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트 플랜 - Flight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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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로베르트 슈벤트케
주연 : 조디 포스터, 피터 사스가드

뭐 요즘 잘 나가는 젊고 예쁜 배우들 그들을 스크린에서 보는 재미야 무시 못할 것이긴 하지만 예전에 내가 알았던 배우를 여전히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건 묘한 애수를 느끼게 한다. 조디 포스터의 이 작품만해도 벌써 5년 전 작품이다. 전작에 비해 이젠 정말 늙어가는 걸 실감할 수 있다. 5년 전에 저 정도라면 지금은 또 얼마나 많이 늙었을까?  

그래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건 그녀의 녹슬지 않은 연기력이다. 시고니 위버 같은 여전사의 매력도 좋지만, 조디 포스터는 좀 더 치밀하고 지능적이며 단호함이 매력적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것이 어떤 직업을 위한 캐릭터가 아닌, 예를들면 <양들의 침묵>에서의 정신과 의사나 범죄심리학자 같은 것이 아니라 여성 본능이라는 모성애에서 나오는 거라면 어떤 느낌일까? 이 영화는 그런 조디 포스터의 매력을 유감없이 잘 보여준 영화가 아닐까 한다. 비록 저만한 주름살의 엄마라면 아이가 사춘기 정도는 되어보일 텐데 영화에서의 그녀의 딸은 고작 6살이다.  

영화의 분위기는 제법 음산하다. 마치 <식스 센스>처럼.  그런데 영화에서 조디 포스터의 딸로 나왔던 줄리아 역의 말린 로스튼, 6살 어린 아이라고 무시하면 안 될 것 같다. 물론 영화에선 그다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영화 분위기에 맞게 파리하고 음울한 캐릭터를 제법 잘 소화하고 있다. 무슨 아이가 자기 아버지가 돌아갔다고 비행기 안에서 비슷한 또래 아이들을 만나도 말도 섞지 않고 얌전히 고개만 떨구고 있냐?  



그렇다. 이 영화는 죽은 남편을 장지까지 운반하기 위해 탑승한 비행기란 한정된 공간안에서 갑자기 행방불명된 딸을 찾는 어머니의 모성애를 스릴러로 풀어낸 영화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가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비행기 안에서 사라진 딸을 찾기위한 어머니의 피 말리는 심리전을 보여줬다면, 후반부는 우여곡절 끝에 딸을 찾고 어떻게 자신과 딸 아이에게 몹쓸 짓을 한 사복 경관을 응징하며 그 비행기안을 탈출 하느냐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전반부에서 사라진 아이를 두고 카일 프랫(조디 포스터 분)과 비행기 승무원과 승객들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너무도 사실적여 보는 관객 조차, 정말 카일 플랫이 한꺼번에 남편과 자식을 잃고 그 충격에 망상증 환자가 되어버린 건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속이고 있는데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어떻게 끝까지 고수할 수 있을까? 나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할 정도다.  

영화의 사실감을 극대화 시키기위해 아랍인 몇 명도 등장시키는데 말하자면 카일 프랫이 이 아랍인들이 자기 딸을 납치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 그럴만한 복선을 깔고 있기도 하거니와, 감독은 지난 9.11테러 사태 이후 미국과 아랍과의 신경증적 관계를 영화속에 교묘히 환치시켜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다. 나중에 문제가 해결되고 그 아랍인은 자신에게 폭력까지 가한 조디 포스터에게 가방을 건네 주는데, 웬만한 사람 같으면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할 법도한데 가방을 들어 줘서 고맙다는 표현을 눈인사로만 대신하고 차에 올라 탄다. 물론 너무 미안하면 미안하다는 말 조차 못하고 얼버무리기 마련이기도 한데 그 부분은 너무 성의없어 보인다. 물론 그다지 중요한 장면은 아니지만. 

 

영화의 러닝타임은 대략 1시간 반 가량인데 요즘 영화에 비하면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지만, 얼핏 비행기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안에서 뭐 보여줄게 있을까? 상대적으로 긴 영화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가 워낙 짜임새가 좋아 정말 90분 내내 빠져든 느낌이다.            
  

무엇보다 영화의 매력은 비행기 내부를 구석구석을 별천지처럼 보여주고 있다는 것다는 것이다. 여객기라고는 하지만 정말 이렇게 생겼나 싶게 정밀하고 계산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플랫의 직업을 비행기 엔진 기술자로 설정했다는 것은 그만큼 플랫이 비행기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그녀가 잃어버린 자기 아이를 찾아 비행기안을 이리저리 헤집고 돌아 다닐 때 마다 카메라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도 보여주고 있어 비행기에 대해 새삼 관심을 갖게 만든다. 하긴 비행기 안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대체로 흥미로웠던 것 같다. 한번쯤 봐도 후회하지 않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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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0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 것 같은데...이렇게 평을 적어놓지 않으니...봤는지 안봤는지도 가물가물하다요.ㅠㅠ

stella.K 2010-06-07 13:5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영화들이 있지요.ㅋ

L.SHIN 2010-06-07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스테님 ^^
오랜만인 듯 해서 인사하러 들렀어요. 그런데 이 영화! 저도 재밌게 봤는데!

stella.K 2010-06-07 15:22   좋아요 0 | URL
왓, 저도 방금 엘신님 방에서 오는 길인데.
한동안 볼 수 없어서 궁금했습니다.

엘신님 하이파이브! 이렇게 엘신님과 제가 똑같이 본 영화가 있다니!
어제 좀 피곤했는데 끝까지 다 봤어요. 재밌어서.
저는 보통 영화 한편 보는데 2,3일 걸리거든요.ㅋ

L.SHIN 2010-06-08 13:24   좋아요 0 | URL
2,3일 걸려서 보다니...인내력이 대단..저는 도저히 못해요. 궁금해서.ㅋ

stella.K 2010-06-08 13:27   좋아요 0 | URL
ㅎㅎㅎ 인내력이 문제가 아니어요. 잠을 참지 못하는 거지.
밤에 영화를 보는 버릇이 생겼는데 어느새 잠이 들면 장면을 놓치거든요.
그럼 담날 밤에 이어서 보는 거죠.ㅋ

카스피 2010-06-07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가끔 케이블에서 하는데 벌써 5년전 영화네요.이걸보면 조디 포스터는 그닥 영화를 많이 찍지 않는것 같네요,더 좀 찍어도 좋은데 말이죠^^

stella.K 2010-06-07 20:57   좋아요 0 | URL
뭐 나름의 전략같기도 한데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소신있게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만 하겠다.
뭐 그런 뜻 아닐까요?^^

Seong 2010-06-08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재미있었어요. 특히 중반까지는 현실인지 망상인지 자신조차 믿지 못하는 그 절망감이 특히! 하지만 후반부는 쪼끔 실망이었어요. 전반의 미스터리가 확 풀려버려서... 저는 꿈과 현실이 서로 뒤섞인 영화가 좋은가봐요. 아마 취향탓인듯. ^.^;

stella.K 2010-06-08 11:14   좋아요 0 | URL
좀 그렇긴 하죠? 하지만 뭐 그만한 마무리라면 나름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런 부류의 영화를 간혹 즐겨보긴 합니다만 제 취향은 딱히 아닌 듯도 합니다.^^
 
프루프 오브 라이프 - Proof of Lif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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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화면 구성이 좋다. 러셀 크로우의 똥폼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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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 - Rent a Wif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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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에릭 라티고
주연 : 알랭 샤바, 샬롯 갱스부르

프랑스 영화를 보면 나름의 매력이 있기는 한데, 그에 못지않게 낮설다는 느낌이 있다. 그건 정말 낮설어서라기 보다 내가 지레 낮설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그렇지 않은 면은 보고 허를 찔려 그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예를들면 이 영화가 내겐 딱 그렇다. 결혼에 별반 생각없이 살아가는 나라가 그 나라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43세씩이나 된 싱글남 루이스를 장가 보내지 못해 안달 난 가족이 있다는 게 오히려 나에겐 낮설고 동시에 저 나라도 사람 사는 나라 맞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내가 늘 생각하는 거지만, 독신이니 결혼에 별로 생각없다고 말하는 것도 30대나 가능하고 어울려 보인다. 왜냐구? 그때까진 나름 아직도 젊고 할 일도 많고 하니까. 하지만 40줄 타기 시작하면 그 싱글이란 것도 그다지 그럴 듯해 보이지 않는다. 더 늙으면 어찌하려고 저렇게 철없는 소리를 하나 싶다. 나이 들수록 누군가 옆에 있는 것이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루이스, 욕심이 과해도 너무 과하다.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길 바라다니. 과하다 못해 철없어 보인다. 하긴 남자들 철없는 것은 나이와 그다지 상관없다고 하지 않는가.  

사실 제목이 좀 황당하기도 하고, 오늘 날 부부 문제를 대변해 주는 것도 같아 시의성도 있어 보인다. 오늘 날 부부 문제의 대부분은 그렇게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싱글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던가?  

사실 결혼이 귀찮은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배우자의 도리를 지켜야하지,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도 돌봐야지, 배우자 뿐이던가? 배우자의 가족들에게도 신경을 써야한다. 마냥 편하게만 살고 싶은 사람에게 결혼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혼 그 안에 감추인 것을 싱글을 고수하려는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 



적절한 표현은 아니겠지만, 우리 말에 욕하면서 닮는다고,  결혼하지 않으려고 갖은 묘안을 다 짜내다가 결국 결혼하게 된다는 게 이 영화의 골자다. 정말 사람이 뭘 생각해도 확실하게 이거면 이거고 저거면 저거여야 뭐라도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것 같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평생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우리 주의를 보라. 결혼에 대해 확고한 사람이 결혼도 하는 것 같다. 이 확고하다는 것은 꼭 확고히 결혼을 희망하는 사람만이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확고히 부정적이어도 결국 결혼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확실히 도 아니면 모라는 확실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인 것 같아도 저것 같고, 저것 같으면 이것이 잡아 끈다. 그래서 그것이 결국 통하는 것이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니 결혼할 사람은 결혼 한다고 해도 하고, 안 한다고 해도 하게 마련인 것 같다. 

우리의 루이스, 가족들의 등쌀에 어떻게 하면 결혼을 피해갈까 하다가, 사람을 하나 고용을 해 가족들에겐 결혼할 사람이라고 속이고 결혼 당일 날 신부에게 차이는 것으로 슬쩍 넘어 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가 쓰러지고 그 와중에 며느리가 될 엠마를 자꾸 찾는다. 설상가상으로 엠마는 갈곳이 없어 루이스 집에 기거하며 루이스의 가족들에게 완벽한 연극을 선사한다.  

사실 이쯤되면 게임 오버라고 할 수 있다. 상대가 지기 집에 머물게 됐는데 어찌 고용인과 피고용인으로서 서로의 충실한 역할만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남녀가 함께 한 공간 안에 거하니 정분이 날 밖에. 결국 그것을 처음엔 서로 부정하다가 갈등하다가 결국 뭐한 놈이 성 낸다고 결국 루이스는 가족들에게 화를 내며 그동안 연극이었다고 실토하고 정식으로 사랑을 하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로맨틱 코미디라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봤는데 시나리오가 제법 탄탄해 보인다. 그런데 역시 프랑스 영화는 낮선 것이 있다. 가짜 연극이긴 하지만 그 가짜에 진짜도 얼마는 포함되어 있다. 엠마는 루이스를 만나기 전부터 아이를 입양하기로 수속을 밟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싱글에겐 입양이 허락되지 않으며 반드시 기혼이어야 한다는 것. 그러니 루이스의 제안은 거절하기 어려운 것일 것이다. 그리고 루이스의 가족들에겐 버젓이 입양을 할 거라고 말한다. 그러자 루이스의 가족들은 좋아라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떻게 노력도 안 해 보고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부터 입양한다는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엠마의 이유는 간단하다. 아기를 낳으려면 몸도 망치고 여러 가지 번거로운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로선 그런 이유 때문에 애완동물이나 키우겠다는 말처럼도 들린다. 하지만 그것을 꼭 우리 식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도 같다. 고아가 많은 세상에 그렇게 아이를 낳는대신 버려지는 아이 운을 틔여 주는 것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나라도 그런 생각이 아주 없지 않다. 물론 키울 능력만 된다면 말이다. 



샬롯 갱스부르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보기 좋다. 이렇게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소피 마르소를 연상하게도 하는데, 훤칠한 키에 그녀는 확실히 패셔니스타다. 옷을 얼마나 잘 입고 나오는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를 느끼게 할 정도다. 게다가 영화에서의 그녀의 직업은 고가구 복원가다. 멋지지 않는가? 그리고 루이스는 조향사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느끼는 건, 역시 결혼은 가족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겠구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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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02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너무 잼있게 읽었습니다.
보고싶네요, 이 영화^^

stella.K 2010-06-03 10:27   좋아요 0 | URL
언제나 저의 허접한 영화 리뷰를
재밌게 읽어주시는 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2010-06-02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저에게 두 권의 책이 도착했습니다. 하나는 박범신의 <산다는 것은.>이었고 또 하나는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였지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요즘 박범신의 작품에 매료되서 내친김에 저 <산다는 것은>을 읽어 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저<운명이다>를 대충 훑어만 보고 둘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이 책이 좀처럼 내 눈과 손을 놔주질 않네요.  

언젠가도 밝혔지만 나에게 있어서 책이란 그저 지식을 쌓는 정도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웬만해서 책 읽으면서 우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눈물로 읽지 않으면 안 될 책들도 있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바로 이 책 역시 그런 책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다 읽지는 않았지만, 아니 아직 처음 몇장을 읽을 뿐인데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첫장을 펴니 문재인 씨가 쓴 '고맙습니다'란 부분을 읽는데 왜 이토록 마음이 무너지는지... 작년 이맘 때의 슬픔이 다시 살아나고야 말았습니다. 문재인 씨는 그 글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지요.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호불호나 정치적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시대 상황이나 시대정신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그가 어떤 목표를 추구했는지, 무엇을 성취하고 어떤 오류를 범했는지, 대한민국에 무엇을 남겼는지, 우리는 많은 시간 더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 노무현'을 넘어 '인간 노무현'의 삶에 대한 기록이 필요합니다. ...... '인간 노무현'의 삶과 죽음 전체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아야 비로소 '대통령 노무현'을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다른 사람이 원고를 정리하기는 했지만,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들을 기록한 '정본 자서전' 입니다.(5~6)"  또한 그는, "퇴임한 직후 노무현 대통령은 자서전을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가치 있는 자서전은 거짓과 꾸밈 없이 진솔하게 써야 하는데, 정치인으로서 대통령으로서 관계를 맺었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현업에 있는 상황이라 모든 것을 사실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더 많이 흐른 후에야 자서전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검찰 수사가 대통령의 주변을 옥죄어 들어 왔던 시점에 와서야 회고록을 써야겠다며 목차와 생각의 편린을 메모하기 시작했지만, 그에게는 이미 그 일을 할 만큼 많은 시간이 남이 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열네 줄 짧은 글 하나만 남기고 떠나 버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회고록을 쓰는 것은 남은 사람들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날을 더 살아야할 '노무현 사람들'은 그를 잊지 않고 그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7p)" 라고 썼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 저는 그를 아주 지지했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잘 이겨낸 대통령이 되길 바랬습니다. 그가 퇴임 후 검찰의 조사를 받으러 차에 올라탔을 때 또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그가 탄핵을 받아 잠시 대통령직을 내려놔야 했던 때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애써 국민들 앞에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그 모습이 말입니다. 그가 부엉이 바위 위에서 몸을 던졌다고 했을 때 그가 살아생전 사람들 앞에 보여줬던 미소는 정말 행복해서 지었던 미소가 아니었구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추모할 수 있었을까? 놀랍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슬펐지만 한켠 화도 났습니다. '죽긴 왜 죽어. 악착 같이 살아서 힘없고 백 없는 대통령도 역사의 등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어야지.' 속으로 되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비운에 가 버렸으니 그의 역사적 평가가 과연 올바로 내려질 수 있을까? 우려가 됐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냥 무조건 동정론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거였죠. 물론 어떤 사람은 그가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도 아니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건데 국장이 웬말이냐라고 하는 사람도 더러는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게 어법에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전 그 사람들의 말에 동의 하지 않습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옳은 선택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 자체로도 그분의 업적과 함께 평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분의 죽음 조차도 역사에 고요히 묻힐 수 없다는 것이 유족들에겐 아픔이겠지만 또 어쩌겠습니까? 이것이 정치인의 삶과 죽음인 것을.  

하지만 제가 더 분통터져하는 것은 그분의 죽음이 아닙니다. 제가 더 화가 나는 건 언론이었습니다. 그분의 재임시 모든 언론사들은 하나 같이 그분에 대한 비난의 촉각을 곤두세웠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언론사 중 어느 하나라도 그분을 옹호는 고사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려고 했던 곳이 한곳이라도 있었나요? 설혹 있었다고 해도 공중파 방송 3사와 조중동이 워낙에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어 도무지 또 다른 시각을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물론 저 자신부터 애초에 포기했던 것이 더 큰 문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도무지 정치엔 관심이 없는 인간이니 말입니다.) 그래도 놓고 그분이 서거하자 일제히 그분을 추모하며 그분의 업적을 기리는 작태라니..물론 국가 원수였으니 그에 상응하는 대우는 했어야했겠죠.  

왜 우린 아직도 돈있고, 학벌있고, 백있는 사람이 활개치는 세상에 살아야 하는 건가요? 아무리 적자생존의 세상을 살아가는 거라고는 하지만 이젠 좀 이 가치가 변하면 안 되는 건가요?  우리가 이토록이나 그분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을 보면 그분은 한때 민중을 대변했으며 그래서 희망을 품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인 줄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무소불위의 강력한 힘을 가진 대통령 보다 작고 소박한 것에도 가치를 두며 진실을 사랑하는 대통령이었는지도 모르겠구요. 

선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왜 하필 이때 선거를 하는 것일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회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주년 즈음이고, 천안함 사태를 연일 보도하고 있는 싯점입니다. 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업적을, 여당은 천안함 사태를 들고 저마다 선거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 여전히 정책 선거가 실종되고 과거에 목숨거는 걸 보면 씁쓸합니다. 여당이 이기건 야당이 이기건 그거야 그날 보면 알겠지요. 하지만 제가 이렇게 한발 빗겨서 말하기도 두려운 것은, 너무 선거 선거하다 자기네 당만이 나라를 지켜낼 수 있다고 말하다 국운을 전복시킬 것만 같아 불안해집니다. 제발 선거 때만되면 불안을 조장시키는 이 위험한 정치 놀음은 좀 그만하고 차분한 선거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내가 이 싯점에 이 책을 읽는 것은 선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저 읽다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죠. 전 당분간 이 책이나 읽으면서 누시울을 적시게 될 것 같습니다. 또 그러면서 선거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책 사이 사이에 보여지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 되어진 사진들을 보며 가슴 쓸어내리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서 어쩌면 우리나라 국민은 앞으로도 꽤 오랫동안 행복한 대통령은 보지 못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가슴에 멍 하나를 만들어 준 대통령을 기리며 살 팔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명예로운 죽음은 되지 못 하지만 언젠가 세월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까요? 아직도 6월2일은 너무 멀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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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눈물로 읽은 자서전
    from stella09님의 서재 2010-06-11 14:44 
    생각 보다 일찍 우리 곁에 온 자서전  이 책은 자서전이라고는 하지만 좀 특별한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도 밝혔거니와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했다고는 하지만 자서전을 그리 빨리 쓸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그것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이 현역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자신의 자서전으로 인해 그 모든 이들에게 누가 될까 봐 극히 꺼려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분은 자서
 
 
나와의약속 2010-05-29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월 2일 꼭 소중한권리행사합시다. 화이팅!

HOSU 2010-05-29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스위치를 누를 때
야마다 유우스케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내 주위에 자살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예전엔 나와 관련없는 먼 건너 건너의 사람이 자살을 했다면 이젠 나와 관련있는 코 앞의 사람들의 자살로 사라지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자살관련 소식도 불과 몇년 전만해도 잘 알려지지 않는 사람들이었지만 이젠 사회 거물 급인사나 톱 스타들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된다. 그렇게 자살하면 또 줄줄이 자살하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내가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나의 어머니의 지인이 얼마 전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한달 반 상관으로 그분의 따님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뿐인가? 한쪽에서는 한다하는 사람들이 자살을 고무찬양 하며 미화시키기 까지한다. 누구는 혼자 죽기 무섭다고 자살 사이트에서 사람들을 만나 동반자살을 모의하기도 한다.     

난 가끔 이런 소식을 접하면 마음이 아픔과 동시에 화가 난다. 왜 연일 매스컴에서는 누가 자살했다는 소식은 쏟아내면서 왜 이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다루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국회에선 여러 가지 민생 현안들을 다루겠지만 그 다뤄야 할 현안 문제에 이 문제가 들어있기나 한 것인지? 이렇게 자살의 문제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 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개인사적인 문제로만 취급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매스컴도 문제다. 자살 보도만 쏟아내고 있지 어느 한군데에서라도 자살이 왜 문제인지? 어떻게 자살에 이르게 되는지? 예방책은 없는지? 자살의 유혹을 이긴 사례는 없는지? 등을 다루려 하지 않는다. 언제까지 이 부분에 대해 나몰라라 할 건지? 물론 이것을 연구하는 단체나 개인이 없는 것은 아닐게다. 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산만한데 그 산자락 한뼘도 되지 않는 잡초가 난자리만큼도 취급을 못 받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것에 대해 입을 닫고만 있을 것인가? 

조금은 우려 반, 반가움 반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래도 이 문제를 다루는 사람이 없지 않구나. 그것도 소설로 문제제기를 하는 작가가 있다니 반가웠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 하자면 실망스러운 작품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용은 2030년에서 2007년을 돌아보는 것인데, 일본 내 집단자살률이 증가하자 그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에서는 YSC라는 즉 청소년자살억제프로젝트를 시행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치료적 관점에서 다루지 않고 실험대상으로 청소년 아이들이 무작위로 차출당한다는 점에서 전체주의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차출당한 아이들은 가슴에 스위치가 달리고 너무 고통스러우면 그 스위치를 누르면 실험이 종료가 되면서 그것은 곧 스스로의 삶을 마감하는 것으로 일단락 된다. 그래서 실제로 실험종료를 선언한 아이들이 있는 반면 그것의 부당함을 깨닫고 집단탈출을 감행하는 일종의 탈출 소설 형태는 띄는 것이다. 또 아니면 자살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고 그런 말도 안되는 황당한 체제를 비난하기 위한 인간 소외를 다룬 모험 소설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내 기대를 좀 많이 빗나가 있는 소설이었다.  

작가도 1981년생. 비교적 젊은 작가다. 뭐 나름 소설의 전제는 어느 정도의 상상력을 뒷바침 하고 있는 것도 같지만 그만큼 깊이가 따라 주지는 못했다. 물론 유추는 해 볼 수 있다. 정부가 자살억제프로젝트를 시행하기 위해 아이들을 무작위 차출한다. 그런데 견딜 수 없어 자살하는 아이들이 속출한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할 수 없다더니 자살 역시 구제할 수 없는가 보다. 작가는 아마도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안에서의 부조리함을 고발함으로 전체주의의 암울함을 드러내 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이 상황에 자신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더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다지 힘있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웠다.  

그래도 작가의 실험성에 박수는 보내고 싶다. 이 소설이 정부의 완강함을 무너뜨릴 수는 없겠지만, 자살에 대해 함구하고 있고 오히려 그것을 간접적으로 조장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삿대질이라도 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그런대로 박수는 쳐주고 싶다. 언제고 이런 분야에서 깊이 있는 소설이 나오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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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23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력별로 줄세우며 행복도 성적순인 이런 나라에서...
국가적인 대책이란....
정말 요원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ㅠㅠ

stella.K 2010-05-23 19:00   좋아요 0 | URL
그래도 교육에 대해선 뭐라도 하는 척은 하잖아요.
그런데 자살에 대해선 어쩌면 그리도 안면몰순지 모르겠어요.
적어도 자살 억제든 방지든 그런 쪽에서의 상담사나 의사들의 인력을
대폭 늘리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뭔가의 움직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ㅠ

비로그인 2010-05-23 20:02   좋아요 0 | URL
학력과 경제력...권력...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예요.
교육과 사회, 문화...모든것들이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세상...
어쩌면 개개인의 삶이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는 지금의 분위기는
거꾸로 자살을 부추기고 있는 결과를 낳고 있잖아요.
상담사 배치와 전문 인력 양성은 대증적인 미봉책일 뿐일거예요.

아~~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ㅠㅠ

stella.K 2010-05-23 20:41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자살은 나라도 구제를 못한다니깐요.
적어도 그런 미봉책 조차도 하지 않는 이 나라가 원망스러워요.
비록 밑바진 독에 물붓기가 될지라도 말입니다.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