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뒷조사 - 한국교회에 던져진 엄중한 질문에 요한복음이 답하다 복음서 뒷조사
김민석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8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요한복음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사실 두 가지를 가르쳐 준다.


  첫번째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분명하게 증언한다.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있어서 유대인 공동체로부터 쫓겨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회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유대인 공동체에서 축출된다는 것은 이들에게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위기를 가져다 주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들이 택한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정말 견디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요한복음의 저자는 펜을 들어 그들의 선택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음을 이야기한다. 그들이 구주로 고백하는 예수 그리스도는 7개의 선언을 통하여 하나님이심을 나타내셨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가는 것이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바른 길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이러한 요한복음의 가르침을 우리는 오늘날 어덯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1세기 초대교회 성도들메게만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요한복음을 읽을 필요가 없다. 그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힘과 용기를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위로를 던져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시대이다. 내가 교회를 다닌다는 것, 내가 그리스도임을 나타낸다는 것은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고리타분하다는 것 같은 인신 공격에서부터, 교회가 썩었다는 합리적인 비판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감당하고 손해를 보아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예전에 농담처럼 그런 이야기를 했다. 성경에 말한대로 산다는 것은 망하기로 작정한 것과 같다. 맞는 말이다. 성경대로 살아가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고 세상에서 바보 취급 받기 딱 좋다. 그렇다고 명색이 그리스도인인데 약삭빠르게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맘모니즘, 종교다원주의, 유사 종교와 같은 여려가지 복잡한 가치나들이 혼재하고 이로 인하여 우리가 택한 길이 정말 옳은 길인가 고민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요한복음의 저자는 분명하게 말한다. 그 길은 잘못되지 않았다고.


  두번째는 우리가 세상에 파송받은 제자라는 것이다. 제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는 한 발은 교회에, 한 발은 세상에 딛고 살아간다. 보수적인 교회 혹은 진보적인 교회는 우리에게 양단간에 결정하라고 한다. 세상인지, 아니면 교회인지. 그런데 이러한 강요는 잘못된 것이요 부당한 것이다. 우리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세상으로 파송된다.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은 교회가 아니라 세상이다. 우리의 직장이고, 가정이고, 삶의 자리이다. 이곳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건강한 신앙인의 모습이다. 이 책에서 주인공이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교회 속에서 성경에 대해서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던지는 이들이 실상은 세상 속에서 전혀 구별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너는 더 이상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우리 교회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그 사람들이 사실은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던져 주는 묵직한 물음이다. 문득 이 책을 보면서 그리 오래되지 않은 사건이 생각났다. 강남의 모 교회에서 담임자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출교조치를 하고 교회건물 무단 점거로 고발한 사건 말이다. 왜 이리 묘한한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인지.


  세상 속에서 적절한 균형과 긴장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삶에서 그리스도의 제자임을 증거하지도 못한다. 파송받은 사람이라면 파송한 이를 위해서 온전하게 맡은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데 우리는 보낸 이가 아닌 스스로를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지막이 기승전연애라는 패턴으로 끝난 것이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요한복음에 대해서 묵직한 깨달음을 던져주는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꽤 재미 있어서 한번 잡으면 끝까지 단숨에 읽어 내릴 수 있는 가독성과 재미, 그 사이사이에 녹여 놓은 신학적인 고민과 신앙적인 물음들이 꽤나 유익했다. 다만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요한복음에 대해서 오해하는 것이다. 요한복음의 깊이는 그리고 신학적인 논란들은 한권의 책으로 끝내기에는 꽤나 방대하기 때때문입니다. 저자라든지 기록 장소라든지 여러가지 신학적인 배경에 대해서 저자가 택한 학설을 중심으로 끌어가고 있음을 알고 읽는다면 꽤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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