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니데이님 페이퍼를 보다가 언젠가 한 번은 써야지 하는 글을 이제야 쓴다.
나는 언제부턴가 친구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성격상 아무한테나 대고 친구신청 같은 거 안하지만 정말 안하게 된 건 아마도 북풀이 생기고 명단이 공개가 되면서부터인 것 같다.
처음 블로그가 생기고 이것을 쓰기 시작할 때 나는 알라딘에 서재를 사용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되어 좋았다.
서재질 초기에 알라디너들은 내 서재를 조용히 '즐겨찾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분은 즐겨찾기 하고 간다고 귀뜸하시는 분도 있더라. 그렇게까지 하는데 나라고 그분의 서재를 안할 수가 없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알려만 주고 그 다음부턴 일체 댓글을 다는 일도 없고 좋아요도 없었다. 그럼 이건 뮝미..? 즐겨찾기를 한다는 건 사귀자는 즉 서로 댓글 달고 소통하자는 뜻 아니었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건 만고불변의 법칙이다.
예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들도 오랫동안 댓글 교류가 없으면 멀어지는 법이다. 그러면 즐겨찾기에서도 제외되는 건 당연하다. 즐겨찾기 또는 친구의 숫자가 느는 건 기분 좋은 일이긴 하지만 줄어들면 아쉽다. 하지만 뭐라고 할 수 없는 건 나도 오랫동안 교류가 없으면 즐겨찾기에서 빼기도 하는데 남들이라고 왜 내 서재를 빼면 안 되겠는가?
예전엔 즐겨찾기를 누가 했는지 모르는 것이 기본이었다(물론 알게할 수도 있다). 그러다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하지만 북풀 이후 이게 무조건 공개가 됐다. 사람들이 누가 내 서재를 즐겨찾기 하는지 알고 싶어하니 그걸 운영측에서 아예 알도록 공개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안 그래도 소심한 성격이 함부로 즐겨찾기를 못하겠는 거다. 내가 이 사람과 앞으로 잘 사귀게 될지 못 사귀게 될지 모르는데 떨거덕 즐겨찾기부터하면 나중에 혹시라도 즐찾을 뺄 경우가 생기면 민망해질 것 같다. 그건 아마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걸두고 빼도 박도 못한다라고 해야하는 건가? 물론 운영측에선 그만큼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즐찾 다시말해 친구 설정을 신중히 하라는 뜻이 배면에 깔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까지는 또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고 치자. 좋아요에 굳이 명단공개가 필요한 것인지 이건 아직까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처음엔 그것도 재밌다 싶었다. 아하! 내 글에 이 사람들이 좋아요를 해줬군. 누군가 나의 글을 관심있게 봐 준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명단 공개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난 이게 가면 갈수록 살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가면 갈수록 끼리끼리란 동류 의식을 부채질하는 건 아닌지. 뭐 그런 거야 어딜 가도 있게 마련이긴 하지만 그걸 굳이 좋아요 명단을 공개하므로 더 심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인지? 그걸 모르겠다는 거다. 가만히 보면 좋아요 숫자가 높은 사람끼리 더 공고한 뭔가를 형성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좋아요를 받았는데 당연 답례 차원에서라도 그 사람 서재에 가서 좋아요 눌러 줘야하는 거 예의 아닌가? 물론 그 사람이 실제로 글을 잘 쓰는 것도 있긴 하다. 그래서도 좋아요 점수가 높으면 안 보던 사람도 호기심에 보게 된다. 당연한 것이긴 한데 이게 뭔가 모르게 선을 만든다는 것이다. 마치 학교에서 우열반 가르고 했던 그 시스템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
내 생각이 항상 옳을 수는 없지만, 어떤 글인 경우 쓴 것에 비해 고평가된 글이 있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글은 쓴 것에 비해 저평가된 글도 있다. 고평가는 몰라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글은 확실히 아쉬운 건 사실이다. 아니 왜 이 좋은 글이 이렇게...?! 나름의 사정은 있겠지만 아마도 좋아요 명단이 공개로 전환된 이유엔 이런 이유가 있지는 않았을까? 어디나 사각지대는 있기 마련이니까 그렇게 음지에 가리워진 글을 양지로 끌어내 보고자 하는 가상한 노력...?! 뭐 그런 거라면 무조건 나쁘다고만은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정말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르겠고.
그런데 확실히 좋아요에까지 명단이 공개되는 건 문제까지는 아니어도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다. 내가 생각하는 바들을 그냥 자유롭게 쓸 뿐인데 내가 이것도 사람들의 허락을 받아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솔직히 이즈음 여기에 글을 쓴다는 것도 부담스러워진다.
물론 예전에 무플을 방지하겠다고, 악플 보다 더 나쁜 게 무플이라고 하지 않던가? 아마도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하나의 방책인지도 모르겠다.
이거야 뭐 다 나의 추측이고 느낌이니 맞는지 안 맞는지는 알길이 없고, 다만 운영측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너무 친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은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편하고 친절해 보겠다고 제도적으로 뭔가를 자꾸 만들고 개발하면 사람들은 처음엔 좋다고 하다가도 나중엔 질려 불만을 쏟아내기 마련이다. 그 불만을 어디까지 맞혀줄 수 있을까? 예전엔 좋아요를 상당히 좋아했다. 지금도 싫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이즈음 피곤한 것도 있다.
그런데 난 이제 고백하겠는데 얼마 전, 좋아요를 역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그때 누가 나를 비난하는 댓글을 발견했다. 뭐 그런 일이야 서재 활동 하면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댓글 조차 좋아요가 공개가 되다보니 사람의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내가 아닌 상대의 댓글에 좋아요가 붙어있다 보니 아무래도 기분이 나쁜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한 방법이 떠올랐다. 즉 그 댓글에 좋아요를 했던 그분의 서재에 가서 최근에 올린 글에 좋아요를 한 것이다. 뭐 정말 글이 좋아서 좋아요를 했겠는가?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주고, 내가 당신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예의주시하고 있어의 무언의 경고일 다름이지. 애초부터 몰랐으면 부르르 떨다 말았겠지. 아니 예전엔 아예 댓글에 좋아요를 할 수 없었으니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무튼 앞으로 좋아요는 어떻게 변질되어 쓰일지 알 수 있을 것이다.(이번엔 경고 정도로 끝나지만 다음 번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런 거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무섭다.) 하긴 비근한 예로 누군가의 부고 소식에 좋아요를 눌러야만 하는 현실이 그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물론 이 경우 나도 조의를 표한다는 뜻이 더 강하지만 직역을 하면 죽어서 좋다는 뜻이 되어버린다.
또 좋아요를 하다가 안하는 사람은 얼마나 섭섭한지. 이건 정말 안 받느니만 못하고, 거짓말 조금 보태서 내가 무슨 이 사람한테 잘못했나? 왜 생을 까지? 쎄해지는 느낌이다. 물론 그것도 그 사람의 자유니 뭐라 말을 못하겠지만. 이렇듯 뭐 하나가 생기면 생각이 복잡해진다는 거다.
물론 난 안다. 지난 몇 년간 한결같이 좋은 댓글 달아주고, 묵묵히 좋아요 눌러주고 가는 알라디너가 있다는 걸. 그분들은 명단이 공개되지 않더라도 내 글에 좋아요를 눌러줬을 것이다. 이 글을 빌어 그분들께 심심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