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소군도 최종리뷰>


이 책에 나오는 '박멸'과 '절멸'은 해충이나 바이러스를 향한 단어가 아니다. 

스탈린은 그 이름처럼 강철같은 통제와 탄압으로 수많은 사람들을'박멸'하고 '절멸'시켰다.

심지어 탄압의 도구로 이른바 무뢰한들(책에서 형사범들을 일컫는 말로 강도,살인,강간범들을 가리킨다.)을 적극 활용했다. 상대적으로 정치범(58조)이 느끼는 고통은 그로인해 가중되었다. 사회에서는 가장 악랄하다고 비난 받는 형사범들에게 오히려 수용소에서 감시받고 통제받는다는 경험은 분명 더욱 비참했을 것이다. (마치 이건 말리는 시누이 같다고 해야하나?)


우리는 우리의 글과 생각과 대화가 누구의 감시도 없이 자유롭게 오고가는 공간에 살고 있다. 

특히 지금 내가 이렇게 쓰고 있는 이 글처럼 책에서 느낀 감회와 깨달음,때론 분노를 내가 정한 기준으로 조절해가며 쏟아내도 누가 함부로 삭제하거나 나를, 당신을 잡아가지는 않는다.

(단 수위조절이 안되서 이곳 기준에 벗어나는 것은 예외겠지만 가끔씩 보이는 강한 어조의 리뷰는 그런 기준조차 느슨하다는 것을 나름 잘 보여주고 있다.)


   

          


솔제니친은 지식인으로 살아가다가 2차 대전이 발발하자 참전하고 훈장도 받았지만, 친구와 나눈 편지에 스탈린을 비난했다가 조국을 위해 복무했던 군 시절 옷차림 그대로(이 모습 하나가 나타내는 바를 상상해 보시라) 이곳저곳을 거쳐 수용소 군도로 잡혀가게 된다. 당시 소련은 오웰의 1984의 배경처럼-오웰은 사회주의자 였지만 <동물농장>, <1984>를 통해 스탈린의 전체주의를 비판했다.-공포정치를 실현하고 있었고  마르크스의 이상국가를 재현하려 했다.   


실화는 더욱 힘이 실린다. 영화도 그렇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실제 증언들을 담고 있는 훌륭한 르포르타주다. 러시아 망명작가 나보꼬프도 이 책을 <극히 중요한 역사적인 문헌>이라고 했으니 나보꼬프의 개인적인 특성을 감안할때 이는 극찬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나치에 비해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스탈린의 만행은 <수용소군도>속에서 각각의 증언들을 오고가며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에코만큼이나 흥미롭고 디테일한 주석도 중요한 읽을거리다.  


2차대전 발발과 함께 상호불가침조약으로 당시 폴란드를 나눠가진 독일과 소련. 그 때부터 소련은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 곳곳의 수많은 이방인들까지 수용소군도로 잡아 넣는다. 증언들 중에는 러시아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헝가리인의 가슴아픈 이야기가 있는데 죄없이 수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하고난 다음에 러시아문학을 사랑하게 된 경험은 눈물없이는 다 읽어낼 수가 없을 정도였다. 


<콜리마 이야기>의 작가 바를람 샬라모프는 솔체니친이 <수용소군도>의 공동 출판을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이 책을 출판하기까지의 과정도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솔제니친은' 단 한번도 테이블 위에 한 자료가 모아진적이 없음'을 통해 그 어려움을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진실을 드러내려는 시도에 대한 감시는 삼엄했다. 스탈린 사망 후 몇 년간 분위기는 잠시 느슨해졌지만 다시 고삐는 조여졌고,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로 인한 유명세가 아니었다면 솔제니친은 <수용소군도>출판은 커녕 언제 어떻게 사라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동시대 작가들에 대한 저자의 발언도 종종 등장한다. 수용소군도의 문제를 비롯한 러시아의 인권문제에 대해 사르트르나 버트런트 러셀에 대한 비판인데 검색으로는 어디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정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최근 읽기 시작한 조지오웰의 <저널리스트>에 비슷한 언급도 이런 부분을 반영한 듯 하다. "이런 시대에 살면서 전체주의나 민주적 사회주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솔제니친에게 스탈린은 <위대한 키잡이>, <그 사람>, <나의 일생을 망쳐 버린 악마>, <식인종>등이었다. 

흔히 악이 있어야 선이 존재하고 구속이 있어야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1,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악몽은 인간의 타고난 선.악과 본질을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전쟁이라는 큰 회오리 안에서 대다수의 무고한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존엄을 훼손당하고 자유를 빼앗겼다.  

코로나로 일상의 평범함이 무너진 요즘 우리가 누리던 것들에 대해 종종 되돌아 보게 되는데 솔제니친의 기록을 통해 전쟁속 극한의 체험은 더욱더 현실을,내가 가진 자유를 선명하게 느끼게 한다.

우리는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이데올로기를 비롯한 역사의 큰 물결 속에서 개개인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시대를 의식하고 현실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흐름에 매몰되어 휘말리는 것과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2차세계대전에 관한 BBC다큐를 다시 보게되어 최종리뷰가 늦어졌다. 다큐를 다 보고나서 좀 더 보완하여 리뷰를 남기려는 욕심이 앞서서였다.(결국 아직 다 보진 못했다. 이제 마음 편히 봐야겠다.)

노트에 적어놓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리뷰에 전부 담지는 못해 아쉽지만 <수용소군도>를 읽고 나니 세계대전에 관한 이해도 좀 더 생긴것 같다.(물론 아직 턱없이 부족해서 더 공부할 필요도 동시에 느낀다.) 곧 개봉될 영화<미스터 존스>도 스탈린의 악행을 폭로한 기자의 실화를 주제로 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기대된다.


그리고 이번 리뷰와 관련해 앞으로 읽고 싶은 책들이다. 절반은 준비가 되었는데 보기만 해도 설렌다. 앞으로도 내 주요관심사는 여성주의 책읽기와 , 꾸준히 고전문학 읽기. 그리고 역사공부 위주로 계속 이어갈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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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7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부터 눌러여ㅋ미미님에 여성주위고전읽기 역사서읽기 적극지지해요 유튭에 오웰 전선을누비던 다큐에관한영상 많아요

미미 2021-01-27 17:33   좋아요 2 | URL
아 스콧님♡ 북플을 만난게 ‘금‘이라면 스콧님을 여기서 만난건 ‘다이아몬드‘예요!저요즘 조지오웰의 책들을 예의주시중이예요.로맹가리 이후 뭔가 감정적으로 끌리는 작가예요! 바로 찾아볼께요!!😍

고양이라디오 2021-01-27 18: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용소 군도> 두께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책이군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저 읽었는데, 눈물없이는 읽을 수 없는 책입니다.

미미 2021-01-27 19:12   좋아요 3 | URL
헉..페르소나님 리뷰보고 바로 샀어야했는데ㅠ 빨리 읽어보고싶네요!!

페넬로페 2021-01-27 21: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단 ♡♡♡ 눌러요~~
6권 완독하신거 축하드리고
한 책을 여러 다른 책들로 연결할 수 있는
미미님의 독서력이 대단해요^^
저도 언젠가는 꼭 읽어야겠어요**

미미 2021-01-27 21:18   좋아요 2 | URL
그저 애쓰는걸 이쁘게 봐주시니 부끄럽네요.그래도 하트는 덥썩덥썩~냠♡♡♡
페넬로페님 감사해요!💗

단발머리 2021-01-27 22: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6권 완독 축하드려요!! 미미님!!
일단 이것만으로도 올해의 뿌듯한 일 한 가지를 하셨네요. 전 이름만 알고 도전은 해보지도 못한 책이어서 더욱 부럽습니다^^

미미 2021-01-27 23:01   좋아요 1 | URL
멋진 리뷰로 제가 부러워하는 단발머리님이 칭찬해주시니 으쓱으쓱하네요! 고맙습니당~🥰

행복한책읽기 2021-01-28 0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와와. 박수갈채가 절로 나오네요. 미미님 저 두께와 무거움을 다 포용하는 독서 내공. 멋집니다. 게다가 깨알 리뷰라니. 또 게다가 앞으로의 독서 포부와 계획이라니. 이리 완벽하기 있기없기 ㅋㅋ

미미 2021-01-28 07: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응원 감사해요! ‘무거움을 포용하는 내공‘ 정말 좋은 말이네요! 그런 사람이 꼭 되고싶어요ㅋㅋ🤔💕

다락방 2021-01-28 08: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멋집니다. 너무 멋져요! 완독에 리뷰까지... 그리고 연결되는 다른 책들이라니.
다짐한대로 원하는 분야의 책들 읽는 멋진 시간들 만들어 가십시다!

미미 2021-01-28 08:58   좋아요 2 | URL
락방님~💗 감사해요!! 헤헷^^* 미루다가 써놓으니 보람있고 후련해요! 계속 지금처럼 앞에서 끌어주세요~♡

라로 2021-01-30 04: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멋져요, 미미님! 스탈린 시대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세 여자>에도 나와요. 넘 안타까운 얘기들. 그 부분 읽으면서 눈물이,,,없이는 읽지 못하는 부분. 주세죽과 김단야 이야기에요. 추천합니다!!

미미 2021-01-30 09:45   좋아요 1 | URL
지난번 라로님 글 읽고 <세 여자>꼭 읽으려구 이미 마음먹었죵ㅋㅋ. 두껍지만 말씀대로 감동적일듯해요!~^^♡

scott 2021-02-10 15: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에 수용소 군도 완독 리뷰
이달의 당선작으로!!
멋지게 완독 마무리
추카 ^ㅎ^

미미 2021-02-10 15:14   좋아요 1 | URL
헉..저 스콧님 글 첫줄보고 오류나서 예전 댓글 다시 뜬줄요. 아 믿기지 않아요!너무너무 기분좋네요~곧 생일인데 미리 선물받은기분ㅋㅋ누구보다 다이아몬드 스콧님과 함께해주신 플친분들께 감사드려요♡♡♡♡♡
😍😍😍😍😍😍

모나리자 2021-02-10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미미님~^^

미미 2021-02-10 15:42   좋아요 1 | URL
모나리자님 감사해요!!
다음달은 모나리자님^^♡♡♡
 

"독서는 섹시하다."
ㅡ재닛 윈터슨

"소설은 제2의 인생과 같다."
ㅡ오르한 파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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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1-27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은 제2에 인생!인생을 두번살수 있는 경험을 할수 있는것  ̄▽ ̄*

미미 2021-01-27 15:39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ㅋㅋㅋㅋ
๑◕‿◕๑
 

1897년 열아홉 살의 버지니아 울프는 오빠 토비에게 "난 시커멓게 될 때까지 책을 읽고 싶어."라고 말했다. 토비는 당시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었고, 버지니아는 집에서 아버지의 서재에 파묻혀 책들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 P5

1789년의 파리는 시민들이 바스티유 감옥으로 몰려가 정치범들을 풀어준 혁명의 도시였을 뿐 아니라, 책 읽는 여자들의 도시였다. 독일의 한 여행자는 이렇게 증언한다. "파리에서는 모두가,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이 주머니에 책을 넣고 다닌다. 사람들은 마차 안에서, 산책길에, 극장에서, 휴식 시간에, 카페에서, 욕실에서 책을 읽는다." 새로 나온 책은 특히나 높은 인기를 누려서 책을 삼등분해서 빌려주어야 할 정도였다. 혁명이 일어난 건 혹시 책 때문이 아니었을까?
- P8

19세기는 곧 야누스의 얼굴을 드러내었다. 책 읽는 여자들은 커리어를 쌓기 시작하고, 교사나 교육자, 나아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유제니 존도 그랬다. 군주의 성에 고용되어 책 읽어주는 것을 업으로 삼던 유제니 존은 E. 마를리트라는 필명으로 여성잡지 <가르텐라우베>에 소설을 연재하여 엄청난 독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와동시에 책 읽는 여자를 매도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19세기는 소설을읽는 것이 간통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물론 여성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말이었다. 엠마 보바리, 안나 카레니나, 에피 브리스트는 문학에 등장하는 유명한 간통녀이자 이런 남성적 강박관념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 P9

발전은 더 이상 멈추지 않았다. 책 읽는 여성들은 출판업자가 되었고, 책방을 열었으며, 금지된 소설들을 불법으로 인쇄했다. 제임스조이스의 《율리시즈 Ulysses》처럼 문학성은 높지만 음란하다고 치부된책들이었다. 

1950년대, 금발의 멍청한 섹스 심벌의 이미지가 탐탁지않은 마릴린 먼로는 사진작가로 하여금 자신이 <율리시즈>를 읽는장면을 찍게 했다. 두 세계가 합쳐지는 시점이었다. 문학 역시 수영복을 입고 독서를 하는 마릴린의 후광을 누렸다. 바야흐로 책 읽는것은 섹시한 행위가 되었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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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1-2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제가 가진 벽돌책 일인자는 율리시즈 였는데..... 읽지도 않고 팔아버렸지 뭡니까. 올려주신 인용문 읽으니 율리시즈를 다시 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미미 2021-01-27 13:31   좋아요 0 | URL
어머 혹시 검정바탕에 제임스 조이스가 우수에 찬 굉장한 미남자로 나온 그 벽돌말씀이신지? 도서관에서 들어보고 살펴보고 많이 놀랐어요!

다락방 2021-01-27 13:39   좋아요 1 | URL
네, 바로 그 책입니다!
저는 그거 회사로 주문했다가 집에 가져가면서 쌍욕을 했더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껏 가져갔다가 팔아버리다니, 저도 참... 에휴-

미미 2021-01-27 13:56   좋아요 0 | URL
앗ㅋㅋㅋㅋㅋ아 그 책 품절이라 지금 가격도 더 높을꺼예요! 저도 그책 갖고싶었는데ㅋㅋㅋ락방님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
 

<인도 기자와 조지 버나드 쇼의 인터뷰>-미미

Q: 영국이 인도에서 손을 떼게 만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인도 국민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A: 인도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자기가 맡은 일을 잘하면 영국인이 불필요해지지 않겠습니까? 아니면 아예 교배를 통해서 영국인과 동질화를 꾀해 보든지요. 어차피 영국 아이들은인도에서 비실대곤 하니까요.


불합리하고 막대한 고통 속에서 힘들어하는 인도 국민에게 대체 이게 무슨 대답이란 말인가? 쇼는 간디에게 생일 축하 덕담조차 거부했다. 자기는 그런 관행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이 전쟁 중 인도에 지게 된 막대한 국가 부채를 갚지 않더라도 인도인들은 신경 쓰지 말라 충고하기도 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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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에 살면서 전체주의나 민주적 사회주의에 관한 글을 쓰지 않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ㅡ조지 오웰 - P4

오웰은 "내가 만약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났다면 정치와무관한 글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제1차, 2차세계대전을 모두 겪었다는 사실은 어떤 의미에서 행운일지도 모른다. 파시즘과 자본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뒤섞여 요동치던 시대에 태어나 오웰은 끊임없이 자국의 제국주의를 성찰하고 자본주의를 경계하는 글을 쓰게 되었다.

사회주의가 좌절되는 현실을 분석하고 전체주의를 소리 높여 비판했다.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않아도 될 만큼 생전에 꽤 높은 명성을 누렸다는 점도 행운일 수 있다. 이런 행운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독자들이 오웰의 거침없는 목소리를 고스란히 들을 수 있는지도모른다 - P5

오웰의 통찰력이 담긴 지적과 제안은 지금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는 데 유용하다. 헤밍웨이가 기사를 통해 인간의 위선과 추악한 전쟁의 이면을 강조했다면, 오웰은 지금우리 사회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며 이때 지식과 진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 P7

우리는 정치적 행위가 대체로 비이성적이라는 사실을깨달아야 한다. 세상은 일종의 정신병에 시달리고 있으며이를 치료하려면 진단부터 내려야 한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이런 깨달음이 선행하기 전에는 아무 진전도 기대할 수없다.
- P21

바로 지금처럼, 모두에게 모든것이 풍족하게 주어질 수 있는 이 순간에 우리는 남의 영토와 판매 시장, 자원을 빼앗는 데 정신을 쏟고 있다.
- P22

바로 지금처럼, 모두에게 충분한 부富가 돌아갈 수 있어서 어느 나라 정부든지 반대 세력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이 순간에 정치적 자유의 불가능이 선포되고 세계의 절반은 비밀경찰로부터 감시를 당한다.

바로 지금처럼, 미신이 힘을 잃고 우주에 대한 합리적 이성이 실현 가능해진 이 순간에 개인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있는 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제한받는다.
- P22

즉, 인류가 진정으로 싸우기 시작한 건 싸울 이유가 사라진 때부터다. 세계를 지배하는 이들의 행동을 직접 설명할수 있는 경제적 동기는 찾기 어렵다. 부에 대한 욕망보다는순수한 권력욕이 훨씬 더 우세함을 느낀다. 흥미롭게도 인간의 권력욕은 어느 시대에나 보편적인 본능인 양 받아들여기는 듯하다. 식욕처럼 말이다. 하지만 권력욕은 생물학적 필요성을 기준으로 음주나 도박만큼이나 자연스럽지 못한 욕구다.
- P22

우리 사회가 역사상 최고 수준의 광기에 이르렀다면ㅡ
나는 그렇다고 본다 - 우리는 지금 이렇게 물어야 한다. 약자를 괴롭히려는 욕구가 어쩌다 현시대 인간의 주된 행동동기가 되었는가?‘
좀처럼 누구도 묻지 않고 아무도 답을 내놓지 않는다. 우리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의 아침 신문 1면에 아주 가끔 좋은 소식이 실릴지도 모른다.

물론 보이는 것과 달리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이전보다더 나빠졌거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내 친구가 예전에 번역한 인도 속담을 생각해보면 그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자칼은 4월에 태어났고6월이 되자 비가 쏟아져 강이 불어났다.
자칼이 말하길
"내 생애 이토록 거대한 홍수를 본 적이 없구나."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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