금 만져보더니 능숙하게 다룬다. 물론 고급 기능이야 아이들보다 내가 더 잘 다루기는 하지만 기초적인 것들은 아이들이 금방 더, 그리고 더 능숙하게 다룬다. 저자가 만하는 포노 사피엔스가 이런 것이구나 깨닫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나도 꽤 기계와 친하게 지내온 세대이다. 가리방, 타자기, 팩스, 도트 프린터, 복사기, 베이직, xt 컴퓨터, at컴퓨터. 도스에서 위도우즈로 정말 정신없이 변화되었고, 그 변화변화 사이에 기능을 익히기 위해서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간신히 기능을 익히면 다음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기가 몇번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뒤쳐지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앞으로 얼마나 뒤쳐지지 않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아마 내 세대 사람들은 컴퓨터를 끄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한 후에 껐던 기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껐다가 컴퓨터 수리를 몇번 다녀온 후에 깨닫게 된 지식이다.) 


  이 책에서는 정신없이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의 기술과 그 기술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세대, 그리고 그 세대를 우려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 앞세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두 세대 사이에서 겪는 여러가지 불협화음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포토 사피엔스 세대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더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한다. 


  세계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산업 모델로 나가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여기에 대한 저항이 있음 또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마존, 애플과 같은 미국의 기업들,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의 기업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업들이 등장해야 함을 말한다. 삼성이라는 굴지의 기업이 있지만 삼성에게는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뼈아픈 지적도 충분히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내용까지 전부 기술에 관한 이야기들, 데이터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마치 책은 기술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이 책은 우리에게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한다. 데이터를 생산해 내는 것도,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사람이라는 것이며, SNS로 인하여 직접적인 만남이 없이도 만남과 물건의 판매와 구매가 가능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럴수록 사람 사이의 관계에 더 의미를 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어디에 있어도 연결이 되는 초열결 시대를 살아가지만, 정작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힘들어 하는 것은 만남이라는 고전적인 관계맺음이 금지가 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데이터를 생산해 내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데이터에 집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따뜻함, 인간다움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결국은 사람이라는 점,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데이터가 아니라 존재로 대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가, 그리고 기업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보면서 아쉬운 점은 사람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도, 데이터와 기술을 익혀야 하는 이유도 산업과 자본에 함몰되어 있다는 점이다.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것도 사람을 알아야 기업이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으로 흘러가는 점들이 불편함을 준다. 그래도 한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며, 무엇보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점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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