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까지 쓰고 나는 생각했다.
데비, 나는 다시 잘못된 기차에 탔어.
- P50


네가 어느날 나에게 이어폰을 선물했어. 갑자기. 나는 고맙게 받았지 그런데 며칠 지났을때 너는 미안해하며 이어폰을 돌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어. 나는 왜그랬을까 억울한 마음이 들었어. 그게 뭐라고...느닷없이 똥고집을 부렸지. '치사하게 줬다 뺐느냐'고 그런 뉘앙스로 너에게 갚아주었던거같아. 바로 얼마전 너가 남자친구와의 문제로 한창 힘들어할 때 몇시간씩 들어주던것도 끄집어냈어. 그러려고 들어준게 아니었는데 나는 늘 너를 좋아했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아파하는게 나도 아파서 들어준거였는데 마음에도 없는 소릴 했었지. 내가 스스로 나의 선의를 망쳐버린거야. 이어폰 그게 뭔데 그거 얼마나한다고. 내 소중한 친구에게 못되게 굴었을까. 그때 싸우고.ㅡ 아니 일방적인 투덜거림이었지. 너는 단한번도 내게 화를 낸적 없는 여리고 여린 친구였으니까.ㅡ한번씩 너가 떠올랐어. 처음 만났을때. 너는 계단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따뜻한 메모를 건네주고 함께 옆에 있어준 친구였는데 내가 왜그랬을까. 너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 왜 물어보지 않았을까. 혹시 그 사람이 너에게 선물한 이어폰이 아니었을까. 뒤늦게 그런 생각을 했어.너는 충분히 그런 이유가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친군데 왜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을까. 바보같은 나... 폰에서 니 번홀 지워버린건 난데 그것 때문에 결국 애태운것도 나더라. 너가 그렇게 멀리 이사가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잘 지내고있니? 혹시 그때 그 남친과의 일로 더 힘들어지진 않았을까 그 사람과 다시 잘 만났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과 결혼했을까. 바라던대로 선교사가 되었을까. 웃음소리가 개구장이같던 친구야 어리석은 친구였던거 미안해.

ㅡ나의 0순위였던 너에게. 닿지 못할 편지



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심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다는 마음이 모순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P31



최은영의 단편소설을 읽다가 옛 친구에게, 가지 않을 편지를 썼다. 학교에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들을 배우지 못한다. 배우지 못하는 것 중에는 '자신의 마음을 읽는 방법'도 있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우리가 배우는 것들은 모두 '자신에 대한 공부'를 뺀 나머지란 생각도 든다. 모든 에너지를 '나'를 뺀 세상 공부에 할애하느라 자신을 읽는 법은 정작 배우지도 알지도 못하는게 아닐까? 그래서 진심을 전하지 못하고 진의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이'마음'이란 것을 자기식대로 함부로 판단하고 제멋대로 규정하는 폭력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읽은 '해러웨이 선언문'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주 떠올랐다. 






나라는 사람은, 2차 대전 이후의 미국 헤게모니와 마찬가지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거대하지만, 그 속에서 구축된 우정,정치,연애사처럼 피부에 와닿는 경험으로 실감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입니다.p.253 '해러웨이 선언문'



사랑한다는 것은 세속적으로 되는 것이고 소중한 타자성 및 타자를 의미화하는 것에, 다양한 규모로 지역적인 것과 전 지구적인 것의 층위 속에, 점점 더 뻗어나가는 그물을 통해 연결된다는 것을 뜻한다. p.215 '해러웨이 선언문'


이 세계는 개개인이 존재하고 이후에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통해 전 지구적 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관계를 맺고 사랑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치열한 다툼과 모순 속에서 나와 이 세계를 이해하는 끊임없는 과정이기도하다.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지만 우리는 수많은 관계 안에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나와 세계를 점차 배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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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11 18: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뺀 나머지 란 말에 공감이 가요. ㅠㅠ 정작 중요한건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는 건데 .. 노래도 글도 좋아서 오늘 여기 자리잡고 누울까 합니다 ㅎㅎㅎ

청아 2022-05-11 19:31   좋아요 6 | URL
너무 어렵고 정작 선생님들도 몰라서일까요?ㅎㅎ미니님 환영입니다! 푹신한 매트랑 책 잔뜩, 드실 간식과 차. 똘망이것까지 챙겨드릴께요~♡

페넬로페 2022-05-12 12:38   좋아요 2 | URL
저도 눕고 싶어요^^

청아 2022-05-12 13:42   좋아요 1 | URL
페넬로페님도 같이 누워있다가세요~♡ 수박이랑 케잌, 군것질꺼리 챙겨드릴께요🤗

서니데이 2022-05-11 18: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머리가 특이해서 보니까, 박새로이 였네요.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머리모양이 특이하다는 건 들었거든요.
미미님, 좋은 하루 되세요.^^

청아 2022-05-11 19:31   좋아요 6 | URL
네 저도 방영 당시에는 안보고 최근에서야 봤어요. 특히 이 노래가 좋아서 자주 들어요^^* 밤톨 머리가 독특하죠~♡ㅎㅎ

그레이스 2022-05-11 20: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욕구들‘이 생각나네요. 나를 아는 것부터 출발하는 것이 외부세계와의 갈등을 푸는 시작.

청아 2022-05-11 20:31   좋아요 5 | URL
아 저도 ‘욕구들‘도 읽어야하는데 잊고 있었네요♡ ^^;; 이래서 항상 마음만 조급합니다.
‘나‘를 공부해야할 필요성을 많은 사회문제들 속에서 보게 돼죠.

새파랑 2022-05-12 07: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연이 있는 이어폰이니까 그랬던 거겠죠? 소설보다 닿지 못한 편지가 더 인상적입니다~!! 지금이라도 연락해보면 좋을거 같아요 ^^

청아 2022-05-12 09:36   좋아요 3 | URL
난처해하는게 분명하게 느껴졌는데 물어볼 생각은 안하고 서운한 감정만 내세웠어요^^;; 멀리 이사갔는데 아마 지금은 해외에 있을거예요

거리의화가 2022-05-12 09: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현상을 보면 결국 그 안에 나와 타자를 발견하게 되고 관계의 중요성을 더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엔 이어폰이 유선이라 커플 또는 친구 간에 나눠 끼는 맛이 있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생각났네요!^^; 그래도 역시 아날로그가 좋은 것 같습니다. 직접 쓴 편지가 감동을 주는 것처럼~ 이젠 이메일도 잘 쓰지 않죠^^;

청아 2022-05-12 09:42   좋아요 3 | URL
네 해러웨이도 결국 그런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하는듯 합니다.
저도 이왕이면 아날로그가 친근하고 좋더라구요ㅎㅎ
학교안에서도 손편지랑 옆서 참 많이 주고받았는데 이제는 드물고 특별한 일이 되어버렸네요.*^^*

scott 2022-05-12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의 손편지는 해러웨이 선언문에 대한 답장! 다음 세대에게 꼬옥 하고 싶은 말이 담겨 있을 것 같습니다


청아 2022-05-12 12:01   좋아요 2 | URL
해러웨이에게 왜이렇게 어렵게 썼느냐고 보내고싶긴 해요😅
요즘 안그래도 작가들에게 편지형식으로 글 쓰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페넬로페 2022-05-12 1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쓰고 또 달달한!
제목 넘 좋으네요~~
거의 모든것이 쓰고 달달하지 않을까해요.
그 무엇도 하나만은 아닐것 같아요
사람, 친구와의 관계는 쉽지가 않죠~~
어떻게 한마디로 정리될 수 없는 ㅠㅠ

저 이태원 클래스에서 박새로이 너무 좋아했어요.
그 성격과 의지들이 멋지고 그 맘들을 배우고 싶더라고요.
김필의 노래도 좋아요^^

청아 2022-05-12 13:36   좋아요 3 | URL
이 드라마에서 소주맛이 그랬듯 인생도 그렇고 관계도 늘 쓰고 달달한것 같아서요ㅎㅎ
페넬로페님 공감해주시는 댓글은 달달해서 늘 위로만땅입니다~^^♡

박새로이 인생관,근성,사람에대한 태도 모두 보기좋았어요.
저도 배워야할것들!!
김필 노래 들을때마다 가슴이 뛰어요😄

페크pek0501 2022-05-13 15: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상대를 사랑하다가 결국 맨마지막엔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한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올 것 같아요.
사랑은 질투와 증오심을 동반한다는 게 그 증거 같습니다.

청아 2022-05-13 16:59   좋아요 2 | URL
페크님~♡ 결국 사람은 누구보다 스스로를 가장 사랑한다는 말씀이신거겠죠?
타인에 대한 태도가 결국 자신에 대한 태도를 어떤 식으로든 드러내는것 같아요.

그런걸 보면 나와 이 세계가 개별적 유기체가 아닌 통합적 관계라는 해러워이 주장을 실감합니다😊

희선 2022-05-14 00: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박새로이가 배우 이름인가 했어요 이름이 한글인가 보다 했는데, 드라마에 나오는 이름이었군요 박새로이로 찾아보다가 일본에서 이 드라마 만든다는 거 알았습니다 <롯폰기클라쓰>라고 합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와 일본 TV아사히가 함께...

어느 날 친구분도 미미 님을 생각하고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할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청아 2022-05-14 1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제 이름으로 쓰기에도 멋진것 같아요!ㅎㅎ<롯폰기 클라쓰>가
나온다니 제목부터 웃음이 납니다. 일본서도 흥행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검색해봐야겠네요

그친구도 그럴까요? 어디에 있든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다정한 말씀 감사해요~♡

바람이 시원하게 부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래요^^*

mini74 2022-06-10 0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자리펴고 눕고싶었던 리뷰네오 ㅎㅎ 당선 축하드립니다 *^^*

그레이스 2022-06-10 09:21   좋아요 3 | URL
그 옆에 저도! ㅎㅎ
🥳

청아 2022-06-10 10:45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미니님~😍
덕분에 이 페이지가
다정다감해졌지요ㅎㅎ

청아 2022-06-10 10:45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감사해요😍

새파랑 2022-06-10 1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감성 대마왕 미미님 또 축하드립니다~!!!!!

청아 2022-06-10 11:31   좋아요 2 | URL
감성 대마왕 너무 좋은데요?!!ㅋㅋㅋㅋ감사해요 새파랑님😍

이하라 2022-06-10 11: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축하드려요.^^
기쁘게 여시는 주말되시길 바래요~~

청아 2022-06-10 11:32   좋아요 3 | URL
이하라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요 하라님도 상큼한 주말되시길요😍

거리의화가 2022-06-10 1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최은영과 해러웨이의 만남~ 제목도 내용도 정말 좋았어요! 몽글몽글한 감성이 점점 없어지는데 이 글 읽으면서 잠깐이나마 추억이 떠오르면서 설레기도 했었네요. 당선 축하드립니다!ㅎㅎ

청아 2022-06-10 11:56   좋아요 1 | URL
거리의화가님 말씀이 더 좋은데요!!! 저도 책으로 위로받아 쓴 글인데 덕분에 또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감사해요ㅎㅎ😍

페넬로페 2022-06-10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넘 좋았어요, 역시나!
미미님, 2관왕 축하드려요**

청아 2022-06-10 19:52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페넬로페님~😍 이때 듣던 노래들 아직도 질리지않아 즐겨듣고 있어요!!

서니데이 2022-06-10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청아 2022-06-10 21:56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좋은 밤 되시고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scott 2022-06-14 00: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달의 당선 ✌관왕 추카!
달콤하고도 달콤한
사탕들 여기 놓고 가여 ㅎㅎㅎ

⠀ 💗💗⠀ ⠀ 💗💗
💗🍬🍬💗🍬🍬💗
💗🍬🍬🏠🍬🍬💗
💗 추카추카추카 💗
⠀ 💗🍬🍬🍬💗
⠀ ⠀ 💗🍬💗
⠀ ⠀ ⠀ ⠀💗

청아 2022-06-14 08:35   좋아요 2 | URL
스콧님이 주신 사탕먹으면서 이달도 열심히 읽고 쓸께요💗🍬 💗 💗💗(⑅´•⌔•`)*✲゚*。💗💗💗
감사해요!!😆
 
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은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가는 어떤 것이다.ㅡ로제 바이앙


법대생 도미니크는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을 따라 그의 외삼촌 뤽을 만나러간다. 남자친구의 외삼촌이라면 일반적으로 나이 차이가 상당할텐데 도미니크에게는 그런 점이 문제가 되지 않는 듯했다. 아니 오히려 사강의 소설을 잃다보면 문제가 되는 것은 삶의 권태, 침잠하는 우울과 무기력이라는 생각도 하게된다. 그래서일까 베르트랑과는 다른 느낌과 분위기에 도미니크는 점점 뤽에게 매력을 느끼고 결국 유부남인 뤽의 제안에 두 사람은 호텔에서 3주간 둘만의 비밀스런 여름휴가를 함께한다.


나는 저 앞의 다리가 잘려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그에게 집착하지 않기 위해 적당히 잘해나갈 것이다. 난 그렇게 미치지는 않았으니까.p.82


이 후 도미니크에 의해 거의 의도적으로 남자친구인 베르트랑이 사실을 알게되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소란스러운 과정도 없이. 무척 쿨한 이별이었다. 오히려 도미니크가 신경쓰는 것은 뤽의 아내 프랑수아즈였다. 프랑수아즈는 함께 식사와 쇼핑을 하며 도미니크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아내가 있는 남자와의 연애라니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라면 김치싸대기가 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뤽의 아내 프랑수아즈는 두 사람의 밀회를 알고도 분노하지 않는다. 오히려 집에 초대하고 술을 나누어 마시며 흥분한 도미니크를 달래준다. 그리고 육체적으로 젊은 그녀를 질투하고 있었노라고 고백한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놀랐다. 미소 짓는 내가 보였던 것이다. 미소 짓는 나 자신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알고 잇었다. 내가 혼자라는 것.나는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p.200


지금까지 읽은 몇편의 사강의 소설들은 연인을 두고도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 주인공들을 담고 있었기에 이번에도 놀라지는 않았다. 사강이 이런 극적인 장치, 막다른 골목같은 사랑을 통해 꾸준히 보여주고자 하는 건 뭘까? 눈에 띄는 '배신'이라는 소재보다도 그 안에서 자연스러운 인간의 타오르는 감정과 이카로스처럼 스스로 추락하는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사랑이라는 날개를 달고 태양을 향해 비행하지만 결국 추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고독. 외로움


집에 돌아가서 새 장편소설을 한 권 읽기로 마음먹었다. 사르트르의 아주 아름다운 책'철들나이'였다. 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그 책에 열중했다. 나는 젊었고, 한 남자가 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남자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 나는 젊은 여자의 바보 같고 사소한 갈등 하나를 해결해야 했다.(중략) 사인조의 아주 사소한 게임이 파리의 봄 속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메마르고 아름다운 방정식, 소원대로 파렴치한 방정식으로 만들어버리고 있었다. p.47


실제로 사강은 사르트르를 찬미하며 그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이 소설을 읽던중 뤽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 도미니크가 '구토'감을 느낀것(사르트르의 책 '구토'), 뤽을 묘사하며 그가 잘생기지 않았다고 말한것(누가봐도 사르트르는...), 뤽이 지식인이란 사실, 사르트르가 인용된 부분을 조합해 뤽이 사르트르를 모델로 한 것으로 짐작했다. 사강은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소설에서 구현해냈던 것일까? 내 추측이 잘못된 것일수도 있지만 사실이라면, 그리고 사르트르 역시 그런 의견을 듣거나 이 소설을 읽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지 궁금하다. 소설 속 주인공의 불륜적 일탈과는 반대로 작가에게는 적나라한 편지보다 소설이 더 매혹적인 구애의 방식이었을것이다.


프루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행복이 자신이 추구했던 욕망 위에 정확히 내려앉는 일은 매우 드물다."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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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5-11 16: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강다운 소설같아요.
사랑도 욕망의 한 부분이면 단순화될지 모르겠는데 사랑을 하며 구토감을 느낀다는건 또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도 해봐요~~
역시 사랑은 어려워요 ㅎㅎ

청아 2022-05-11 17:10   좋아요 6 | URL
네! 사강다운 소설이었어요^^*
구토감 느낀 대목이 의도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사르트르가 바로 떠올라서 유독 재미있었어요ㅎㅎ

새파랑 2022-05-11 16: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르트르의 외모가 급 궁금해지네요~!! 요새 사강책 읽을게 없어서 손놓고 있는데 이렇게 미미님 글을 보니 너무 반갑네요 ^^ 프랑스식 사랑은 이해하는게 불가능하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것 같아요~!!

그리고 역시 프루스트 찐팬 미미님 ^^

청아 2022-05-11 17:14   좋아요 4 | URL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와 사고방식이 달라서 더 재밌게 빠져드는듯 합니다ㅎㅎ

프루스트나와서 반가웠어요^^*

mini74 2022-05-11 17: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랑스는 이런것들에 좀 관대한걸까요 ㅎㅎ
사강이 사르트르를 찬미했군요 잃시찾의 등장인물로 필명을 삼았다고 어디서 봤는데 ㅠㅠㅎㅎ 사강과 어울리는 리뷰네요 미미님 👍 깊이있는 리뷰 잘 읽었어요 *^^*

청아 2022-05-11 18:05   좋아요 3 | URL
예전에 미테랑 대통령 불륜스캔들에도 끄덕 없던거보면 확실히 사생활로 이해하는듯해요. 우리나라였음 탄핵당했을텐데 말이죠ㅎㅎ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미니님 요즘 리뷰 쓰는거 어렵네요*^^*

coolcat329 2022-05-11 19: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남친의 외삼촌과 사랑! 근데 또 그 부인은 같이 식사하며 불륜녀를 위로하다뇨 ㅋㅋ
우와 프랑스 사랑은 정말 차원이 다르네요~~ㅋㅋㅋ
사강이 사르트르를 찬미했군요.
우리가 모르는 치명적 매력이 있으셨나 봅니다.

청아 2022-05-11 19:40   좋아요 4 | URL
사강의 다른 책에서 사르트르에 대한 글을 조금 읽었거든요. 그래서 ‘구토‘에서 빵터졌습니다ㅋㅋㅋ 그 부인은 단지 육체적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기분나빠하지 않은듯 해요. 이것도 놀랍죠ㅋ😅

그레이스 2022-05-11 20: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김치싸대기에 터졌습니다. 싸르트르의 외모는 매력적이죠. 지적이기도 하고. 사강은 사회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탐구한 듯요.^^

청아 2022-05-11 20:33   좋아요 3 | URL
‘그는 잘생기진 않았다‘는 대목이 ‘그는 사르트르다‘로 읽혔어요ㅎㅎ 저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프랑스에서도 남의 떡이 커보이는걸까요^^*

그레이스 2022-05-11 20:43   좋아요 2 | URL
제 취향인걸로!ㅎㅎ

기억의집 2022-05-11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강하고 사르트르하고 사겼을 수도 있겠는데요. 예전에 사르트르와 보브와르위 책에 관심 많었을 때 사르트르가 진짜 많은 여자(제자 포함)랑 잠자리 했었다고 그것때문에 보브와르가 힘들어 했다는 글 읽은 적 있었는데.. 저는 유럽 소설이나 영화 보면 유부남이든 유부녀든 상대가 맘에 들면 관계 하더라구요. 결혼 후의 순결에 대해 아예 관심 없고 자기 감정 대로 움직여서.. 이게 현실하고 얼마나 매치 되는지 궁금할때가 많었어요. 저는 제가 읽은 유럽 미스터리나 영화 보면 다들 사강과 같은 성적인 관계 맺으며 살아가서….. 우리 정서와 너무 다르구나 싶었어요!!!

청아 2022-05-11 23:47   좋아요 1 | URL
네! 사강이 사르트르에게 쓴 편지내용보니 둘 사이에 뭔가 있을수도 있겠다싶더라구요. 그저 요즘 유행하는 일방적인 ‘추앙‘일수도 있겠지만요. 예전에 남편이랑 유럽 배낭여행가서 도미토리에 묵은적 있는데요. 제가 옆에 있는데도 한 여학생이 남편에게 계속 추파를 던져서 놀란적 있어요ㅎㅎ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사진에도 기대고 있는 포즈😅 확실히 우리보다 여러모로 자유분방한것 같아요.

2022-05-12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13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뿌리가 자라는 시기라고 생각해, 어떤 땅에서 자라났는지, 그때의 기후가 어떠했는지에 따라서 뿌리의 생장이 달라질 수밖에 없지. 씨앗으로서는 아무리 자기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토양이 척박해서 양분이 부족하면 그 뿌리가 어떻게 굵고 단단하게 땅 아래로 뻗어나갈 수 있겠어. 뿌리가 작고 연하고 약하면 그에 맞게 줄기도 작고 연해질 수밖에 없겠지. 그게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일 테니까. 아무리 애를써도 이미 그 시기가 지나면 뿌리는 더 자라지 않는 것 같아.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어려워. 늘 뿌리 뽑혀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 P75

솔직함도 마음이 강한 사람이 지닐 수 있는 태도인 것 같아. 내가 강한 사람이었다면 너의 눈을 보고 말했을 거야. 지호야, 너는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한 친구야. 너는 나를 판단하지 않았어. 너와 함께 있으면 온전해지는 기분이 들었어.  - P82

큰 선택을 해야 할 때마다 덜 상처받고, 덜위험한 길만을 골라서 갔지. 그리고 그건 언제나 내 마음속 욕구와는 다른 길이었던 것 같아. 계속 그런 식으로만 살다 보니나중에는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지경에 이르게 되더라.
- P83

자기 마음을 배울 수 없고, 그렇기에
제대로 알 수도 없는 채로 살아간다.
- P95

그해 봄여름, 유진은 자주 걸었다.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하루에 여섯 시간, 일곱 시간을 걷기도 했다. 대학 입학 선물로받은 르까프 운동화를 신고 야구 모자를 쓰고 이리저리로 걸어 다녔다. 술에 취하면 술을 깬다는 이유로, 밥을 먹으면 먹은걸 소화시킨다는 이유로, 피곤하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유진은걷기 시작했다.
- P97

 마음이란 건 하도 걸어 물집투성이가 된 발바닥 같았다. 예쁜 눈물이 흘러내리는 얼굴이 아니라.
- P104

자신의 채반 같은마음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를 인정하게 된 것도, 아무리 바가지로 물을 떠서 담으려고 해도 채반 같은 마음에는 조금의 물도 머무를 수 없었다. 신을 받아들였다는 건…. 무려 신의 사랑을 체험했다는건 채반에 더는 물을 붓지 않고 깊은 물속에 채반을 던지는 일 같았다. - P108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게 있기나 한 걸까.
- P109

최근에만 2천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생매장되었다는뉴스를 들으면서 그녀는 천만 마리가 넘어가는 닭의 무리를상상하려 시도했지만 상상할 수 없었다. 말의 목을 껴안고 용서를 빌었던 니체와 대규모로 동물을 사육하고 살처분하는 인간들의 거리는 너무 멀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데카르트의자녀들일까.
- P189

미리는 현주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엄연히 드러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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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11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생각이 풍성해지는 궁극의 읽기를 경험했다. 포스트 휴먼 대신 퇴비를!의 구호아래 새로운 생명정치가 창발하길!! 이제 컴북스 읽고 팟케스트 다시듣고 한번더 밑줄 위주로 이 책을 맛보고 리뷰 쓰기로. 어슐러 K.르귄 때문에 해러웨이 선언문 사두었는데 이제 다시 르귄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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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09 17: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하셨군요^^ 저도 컴북스 사두어서 본문 텍스트 읽고 리뷰 겸 읽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미미님이 앞서서 읽어주셔서 뭔가 힘이 더 되는 것 같아요ㅎㅎ

청아 2022-05-09 17:38   좋아요 4 | URL
분명 어렵긴한데 강렬한 통찰을 엿본 기분이예요!*^^* 다락방님이 알려주신 팟케스트도 들어보니 좋았고요. 컴북스 읽으면 좀더 명확해질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2-05-09 18: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려운책도 미미님 앞에서는 단지 한권의 책일뿐이군요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

청아 2022-05-09 18:11   좋아요 3 | URL
소화력은 다락방님이 최고!저는 읽기만 빠릅니다ㅎㅎ 과학적 배경지식이 있다면 좀더 이해하기 수월했을것 같아요.*^^* 이 책은 다시 읽어보고 싶은 문장, 페이지가 은근 많아서 좋았어요.

건수하 2022-05-09 18: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벌써….!!

청아 2022-05-09 18:12   좋아요 3 | URL
밑줄 위주로 다시 읽으려고요. 어려운데 매혹적 문장이 곳곳에 있어요*^^*

다락방 2022-05-09 18: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미미님은 르 귄 에서 해러웨이로 넘어오셨어요? 저는 컴북스 읽다가 오오 르 귄과 맞닿는군! 했거든요. <어둠의 왼손> 생각나더라고요. 미미 님의 이어지는 독서와 리뷰 기다릴게요! 후훗

청아 2022-05-09 18:36   좋아요 3 | URL
작년에 르 귄 읽다가 언급되어 해러웨이 사두었어요. 다락방님 <어둠의 왼손>읽으셨군요? 저는 역시 사두기만요^^; 덕분에 결국 해러웨이를 이렇게 읽고 시각이 또 트이는 경험을 합니다~♡헤헷

페넬로페 2022-05-09 2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을 읽어내는게 아니라 연결시켜
확장시키는 미미님😊😊👍👍
궁극의 읽기를 저도 경험해보고 싶네요^^

청아 2022-05-09 20:37   좋아요 4 | URL
노력을 예쁘게 봐주시는 페넬로페님~♡^^♡ 며칠동안 이 책 읽으면서 기분이 참 묘했어요 함께 읽으면서 이해와 파급력을 높일 수 있는 책인것 같아요. 과학계의 프루스트 아닐까 합니다.😄

희선 2022-05-10 0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잘 모르지만, 미미 님 이 책 다 보신 거 축하합니다 어슐러 K. 르귄을 알고 이 책을 아셨군요 다른 책 보시고 팟캐스트 밑줄 한번 더 보시면 멋진 글을 쓰시겠네요


희선

청아 2022-05-10 11:37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희선님~♡ 정리하기 쉽지않은 책이라 잘쓸 자신은 없지만 제가 감동받은 부분을 나누고 싶긴해요.

날이 참 좋네요!
희선님 웃음가득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

mini74 2022-05-10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컴북스를 사야하나봐요 ㅎㅎ 저는 진도가 안나가서 팟캐 듣고 있어요 미미님. 딴 책 살짝 살짝 읽으면서 ㅎㅎ 르귄은 아이가 좋아하는 작가라 ㅎㅎ 아이 책장에 몇 권 있습니다. 아이덕을 보내요 ~~ 미미님 대단하세요 !!! 저도 분발해야겠죠 ㅎㅎㅎ

청아 2022-05-10 13:05   좋아요 1 | URL
컴북스 해설서의 역할을 잘 해주더라구요ㅎㅎ 이 책 어려운 구간이 많긴하죠? 이해되는 부분 위주로 읽어보심 될꺼예요. 팟캐도 설명이 잘 되어있고요. 리뷰를 어찌쓸지 고민입니다. 르귄을 미니님 아이가 좋아한다니~♡♡ 그리 기특할수가!!🤗 저희집에 있던 <어둠의왼손>은 행방불명입니다ㅎㅎ
 

시간은 손끝으로 정민의 뺨을 때리며 약 올리듯이 지나갔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 P59

윤이는 우리의 삶이 학교라면 한 학년이 15년이라고 말하곤했다. 태어나서 열다섯까지가 1학년, 열여섯부터 서른까지가2학년, 서른부터 마흔다섯까지가 3학년……. 명이 길어 아흔까지 산다면 6학년을 졸업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윤이다운 엉뚱한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정민은 그 이야기를 오래 의식했다.
- P59

너는…….
윤이가 슬픈 표정으로 말한다.
너는 너를 용서해야 돼.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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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5-08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학생 시절 16년이 길게 느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겨우 16년을 배우고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는 게 너무 빠른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 학년은 조금 다른 의미 같지만, 계속 학년이 올라가듯이 다음 단계가 있는 것 같긴 해요.
미미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청아 2022-05-08 19:26   좋아요 2 | URL
좋은 말씀입니다.^^*
많이들 미숙한 상태로
세상에 던져지는듯하죠.
세상에 나와서도 배워야 할것들은 여전하구요.
서니데이님도 잘 보내고 계신가요~^^♡

2022-05-08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8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8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08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