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마릴린 먼로

사랑받는 싶었던 여자. 마릴린 먼로  2004/11/13 00:33

세기의 연인 마릴린 먼로의 사진전이

12일부터 뉴욕 브룩클린 미술관에서 열린다고 외신이 전합니다.

마릴린 먼로를 찍었던 사진가 39명의 작품 200여점이 전시된다고 하는데

고든 파크, 리쳐드 아베돈, 앤디 워홀, 로버트 프랭크 등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유명 사진가들의 작품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전시회는

 "I Want to Be Loved by You: Photographs of Marilyn Monroe." 라고

이름붙여졌습니다.

전시회의 몇 작품을 소개합니다.

 

"Marilyn on the Beach, 1949,", unknown

 

 

 "Norma Jeane",  by Laszlo Willinger

 

 

 "Marilyn Monroe, 1953"  by Gene Kornman 

 

 

  "Marilyn Monroe: Pulling Beads,"  by Bert Stern, 1962 

 

 

아래의 사진들은 마릴린 먼로가 무명이었을 때부터 1962년 8월

죽을 때까지 마릴린의 사진을 찍었던 사진작가

앙드레 드 디앵의 개인앨범 속에 들어있는 사진들 가운데

몇장입니다.

 

 

 

 

 

 

 

 

 

 

 

 

 

 

 

 

 

 

1948년 영화 《Scudda-Hoo! Scudda-Hay!》에 첫 출연하기 전까지

그녀는 누드 모델이었으나 《아스팔트 정글 The Asphalt Jungle》(1950)에서 인정을 받았고,

《나이아가라 Niagara》(1953)에서 주연을 맡아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됩니다.

 

그녀는 무명이던 시절에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누드 사진을 촬영하게 됩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여배우의 스캔들은 치명적이었습니다.  자신이 유명해진 뒤

누드 사진으로 그녀를 협박하자, 먼로는 오히려 자신이 직접 누드 사진들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누드를 이용했습니다.

"전당포에 맡긴 차를 되찾기 위해 50달러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화려했던 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탄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불행과 비극으로 점철되었던 그녀의 운명이었지만

그녀만큼 오래도록 불멸의 연인으로 남는 이도 드물듯 합니다.

 사후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뉴욕의 한 복판에서 사진을 통해 부활하고 있는 그녀.

자신이 이토록 오랫동안 만인의 사랑받게 될 줄은 몰랐겠지요.

 

<출처 : 조선일보 블로그 카메라와 길을 가다 - 바람처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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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후사 2004-11-14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어제 반가웠어요. 대화는 별로 나누지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요... ^^

stella.K 2004-11-14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에피님. 제가 에피님한테 주눅 들었다는 거 아닙니까? 얼굴이 동안이고 저리 풋풋한데 이벤트 때 범상치 않은 책들을 추천해 주셔서 '요즘 젊은이 같지가 않군.' 해서 흐뭇했답니다. 의젓함이 저 20대 초반을 보는 것 같았답니다. 흐흐.
 

중세와 현대를 오가며 지적 유희를 즐긴다

임호경옮김/ 열린책들/328쪽
박해현기자 hhpark@chosun.com
 

움베르토 에코는 그의 이름 그대로 다양한 반향(反響)을 불러일으킨다. 기호학자, 중세사학자, 미학자, 대중문화 비평가 등등으로 활동해 온 에코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부 이상 팔린 소설 ‘장미의 이름’의 작가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학자 자크 르 고프는 “에코의 천재성은 중세와 오늘날 사이, 그리고 오늘날과 중세 사이를 끊임없이 (명시적으로 혹은 가면을 쓰고) 오가면서, 그러면서도 각 시대 고유의 특질을 왜곡함이 없이 진정성과 진실의 분위기 속에서, 작은 공들을 던지고 받으며 뒤섞기를 계속하듯 절묘한 시간의 곡예를 해나가는 데 있다”고 일찍이 설파한 적이 있다.

이처럼 백과사전적 지식인의 전형을 과시하는 에코의 정신 세계를 조명하는 작업이야말로, 인류의 지적 유산을 소장 중인 거대한 도서관(보르헤스가 말한 ‘바벨의 도서관’)에서 미로를 헤매는 것과 같다. 이탈리아의 젊은 철학자가 에코의 세계를 미학·기호학·문학으로 3등분해서 쓴 평전인 이 책은 에코라는 거대한 도서관을 공략하겠다고 나선 지적 모험의 기록이다.

에코가 ‘토마스 아퀴나스의 미학적 문제’라는 철학 박사 학위 논문을 발표했을 때부터 중세는 에코에게 지적 생산의 요람이었다. “중세란, 과거에 숨어있는 병의 원인을 알기 위한 병력 구술(病歷 口述)을 위해서는 항상 되돌아와야 할 우리의 어린 시절”이라고 에코는 밝힌 적이 있다. 그는 중세 미학이 제임스 조이스라는 20세기의 작가를 통해 재현되는 과정을 규명하면서 중세를 재평가하고, 현대의 신화를 파괴하는 인식의 지평을 열어놓았다.

이 책에서 에코의 취향은 ‘유쾌한 지식’ ‘기호의 노래’ ‘언어의 승리’라는 소제목에서 잘 요약된다. 심오한 형이상학을 경쾌한 언어로 풀어내면서 수많은 책과 기호들을 통해 드러나는 우주적 본질의 세계를 향한 인간 이성의 열망이야말로 에코가 그토록 찬미하면서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코가 ‘장미의 이름’을 통해 추리 소설이야말로 형이상학이라는 신념을 실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평전에서 딱딱한 미학과 기호학 강의가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에코의 소설들에 대한 일화를 곁들인 평론만 읽어도 충분히 지적 포만감을 누릴 수 있다. 에코 애독자들에게는 마치 에코가 꿈꾸는 상상의 도서관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미로를 즐겁게 헤맬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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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1-14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작 사지는 못하고, 새벽별님 같으신 분 꼬드기는 양아치죠 뭐. 흐흐.
 

'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저자 신동원

역사비평사/ 376쪽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호열자(虎列刺). ‘호랑이가 살점을 찢는 듯한 고통을 준다’는 이 병은 바로 콜레라다. 지금이야 거의 잊혀진 병이지만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에게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의 병이었다. 의원도 약도 다 소용이 없어 대문에 고양이 그림을 붙이거나 부적을 태워 먹기도 했다. 그러다 검역과 소독, 예방접종이 등장했다. ‘근대’의 이름으로 다가온 방역대책이었지만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책의 주제는 ‘고통’입니다. 시체와 약병과 장애의 고통스러움을 기억해 내는 작업이죠. ‘고통받는 몸의 역사’는 우리 삶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기존 역사학계에선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신동원 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과학부 연구교수가 쓴 이 책에서 역사는 더 이상 암기의 대상이 아니라 당대의 일상을 복원하는 ‘느낌과 공감’의 매개체다.

한의학과 서양의학·보건학은 물론 문학·어학·민속학과 불교 회화, 판소리 등의 폭넓은 분야가 등장하고 많은 사진 자료들이 새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장기지속적인 사회사와 생활사의 여러 모습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학부에서 자연과학을, 석사과정에서 보건학을, 박사과정에서 과학사·과학철학을 전공한 저자가 아니라면 나오기 어려운 책이다.

전통과 문명의 한판 승부가 펼쳐졌던 1895년의 단발령은 ‘위생’의 이름으로 행해진 것이었다. 이 사건은 수천년 동안의 관습을 일거에 쓸어버릴 수 있는 위생 담론의 지위가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뱃속의 딸을 아들로 바꾸는 전녀위남법(轉女爲男法)은 무려 2000년의 역사를 지녔으며 ‘동의보감’에서조차 그 비법을 소개했다. 남아를 선호하는 사회의 지배이데올로기를 의학적으로 정당화하는 이 방법은 지금도 모습을 바꾼 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책은 또 ‘변강쇠가’를 통해 성(性)과 병과 주검의 문화가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내는가 하면, ‘심청전’을 통해 전근대사회 장애인의 삶을 분석한다.


▲ 신동원 교수는 "고통스러운 몸과 그것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담긴 '일상의 역사'를 짚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대전=전재홍기자
신 교수는 ‘근대성’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일제는 ‘세균’을 눈으로 보여줌으로써 ‘위생’의 이름으로 식민지 조선을 통제했습니다. 생활양식이 변모했고 사망률이 감소했지만 과연 그 양(量)의 변동 자체에 큰 가치를 부여해야 할까요?” 물리력을 통해 이뤄진 이 ‘근대화’는 거대 식민권력의 억압적인 통제를 의미하고, 과학을 내세운 권력의 감시를 참아내는 것이 바로 ‘근대’인 것처럼 우리에게 각인됐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의학사적 측면에서의 비판이기도 하다.

‘근대성’에 대한 의학적인 도전은 이미 1930년대에 나타났다. 1934년 조선일보는 무려 9개월 동안이나 한의학과 서양의학 사이의 논쟁을 지상에 연재한다. “일제가 내걸었던 서양의학을 통한 건강개선이나 선진적 의료혜택이 실현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 논쟁을 통해 한의학과 전통의 가치가 새롭게 사회적 관심을 끌게 됐던 것이죠.” 신문 편집자가 이 논쟁을 중시했던 것은 당시 조선을 관통했던 과학과 근대성에 대한 반성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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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11-1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을 것 같아요.^^
 
탐서주의자의 책 - 책을 탐하는 한 교양인의 문.사.철 기록
표정훈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표정훈. 작년만해도 나는 그를 일주일에 한번씩 볼 수 있었다. 모 지상파 방송 독서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러로 나와 그 시간에 다룰 책에 대해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참 인물이다 싶었다. 말만 잘하는 게 아니라 날카로움 또한 가지고 있어 젊은 패기가 느껴진다.  그의 직업이 하도 다양해 뭐라고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그 많은 직업을 통폐합해 '매문가(賣文家)라고 규정한다고 한다. 매문가라. 나는 그를 출판칼럼니스트로 알고 있었는데...하지만 그는 기획도 잘한다. 매문가답게  이 한권의 책을 어떻게 하면 독자로 하여금 읽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그나름의 실력을 한껏 발휘했다.

책에 대해 또 그 책의 저자에 대해 독자가 흥미롭게 느낄만한 부분들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매끈하게 뽑아냈다. 역시 그답다란 생각을 했다. 내가 흥미를 느낄만 첫부분은, 일본의 작가 가네하라 히토미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일본의 주요 문학상을 거머쥔 작가인데,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학교 등교 거부를 했다고 한다. 문제아는 문제아였나 보다.

내가 그녀를 흥미롭게 느꼈던 건, 나 역시 학교를 지독히도 싫어했었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인생의 허무를 깨닫고 툭하면 학교를 빼먹어었더랬다. 그런데 우리 엄마 그것에 대해 별로 나무라는 기색이 없었고, 선생님 조차도 왜 학교에 오지 않았냐고 지적하신 적이 없었다. 여느 엄마나 선생님 같았으면 몽둥이 들고 야단을 치고, 선생님은 왜 안 나오는지 면담을 하자고 했을텐데, 나는 왜 그 시절 엄마와 선생님이 그걸 묵인해 왔는지 가끔 궁금하기도 하다.

내가 독서를 본격적으로 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였는데,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내가 책 읽는 걸 싫어하는 것 같다고 생활통지표에 그렇게 적었으셨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가 4학년 때부터 책에 빠져있었다는 걸 알면 도대체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무슨 근거로 그렇게 적으셨는지 궁금하기 짝이없다.

4학년 때부터 책을 읽었고, 6학년 때 상습적으로 결석을 했으니, 그 많은 남아 돌아가는 시간을 무엇으로 매꿨겠는가? 바로 독서만이 나의 힘이었던 것이다. 테오도르 몸젠은 독서삼매경에 빠져 자기 머리가 불에 타들어 가도 몰랐다고(266p)하는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어도 틈만나면 학교에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 때 책을 읽었다. 그때는 내가 생각해도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많이 읽었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워낙에 느리게 읽는데다가 정독을 해야했기 때문에 나는 그 쉬는 시간까지도 책을 읽지 않으면 진도가 안 나갔던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지금도 난 통독은 몰라도 속독법을 그다지 선호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다. 그렇게 속독을 해서 머리에 남아있을까 해서 말이다. 모름지기 독서의 능력은 사유와 함께 깊어지나니!

중학교 시절 <만딩고>란 영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그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는 모르겠는데, 책으로나와 한창 선전을 하고 있었는데, 꽤 괜찮을 것 같아 아버지께 그 책을 사겠으니 돈을 달라고 했다. 그때만해도 나는 일일이 아버지께 용돈을 타 써야 했기 때문에 아버지는 딸이 뭘 사는데 얼마를 쓰겠으며 하물며 책을 사는 것조차 아버지께 말씀을 드려야 했다. 근데 왜 하필 그때 아버지는 책 제목을 물으셨던 걸까? 그런 적이 거의 없으셨는데. 그리고 나는 순진하게도 곧이곳대로 말씀을 드려서 결국 그 책을 사 보지 못하고 말았다. 그 책은 소위 말하는 검열 대상의 성인 소설이었던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검열대상의 책일지 모르나, 나는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에 버금가는 책일거라고 짐작하고 있었는데 그 책은 아마도 지금 살 수 없으니 확인이 불가능해졌으리라. 그 검열 대상의 책이 나와서 말인데, 그 시절 하이틴 로맨스가 붐을 이루어었다.

중학교 2학년 땐 선생님은 어느 날 갑자기 소지품을 다 책상위에 올려 놓으라고 하시더니 그 검열 대상의 책들을 다 압수해 가셨다. 그때 나도 한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 거기엔 야한 장면은 하나도 안 나온다. 그것을 반장 아이를 시켜서 거둬가버리니 나는 "야, 그 책 왜 가져가?"하다 선생님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런데 그 시절 동시에 T. H 로렌스의 책이 나왔다. 그의 책이 어떤 책인지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리라. 명작이다. 근데 국어 선생님은 그 책을 읽는 나를 범상치 않은 눈으로 바라보셨다. 독서 수준이 높다는 거다. 야하기로 치자면 그게 더 야했는데 나는 그 책을 압수 한번 안 당하고 버젓이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읽었던 것이다. 읽고난 느낌은 아름답다란 인상 밖에는. 아마도 성애에 대해 로렌스만큼 아름답게 쓰는 사람은 없지 않나 싶다.

검열 대상의 책은 도색 잡지 밖엔 없다고 생각하는 게 나의 지론이다. 어느 날 막 사춘기에 접어든 오빠가 도색잡지를 방안에 숨겨둔 걸 엄마한테 발각되었다. 그것도 오빠가 없을 때, 사실 사춘기 때 도색잡지 한 번 안 보고 자란 남자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이건 정말 검열 대상이다. 근데 그런 지고지순한 사랑을 얘기한 하이틴 로맨스가 검열 대상의 책이라니. 그 기준이 너무 애매모호하지 않나?

이 검열 대상의 책이 국가의 감시체계하에  놓였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80년 대 민주화 때 공산주의를 표방한 책들은 모두 '불온한' 책으로 분류됐으니 책의 수난 시절이지 않은가? 지금은 그런 책들은 서점 한귀퉁이에 놓여 주인을 찾아가길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국가는 일개의 소녀가 하이틴 로맨스를 읽건 말건 관심도 없는데, 이 불온 서적이 영원히 사라지느냐 마느냐가 더 중대사안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책은 죽지 않았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책의 종말을 예견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

언젠가 아주 오래전에 무슨 SF 영화를 본적이 있었는데, 내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은 장면은 주인공이 서기 몇 천년 인지도 모를 미래에 왔다. 시대는 정말 유토피아 그 자체였는데 한가지 의문은 책이 없고 도서관이 없는 것이다. 그것을 찾아 헤메고 헤메다 지나가는 청춘 남녀 한쌍에게 왜 여기엔 책이 없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그 둘은 갸웃거리며 그걸 찾는다면 박물관을 가 보라고 하는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주인공은 박물관을 갔다. 정말 들은대로 거기엔 책이 있었다. 근데 그 책을 집어든 순간 그 책은 바싹마른 나뭇보다 못하게 건드리는 순간 가루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시대는 더 이상 책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주인공은 그 시대를 한탄하며 울분에 못이여 그 책들을 박살을 내고만다. 공중엔 가루가 된 책들이 흙먼지처럼  뿌옇다. 나는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 세상에 정말 그런 시대가 오면 어떻게될까?

내가 20대 초반만 하더라도 책장에 책이 쌓여가는 것이 너무 좋아 책권수를 세었더랬다. 20대 후반으로 접어 들면서 400권 넘어가는 것을 세고 더 이상 세지 않았다. 그중 이사를 앞두고 오래된 책들은 버릴려고 했는데 교회 친구가 버리지 말라고 해서 약 150권 정도를 덜어주고 그러고도 지금까지도 나는 정확히 몇권의 책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 박스에 넣어둔 책들 상태가 어떤지 알 수다 없다. 그렇다고 내가 그 책들을 다 읽었느냐면 반도 채 읽었을까 말까다.

그렇다고 이 책에 나오는 누구처럼 한 개인이 5만권 넘게 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집 한채에 해당하리만치 귀한 희귀본만을 밝히는 그런 사람도 못된다. 그래. 난 역시 책이 좋아 책을 사서 모은다. 엄마는 그 책 좀 갖다 버리라고 성화시다. 난 도무지 그런 엄마를 이해할 수다 없다.

내가 앞으로 몇년을 더 살 수 있으며 몇권까지 책을 사 모을 수 있을까? 이젠 책을 사 모르는 것도 부담이 된다. 압사당할까 봐 겁이난다. 그래도 책을 사 모으는 건 중단하지 못할 것 같다. 이만하면 나도 탐서주의자가 될 수 있으려나?

오늘도 나는 신문에 난 책기사들 알라딘의 서재 주인장들 중 잘쓴 리뷰들을 부지런히 긁어 모은다. 막상 사서 읽지도 못하면서 책을 사 모르는 것만큼 그 책을 읽고 소화하는 처리속도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큰 일이다. 이 책을 읽노라면 모으는 것이 남는 것인지 읽는 것이 남는 것인지 헷갈린다. 그래도 후자쪽이 아닐까?

* 이 책은 수니나라님이 이벤트 때 선물하신 책이다. 다시한번 수니나라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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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4-11-12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잘쓴 에세이 한편 같네요. 추천 한방 남기고 갑니다.

설박사 2004-11-12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기로 오래간만의 리뷰인데... 잘 읽었습니다.

탐서주의자... 한문만 나오면 저는 왠지..ㅋㅋㅋ

stella.K 2004-11-12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감사해요.^^

설박사님/이 책 정말 괜찮아요. 님도 꼭 읽어보세요.^^

히나 2005-03-18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을까 말까 고민하던 책인데..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왔던 사람이군요 몰랐어요 스텔라님 글 읽으니까 더 고민되네요..

stella.K 2005-03-1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담없이 한번쯤 읽어볼만해요.^^
 
 전출처 : Hanna > 전공악기별 성격. ^^

 

  가을이 성큼 다가와 이제는 가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새삼스러워 지려고 한다. 음악 하는 곳에 가보면 각 전공 악기별로 다양한 성격이 나타나게 되는데, 흔히들 말하는 그 성격에 대해서.. 아니, 성격이라기보다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이것은, 물론 다소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으나 음악하는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거의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고, 그저.. 흘려 들은 이야기이니 주변에 음악하는 사람을 오해하지 말도록.. ^^ 각별히 주의를..

 

  우선// 피아노 전공은.. 대체로 혼자하는 연습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며 다른 누구와 함께 하고 안 하고에 그다지 신경을 안쓰는 나홀로 파라고 할수 있다. 대체로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경우가 많으나 알고보면 왕 수다인 사람도 많이있음을 발견했다. ^^ 피아노 전공한 사람들은 역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것에 익숙치 않으며 사람이 여럿 모여있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친구도, 친한 친구 1~2명 정도. 조용~히 돌아다닌다. 그러나 절대적인 연습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자기 관리가 확실하며 수업시간에 절대 지각이란 없고, 모범적인 수업태도를 보이는 .. 성실파가 많다. (그런데.. 난 왜 이러지..ㅡㅡ; 으음..)

 

  현악의 경우, 높은 소리를 내는 악기 일수록 예민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 일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손가락 위치 조금, 활의 각도, 그런 약간의 차이 때문에 '음정' 자체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다반사인 현악기의 경우, 그런 연습을 계속하다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도 예민하고 신경질적으로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바이올린의 경우 개성이 매우 독특하며 자신의 색깔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절대 바꾸지 않는다. 특히 사소한 것에 '법칙(?)'을 정해 놓는다. 가령, '음.. 그래, 분홍색 치마엔 반드시 보라 구두야.' 라던가..' 도너츠를 먹은 후에는 반드시 OO아이스크림을 먹어줘야해.' ' 이 상황에선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정말 엄한 짓이야.' 등등 별것도 아닌 것에서 행복을 찾는다거나 별것도 아닌 것에 심한 히스테리반응을 보이는 ..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음.. 여자인 경우..  귀엽다. ^^

 

  첼로의 경우, 뭐랄까 말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까다롭기로 말하자면 바이올린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 냉소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악기 자체가 비싼데다가 그 무거운 것을 들고 다니자면 힘도 많이 들 듯. 그래서 그런지 바이올린 보다는 무던한 성격을 지니는 듯도 하지만.. 내가 보기엔.. 피아노만큼 무덤덤한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다들 예민해 보였다. ㅡㅡ;

 

  관악은 털털한 아저씨와도 같다. ^^ 그들은 늘 즐겁고 늘 크게 웃어댄다. 언제나 시원시원하고, 밥을 먹어도 많이, 술을 마셔도 많이.. ^^; 수업을 제끼기 시작하면.. 곧 휴학으로 이어지곤 하는.. 막가파의 성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성격이 좋은가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자신이 한 번 아니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아닌.. 그런 고집스러운 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면은 모든 음악하는 사람들에겐 조금씩 있는 것이지만..) 암튼..내가 보기에 그들은 잘 놀고. 잘 먹고. 잘 웃는다. ^^


  성악의 경우 파트에 따라 많은 차이를 지닌다. 성악하는 친구의 말을 빌면, 소프라노 공부는 3년, 바리톤 공부는 5년, 알토 공부는 7년, 테너 공부는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소프라노의 경우 그 높은 음역에 걸맞게 쉽게 흥분하고 또 쉽게 가라앉는 냄비형이 많음을 확인한 바 있다. 한 번 화가 났다 하면 일단 그들의 화를 가라앉히기란 쉽지 않다. 안 걸리기만을 바랄 뿐.. ^^; 쉽게 화는 내는 만큼 뒤끝이 없는 것은 좋은 점 인것 같은데.. 암튼 소프라노들은 열정적이다.

알토나 메조는.. 주위에 많이 없는데.. 잘 모르겠다. 잘 사는 것 같다. ^^;

 

  바리톤과 테너를 비교하자면. 바리톤이 순정파라면 테너는 바람둥이에 많이 비교하곤 한다. 대체로 바리톤은 굵은 목소리를 내기위해 긴 목을 지니고 있으며 테너는 상대적으로 목이 짧다. 바리톤은 한 여자만을 평생 잊지 못하고 사랑한다면, 테너는 일단. 여자를 좋아한다. ^^;  아니, 좋아한다기 보다는 여자들에게 어떻게 말을 건내야 할지 알고, 어떻게 대해줘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같다. 그러니 당연히 주위에는 여자들이 많을 수 밖에 ..

 

  바리톤보다는 테너 공부가 어렵다고들 하기 때문에.. 그 이유인즉,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쉽게 말해서 남자는 워낙에 낮은 소리를 내기 쉽게 되어 있는데, 테너는 반대로 높은 소리를 공부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테너의 경우 정말 오랜 시간 음악에만 전념하여 몰두하여 자신의 소리를 듣고 만들어 가기 때문에 외곬수적인 면이 많이 있다. 흔히 정말로 '음악밖에 모르는' 경우.

 

  성악 파트의 경우, 오페라라는 장르 덕분에 피아노 보다는 단합이 잘 되는지 모르지만, 자신들 각자의 소리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짙어서 결국은 혼자 남는 경우가 많은데, 관현악의 경우, 오케스트라 연주 준비를 위한 여러번의 연습과, 여기저기 오부리를 다니면서 알게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가장 단합도 잘 되고, 발도 넓고, 시끌시끌한.. 모습을 자주 볼수 있다. 역시..피아노는.. 없는 듯 다닌다.


  작곡에는 내가 보기에.. 괴짜들이 많은 것 같다. 독특하게 생각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발견했다. 범인으로는 상상도 못 할 일들도 잘 해내며, 개성적으로, 신기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작곡에는 그야말로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특이한’ 사람들이 많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 통설에 불과하고 때로는 맞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겠지만, 학교 다니면서 느낀 점에 불과하니.. 사실과 다르다하여도.. 너무 흥분하지 말고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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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1-11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밌다....ㅎㅎㅎ

stella.K 2004-11-1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진/우맘 2004-11-12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스텔라님, 절판 품절 아닌데요?? 이상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