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과 이슬람 - 그 문명의 역사와 사상
임병필 외 지음 / 모시는사람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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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왠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이기도 하지만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단어이다. 아랍이란 지역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민족을 말하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인가? 아랍에 대한 여러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쉽게 말할 수 없다. 우리에게 그만큼 낯선 문화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해서, 유럽에 대해서 말하라면 줄줄 읊을 정도가 되지만 아랍에 대해서 말하라고 한다면 아라비안 나이트, 아라비아의 로렌스 정도? 그만큼 낯선 곳이기 때문에 그 문화에 대해서 설명하는 책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일 것이다. 이 책에서 아랍은 "좁게는 아라비아 반도를, 넓게는 아라비아 반도 및 북 아프리카를 포함하는 지역"으로 그리고 언어적인 측면에서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곳"으로, 종교적인 면에서는 "이슬람교를 믿는 지역"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저자가 분명하게 말하듯이 이것은 아랍과 중동, 이슬람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랍이라는 말의 실체를 분명하게 규정하기를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아랍이라는 곳을 굳이 규정하자고 한다면 나는 아라비아 반도와 시리아, 북아프리카 일부에서 아랍어를 사용하고,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 정도로 거칠게 규정할 것이다.


  거칠지만 대략 이 정도의 개념을 가지고 아랍을 이해한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대부분의 내용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아랍에 대해 소개하면서 아랍의 다양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거의 대부분을 이슬람과 연결시켜서 설명한다. 그 만큼 아랍에 대해서 말하면서 이슬람을 빼놓을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겠지만 저자들이 이슬람이라는 측면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아랍에 대한 여러가지 내용을 읽어가면서 마음 한 켠이 불편해 지기도 한다. 글을 전개해 가면서 어느 정도는 치우치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너무 한 곳으로 치우쳐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랍과 이슬람은 평화를 사랑하는 곳이며, 현재 우리 눈에 비쳐지는 모습들은 대부분 왜곡된 것이다. 내용을 깊이 있게 전개하는데 몰두하기 보다는 이러한 측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내고, 연구를 하면서 이슬람 쪽에서 후원을 받지 않았나 생각을 해봤다. 


  이러한 생각을 아랍에 대해서 공부한 사람에게 물어 보니 이 쪽 방면에서 우호적인 사람들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불편함을 느끼던 것이 내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해봤다. 


  잠시 곁길로 갔지만 이 책은 입문서 정도의 역할은 한다. 다만 딱 거기까지다. 과거에 세계사 교과서를 읽으면서 느꼈던 수박 겉핥기의 느낌을 다시 받는다면 정확한 표현일까? 아랍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혹은 알고 싶기 전에 몸풀기 한다는 생각으로 가볍에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나도 도서관에 있기에 읽었지 내 돈을 주고 샀다면 무척 아깝다는 생각을 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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