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내가 즐겨보는 K본부에서 하는 <셀럽병사의 비밀>에서 ADHD를 다뤘는데,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 ADHD였단다. 그가 아직 소년이었을 때 형(?)과 사촌과 함께 술래잡기를 하는데 숨는다고 숨었는데 들켜서 외나무 다리에서 자신을 잡으러 오는 형과 사촌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자그마치 9미터나 되는 다리에서 추락을 했다는 것이다. 그 사고로 다리를 다친 건 물론이고 장도 파열되었는데 천만다행으로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는 것.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행동 때문에 집안에서 거의 내놓은 자식 취급을 받기도 했단다. 사실 ADHD는 비교적 최근에 진단명이 붙여진 것으로 아마도 처칠이 살았을 때도 없던 병으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셰익스피어를 재끼고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라나 뭐라나. 

놀라운 건, 그가 1953년 <2차 세계대전>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왜 나는 그럴 몰랐지? 내가 노벨문학상에 대해선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실제로 독서로까지는 잘 이어지지는 않는데 이 책은 좀 읽고 싶긴하다. 상하권을 합쳐 1200쪽쯤 되는데 벽돌 책이고 그것도 발췌본이란다. 그렇다면 실제론 더 두껍다는 거 아닌가.한 나라의 총리라면 누려볼 수 있는 권력과 명예는 다 누린 건데 그것도 부족해 노벨문학상까지 받다니. 그런데 더 놀라운 건 그의 반응이다. 그는 왜 자신이 평화상을 받지 않고 문학상이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와, 역시 처칠은 클라쓰가 다르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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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얼마만에 다시 읽는지 모르겠다. 모르긴 해도 20년은 되지 않았을까 한다. 이번에 새로나온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으로 읽게되니 감회가 새롭다. 어여 한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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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6-05-14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글쓰기 이야기는 없고 엉뚱한 이야기가 많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ㅎㅎㅎ

stella.K 2026-05-14 16:50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저는 첨 읽었을 때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시 읽어도 재밌을지 모르겠네요. 근데 킹의 책을 읽은 건 이 책이 유일하더군요. 원작 영화는 몇편 봤는데. ㅎ 잘 지내시죠?^^

yamoo 2026-05-1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따 오랫만에 오셨네욤~~
반갑습니다!ㅎㅎ

stella.K 2026-05-14 16:52   좋아요 0 | URL
ㅎㅎ 이렇게 반겨주시다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ㅠ 잘 지내시죠?^^
 

요즘엔 영화를 예전만큼 보지 않는다. 이 영화는 내가 가입되어 있는 TV에서 볼 수 있는 영화다. 그것도 무려 무료로. 하지만 난 오랫동안 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요즘 내가 속한 온라인 독서 모임에 이달과 다음 달까지 정병준의 <김규

식과 그의 시대> 전권을 읽기로 했는데, 1권 말미에 중국의 신해혁명에 대해서 나온다.그러자 마음이 동했다. 혁명에 대한 설명 보단 1900년 초 우리가 알만한 독립운동 지사들이 중국에 망명한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그러면서 그들 대부분이 중국의 신해혁명을 가담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그런데 이 영화 안 밨으면 큰 일 날 뻔했다. 무슨 영화가 혁명을 다루었음에도 이렇게 장엄하고 우아한지! 청조 시대를 막을 내리고 새로운 총통을 세우기 위한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우리나라도 임시정부를 꾸려가며 무능했던 이씨 조선을 마감하고 대통령을 세우려는 움직임이 있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이 혁명이 성공하게 되길 바랐을 것이다. 그러면서 거기서 뭐라도 배울 요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영화는 그저 맛보기 정도일뿐이고, 보고났더니 오히려 머리속만 더 산란해졌다. 무엇보다 영화는 쑨원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초대 총통이 됐지만 그것을 과감히 거부한 것으로 나온다. 그것은 역사적으로도 맞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민주적인 방식으로 총통을 세웠다면 성공한 거 아닌가? 하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게다가 나래이션과 자막엔 쑨원의 정신을 중국 공산당이 이어 갔다나 뭐라나. 아무리 나의 나라라지만 어떻게 중국이 쑨원의 이 민주적인 정신을 이어 갔다고 할 수 있을까?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이 영화는 지난 2012년에 성룡의 100번째 영화고, 장리와 공동으로 연출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300억을 들여. 그동안 성룡은 무협 영화 전문 배우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고 출연할 생각을 했는지 그동안 영화 짬밥 그냥 먹은 게 아니구나 했다. 여기선 쑨원의 친구 황싱으로 나온다. 중국 영화는 별로 아는 게 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리나 유덕화, 주윤발 기타 등등의 배우는 정확히 중국인지, 대만인지, 홍콩인지 잘 구분이 안 간다. 그냥 뭉뚱그려 중국 배우라고 해도 되는건지도 모르겠고. 영화가 언뜻보면 영국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모르긴 해도 감독이 영국 유학파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참, 여기에 청조시대 마지막 태후와 그녀의 철부지 어린 아들이 나오는데 그가 마지막 황제 푸이임을 짐작케 한다. 그러니까 오래 전에 보았던 <마지막 황제>가 생각나는 건 덤이다.  

이 방면의 책들 몇권 소개하고 가련다.

저 두번째 펄벅 여사의 책은 어떨지 모르겠다. 무슨 어린이 책 같기도 하고. 그냥 유명해서 한 번 끼워넣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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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6-02-28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수박 겉 핥아보신 적 있나요.
우리가 중고등학교때 세계사에서 배운 신해혁명, 손문(쑨원)이 마치 그런 모습입니다.
중국 건국의 아버지, 삼민주의로 포장된 쑨원은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의 백범 김구선생
쯤으로 자애로운, 위대한 인물로 생각하기 쉬운데 한마디로 아니올씨다 입니다.

쑨원과 신해혁명이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은
뜻밖에도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투쟁 역량이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던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제 만주점령 전, 간도에 있었던 독립군의정서나 청산리전투, 봉오동전투와 같은
대규모 집단투쟁의 역량이 멸실되어
불가피하게 약산 김원봉의 의열단처럼 요인 암살 같은 투쟁으로 전환되게 됩니다.
조선, 중국 공동의 적이 된 일본군과 싸우는 것이
조선독립을 위한 해방 전쟁으로 받아 들여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신해혁명에 참여하고
나중에는 조선의용대로 대일본전투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본 쑨원과 신해혁명은 우리 독립운동가들 관련 책을 읽다가
역으로 조감된 모습입니다.
생각나는대로 몇권 추천해드리니 혹시 시간 나시거든 한번 읽어보세요.

*아이링, 칭링, 메이링-장융(까치)
*조선에서 온 붉은 승려-정찬주(김영사)
*운암 김성숙-김삼웅(도서출판 선인)
*아리랑-님 웨일즈, 김산(동녁)
*중국인이야기 전10권-김명호(한길사)

추가)
댓글로 오류라고 지적해주셔서 첨언합니다.
˝일제 만주점령 전, 간도에 있었던 독립군의정서나 청산리전투, 봉오동전투와 같은
대규모 집단투쟁의 역량이 멸실되어˝라고 적고 있습니다.
니르바나가 이야기하려고 한 것은 위에 적었듯이 추천서의 독립운동가 김성숙이나 김산이 왜 뜬금없이 남의 나라인 중국의 신해혁명에 참가했는가를 역으로 조감해서 신해혁명을 살펴본 것입니다.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26-02-27 11:53   좋아요 1 | URL
니르바나님은 분명 책을 많이 읽으셔서 눈의 노화가 일찍 온 것 같습니다. 저 소개해 주신 책 니르바나님은 다 읽으신 것 아닙니까? 이제 쉬엄쉬엄 읽으라고 신호 보내는 겁니다. 젊었을 때 많이 읽으셨니. ㅎㅎ 역시 독립은 한 나라의 일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 국제관계에 얽혀 있겠죠? 한 인물을 보는 시각도 다 다르겠죠. 우린 안중근을 영웅으로 보지만 일본은 원수처럼 보겠죠. 제가 수박을 겉핥고 있습니다. 가르침 좀 더 주십시오! 아리랑은 오래 전에 사 놨는데 내친김에 읽어봐야겠습니다. 목록 감사합니다.^^

카스피 2026-02-27 1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의 글에 약간 오류가 있으셔서 글을 올립니다.니르바나님은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투쟁 역량이 일본의 만주점령 후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던 것과 관련..만주점령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신해혁명에 참여하고 적으셨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만주 점령은 1931년부터 시작되었고 손문의 신해혁명은 1911년에 일어났으니 시간상 성립되기 어렵지요.물론 실제 신해혁명에 한국의 독립지사들이 참여한 것은 사실입니다.당시 독립운동가들은 중국의 혁명이 성공해야 조선의 독립도 가능하다는 생각(당시 청 조정은 친일적 성격이 있다고 판단함)으로 신규식 선생은 직접 한구 전투에 참여했으며 김규식 조소앙 같은 지사들도 신해혁명을 지원했습니다.그결과 신규식 선생은 손문,황홍,진기마등 중국 혁명 지도부와 의형제를 맺을 정도였고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국민당 지도부의 많은 도움을 받게 됩니다.
혹시 스텔라님이 한국인의 신해혁명과 연관된 내용을 더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와 같은 책들을 권해 드립니다.
-신규식: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춧돌
-예관 신규식 평전
--박은식 신규식:한국통사 한국의 혼
-신해혁명:흔들리는 중국
-한국 독립운동사의 재조명

stella.K 2026-02-27 19:55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영화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나라 독립지사들이 참여해서 그런지 신해혁명에 대해 알고 싶어지더라고요. 알려주신 목록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yamoo 2026-02-27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해혁명에 관한 영화라....
꼭 찾아서 보겠습니다. 리뷰를 보니 꼭 봐야할듯해요. 근대사에 관한 영화는 보는 의미가 있읍죠^^

stella.K 2026-02-27 20:06   좋아요 0 | URL
네. 영상이 좋더라고요. 야무님도 보시면 만족하실 겁니다.
근데 역사적으로 보시지 마시고 영화적으로 보셔야합니다. ㅋ
혹시 <마지막 황제> 안 보셨으면 그것도 한번 보시고요.^^
 

        


처음 이 드라마 봤을 때 안 봤으면 후회할 뻔했다고 생각했다. 프랑스 드라마 'La Mante'이 원작이라는데 여러모로 화제성이 있어 보이긴 한다. 무엇보다 변영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래 전부터 영화 감독이 tv 드라마 연출을 하는 경우가 종종있기는한데 변영주 감독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다. 게다가 고현정이 주인공 정이신 역을 맡았다. 다른 주요 배역도 그렇긴 하지만 고현정이 정이신의 23년 전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왔다갔다 한다. 뭐 AI 덕분(?)으로 23년 전 모습과 현재의 모습의 완벽하게 구사하게 가능하게 된 모양이다, 어쨌든 난 고현정이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늙은 모습을 연기해 주는 것이 좋았다. 

난 영화 <양들의 침묵>을 보지 못했지만 드라마의 흐름은 얼핏 그 영화를 연상하게 한다. 수위 조절은 어느 정도 해서 실제로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또 그런만큼 연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모처럼 몰입감이 좋아 보긴 한다. 장르는 연쇄 살인 사건 미스터리 수사물이 되시겠다. 마지막까지 누가 범인인지 또한 사건의 원인 제공자가 누군지 모르는 의외성도 나름 나쁘지 않다. 그런데 마지막회를 보자 그 좋던 느낌이 싹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고, 우리나라 드라마도 끝까지 봐야 그 진가를 알 수가 있다. 

8부작이라고 해서 여느 드라마에 비하면 너무 짧다 싶었다. 아무래도 영화 감독이 만든 작품이니까 관례를 벗어나도 괜찮지 싶었다. 그런데 웬걸, 원작은 6부작이다. 그걸 8부작으로 늘려 놓았다. 근데 마지막회를 보니 쓸데없이 늘려 놓은 거구나 싶다. 원작처럼 그냥 6부작으로 하지 싶다. 무엇보다, 모르긴 해도 원작에는 없을 것 같은 내용이 있다. 근데 그 내용이 유쾌하지 않다. 최근 몇 편의 드라마가 기독교를 조롱하고 폄하하는 내용을 해서 교회로부터 눈총을 샀던 것으로 안다.이 작품 역시 그렇다. 정말 마지막회를 보면 다된 죽에 코를 빠뜨렸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 드라마 다시 복기해 보면 단순히 기독교를 조롱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탄 숭배적이다. 게다가 이 드라마의 엔딩은 시즌 2로 돌아 올 것을 예견하게 하고 끝나는데 얼핏 보기엔 연쇄 살인마 정이신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것을 예감하지만 그녀가 마치 정의를 실현할 것처럼 한다는 것이다. 사탄이 정의를 실현할 수 있나? 성경에 보면 사탄은 속이고, 죽이고, 빼앗는 영으로 나와있다. 아무리 드라마고 모든 상상력은 가능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분별력을 호도시키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시 말하면 드라마의 수위가 여기까지 왔다. 정이신은 그저 악마에 사로잡힌 영혼일뿐이다. 

얼마 전, AI가 만든 단편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누가 만들었는지 기억조차도 나지 않지만 그 내용은 좀 황당하기 그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도깨비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마치 그 도깨비가 우리나라 일제를 청산하고 역사를 지켰던 것으로 묘사를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뭐 그만큼 우리의 것은 좋은 것이란 일종의 국뽕을 강조하려고 하는 의도로 보이는데 우리나라를 지킨 건 그런 허탄한 도깨비 신화가 아니다. 기독교다. 그런 역사 의식도 없이 재미만을 위해 단편영화를 만들겠다고? 그래놓고 K-드러마, K- 무비에 묻어 가겠다고?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현깃증이 난다. 그렇게 따지면 볼 드라마나 영화가 없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안일한 생각 가지고 보다 신선 놀음에 도끼자루 썪는 줄 모르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분별력은 가질 필요가 있고, 제작측도 좀 책임감을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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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6-02-24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거 보다 말았습니다. 좀 뭐랄까 기분이 나쁘달까..
어쨌거나 처음에는 좀 볼만했는데 회자가 지날수록 흥미도가 급격히 떨어지더라구요...
같은 시기에 넷플에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에 같은 제목으로 올라와서 헷갈렸습니다. 영화도 사마귀 재미없더라구요...ㅎㅎ

그나저나 왤케 뜸하십니까?!!

stella.K 2026-02-24 15:33   좋아요 0 | URL
ㅎㅎㅎ 역시 저를 기다려 주시는 분은 야무님 밖에 없으시군요! 흐흑~ 재미는 있는데 그 속에 숨겨있는 사상이 참 가관이더군요. 이런 걸 가려서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참 걱정입니다. 재미만 있으면됐지 뭣이 중헌디 하면 답이 없구요. 맞아요. 영화도 있더라구요. 같은 내용인지 다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별로 볼 생각이 없네요. 잘 지내시죠?^^

니르바나 2026-02-25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일에 인사드릴 때만 해도 없던 글이 갑자기 짠하고 나타났네요.
스텔라님이 드라마나 영화를 언급해주시면 급 땡기게 됩니다.
평상시 드라마를 보지 않고 사는 니르바나도 한번 찾아봐야겠구나 하구요.

영화 <양들의 침묵>은 재미있게 봤어요.
안소니 홉킨스, 조디 포스터가 연기하는 영화 좋아하거든요.
스텔라님, 이 영화 안보셨다니 한번 찾아보세요.

stella.K 2026-02-25 20:05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안소니 홉킨스를 좋아해서 한때 알려진 영화는 부지런히 본 것 같은데
이 영화만 못 봤어요. 제가 공포나 호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보려면 볼 수도 있는데. 조디 포스터도 좋아하는데. 함 보겠습니다.^^
 
결국 옳았던 그들의 황당한 주장 - 과학사를 바꾼 위대한 이단아들의 이야기
이경민 지음 / 닥터지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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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창 시절부터 과포자다. 지금도 과학 얘기만 나오면 뇌가 뻣뻣해짐을 느낀다. 언제부턴가 과학 대중서가 심심찮게 나와도 거들떠 볼 생각도 안 한다. 나 좋아하는 분야(문학)의 책만 봐도 못 다 읽을 판에 새삼 무슨 과학인가 싶은 것이다. 무슨 책을 골라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과학사에 관한 책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본 학설이 어떻게 탄생했으며, 학설로 인정받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겪었고, 누구에게 전수되어 인류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평이한 문체로 썼다. 


제목부터 확 끌린다. 뭔가 모순어법이다. 지금은 당연하다 못해 진리처럼 받아들여진 학설들이 처음 나왔을 때는 하나같이 황당하다며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을 흥미롭게 펼쳐간다. 가장 흥미롭고도 마음이 찡했던 건, 지금은 의사들 누구나 수술 전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은 습관처럼 굳어진 거지만 19세기만 하더라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의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애썼던 사람은 헝가리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라는 사람이었다. 당시 산모들이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해도 며칠 내로 산욕열로 죽는 사례가 빈번했다. 그런데 어느 산과 병동은 그 비율이 낮았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뭘까를 추적하다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고 수술을 하고 있었고 거기서 발생하는 균들이 산모들에게 전염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원인을 알았으니 손을 씻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아닌가? 하지만 의외로 의사들은 제멜바이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당하게도 말이다. 하지만 당시엔 제멜바이스가 황당한 주장을 한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그렇다면 그렇게 싸우는 사이 산모들은 계속 죽어 나갔다는 말 아닌가? 더 놀라운 건 이 간단한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제멜바이스는 점점 고립되어 갔고 급기야 가족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까지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건, 그곳 병원 직원들과 제압 당하는 과정에서 손과 팔 등에 상처를 입고 그로부터 2주 후 상처가 감염되어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뭔가 상징적이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당시의 의사들이 제멜바이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태만으로 일관했던 건 그 상대가 산모 즉 여자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만약 남자가 그렇게 죽어 나갔다고 생각해 보라. 당장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분명 남자들도 의사의 불결한 손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었을 텐데 어쨌든 사람의 인식 하나를 변화시키는데 이런 희생을 치러야 하다니 황당하긴 하다. 그런데 오늘날도 손을 안 씻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걸 상기하여 볼 때 제멜바이스의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본다. 손 씻기를 생활화합시다!      


그런데 이 책의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인상적이다 못해 기괴해 보이기까지 한다. 원숭이 몸에 다윈의 얼굴을 합성시키다니. 하지만 또 자세히 보면 원숭이도 아닌다. 사람의 몸을 원숭이화한 것이고 오직 긴 꼬리만 원숭이 것임을 볼 수가 있다. 결코 웃자고 그려진 그린 그림 같지가 않다. 다윈 하면 진화론 아닌가? 이 그림은 당시 다윈의 주장이 하도 황당하여 그렇다면 인간이 원숭이 후손이냐며 언론이 풍자만화로 조롱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즉 인간이 원숭이의 후손이란 건 애초에 다윈이 주장한 것이 아니라 그의 주장을 깎아내리기 위해 반문했던 것이 와전되어 인간의 조상은 원숭이라 카더라로 변질 굳어진 모양새. 하지만 다윈은 결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그리고 다윈의 진화론을 황당한 주장으로 몰아갔던 건 기독교의 창조론이었다. 창조론과 진화론이 얼마나 첨예하게 대립했는지 재미있는 건, 1860년 생물학자 토머스 헉슬리와 옥스퍼드의 주교 새뮤얼 윌버포스가 이 문제를 가지고 치열하게 싸웠다. 이를테면, 윌버포스가 "당신의 조상이 원숭이라면 할아버지 쪽이 원숭이인가, 아니면 할머니 쪽인가?" 그러자 토머스 헉슬리는 이렇게 맞받아친다. "나는 진리를 왜곡하는 재능 있는 사람의 후손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원숭이의 후손이 되겠다." 오늘날엔 웃지고 하는 소리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당시 얼마나 치열했을지 짐작이 간다. 윌버포스 그 고귀하고 지엄한 어른께서 친히 그런 수고를...?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80년대까지만 해도 교회에서 진화론을 강하게 비판하거나 조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인간이 원숭이를 조상으로 여길 만큼 형이하학적인 하찮은 존재인 줄 아냐며. 하나님은 인간을 고귀하게 창조하셨다며. 요즘엔 그렇게까지 대립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과학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물론 기독교를 비판하는 무신론 과학자도 있지만 신을 믿는 과학자들도 있다. 그들은 과학을 통해 신의 창조섭리를 본다고 한다. 그러니까 너무 치우친 생각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오늘날엔 아무 문젯거리도 되지 않는 것들이 당시에는 받아들여지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이 정도라면 과학사를 통틀어 이런 예는 굉장히 많을 것 같다. 그러니 과학이 걸어온 길 역시 순탄 치마는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요즘도 심심찮게 보지만 예전에 옳았던 것이 지금은 그릇된 것으로 또 그 반대로 예전에 잘못된 것들이 옳은 것으로 뒤집히는 경우를 본다. 그러니까 영원히 옳거나 그른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걸 볼 때 과학도 가치중립적인 것 아닌가? 어떤 분야든 논쟁이 그 분야를 발전시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거기에 더 해 좀 더 열린 마음과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럴 때 통합적 사고가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건, 단순히 과학 이론의 역사만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그 이론이 훗날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발전하고 인류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까지도 소개했다는 것이다. 그건 이 짧은 지면에 일일이 다 밝힐 순 없고 일독을 권한다. 무엇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차오르면서 뭔가 명료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과포자라고 하여 미리부터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가능케 해 준 저자와 출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출판사로부터 증정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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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5-12-29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야기도 나오나요? 종교 재판이 끝난 후에 그가 말했다던,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실제로 한 말이 아니거든요. 과학사가 드라마틱하게 되어 있다 보니, 약간 과장되거나 거짓이 섞인 내용이 더러 있어요. ^^

stella.K 2025-12-29 16:4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그런 일이 종종있겠구나 싶더군. 이번에 새로 알게되서 다행이다 싶더군. ^^

니르바나 2025-12-29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포자, 스텔라님께 이런 책 리뷰를 가능케 해 준 저자와 출판사에게 니르바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stella.K 2025-12-29 16:49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이렇게 저를 또 응원해 주시는군요.^^

페크pek0501 2026-01-01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생각보단 얇네요.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담겼을 것 같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본 건데 아리스토텔레스도 여성을 남성에 비해 어떤 점에서 뒤떨어진다고 주장했는데 그것이 2500년간 굳어졌다고 해서 놀랐어요.(기원전에 일어난 일이라서...)
어처구니없어요.^^

stella.K 2026-01-03 21:03   좋아요 1 | URL
와, 2500년이요? 대단하네요. 어떤 건 순식간에 바뀌기도하는데 어떤 건 참 안 바뀌는 게 있어요. 이책 내가 과학자에 관한 책도 읽는단 말야? 하며 읽었던 책이에요. 혹시 언니도 과포자시라면 추천합니다. ㅋㅋ

서곡 2026-01-02 1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요~~

stella.K 2026-01-03 21:03   좋아요 1 | URL
오, 감사합니다. 서곡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