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석근
주연; 박보영, 김영광 외(2018년)
박보영이 나오는
영화는 기본은 한다. 적어도 선택에 있어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 웬지 상대역인 김영광에게 빚진 느낌이다. 뭔가 박보영을
아니 영화를 잘 받혀 준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김영광이 모델
출신이라서 그럴까? 유난히 박보영과 키 차이가 도드라진다. 이건 감독이 의도한 걸까 아니면 신경 쓰지 않았던 걸까? 지나친 키 차이가 적어도
나는 보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 하긴 뭐 박보영이 워낙에 깜찍한 스타일이라 남자 같은 경우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키 작은 남자 보단 키 크고 멀끔한 남자가 보호해 주면 더 좋겠지. 그런데 그 남자가 약간의 허당기가 있다. 그러면 여자로선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솔직히 여자가 무조건 조각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러면 웬지 자신도 완벽해야 할 것만 같고,
불편하다. 어딘가 모르게
빈 구석이 있어야 다가가기도 편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영화내내 김영광이 편했다. 정말 나도 저때로 돌아간다면 저런 남자 친구 하나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로코라고는 하지만 청춘의 고민을
10년 안의 세월에 다 담았다. 통통 튀는 대사도 좋고. 조연, 단역들의 연기도 코믹하고 좋아 끝까지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그
10년 동안 남자는 여자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았는데 그것을 이루지 못했다는 게 아무리 영화라고는 하지만 너무 의도적인 것은 아닌가 싶다. 얼마
전 다시 본 <첨밀밀>도 헤어질 듯 다시 이어지고, 이어질 듯 헤어지는데 만날만한 사람은 언제고 다시 만나며, 그런 만남이라면 사랑을
이루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괜히 관객 생각해서 아련하게 만드는 거, 간지럽히는 거 난 별로다. 어차피 영화는 영화 아닌가? 현실에선 있을
법 하지 않은 환상을 채워주는 것도 영화의 임무라면 임무 아닐까? 끝까지 그 임무에 충실해도 누가 뭐랄
사람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