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인기작가들 무릎을 맞대다

황석영·윤흥길·김훈·은희경씨… 佛측 “한국문학 폭력성에 충격”

“한국 문학의 폭력성에 큰 충격을 받았다.”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프랑스의 소설가 장 마리 르 클레지오는 한국의 대표적 작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농촌이 급격히 도시화되면서 빠르게 변한 한국 사회가 몇몇 한국 문학 작품 속에서 거친 언어, 거친 주제로 표출되어 있다”면서 “한국 영화에도, 사진에도 이미지에도 자주 나타나는 그 폭력성을 잘 이해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26일 저녁 파리 14구의 유서 깊은 프랑스 문인협회 강당에서 ‘한불 작가 토론회’가 2시간 동안 열렸다. 한국문학번역원과 프랑스문인협회가 공동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한국측에서 황석영, 윤흥길, 김훈, 은희경 등 프랑스어로 책이 번역된 4명의 작가가 참석했다. 프랑스 작가로는 프랑수아 타이랑디에 프랑스문인협회장을 비롯, 소설가 르 클레지오, 카트린 레프롱, 르네 드 세카티 등 4명이 참석했다. 이날 양국 작가들은 특히 한국 문학의 ‘현실 참여’ 성향을 프랑스 문학과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끌어나갔다.

▲ 26일 저녁 파리 14구의 유서깊은 프랑스문인협회 강당에서 한국 작가 4명과 프랑스 작가 4명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훈, 은희경, 프랑수아 타이랑디에, 르 클레지오, 진행자 오리안 장쿠르, 황석영, 윤흥길, 카트린 레프롱, 르네 드 세카티. /파리=강경희특파원
파리에 체류 중인 작가 황석영은 “몇몇 특수한 사람이 참여문학을 한 건 아니다. 한국의 삶의 조건이 그랬다”고 설명했다. “주점(酒店)에 가면 낯선 남자가 자기 얘기를 꺼내며 “내 인생을 소설로 쓰면 30권은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보통 사람들 대부분이 전쟁의 상흔, 독재의 어두운 기억들을 갖고 있다.”

프랑수아 타이랑디에는 “한국 문학에서 보여지는 폭력성은 어쩌면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폭력성이 아닐까 한다”며 “현대는 집단의식보다, 고립된 개체화를 통해 점점 자기 자신에게로 빠져든다. 대화를 촉발하는 사슬이 부족해 고립되고 격리된 개인이 세계와 직면하는 문제다. 이는 한국도 겪는 문제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르네 세카티는 “독재 체제하에서 살아온 작가는 그렇지 않은 작가와는 문학과 다른 관계를 맺는다. 검열이라는 압박 상황에서 자유를 찾았기에, 프랑스나 일본보다 한국 문학이 정치 상황에 훨씬 빨리 반응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한국 작가들은 오늘의 한국 문학을 순수/참여 문학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비(非)참여성이나 비역사성을 강조한 순수문학은 엘리트의 것이고 참여문학은 민중의 문학이라고 구분하던 시절도 있었다. 지극히 어리석은 분류였다.”(김훈) “한국 사회는 획일적, 도덕적 강요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됐다. 사회에 많은 가치관이 혼재하고, 문학적 다양성도 섞여 있어 이 다양성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은희경) 윤흥길은 “사회집단을 중시하는 참여의 흐름이 지속되다 보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개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문화의 순환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파리=강경희특파원 kh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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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6-09-2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작가들에게 이런 것 요구하면 안될까요.
강탈해간 외규장각 도서를 반납해 달라구요.
어케 안되겠니... 하고요.

춤추는인생. 2006-09-28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김훈선생님이다...^^

stella.K 2006-09-2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리도 좋으실까...!^^

2006-09-29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6-09-30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런...정말 너무 심하구랴! 언능해줘욧! >.<;;
 

스트레스...우울증, 모차르트 음악이 藥이다

오는 27일은 모짜르트 탄생 250년 주년이다. 그 세월이 지났어도 그의 음악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전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모짜르트 음악은 병원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음악이 환자들의 감성을 아우르고 스트레스를 줄여주어 질병 치료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뇌출혈로 쓰러진 이스라엘의 샤론 총리의 경우도 의식 불명인 그에게 빠른 회복을 위해 모짜르트 음악을 들려 주고 있다는 소식이다.

음악으로 몸과 마을을 고친다

음악치료는 말 그대로 음악을 이용하여 질환을 고치는 것을 말한다. 인류 최초로 음악 치료 사례는 구약성경의 사울 왕 이야기다. B.C 900년 전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사울은 말년에 정신 불안 증상을 앓았는데, ‘다윗’이라는 소년이 하프를 연주해 주면 사울이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다고 기록돼 있다. 다윗’이 인류 최초의 음악 치료사였던 셈이다.

모짜르트 음악이 두뇌와 감성 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이른바 ‘모짜르트 효과’는 1993년 영국의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지에 관련 논문이 나오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고든 쇼 박사팀은 대학생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모짜르트 음악을 들려주고, 나머지 그룹은 음악을 들려 주지 않거나 현대 음악을 들려 줬다. 그랬더니 모짜르트의 음악을 그룹이 지능 검사에서 공간 추론 점수가 가장 높았다.

현재 음악치료는 임상에서도 적극 활용된다. 불안증 등 정서 장애 치료에 이용되며, 치매 관리와 호스피스에도 적용된다. 그 외 스트레스 조절이 병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고혈압과 위궤양, 부정맥, 노이로제 관리 등에도 음악치료가 쓰인다.

삼성서울병원 최경미 음악치료사는 “대개 환자들의 증상과 병세에 맞게 미리 짜여진 음악을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어 정서적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정신과 환자나 주의력 결핍 아동 등에게 모짜르트 음악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일상 생활에도 음악 치료를

음악은 과도한 스트레스 환경에서 자기 제어 능력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모짜르트 음악은 잘 정리된 선율로 신체 안정을 꾀하는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모짜르트 음악을 들으면 맥박 수가 느려지고 피부 온도가 올라간다.

각박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게 하는 데는 이른바 ‘물의 곡’이 권장된다. 물을 주제로 한 음악이 어머니 자궁 속 양수와 같은 원초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물의 곡’으로는 드쉬시의 ‘물에 비친 그림자, 라벨의 ‘물의 희롱’, 헨델의 수상 음악 등이 권장된다.

피로한 심신을 달래는 데는 왈츠가 어울린다. 사람의 몸과 마음에는 일정한 파도를 가지고 있는데 일정한 선율의 파도와 같은 왈츠를 듣는다면 그 경쾌한 리듬이 피로한 심신에 마사지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온화한 음악은 혈압을 낮춘다. 부드러움이 넘치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나 넓은 대자연이 연상되는 베토벤의 제6번 교향곡 ‘전원’ 등이 긴장을 풀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조사된다.

소화 장애는 실내악으로 다스리는 것이 좋다. 하이든의 ‘종달새’나 드보르작의 ‘아메리카’ 등 실내악과 요한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등이 스트레스에 취약한 위장에 보약 역할을 한다.

대한음악치료학회 박주중 사무국장은 “사람마다 음악적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어울리는 음악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아무리 편안한 음악이라도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들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이럴 땐 이런 클래식 음악을

우울한 기분일 때
-모차르트 ‘교향곡 제40번(1악장)’
-차이코프스키 ‘우울한 세레나데’
-쇼팽 ‘발라드 제4번’
-주페 ‘시인과 농부’

분노가 치밀 때
-생상스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불안한 기분이 지속될 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1악장)’
-베르디 ‘진혼 미사곡’

긴장성 스트레스가 있을 때
-쇼팽 ‘환상 폴로네즈’
-드뷔시 ‘첼로 소나타’(1악장)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1악장)

불면으로 고생할 때
-슈베르트 ‘자장가’
-베토벤 ‘로망스 F장조’
-라벨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참고 서적=‘혼자서 할 수 있는 음악요법’, ‘스트레스 시대의 음악건강법’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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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6-09-2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짤트가 말년은 우울하게 살다 갔어도 후세에게는 기쁨을 선사하는 명약을 주고 가셨네요. 영화를 더빙한 성우 배한성씨의 웃음소리가 기억이 나는군요.
아마데우스~~~

stella.K 2006-09-28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아요! 배한성 씨, 정말 탁월했죠. 다시한번 보고파요, 아마데우스!^^
 

 

뇌속엔 ‘이심전심’ 세포 있다

다른 사람 몸짓·말에 반응하는 거울 뉴런… 약하면 ‘왕따’되기 쉬워

“아프냐, 나도 아프다.” 드라마 ‘다모’ 폐인들을 열광시킨 이 대사가 아니어도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이 아프면 같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이 같은 감정이입(empathy)을 뇌(腦) 차원에서 연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 결과 뇌에는 다른 사람의 몸짓을 보거나 말을 듣고 그 사람과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이른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생쥐도 감정이입 가능

거울 뉴런은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15년 전 이탈리아 파르마대의 지아코모 리졸라티 교수는 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심고 다양한 물건을 집을 때의 뇌 반응을 실험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대학원생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실험실에 들어왔을 때 이를 지켜보던 원숭이의 뇌에서 갑자기 반응이 일어났다.

분석 결과 그 반응은 원숭이 자신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을 때 뇌 반응과 같았다. 그 후 바나나를 손으로 집을 때와 포크로 찍을 때 반응이 달라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다른 거울 뉴런이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울 뉴런은 이처럼 보거나 소리만 듣고도 자신이 직접 겪는 것처럼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것을 말한다.

생쥐들도 거울 뉴런을 갖고 있다. 캐나다 맥길대의 제프리 모길 교수 연구팀은 지난 6월 ‘사이언스’지(誌)에 생쥐가 동료의 고통을 같이 느끼는 거울 뉴런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함께 자란 생쥐와 처음 보는 생쥐에게 각각 전기 자극을 가한 뒤 이를 지켜본 생쥐의 뇌 반응을 조사했다. 생쥐는 모르는 생쥐의 고통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같이 자란 동료가 고통받으면 뇌에서 자신이 직접 고통을 받을 때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KAIST 김대수 교수는 “거울 뉴런은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쥐덫에 걸린 동료의 고통을 같이 느낄 수 있으면 쥐덫 근처에 가지 않게 되므로 생존에 유리하다.

글만 읽어도 맛을 안다

사람도 거울 뉴런을 갖고 있을까. 영화에서 멋진 남자배우가 키스하거나 어깨를 만지면 자신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는 여성들이 많다. 실제로 같은 장면을 보여주고 뇌 사진을 찍으면 어깨나 입술과 연관된 뇌 부위가 반응한다. 또 운동선수가 머릿속으로 연습을 할 때도 실제 경기를 할 때 작동하는 신경세포들이 반응한다. 다모 대사는 진심인 셈이다.

거울 뉴런은 사탕을 깨무는 것을 보거나 소리를 들을 때뿐 아니라 글을 읽어도 작동한다.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지 최신호에는 사람의 거울 뉴런을 다룬 세 편의 논문이 게재됐다. 이 중 미 서든캘리포니아대의 리사 아지즈-자데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사람은 ‘복숭아를 베물다’는 문장을 읽을 때, 복숭아를 먹는 사람을 보거나 자신이 직접 복숭아를 먹을 때와 같이 뇌가 반응했다.

손상되면 정신분열 가능성

거울 뉴런이 약해 동료의 분위기를 모르면 ‘왕따’가 되기 쉽다. 이 점에서 정신분열증 환자나 자폐아는 거울 뉴런이 작동하지 않아 다른 사람과 교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대수 교수는 최근 정신분열증에 걸린 생쥐를 대상으로 이 가설을 입증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영완기자 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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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22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이심전심이 안되는 사람은 그 세포가 없는 걸까요

ceylontea 2006-09-22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신전심말고 역지사지 세포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06-09-22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ㅎㅎㅎ 설마~! 다른 사람 보다 적거나 어떤 사람에겐 그런 게 작동 안 하는거 아닐까요?^^
실론티님/맞아요! 역지사지 세포!^^
 

 

“소비자 뇌를 읽어라” 감성본능 자극하는 ‘뉴로마케팅’

감정 다루는 우뇌활동 뇌영상 장치로 분석 구매행동 알아내
찰나의 감성도 반영 광고효과 크게 높아져 “기업들 새 무기될 것”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눈을 가리고 마시게 하면 소비자의 기호는 거의 반반이다. 그러나 상표를 보여주고 뇌를 촬영하면 정서나 기억, 학습을 담당하는 부위가 불이 켜지듯 반짝하며 반응한다. 결국 소비자들은 맛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콜라를 선택한다.

최근 이처럼 소비자의 뇌에서 일어나는 무의식 세계를 분석,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 두고 신경을 뜻하는 ‘뉴로(neuro)’와 ‘마케팅’을 합친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2005년 미국의 포천지(誌)는 뉴로마케팅을 10대 기술 트렌드로 선정했다.

본능을 자극하는 스포츠카=뉴로마케팅이 부상한 것은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이란 뇌(腦) 영상장치 덕분이다. fMRI 영상은 뇌의 특정부위가 활동하면서 혈액이 모이는 현상을 마치 불이 켜지는 것처럼 보여준다. 때문에 제품이나 광고 사진을 모니터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fMRI로 뇌를 촬영하면 소비자의 무의식적 반응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이 덕분에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소비자들이 스포츠카를 볼 때 사회적 지위와 보상을 연상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켈로그는 여성들이 식품광고를 보면서 배고픔을 해소하면서도 날씬해지고 싶어하는 상반된 감정을 파악했다. 스포츠카 광고가 힘·섹스·생존과 같은 원초적 욕망을 자극하는 것도, 켈로그의 도넛 광고가 저(低)지방을 직설적으로 강조하지 않고 날씬한 다리를 보여주는 것도 바로 소비자의 뇌를 읽었기 때문이다.

현재 포드, GM, P&G 같은 제조업체부터 영국의 복권운영기관인 카멜롯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fMRI를 이용한 뉴로마케팅을 제품 디자인과 광고에 적용하고 있다. 또 브라이트하우스, 세일즈브레인, 뉴로포커스 같은 뉴로마케팅 전문기업들도 등장했다.

찰나의 감정변화 파악=국내기업도 뉴로마케팅을 활용하기 등장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고려대 심리학과 성영신 교수팀에 자사(自社) 브랜드의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의뢰했다. 연구팀은 여대생들에게 아모레퍼시픽과 해외 유명 브랜드의 광고와 제품 사진을 보여주면서 fMRI로 뇌사진을 찍었다. 이 실험에서 아모레퍼시픽의 헤라와 아이오페 브랜드에 대해 감성영역인 우뇌 반응이 예상보다 적어 친밀감이 모자란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모레퍼시픽의 관련 부서는 뇌 분석결과를 토대로 5개월간 브랜드 리뉴얼(renewal) 작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올해 초 사각형 용기를 사용한 헤라의 카타노크림이 출시됐다. 기초 화장품은 원통형 용기에 담는다는 관행을 깨고, 여성들이 화장을 고칠 때 사용하는 트윈케이크처럼 항상 핸드백에 넣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 백화점 매장도 제품 색감과 디자인에 걸맞게 변형시켜 소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브랜드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카타노크림은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최대 히트 상품이 됐다.

뇌사진이 가져온 이나영의 변신=이해선 아모레퍼시픽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헤라의 성공에 힘입어 아이오페 광고 전략도 fMRI 분석 결과에 맞췄다”고 말했다. 아이오페는 기능성(機能性) 화장품 브랜드다. 소비자의 뇌 분석결과 기능성을 강조하다보니 조금은 “차갑다”는 느낌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광고모델 이나영의 피부상태를 분석해 성숙하면서도 친밀한 느낌의 화장이 가능하도록 몇 달 동안 이미지 관리를 했다고 한다.

LG텔레콤도 fMRI를 활용해 광고 효과 조사를 실시했다. LG텔레콤 이철환 부장은 “광고에 나오는 멜로디를 따라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실제 뇌에서 그 같은 반응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근엔 현대자동차도 뉴로마케팅을 도입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로 뇌 사진은 설문조사와 다른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성영신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설문조사에서는 섹시한 광고 이미지에 선호했지만, 뇌 분석에서는 같은 연인이라도 친구 같은 느낌을 주는 광고에 훨씬 반응을 빨리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성 교수는 “20세기엔 제품의 정보를 전달하는 이성적 광고였다면 21세기 광고는 대부분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며 “찰나에 일어나는 감성적 영역을 알아내는 뉴로마케팅이 기업의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완기자 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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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느끼는 거지만, 수필에 대한 나의 생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가 못하다. 문학의 한 장르지만 이렇다할 형태가 주어지지 않는다. 소설은 소설대로, 시는 시대로, 희곡은 희곡대로 그 나름의 형태가 주어지는데 수필만큼은 이렇다할 규격이나 틀이없다. 물론 그러니큼 자유롭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저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해서 수필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만큼 이 수필이란 문학장르가 폄하되어 온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 형식의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형식의 자유로움 때문에 잡문과 수필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그 형식의 자유로움 때문에 우린 흔히 잡문을 수필이라고 착각하고 읽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수필은 문학의 고급한 형태로서 저자의 삶과 사물을 보는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게 만드는 게 수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 저자는 박학다식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자기만의 통창적인 시각과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있는 탁월함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거기에 보통이라면 손색이 없을 것도 같다.

이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로 사랑에 대한 정의를 독특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풀어 나갔던 보통이 <동물원에 가기>란 본격 에세이물로 독자에게 다시 돌아왔다. 이 책은 특별히 일상성에 관한 저자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고 있는데, 내가 <왜 나는 너를...>에서 지켜 보았던 것처럼  이 책 역시도 독창성과 위트는 여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솔직히 어느 부분은 좀 이해하기가 버겁기도 하다. 이거 무슨 말 하는 거야?할 때도 있었으니까. 그러니 이 얇은 책에 관한 불평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금방 시간내에 뚝딱 읽어지는 책도 아니니 얇은 책에 관한 불평은 그냥 접어 두기로 한다. 

보통의 글이 어렵다고 해서 읽기를 포기한다면 그 또한 어리석은 일이긴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위트와 독창성을 함께 포기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유식함을 겸비했다. 미술 작품을 보는 그의 자세는 확실히 부르조아적이다. 또한 <왜 나는 너를...>의 문장에서 익히 보아 왔듯이 소설과 수필의 중간형태 그리고 희곡에서 봄직한 대사 전달 방식 등은, 내가 익히 보아왔던 수필에서 새로운 형식을 가늠케 했다. 그것은 또 다른 문장의 유희를 맛보게 하는 것이고,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무엇을 통해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적극성과 자유로움, 성실함도 엿보게 한다. 그래서 나는 보통의 글을 좋아한다.그래도 그의 가장 큰 미덕은, 보통만큼 사랑에 대해서 이만큼 재치있고 독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는 것이다. 솔직히 이 책에  나오는 '진정성'이란 부분에서 클로이를 사랑하게된 과정을 나는 제일 재밌게 읽었으니까. 실제로도 보통은 이 책에서 이 부분을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사실 책을 읽다보면 전작을 다 읽어보고 싶은 작가들이 가끔 있다. 나에겐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알랭 드 보통이다. 이번이 두번째로 읽는 책이긴 한데, 그의 책의 장점이자 단점은 절대로 빨리 읽을 수 없다는 것이고 약간의 중독성이 있다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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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6-10-02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을까 말까... 고민중이었어요.
에세이를 그닥 안좋아해서 말이죠.
추천밥 드세요. 간만에 스텔라님 글 읽으니 좋으네...^^

stella.K 2006-10-02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플레져님, 사랑해요! 나는 리뷰는 쓰느라고 쓰는데 님만큼 잘 쓰지도 못하지만, 사람들의 반응도 시큰둥해요. 이럴 때 듣는 플레져님의 댓글은 나에게 힘을 주죠. 흐흐
보통을 아주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면 굳이 안 사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매니아라면 사는 게 좋구요.^^

비로그인 2006-10-24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가(보통을 좋아하면서도 이 책을 망설였습니다), 장바구니로 가져갑니다.

stella.K 2006-10-25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주드님! 반가워요. 근데 보통 거 다른 거 안 읽은 거 있으시면 그거 다 읽으시고 맨 나중에 읽으셔도 좋을 듯 해요. 좋긴 하지만 꼭 읽어보라고는 권하긴 좀 그렇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