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이야기 3 - 동서융합의 세계제국을 향한 웅비 그리스인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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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없다. 아무리 대단한 것을 이룬 사람이라고 해도 반드시 종말은 찾아온다. 죽음은 모든 것들을 삼키는 가장 강력한 존재이다. 그런데 이러한 죽음마저도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 있으니 후계자를 세워 그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다.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복왕으로 칭송받는 알렉산드로스!


  물론 악렉산드로스보다 더 대단한 정복자들이 있다. 칭기스칸이 정복한 영토는 알렉산드로스가 정복한 곳보다 더 넓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드로스를 가장 위대한 정복자로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그가 서양 문화의 태동지인 그리스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마케도니아를 그리스라고 보는 것도 우습지만 여튼 그가 속한 곳이 서양인 것은 분명하니 그가 서양 학자들에 의해서 위대한 정복자라고 인정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위대한 정복자로 인정을 받는 것은 그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그 일을 이루었고,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갑작스럽게 퇴장했기 때문이 아닐까? 즉 후계자를 남기지 못하고 혼자서 대단한 일을 이루고 퇴장했으니 더 위대해 보이는 일종의 착시 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착시 효과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의 업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가 죽은 후에 그의 나라는 언제 그랬던 적이 있었냐는 듯이 갈갈이 쪼개지고 갈라져서 쇠퇴하다가 로마에 의해서 멸망을 맞게 된다. 그의 삶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그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위대한 사람이다, 동서양의 문명을 융화시키려던 선각자였다 말을 한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를 그렇게 대단한 업적을 이룬 선각자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가 한 일이 대단하기를 하지만 그는 마지막 방점을 제대로 찍지 못한 안타까운 사람으로 말하고 싶다. 마지막 방점이 무엇인가? 후계자 선정이다. 그가 아무리 대단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이루어갈 후계자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생각은 역사상 해프닝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가 아직 죽음을 생각하지 못하는 젊은이였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는 변명은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계자를 세우지 못한 것으로 인하여 그의 생각과 야망이 사라져 버렸음은 부인할 수 없다.


  3권을 읽으면서 알렉산드로스에 대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자 문득 그가 생각났다. 제 2인자를 세우지 않았던 아버지와 딸 말이다. 자신의 권력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후계자를 세우지 않고 견제하다가 결국은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았던가? 물론 이러한 그들의 대처가 우리에게는 다행이지만 말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것도,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도, 하다 못해 작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도 가장 중요한 것은 후계자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다. 아무리 대단한 일을 이룬 창업자들이라도 후계자 문제로 인하여 가지 것들을 잃어버리지 않았는가? 멀리 중국에는 유표와 원소가 있었고, 가까이 한국에는 정주영이 있지 않은가? 그 대단하던 현대가 후계자 문제로 소위 말하는 왕자의 난을 겪고 그렇게 쇠퇴하여 아직도 뻘짓을 하고 있지 않은가?


  진보정치 20년을 말한다. 나라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는 진보 진영에서 20년을 집권해야 한다고 말한다. 보수 진영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을 이야기하면서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과거에 주장했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뭐하나? 후계자 하나 제대로 못세워서 자유한국당은 황교안이 1위로 당대표가 되지 않았던가? 입당한지 4달도 안되어서 당대표가 되는 우스운 정당이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진보 진영도 마찬가지다. 지금 진보 진영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사람들은 반사 이익을 얻는 것이지 준비를 시키고, 혹은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은 아니다. 


  최고의 전략은 후계자를 세우는 것일텐데 북한만도 못한 현실을 보면서 씁쓸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최소한 김정은은 김정일의 노선을 제대로 파악하고 수정할 것과 계승할 것을 분명히하면서 트럼프와 밀당을 하고 있는데 그들을 깔보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글로벌 호구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시오노 나나미 여사가 마지막 책을 알렉산드로스로 했다는 것이다. 그는 누군가를 후계자로 세웠다는 판단 때문일까, 아니면 로마인 이야기와 같이 황제라는 걸출한 인물을 선망하는 일본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여튼 시오노 나나미 여사가 그동안 수고가 많았음은 우리가 인정하고 감사해야할 것이다.


  *알렉산드로수 사후의 이야기가 너무 간략하다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역사적인 사건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지점들이 있다. 읽은지 오래 되어서 분명하게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혹은 웃으면서, 혹은 과거에 읽었던 책과 비교하면서 읽었던 부분이 있었음은 분명하다. "알렉산드로스 제국의 눈물"이라는 책과 비교해서 읽으면 더 자세하게 이 시대를 알 수 있을 것이다.(http://blog.aladin.co.kr/759552125/8233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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