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작가 샬럿 퍼킨스 길먼(Charlotte Perkins Gilman)은 <엄마 실격>과 <누런 벽지>,<허랜드>,<내가 깨어났을 때>,<내가 마녀였을때>등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길먼은 출산후 가사일과 육아로 힘들어 했는데 그녀에게 S.미첼 위어 박사는 이렇게 지시했다.

그녀가 의사의 충고를 따르지 않고 펜을 쥐어주어 너무나 감사하다. 1월에 그녀의 책을 전부 사야겠다.ㅠㅠ




"가능한 가정생활을 하시오.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지내시오. (짚고 넘어갈 게 있어요. 아기에게 옷만 입히려고 해도 몸서리가 쳐지고 울음이 터지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아기와의 건강한 유대감은 고사하고, 내게 미치는 영향은 말할 것도없어요.) 매번 식사가 끝나고 한 시간 정도 누워 있으시오. 매일 단 두 시간만 머리를 쓰는 활동을 하시오.

 살아 있는 한 펜이나 붓, 연필을 쥐지 마시오."
- P114

그리고 또 한명. 시인이자 소설가인 실비아 플라스가 있다. <벨자>가 국내에 번역되어 있지만 품절이다.

그녀에 관한 회고록 중 일부를 옮겨본다.

[영국 생활을 하던] 그 무렵, 실비아는 지워진 것처럼 보였다.
시인으로서의 그녀는 젊은 어머니와 가정주부라는 자리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녀가 글을 썼던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그 생산성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그녀는 두 살짜리 딸과 10개월된 갓난아기와 씨름하면서 가사를 돌보는 전업주부였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고 나면 그녀는 녹초가 되어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매일 꼭두새벽에 일어나 아이들이 깰 때까지 글을 썼다. […] 밤과 낮 사이의 고요한 시간에 침묵과 고립속에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 시간만큼은 삶이 족쇄를 채우기이전의 순수함과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고 나서야 그녀는 글을 쓸 수 있었다. 하루의 나머지 시간은 다른 여느 주부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고 장을보느라 시간을 쪼개가며 부산스럽고 지친 일상을 보냈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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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1-12-29 13: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작가도 스스로 그런 말을 해요. 펜과 책은 그녀에게 해롭다는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글을 썼더니 훨 나아졌다고요. 그 이야기는 누런 벽지 수록된 책에 그게 꼭 딸려있어요. ‘내가 누런 벽지를 쓴 이유’였나? 그 책 내용이 딱 그거거든요. 의사한테 그따위 처방을 받은 여자가 누런 벽지에 갇힌? 움직인 환영을 봐요. 길먼 진짜 추천합니다.

청아 2021-12-29 13:58   좋아요 6 | URL
읽으려다 잊고 있었는데 바로 다 담았네요ㅠㅠ제가 다 분하고 원통합니다. 이게 한 개인에게도 인류에게도 얼마나 큰 폭력인지 말입니다.

scott 2021-12-29 14: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길먼 작품 추천 합니다 엄마 실격 누런 벽지 명작
실비아 플라스 일기랑 꼬옥 함께 읽어보세요 ^^

청아 2021-12-29 14:09   좋아요 5 | URL
아 스콧님이 알려주셔서 바로 일기도 담았어요!! 품절,절판이 많아 너무 아쉽네요😭

다락방 2021-12-29 14: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누런 벽지>는 작품 그 자체로도 압권인데 길먼은 그 작품을 써서 자신에게 쓰지 말라는 충고를 한 정신과의사에게 보냈다고 해요. 정말 어마어마한 작가인 것입니다.

청아 2021-12-29 14:17   좋아요 4 | URL
그랬군요! 너무 통쾌하네요!!!! 이 대목읽다가 울고있었는데 속이다 후련합니다. 불의에 는 이렇게 갚아주어야겠죠?! 꼭 기억해둬야겠어요.😭🤧

새파랑 2021-12-29 14: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좀전에 읽은 <자기만의 방>이 떠오르네요 ^^ 12월에 책 한번 더 사신다에 한표~!!

청아 2021-12-29 14:30   좋아요 5 | URL
샬럿 퍼킨스 길먼의 책들은 진짜 1월에 살건데요ㅠ 제 구매책이 혹시 뜨나요?😅ㅋㅋㅋ지금 몇권이 오고 있기는 합니다.🤦

건수하 2021-12-29 14:36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날카로우시네요 ㅎㅎㅎ
미미님 뭐 사셨을지 궁금~~

청아 2021-12-29 14:42   좋아요 4 | URL
<토니와 수잔>,<알제리 혁명5년>,<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3권요😆 글쎄 알라딘 중고 최상등급이 있어서 어쩔수없이 사야했어요😳

건수하 2021-12-29 14:57   좋아요 4 | URL
어 세권 다 모르는거예요 찾아보러가야지 ㅎㅎㅎ

그레이스 2021-12-29 15:0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길먼의 <Yellow Wallpaper> 읽고 저는 충격을 받았죠. 기절한 남편위로 기어서 넘어가는 장면에서...!
복수같기도 하고 처절하기도 한..

청아 2021-12-29 15:14   좋아요 4 | URL
헉! 저만 빼고 다 읽어보신듯한 이 느낌. 그레이스님이 충격을 받으셨다니 더 궁금해요! !😳

난티나무 2021-12-29 15: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길먼 사야죠!!!!!! 사야 합니다!! ㅋㅋㅋ

청아 2021-12-29 15:38   좋아요 4 | URL
갑자기 시간이안가네요ㅋㅋㅋㅋ빨리빨리 1월아 와라!!!!

stella.K 2021-12-29 15:44   좋아요 3 | URL
1월 바빠지실텐데...ㅋㅋㅋ

청아 2021-12-29 15:53   좋아요 3 | URL
😆😍

공쟝쟝 2021-12-31 15:0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길먼 이분 이미 돌아가신 분이예요 ㅋㅋㅋㅋ 아무리 좋아도 그집 살림에 보탬 안될텐데!! 또 전부사신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증멜루 귀여워서 눈물나ㅋㅋㅋㅋ

청아 2021-12-31 15:11   좋아요 2 | URL
가족들이 그냥 이쯤에서 서점을 차리는게 어떠냐고 하네요ㅋㅋㅋㅋㅋ🤧

stella.K 2021-12-29 15: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길먼이 살았던 때가 19세기였잖아요.
그땐 의사가 그렇게 밖에 충고 못했을 것 같아요.
<허랜드>는 지금 읽어도 무슨 SF 소설 같이 꽤 뛰어나고 앞선 소설이었죠.
그만큼 고독했을 것 같기도 해요.
이런 앞선 여성 작가를 당대 누가 이해해 줬을까요.ㅠ

청아 2021-12-29 15:57   좋아요 3 | URL
심지어 이 책에서 보면 20세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것 같아요. <허랜드>도 급하고..ㅠㅠ여태 그녀의 책을 한권도 안읽었다는게 안타깝네요.ㅠㅠ 여성 인재들을 너무많이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책읽는나무 2021-12-29 16:5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빨리 불을 지핍시다!!!
🔥 🔥 🔥
길먼!!! 허랜드 책 제목은 들어본 듯 한데...길먼 작가였군요??
여성주의 책은 이제 아가 걸음마 단계라 죄다 처음 들어 본 제목들이에요!!^^
저는 아까도 좀 울었는데...제2의 성 보다가도 두어 번 울었던 것 같았는데 페미니즘 책은 눈물 나오는 대목이 왤케 많나요??

청아 2021-12-29 17:28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 🔥 저도 페미니즘책 읽을때 글 넘어의 힘과 울분과 역사가 전해지는건지 자주 울컥하게 되더라구요. 특히 필리스체슬러의 글에서 (도입부에서 감탄한 실행력을 비롯) 강력한 힘이 전해지고 사례들도 너무나 공감되서 울보가 되어가고 있어요ㅠ 이 마음을,감동을 동력삼아 계속 꿀꺽꿀꺽 읽어나가고 소화할 수 있는것 같아요!! 활활 함께 🔥 을 지펴요 나무님!!😄

페넬로페 2021-12-29 16: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이제는 저런 말 하는 남자의 말 들어도 놀랍지도 않아요 ㅠㅠ
샬럿 퍼킨스의 소설 읽어보고 싶어요^^

청아 2021-12-29 17:38   좋아요 5 | URL
맞아요! 아우...충분히 그럴만한데도 저는 왜이렇게 또 놀라고 놀랄까요ㅠㅠ 올해가 며칠 안남았는데 내년에 읽어야할 책들이 이렇게 쌓여가네요ㅎㅎㅎ😇

모나리자 2021-12-29 17:0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실비아 플라스의 이야기는 유명하지요. 예전의 여성들은 정말 힘들었어요.
펜이나 연필은 쥐지 마시오... 어쩜 이렇게 가혹한 말이 있을까요.
그녀의 책을 전부 사야겠다,는 미미님. 멋집니다!
새해에도 왕성하고 행복한 독서활동 이어가시길 바랄게요.^^

청아 2021-12-29 17:36   좋아요 5 | URL
잔인한 말이고 직접 듣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덩달아 괴로운 말이라 그녀의 기분이 어땠을지 아찔해요ㅠ역시 모나리자님도 알고 계셨네요~! 이렇게 모르는게 많으니 또 책욕심이 늘어갑니다😆

coolcat329 2021-12-29 18: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헉! 그 새 또 지르셨군요. ㅋㅋㅋ
샬럿 퍼킨스 길먼 <누런 벽지>읽어 보고 싶네요. 대단한 여성이네요.

청아 2021-12-29 19:28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마음먹어도 여기들어오면 급히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네요. 😅

mini74 2021-12-29 20: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실비아라는 분 대단하시네요. 뭐죠 대동단결 누런 벽지 ! 덩달아 저도 사야할 것 같은 ㅎㅎ 미미님 추천책에 누런 벽지까지~~

청아 2021-12-29 20:21   좋아요 4 | URL
어떤 번역책은 누런이고 다른 곳은 노란이고 막 그래요ㅎㅎ많이 번역된건 그래도 감사한 일!

실비아 플라스 대단하죠 저도 새벽에 일어나고싶어요😭

mini74 2021-12-29 20:23   좋아요 4 | URL
누런 벽지 가격도 감사하네요. 근데 어느 출판사가 좋은지 고민이 ㅠㅠ

청아 2021-12-29 20:34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찾아보니 내로라 출판사가 제일 리뷰가 많은데요, 저는 이 표지가 좀 무서워서😅 시커뮤니케이션도 괜찮을것 같아요!

scott 2021-12-30 00:22   좋아요 3 | URL
시커뮤니케이션에 한 표 .🖐 작가 길먼의 서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청아 2021-12-30 00:24   좋아요 3 | URL
오오👍👍

독서괭 2021-12-29 23: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저 의사 와 진짜…확 그냥..
그 의사한테 책 보냈다니 넘 시원해요 ㅋㅋ

청아 2021-12-29 23:46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ㅋ달려가서 혼내주고 싶죠?😆 진정한 복수의 달콤 살벌 매운맛!

서니데이 2021-12-30 21: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실비아 플라스의 결말을 알아서인지,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부분이 스릴러 소설 읽는 것 같습니다.
미미님, 올해가 이틀 남았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세요.^^

청아 2021-12-30 22:22   좋아요 5 | URL
그러네요ㅎㅎ주어진 여건 속에서 결코 쉽지 않았을텐데 새벽에 일어나 글을 썼다는게 참 멋진듯해요. 추워진다는데 서니데이님 감기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