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복음 강의 - 예수의 잃어버린 가르침을 찾아서
오쇼 라즈니쉬 지음, 류시화 옮김 / 청아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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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마 복음 강의라는 말에 속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가라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그래도 읽기 시작한 책이라 끝을 보자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래서 인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읽었다. 잘 넘어가지도 않고, 책도 무겁다. 

  책이 잘 읽히지 않는 이유는 이 책을 쓴 사람이 힌두교 계통의 요기이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예수의 가르침이라는 부제 때문에 읽었지만 책은 종 잡을 수가 없다. 동서양을 오락가락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펴는데, 과연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점이 무엇인지 저자는 알고는 썼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고, 다시 한번 류시화는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도마복음은 잊혀진 복음서임은 분명하다. 정경에 들어가지고, 그렇다고 외경에 들어가지고 못하는 위경이다. 도마복음은 다른 복음서처럼 예수의 일대기를 기록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예수의 가르침에 집중하고 있는 책이다. 도마에게 주어진 예수의 비밀한 어록에 대한 책, 구원에 대한 비밀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이해되었다. 그래서 영지주의자들에게 중요한 성경으로 받아들여졌고, 영지주의가 몰락하면서 함께 사라진 책이다. 세월이 흘러 그 사본이 발견되고 최근에야 대중에게 알려진 책이다. 최근에 알려졌다는 이야기는 2000년에 비해서 최근이라는 말이지 1~2년이라는 말은 아니다. 

  도마복음이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았던 이유는 교회라는 시스템에 의해 편집되지 않았다는 평가 때문이다. 그런데 교회라는 시스템에 의해서 배제되었다는 것을 그저 기득권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잊혀졌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예수의 가르침과 거리가 있다는 말이며, 이것은 곧 기독교에서 말하는 진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해석을 하고 살펴보는 것도 조심스러워야 하는데 저자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만의 이야기로 풀어 나간다. 타 종교의 경전을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 나간다는 점에서는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는 곧 더 많은 연구와 공부가 필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책 어디에도 그러한 고민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고, 끌어다 놓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예수가 인도에서 공부했고, 그가 말하는 모든 가르침이 힌두교의 가르침과 맞닿아 있다는 철지난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 또한 불편하다. 도마복음이라고 쓰지 않고 도마 복음이라고 쓴 데에서도 책의 저자가, 그리고 편집자들이 얼마나 성경에 대해서 무지한지를 단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힘들고, 불편하고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거의 1000페이지에 육박하는 책을 읽고 얻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 그저 내 팔뚝만 굵어졌다는 것은 무척이나 서글픈 일이다. 

  왜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나왔는지 잘 가르쳐 주는 책이다. 도올의 도마복음 강의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도올의 도마복음 강의로 넘어가보려고 하는데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누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철대 추천하지 않을 책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별점을 두 개나 준 것은 끝까지 읽은 내 자신이 기특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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