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려고 나는 입술을 꽉 깨물어야 했습니다. 아버지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신 것같았는데, 갑자기 내게 손을 내미시더니 떨면서 잠깐 악수를 하시고는 급히 밖으로 나가셨기 때문입니다. 감히 아버지를 뒤따라 갈 용기가 나지 않았고, 불안과 혼란속에서 그냥 선 채로 손수건으로 입술에 묻은 피를 닦았습니다.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P34

목소리가 당당하게 터져나올 때마다 그는 마치 날개를 활짝펴듯 떨리는 두 손을 들어 올렸다가, 지휘자가 선율에 따르듯안정된 제스처로 천천히 손을 아래로 내려 놓았습니다. 목소리는 점점 더 격렬하게 휘몰아쳤고, 마치 날개라도 달린 듯 그는 질주하는 말의 엉덩이에서처럼 딱딱한 책상에서 음악적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그리고 섬광과도 같은 번쩍이는 비유들로 가득한 원대한 사상들을 폭풍처럼 쏟아냈습니다.
그때까지 나는 그 사람 이외에 그토록 감격에 빠져 진실하게 마음을 끌며 강의하는 사람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 P38

난생 처음으로 나는 라틴어로 ‘랍투스 (Raptus,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황홀한 심리적 상황을 의미하는 단어 - 옮긴이)라고 부르는 것, 즉한 인간이 자신의 경계를 초월해 이끌려가는 상태를 체험했던 것입니다. 

휘몰아치는 그의 입술은 자신을 위해서 말한 것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 말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건 몸 속에서 불이 일어난 사람 내부의 화염이 입술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 P38

분명 학생 가운데 한 사람이 
셰익스피어를 유성(遊星)과 같은 현상이라고 칭송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높이 앉아 있던교수는 셰익스피어는 한 시대의 가장 강력한 표현인 동시에모든 세대의 정신적 진술이자, 열정적으로 변모한 시대의 감각적인 표현이었음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잉글랜드의그 위대했던 시간을 단 한 번뿐이었던 황홀의 순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황홀의 순간, 그 시대는 모든 개인의 삶이 그렇듯 모든 민족의 삶에 있어서 전혀 예상치 못한 힘들이 한데 모여 영원을 향한 강력한 충동으로 급작스럽게 폭발한 시기였지요. 갑자기 지구(地球)가 넓어지고, 신대륙이 발견되었지만 동시에낡은 권력, 즉 교황권이 허물어질 위협에 처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 P39

벽돌공의 손자 벤 존슨(Ben Jonson, 16세기 잉글랜드의 극작가, 시인), 신발 수선공의 아들 말로(Marlowe, 16세기 잉글랜드의 극작가,
시인 - 옮긴이), 시종(侍從)의 후손 매신저(Massinger, 16세기 잉글랜드의 극작가),부유하고 학식이 풍부한 정치인 필립 시드니가 바로 그들이었지요. - P42

이 모든 이들이 뜨거운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습니다. 오늘 축제를 벌이다가도 다음날 끔찍하고 비참한 상태에빠져 죽어갔는데, 키드(Kyd, 잉글랜드의 비극작가 - 옮긴이)가 그랬고 헤이우드(Heywood, 17세기 잉글랜드의 극작가 - 옮긴이)가 그랬지요. 스펜서(Spenser, 잉글랜드의 시인 - 옮긴이)처럼 킹 스트리트에서 굶어 죽은 이들도 있었는데, 모두가 시민답지 못한 삶을 살았던 겁니다. 싸움꾼이자 통정(通情)을 일삼는 사람, 위선자, 사기꾼들이었지만 동시에 시인, 시인이었지요! 그들 모두가 시인이었던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는 그저 이들 한복판에 있는 존재였을 뿐이지요.
그야말로 그는 ‘시대 그 자체와 몸통(햄릿 제3막 2장에 나오는 대사 - 옮긴이)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 볼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지요. 그 폭동이 그만큼 심했고 정열이 넘쳐흐르는 작품들이 연이어 쏟아졌기 때문이지요.
- P42

"어째서 내가 이 강의를 역사적 순서에 따라, 처음부터 아서왕과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중세 시대 잉글랜드 시인 - 옮긴이)가 아니라 일반적인 통례와 다르게 엘리자베스 왕조부터 시작했는지 여러분들은 이제 이해 하겠습니까? 무엇보다 그들과 친해지고, 가장 생동감 있는 것과 친숙해지기 바란다는 것을 이제 이해합니까? - P44

체험 없는 어문학적 이해나 가치에 대한인식이 결여된 단순한 문법적인 단어란 존재하지 않아요. 젊은여러분들은 하나의 국가 그리고 그대들이 정복하고자 하는 언어를 우선 최고로 아름다운 형식 속에서, 청춘의 가장 강력한 형태 속에서, 뜨거운 정열을 통해 만나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선 여러분들은 시인들의 언어를 들어야 합니다. 언어를 창조하고 완성하는 시인들 말입니다! 우리는 문학을 해부하듯분석하기 전에 일단 호흡해야 하며 가슴으로 따뜻하게 느껴야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신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잉글랜드는 엘리자베스이고, 셰익스피어이며, 셰익스피어 시대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그 모든 것들은그 준비에 불과하고, 후에 활기없이 뒤따른 모든 것들은 무한함 속으로 무모하게 뛰어든 시도들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 P44

그는 활화산처럼 분출하는 언어의 광휘로 낯선 나를 처음부터 사로잡았고, 더 깊은 그의 침묵, 이마 위에 떠도는 비애의 구름이 이젠 그와 친숙해진 나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고귀한 남성의 우울은 늘 젊은이의 정신을 강하게 붙드는 법입니다. 자신의 심연 아래를 응시하는 미켈란젤로의 사상과 처절하게 내면을 향해 꾹 다문 베토벤의 입, 이렇듯 세계 고뇌를 가린 비극적인 가면들은 모차르트의 은빛 멜로디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물 주위에 밝게 퍼지는 빛보다 더 강력하게 청년을 감동시킵니다. - P87

연구에 열중한 그는 가끔 내가 노크하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그 분 앞에부끄럽고 당황한 채로 서게 되면, 그가 마치 온 몸에 가면을쓰고 파우스트의 의복을 입고 앉아있는 바그너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정신은 수수께끼의 절벽과 소름끼치는 ‘발푸르기스의 밤‘(중부 유럽과 북유럽에서 4월 30일이나 5월 1일에 행하는 봄의축제로 괴테의 『파우스트』에도 묘사됨 - 옮긴이)을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 그의 감각은 완전히 폐쇄되어 있어서, 다가오는발자국 소리도, 조심스럽게 인사하는 소리도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 P88

나는 다시금 그의 방에 동틀 무렵까지 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선생님이 굳게 잠긴 서랍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꺼내 직접 번역하여 낭독했습니다. 얼핏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흡사 청동으로 주조한 세밀한 암호문 같은 그 작품을 그는 마법을 부려 해석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행복한 기분에 잠겨, 그가 쏟아 부으며 선사한 모든 것이 덧없이 흘러가는 말 속에서사라지는 것은 너무도 아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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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23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 제목 보고 깜놀 미미님 눈물이 💧
벽돌공의 손자 벤 존슨, 신발 수선공 아들 말로 셰익스피어 까지
해박한 츠바이크 역사적인 인물들이 주르륵 등장하네요
미미님이 발췌해주신 문장들 읽으니
산도르 마라이 보다 재미가 🌋화산 급일것 같은데
가즈오옹 7일뒤 도착하는데 그사이 이책 읽게되면
옹 버리게 될까여 🦀🦀🦀

청아 2021-03-23 22:11   좋아요 1 | URL
두껍지 않고 금방 읽으실테니 그런 염려는 안하셔도 됩니다ㅋㅋㅋㅋㅋ저 이책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주문하려고 장바구니! 역시 스콧님 그런 부분 눈에 들어오시죵! 저는 그럴줄 알았지요!헤헷ㅋㅋㅋㅋ😍

서니데이 2021-03-23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슈테판 츠바이크네요. 이 책은 안 읽었지만 전에 읽었던 책이 재미있었던 생각이 납니다.
미미님 좋은밤 되세요.^^

청아 2021-03-23 23:59   좋아요 1 | URL
<광기와 우연의 역사> 말씀하시는걸까요^^* 서니데이님도 굿밤,꿀잠요!😉
 
감정의 혼란 - 지성 세계를 향한 열망, 제어되지 않는 사랑의 감정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서정일 옮김 / 녹색광선 / 201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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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지 커피 한잔을 타놓고 잠시 앞 부분만 읽으려고 했는데 넋놓고, 드잡이 당하듯 끝까지 다 읽게됨. 읽는게 아니라 읽게됨.
두 시간만에 읽었나? 눈이 어지럽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별 ☆☆☆☆☆☆☆☆8개 정도?
후기를 어떻게 써야하나...맙소사.
안 읽은 분들. 어서 당장 읽어요!츠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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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23 20: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기시작 하자마자 다 읽었었는데 ㅋ 🌟 8개라시니 완전 공감^^ 미미님 리뷰가 너무 기대됩니다~!

청아 2021-03-23 20:40   좋아요 3 | URL
아 어떻게 이런 묘사를 하죠? 두번정도 이 책에서처럼 ‘감정적 고양‘을 느껴 울컥했어요. ㅠㅇㅠ

새파랑 2021-03-23 21:12   좋아요 2 | URL
정직한 책 제목~! 저는 읽고 멍해졌어요 ㅋ 어떤 기분이신지 알거 같습니다ㅎㅎ

청아 2021-03-23 21:19   좋아요 2 | URL
제목이 완벽해요!!👍👍저도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어요ㅋㅋ

scott 2021-03-23 2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잉~이책은 왜미리보기 서비스가 두세장만 보여주는 거임 ㅠ.ㅠ

청아 2021-03-23 20:50   좋아요 3 | URL
아~ 스콧님 이 책 꼭 읽어보세요! 강추예요×100

청아 2021-03-23 21:20   좋아요 2 | URL
밑줄 글귀들 올렸어요! 분명 좋아하실거라고 감히 장담을 합니다.🥲

오거서 2021-03-23 21: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 님이 강추하는 책이니까 꼭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후기 없어도 별 8개에 소름 돋아요 ^^

청아 2021-03-23 21:32   좋아요 3 | URL
아 감정 묘사가 뛰어납니다. 좋아하실거라 생각해요! 특징적인 어떤것이 오거서님도 스콧님도 좋아하실 그 무엇이 있어요. 읽으심 시원하게 말씀드릴날이 오겠죠!ㅎㅎ 뛰어난 작가네요.😭

mini74 2021-03-23 2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 8개 ?!!!! 넵. 꼭 읽어보겠습니다. *^^*사실 지금 너무 읽고싶어요 ㅎㅎㅎ

청아 2021-03-23 21:36   좋아요 4 | URL
중간에 화장실도 못갔어요ㅋㅋ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03-23 21: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아까 도서관 다녀왔는데. ㅋ 목욜에 빌려야쥐~~~근데 이러심 어째요. 책권하는알라딘, 미쳐버리겠네요^^

청아 2021-03-23 21:37   좋아요 4 | URL
아 정말 이 책은 심해요!! 자꾸 알리고싶어 ‘초조‘합니다.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3-23 21: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서 읽어야겠어요^^

청아 2021-03-23 21:44   좋아요 4 | URL
최우선으로 읽으셔도 좋을듯해요~😆👍👍

붕붕툐툐 2021-03-23 23: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리뷰 읽고 감정의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당장 달려가고 싶은데 못 가 초조하고, 좋은 책 알게 되어 기쁘고, 이런 별 8개를 외쳐주시는 미미님께 감사하고.. 혼란스럽습니다!ㅋㅋㅋㅋ

청아 2021-03-24 00:02   좋아요 2 | URL
전에 묘사가 좋은 책을 읽고싶다 하셨던게 기억나요.이 책은 그야말로 그런 면에서 최고예요! 인생 책이 한권 더 늘어나 저도 감정적혼란을 느끼며 잠들것 같습니다!ㅋㅋㅋㅋ☺

Yeagene 2021-03-24 1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오래전에 이 책을 밤에 읽기 시작했는데,잠도 안자고 다 읽었어요.읽고나서도 흥분이 가시질 않아 꼬박 밤샜던 기억이 나요.ㅎㅎ
세상에 이런 작가가 있구나,난 이제서야 이런 작가를 알게 됐구나!막 이랬어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03-24 11:16   좋아요 1 | URL
저도 오래전 출간된 책으로...
츠바이크 책은 무조건 읽습니다^^

청아 2021-03-24 11:31   좋아요 1 | URL
저도요! 어제 잠들기가 쉽지 않았어요!ㅋㅋㅋㅋ 신세계가 열린것 같아요. 소설의 참맛을 이제야 알게된 느낌!와!

그레이스 2021-03-24 12:03   좋아요 1 | URL
츠바이크 팬으로 같은 감동을 느끼는 분들 만나면 설레요^^
책들을 다시 들춰보게 되요~♡

청아 2021-03-24 12:08   좋아요 1 | URL
역시 그레이스님♡ 츠바이크의 글은 두고두고 읽게 될것 같아요!!

감은빛 2021-03-26 1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도 읽어야 하겠군요. 또 장바구니에 책이 하나 더 담기네요.

청아 2021-03-26 13:41   좋아요 2 | URL
여운이 오래 남는 책이예요! ‘소설이란 이런 것이다‘ 츠바이크가 보여준 느낌이요!

초딩 2021-08-02 0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엉엉엉
저 샀어요 샀어요 샀어요 ㅎㅎㅎ
저도 읽을래요 ㅎㅎㅎㅎㅎ

청아 2021-08-02 00:10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초딩님도 이 작품 잘 맞으심 좋겠어요~♡

초딩 2021-08-03 22:50   좋아요 1 | URL
어제 밤에 양탄자 배송 왔는데
진짜 책이 이렇게 예쁠수가요!!!
😍😍😍

청아 2021-08-03 22:53   좋아요 0 | URL
예쁜 문장도 많아요~ 💕 어떠실지 두근두근하네요ㅎㅎㅎ🙆‍♀️

청아 2021-08-03 22:54   좋아요 0 | URL
아버지와 떨어져 하숙?하면서 부터 재밌습니당ㅎㅎ
 

오랜만에 시집


거미

거미가 허공을 짚고 내려온다.
걸으면 걷는 대로 길이 된다.
허나 헛발질 다음에야 길을 열어주는
공중의 길, 아슬아슬하게 늘려간다.

한 사내가 가느다란 줄을 타고 내려간 뒤
그 사내는 다른 사람에 의해 끌려 올라와야 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사내는
거미줄에 걸린 끼니처럼 옥탑 밑에 떠 있었다.
곤충의 마지막 날갯짓이 그물에 걸려 멈춰 있듯
사내의 맨 나중 생이 공중에 늘어져 있었다.

그 사내의 눈은 양조장 사택을 겨누고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당겨질 기세였다.
유서의 첫 문장을 차지했던 주인공은
사흘 만에 유령거미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조장 뜰에 남편을 묻겠다던 그 사내의 아내는
일주일이 넘어서야 장례를 치렀고

어디론가 떠났다 하는데 소문만 무성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들은
그 사내의 집을 거미집이라 불렀다

거미는 스스로 제 목에 줄을 감지 않는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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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3-23 2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분 시집 대출했군요. 저는 이분이 낸 아홉살 시리즈 있어요. 아들이랑 볼라구요. 시집은 볼생각을 못했네요. ㅋ 일단 찜했음요^^

청아 2021-03-23 21:48   좋아요 0 | URL
사춘기 시리즈랑 있네요!
이 시만 봐도 뭔가 추리소설같아서 전부터 찜해두었다가 이제야 빌렸어요. 책읽기 님처럼 시적 감각을 얻으려면 항상 곁에 두어야죠!ㅋㅋ♡

scott 2021-03-23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어속에 그남자 그상황 처절함이 느껴질 정도로 묘사가 뛰어나네요 곁에 두고 두고 읽기에 넘 슬플것 같은데 ㅜ.ㅜ거미를 제가 실제로 우연히 키워봤는데 (한곳에서만 2-3년동안 삼) 거미 제스스로 줄을 목에 감지 않고 정확하게 목표물을 향해 조준!

청아 2021-03-23 22:14   좋아요 1 | URL
와 거미를 키워보셨다니👍
이런저런 경험도 풍부하심♡ 다른 시들도 훑어보니 이런 느낌이어서 더 좋아요~단어만의 함축미를 넘어선 서사를 담은 시!
 

이 책 207페이지에 '가정 폭력 분야의 찬가가 된 티나 터너의 노래 <사랑과 그게 무슨 관계가 있지?What‘s Love Got to Do with It?>'라고 나와 있어서 그녀의 이 노래를 찾아보니 실제로 티나터너가 남편의 알콜 중독과 폭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었고 코를 심하게 맞아 재건술도 했다고 나오네요.
그 이야기를 상징하는 노래인가 봅니다.
https://dreaming96.tistory.com/269  가사,노래영상 등

2000년 가을에 열린 가정폭력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에 관한 어느 회의에서 흑인 여성이자 시애틀 경찰청 가정폭력·성폭력 담당 국장인 토니 앨리엇Toni Mallier 경위는 한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만성 복통이 있는 신경질적인 여자아이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이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일상적으로 구타하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보곤 했다. 맬리엇은 성경 구절을 연상시키는 어조로 이 아이가 어떻게 자랐는지, 어떻게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고 그를 집에서 내쫓았는지를 설명했다. "그 아이가 접니다." 맬리엇은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말을 이어나갔다. "지금은 누구에게서든 학대받지 않아도 되죠. 저에게는 총이 있고, 소지 면허가 있고, 사용법도 아니까요."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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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3-23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미미님. 제가 이 부분 읽으면서 그냥 노래 제목만 보고 아 이런거 있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미미님은 이 노래에 대해 찾아보셨네요. 아, 너무 좋습니다. 같은 책 읽으면서 반응하는 거 다르고, 그 다른 반응을 지켜보는 건 진짜 좋아요 ㅠㅠ

청아 2021-03-23 11:24   좋아요 2 | URL
함께 읽으니 그런점이 저도 참 좋더라구요. 노래 영상도 따로 올리려다 너무 옛스러워 직접은 안올리고 이렇게 했어요^^;

scott 2021-03-23 1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럴수가 ㅠ.ㅠ
가정폭력으로 영혼이 멍든 아이 ㅠ.ㅠ
가정 폭력범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도 처벌을 받아도 재범 확률이 90퍼센트 이상이라서
완전히 사회적 격리 엄벌이 필요한 중범죄임!!

청아 2021-03-23 11:26   좋아요 2 | URL
맞아요~게다가 처벌정도에 따라 사회적으로 폭력을 더 조장하기도 하는듯해요.
형량도 좀더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여성들도 다르게 대응했음 좋겠는데 어려운 문제예요.

행복한책읽기 2021-03-23 11: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니까. 저 it이 폭력입니까. 우리나라서 말하는 사랑의 매요. 세상에 그런 건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죠. 폭력은 제 속의 화에 못이겨 나올 때가 많더라고요. 알면서도 전 가끔 아이들에게 매로 위협해요. ㅡㅡ

청아 2021-03-23 12:00   좋아요 2 | URL
폭력이 주요하고 그녀가 남편에게 억압당한 것들을 다 상징하는것 같아요.
생각이 많아지는 글이죠?🥲

페넬로페 2021-03-23 12:47   좋아요 2 | URL
완전히 동감해요^^
저의 감정이 고스란히 아이한테 갈 때가 많아요**

단발머리 2021-03-23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른 207쪽까지 진출하고 싶네요. 부지런히 읽으시는 미미님! 화이팅!!!

청아 2021-03-23 14:31   좋아요 0 | URL
며칠 안남았는데 다 읽을수 있을까요~😭단발머리님도 화이팅!!👍
 

가족이라는 임종 직전의 환자를 병리학자처럼 냉정하고 객관적인태도로만 바라보면 불편한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안정된 결혼과 가족생활 제도는 모두 다양한 강제와 불평등 조치에의존했다. 여성과 남성이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하고, 가정이 스스로재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생산 단위로서 기능하며, 각개인에게 경제 성·사회생활의 다른 대안적인 수단이 없을 때 가족제도가 가장 안정되었던 것 같다. 

이런 종류의 가족 단위는 항상 더 더넓은 친족관계와 공동체, 종교적 유대 속에 한 층위로 내장돼 있었고,
이런 관계들의 지원과 재가를 받았다. 유감스럽지만 이런 가족 제도는 모두 가부장적이었다.  - P201

흔히 거론되는 전 세계적인 빈곤의 여성화는 가족생활의 여성화가 낳은 직접적인 결과다.
둘 다 근대 가족 제도를 지탱하던 근대 산업 질서가 붕괴된 이래 벌어진 현상이다.

탈산업화된 전 지구적 자본주의 상황 아래, 결혼의 불안정성과 여성을 중심으로 한 친족 유대가 점차 불가피한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탈산업사회들에 사실상 두 가지 불완전한 선택지를 제시,
한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처럼 새로운 현실이 아무리 달갑지 않더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적응하면서 아동과 시민의 복지에 대한 더 큰사회적 책임을 떠맡는 선택이 하나 있다. 또는 포스트모던한 가족생활의 현실을 부정하고 저항하고 매도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 인기를 얻는 것처럼 도덕적 공황 상태와 반동의 정치라는 수사에 호소하는 것이다. - P203

그는 토요일 밤마다 아내를 때렸다. 제 실패를 아내의 얼굴에 자국으로 남김으로써 아내 탓으로 돌리려고 한 것이다.

앨리스 워커Alice Walker,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 번째 인생 The Third Life of Grange Copeland 』 - P207

가정폭력 분야의 찬가가 된 티나 터너의 노래 <사랑과 그게 무슨 관계가 있지? What‘s Love Got to Dowith It?> - P207

여성 구타 문제가 폭로됨에 따라, 여성에게 할당된 문화적으로 이상화된 영역인 가족이 생지옥일 수 있다는 생각이 퍼져나갔다. 

전례 없이 많은 여성이 유급 노동력에 진입하는 가운데 가정에서 살해당하는 여성이 거리에서 살해당하는 여성보다 더 많다는 주장은 일터를 향한 대이동의 정당성과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 P210

여성의 예속을 다룬 가부장적 이야기에서는 ‘착한 남자‘가 곤경에 빠진 처녀를 구하기 위해 끼어들지만, 페미니즘은 이 이야기의새로운 결말을 만들어낸다. 여성이 여성을 위해 운영하는 피난처를만들어냄으로써 고딕 소설의 굴레를 깨뜨리는 것은 다름 아닌 자매애의 힘이다.
- P233

이상화는 많은 인간 능력에 중요하지만, 혼란스러운심리 상태를 ‘나쁜 대상 bad object‘ 에 투사함으로써 외적 원인으로 돌리는 방어적인 기능을 주로 할 때에는 병리 현상이 된다. 

사회운동에서는 각 집단이 어떻게 집단의 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적(실질적인 적을 비롯해)에게 의존하게 되는가를 인식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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