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쾌청. 덥지만 습도 낮아짐


1. 다롱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1년하고도 하루가 지나간다. 1년 전 녀석이 죽고 얼마나 울던지.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좀 간사하지? 지금도 생각이 나긴 하지만 사람과 종이 같지 않아서인지 처음만큼 슬프지는 않다. 


솔직히 재롱 떠는 것 아니면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분명 마음은 슬픈데 한편에선 또 얼마나 편한지. 무엇보다 집안의 평화를 돼 찾았다. 엄마와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간식 가지고도 싸우고, 녀석의 배변처리 문제 가지고도 싸웠다. 간식은 주로 엄마는 주자는 쪽이고, 나는 너무 많이 준다고 싸웠다. 어떤 건 다롱이 몸에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단순히 먹고 싶어한다는 것만으로, 저렇게 먹고 싶어하는데 어떻게 안 줄 수 있느냐고 싸웠다. 


지금은 배변 시트가 있지만 다롱이를 처음 키울 때만해도 그런 건 팔지도 않고 있다고 해도 우리 성격에 쓰지도 않는다. 훈련은 대체로 성공적이어서 항상 목욕탕에서 볼 일을 보곤했다. 문제는 그후다. 나는 바닥을 깨끗히 한다고 하는데 엄마는 물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 지린내가 난다고 타박이었다. 그렇다고 당신은 깨끗히 청소를 했느냐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데. 아무튼 그런 거 저런 거 가지고 싸울 일이 없어졌으니 좋았다. 반려견이든 묘이든 혼자 살 때 키울 일이지 누구든 동거인이 있으면 꼭 싸운다. 

        

다롱아, 나 너 키우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니는 모를끄다.ㅠ 

   

2. 그런데 희안한 건 다롱이가 죽고 얼마 안 있어 나의 족저근막염이 낫기 시작했다는 거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친구를 만나 우연히 이 말을 해 줬는데, 그럼 다롱이가 죽으면서 은혜 갚은 거냐며 웃었다. 하긴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다롱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더니 개과천선을 해서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기도를 하지 않았을까. 그때가 대략 그 병을 앓은지 1년 정도된 때였다. 근막염은 대략 그 무렵 정도면 낫기도 한다던데.    


3. 지난 8일 올리비가 뉴튼존이 향년 74세로 세상을 떠난 걸 오늘 알았다. 학창시절 정말로 좋아했던 가수였는데 이렇게 가다니 정말 허망하다. 생김도 목소리도 정말 시원시원 했는데...



우울한 마음에 그녀의 대표곡을 올려본다. 저때만해도 촌스럽지만 정말 풋풋해 보인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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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8-17 0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개와 함께 살면 여러 가지 해야 해서 마음이 쓰이기도 하겠습니다 개가 먹어도 괜찮은 것도 있지만, 안 되는 것도 있고... 먹고 싶어하면 안 주기도 그렇겠습니다 개를 기르는 건 아이 기르는 것과 비슷하기도 한 듯합니다 아이보다 개가 좀 편하겠지만...

족저근막염 다 나은 건가요 다롱이가 은혜를 갚았네요 다롱이는 저세상에서 많은 친구를 만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stella.K 2022-08-17 12:41   좋아요 2 | URL
정말 애 키우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힘들어요.
나이들면 힘들어 못 키우겠더군요.
그걸 요즘엔 AI가 대신 하잖아요. 노인분들.
편하긴 하겠지만 그럼 개는 누가 키울까 싶어요.
안 그래도 버려지는 개가 넘쳐난다는데…ㅠ

프레이야 2022-08-17 1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리비아 뉴튼존, 한때 우리의 추억을 불러주는 가수지요. 얼마나 풋풋했던지요. 얼마전에 그녀가 살아온 삶을 보고 놀랐더랬어요. 활기차고 긍정적 에너지 나누며 참 잘 살았더군요.
족저근막염 나아 다행입니다. 다롱이가 준 선물이네요. 너무 납작한 신발 안 좋아요. 발바닥 너무 딱딱한 신발도요.

stella.K 2022-08-17 12:37   좋아요 2 | URL
그러니까요. 7’80년대를 풍미하다 갑자기 사라진 것 같아요.
물론 세월 따라 잊힌 거뎄지만.
몇년 전만해도 잘 살고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쉽더군요.ㅠ

족저근막염은 정말 나이들면 많은 사람들이 앓는 병이더군요.
프레이야님은 괜찮은가요?
정말 우리 달동이 개과천선한 것 같아요. 사람위해 착한 일도하고.ㅋㅋ

프레이야 2022-08-17 12:37   좋아요 2 | URL
ㅋㅋ 착한 달동이!
울집 냥이더러 전 차칸고양이라고 매일 말해준답니다. ㅎㅎ 진짜 착해요.
전 족저근막염은 없는데 하지정맥류가 있어 남들은 모르지만 힘들어요 에구. 미루어 왔는데 수술을 해야하나 고민이구요.

stella.K 2022-08-17 13:26   좋아요 2 | URL
나이들면 고양이를 키우라고 하더군요.
누가 집앞에 예쁜 고양이 한마리 버리고 가면 그냥 운명으로 알고
눈 딱 감고 키울 것 같아요. 그러기 전엔 맨정신으론 못 키울 것 같아요.
특히 울엄니가 고양이를 별로 안 좋아하셔서리…

아유, 하지정맥류가 있군요. 힘드시겠어요.
전 족저근막염은 그럭저럭 나아가는데 대신 오른쪽 다리 고관절이
아파서 고생이어요. 저도 병원을 가야하나 지켜보고 있습니다.
갱년기증상이라 이러다 가라앉을 수도 있지 않을까싶어서.
근데 정말 엊그제부터 아주 미세하게 낫는 것 같기도하고.
프레이야님께도 그런 행운이 있으시길…ㅋㅋ

그래도 행운만 믿지 마시고 병원 가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안 을 것 같아요.
힘내십시오, 홧팅!

프레이야 2022-08-17 13:19   좋아요 3 | URL
고관절이요 ㅠ 요가나 스트레치로 매일 풀어주는 것도 도움 될 거에요.
정맥류는 2009년도에 진단받고 여태 살살 조절하며 사는데 가끔 심하게 증상 오면 엿새 정도 소염제 먹으며 지나야 풀리더군요. 늘 다리 뻗고 있을 수도 없고 에구 되도록이면 수술 피하고 싶어서요. 여기저기 고장이 슬슬 ㅎㅎ
오늘 바람이 선선하네요. 우리 몸이 중요하니 같이 홧팅입니다!!

페넬로페 2022-08-17 15: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롱이가 가면서 스텔라님의 아픔도 가져갔네요~~
다롱이가 사람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망각의 동물이니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잊혀지는거죠.
올리비아 뉴턴 존도 떠났군요~~ㅠㅠ
스텔라님!
족저근막염에 어떤 치료를 하셨나요?
지인이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어 무슨 특효가 있으면 공유하고 싶네요^^

stella.K 2022-08-17 15:18   좋아요 3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때로 망각은 축복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게 없다면 지금도 슬퍼하고 누가 저한테 잘못한 거
잊지못해 한을 품고 그랬겠지요.

족저근막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제풀에 나야지 않을까 싶은데요.
병원에선 치료법이 있는 걸로 선전하고 있긴 합니다만…
저는 골프공이나 테니스공을 발바닥으로 굴려주라는데
더 아프더라고요. 정 아프면 젤 타입 파스를 바르기도 했어요.
그럼 좀 났더라구요. 아주 기대할 정도는 아니구요.
아, 푹신한 실내화는 신고 계시겠죠? 별 도움이 안 되죠? 죄송하다.ㅠ


mini74 2022-08-17 1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올리비아 뉴튼존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제나두입니다.~ 다롱이가 보은하고 떠난건가요. 우리집 똘망이는 성격도 까칠합니다. 강아지인데 고양이같은 까칠함이 매력?! ㅎㅎㅎ 다롱이는 스텔라님 옆에서 행복했을 것 같네요.

stella.K 2022-08-17 18:09   좋아요 0 | URL
뭐 워낙에 히트곡이 많아서ᆢ피지컬도있고 그리스도 유명하잖아요.

다롱이도 까칠했죠. 걔야 뭐 지도 사람인 줄 알고 살았을 거예요. ㅋㅋ

꼬마요정 2022-08-18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족저근막염이 나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다롱이가 사랑하는 스텔라님 아프지 말라고 호 해주면서 낫게 해줬나 봅니다. 다롱이 많이 행복했을 것 같아요.

키우던 동물이 떠나면 빈자리가 엄청난데 또 편하죠. 더 이상 치울 일도 밥 줄 일도 새벽에 깰 일도 없죠. 그런데 또 빈자리가 참 마음을 아리게 하고… 어려워요ㅠㅠ

stella.K 2022-08-18 10:20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정말 꼭 그런 것만 같더라구요. 개도 영물일까요?
정말 육체는 편한데 마음은 허전하지요. 근데 그게 참 나이 따라 가는 것 같아요. 체력이 좋으면 힘들더라도 감당할텐데 지금은 몸이 안 따라주니 감당할 자신이 없더라구요. 사명을 가지고 버림받은 개 돌보는 사람들 참 존경스러워요.

페크pek0501 2022-08-18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부턴가 게으름을 좋아하게 됐어요. 집안 청소나 빨래를 미뤘다가 한꺼번에 해치우기도 해요.
그런데 반려견이 있으면 게으름을 즐길 수 없을 거예요. 그러니 저 같은 사람은 절대 키워선 안 되지요.
모든 것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에요. 공감하며 읽었어요.ㅋㅋ

stella.K 2022-08-18 14:59   좋아요 1 | URL
그래도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키워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게 또 요물이거든요. 미워할 수도 없고 좋아할 수도 없는ᆢ🤣 변훈련만 잘 시키면 손주키우는 것보단 쉬울 거예요.예비적으로 한번 키워보심도.ㅋ
힘들긴 한데 활력소가 되긴해요. 죽을 땐 마음이 아프지만 세상이 다 그런거잖아요.^^

2022-08-18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8-18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