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배치의 방정식 - 안락한 집과 공간을 만드는 건축의 기본정석 25
이즈카 유타카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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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처음 공간이란 것에 대해 공부하던 때가 생각난다.
열정을 가지고 대지 선정, 매스와 볼륨, 조닝, 동선계획, 모형, 패널작업등을 고민하던 때가 말이다. 그때는 밤을 새워가며 준비한 자료로 PT를 만들어 발표하고, 교수님의 컨펌을 받은 후 수정하고 또 수정하면서 참 열심히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십수 년이 지난 지금은 대지와 건물을 보면 그 공간은 어떤 배치가 가장 일반적(정답)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었다. 요즘 들어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던 어린 생각이 담긴 대학 시절 작품집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어설픈 실력의 스케치, 모형, 패널이 귀엽기도 하지만 기대를 할 수 없는 일률적인 정답만 늘어놓고 있는 지금의 나와 달리 때가 묻지 않은 시선을 마주할 때가 있어 가끔은 괜찮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대지의 선정부터 효율적인 공간배치까지 아이디어와 실제 사례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이런 내게 또 다른 자극으로 다가왔다. 나처럼 건축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건축학도나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 건축주가 꼭 한 번쯤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읽으면 지금 그들이 하고 있을 고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지만 한정된 공간에 방이나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저자가 사용하고 있는 마법의 치수 455mm와 실내에서 시선이 쭉 뻗어 나가는 공간을 만들어 다이내믹한 공간배치를 하는 방법이 인상 깊었다. 내가 주택 설계를 하게 된다면(그런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꼭 한번 적용해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금 이 순간 공간배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많은 사람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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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로맹 퓌에르톨라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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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을 파는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은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들어왔지만, 아직 이케아 매장을 방문해볼 기회가 없어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긴 제목이 인상 깊다.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책을 읽기 전까지 이케아가 스웨덴 가구 회사라는 것조차 몰랐는데, 지금은 이케아 매장 분위기와 이케아 가구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된 것을 보니 저자가 '이케아'라는 소재를 이야기 속에 읽는 잘 녹여놓은 듯하다. 물론 읽는 독자로 하여금 거부감 없이.

 

인도에서 태어나 일생을 마술과 고행으로 살아온 아자타샤트루 라바슈 파텔. 그는 못 박힌 침대를 사기 위해 프랑스에 있는 이케아 매장을 찾는다. 이 책은 그가 프랑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케아 매장을 가는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여기서 만난 택시기사와 파텔의 갈등이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또 파텔은 이케아 매장에서 우연히 만난 한 여인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기도 하는데(사실 못 박힌 침대를 살 돈이 부족했던 파텔이 그녀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 접근했지만) 뜻밖의 여행에서 그녀는 그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가 뜻밖의 여행을 하는 과정이 웃기다.
프랑스 이케아 매장에서 사정상 몸을 숨긴 옷장이 영국으로 옮겨지는 것을 시작으로 트럭과 열기구 등에 실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스페인, 리비아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게 되는 설정이다. 말 그대로 뜻밖의 여행이다. 저자는 비라지라는 인물을 통해 영국 정부의 밀입국자 추방 방법을 꼬집기도 한다. 이 여행에서 마리, 비라지, 소피 모르소를 만나면서 파텔은 작가라는 직업을 갖게 되고, 자신의 미래도 새로이 써내려간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저자의 데뷔작이라 그런지 조금 억지스러운 상황이 없는 건 아니나 그러려니 하고 유쾌하게 넘길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소설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가벼운 느낌이랄까. 100세 노인 스타일의 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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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그림 여행 IN EUROPE - 75일간 유럽의 보통 사람들을 만나고 그리다
김소영 지음 / 효형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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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건축 전문 출판사로 더 익숙해 믿고 읽는 효형출판사의 신간이라 주저 없이 선택한 책.
이 책은 조금 독특한 여행 에세이이다. 전에도 <엄마의 도쿄>라는 효형출판사의 여행 에세이를 읽은 적이 있다. 도쿄라는 타지에서 돌아가신 엄마와의 추억을 돌아보는 에세이로 지극히 사적인 기록이 담겨 있었다. 작가와 비슷한 상황 될지도 모를 상황 때문인지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다.

 

손그림. 천부적인 재능도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는 내겐 손그림에 대한 로망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스물여섯 어린 나이에 임용 고시를 그만두고 이스탄불, 아테네, 나폴리, 로마, 시에나, 피렌체, 베네치아, 베로나 그리고 파리를 75일간 여행하며 보고 느낀 유럽 사람들의 일상을 손그림으로 그려 이 책에 담았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조금 독특한 여행 에세이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다른 여행서적과 달리 여행지에 대한 사진이나 정보가 없다. 그저 여행 중 그녀의 눈에 들어온 평범한 동네 사람들의 일상을 관찰하고 그린 손그림이 담겨 있을 뿐이다. 인물에 대한 그녀의 애정이 담긴 독백과 함께 말이다.

 

양손 가득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주머니. 엄마와 아빠가 함께 아이를 따라 나온 풍경. 목마와 함께 목말 탄 꼬마, 베키오 다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여인 등 그녀의 손그림은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 담겨있었다. 그래서인지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정말 기분 좋게 읽은 책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유럽까진 못 가더라도 여행을 떠나 만난 일상을 손그림으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글을 적고 여기서 글을 줄이겠다.
여행자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경건히 기도하는 뒷모습을 고요히 바라보다 그곳에 없었던 사람처럼 되돌아 나오는 것뿐 -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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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개자식 뷰티풀 시리즈
크리스티나 로런 지음, 김지현 옮김 / 르누아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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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로맨스 소설.
그런데 이 소설 생각했던 것보다 야했다. 아니, 야하다 못해 아주 격하게 후끈한 책이었다.
책 표지부터 뭔가 포스가 남다르더니…. 그래서 야한 게 어쨌다는 거냐고? 뭐 매우 좋았다는 말이지. 후후. 격정 오피스 로맨스 소설인 이 책은 200만이 넘는 독자에게 읽힌 인터넷 연재 소설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와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타이틀도 갖고 있다. 책을 직접 읽어보니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한 호흡에 읽어나갈 정도로 중독성이 있었다. 요즘 꽤 피곤한데도 말이다.

 

아무튼, 책 이야기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요즘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듯한 남자)'이라는 말이 유행인 것 같은데, 이 책의 남주인 베넷 라이언은 '팬찢남'이다. '팬찢남'이 뭐냐고? 팬티를 찢는 남자. ㅡ0ㅡ!! 오옷. 여주인 클로에 밀스의 비싼 팬티를 어찌나 찢어대는지 ㅎㅎㅎ.

 

책은 베넷 라이언의 시점과 클로에 밀스의 시점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상대방이 모르는 자신의 속마음을 담고 있는 전개로 로맨스 소설에서 흔히 있는 전개인지라 외국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친숙했던 것 같다. 남주 베넷 라이언의 시점의 글씨체는 좀 투박한 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남녀 간의 욕망과 사랑을 담은 격정 로맨스라는 점에서 행여 지저분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고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묘사는 깔끔했으며 이야기에 완성도 높았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번역이 좋아서 막힘없이 술술 넘어갔던 것 같다.

 

높은 수위 때문에 더 손을 뗄 수 없는 감동(?)이 있었던 작품으로 격정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는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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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책 - 도미니크 오브라이언의 기억력 연습 노트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1
도미니크 오브라이언 지음, 김지원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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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이 뚜렷하고 언변이 뛰어나며 유머러스하고 지적인 매력이 있는 남자를 '뇌가 섹시한 남자'라고 한다. 성적 매력을 풍기는 뇌의 소유자라… 어떻게 들으면 꽤 자극적이다. 언젠가부터 '뇌섹남', '뇌섹녀'라는 단어가 유행어처럼 퍼지고, TV 방송에서는 하버드 대학교 카이스트 등 고스펙(高+Specification)이거나, 남들보다 기억력이 뛰어난 이들이 나와 뇌섹미를 한껏 보여주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기억력의 소유자인 나는 그런 그들의 부러웠다. 그래서 나도 기억력을 높일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이 책의 저자 도미니크 오브라이언은 '세계 기억력 챔피언십'에서 무려 여덟 번이나 우승했고 무작위로 제시한 숫자를 30분 동안 2,385개나 기억했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기억력은 이 책에 나와 있는 '기본 기술'을 사용한 것이며, 짧은 설명과 간단한 기술을 통해 누구나 나이와 상관없이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뇌가 섹시해지는 책>은 자신의 수준을 평가하고 기본 기억력 향상 기술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본 방법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과 복잡한 정보를 외우는 방법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기억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로 진행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지금까지 사용한 암기 기술은 머리글자만 외우는 '두문법'뿐이었다는 사실이 한심스러웠다. 더욱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본 기술인 '링크법'과 동선을 따라 정보를 기억하는 '여행법'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순서까지 정확하게 외워내는 나를 보고 이런 방법을 알았다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나는 초심자이기 때문에 이런 기술을 바로바로 실생활에 적용하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평소와 같은 방법으로는 이 책에서 제시한 기술로 외워낸 정보를 완벽하게 외워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물며 순서까지 정확하게 외운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암기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꾸준히 할 생각이다. 나처럼 암기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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