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법칙 - 생각의 틀을 바꾸는 수의 힘
노구치 데츠노리 지음, 허강 옮김 / 어바웃어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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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청자라면 좋아하는 프로그램의 TV 시청률 조사의 진실을, 책을 읽는 독자라면 베스트셀러의 비밀을,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신상품을 히트시키는 조건을 미리 아는 방법을, 또 학생이라면 남들보다 빠르게 곱셈하는 방법을 한 번쯤은 고민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들의 일부는 숫자의 법칙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삶의 지혜가 담긴 49가지 숫자의 법칙을 하나하나 간결하게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과를 거쳐 공대를 나왔기에 나름 숫자에 강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내가 아는 것은 단지 시험에서 점수를 많이 받기 위한 수학 공식이었을 뿐, 우리 삶과 밀접한 숫자의 법칙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 충격이다. 특히 직장인이면서도 파레토 법칙(80대20 법칙)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나 자신이 조금 한심스러웠다. 파레토 법칙이란, 전체 부의 80%를 20%의 사람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전체 매출의 80%는 종업원 20%가 만들어낸다. 혹은 전체 성과의 80%는 전체 업무 시간의 20%에서 나온다 등 기업의 매출이나 성과에도 대입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파레토의 법칙을 알고 있다면 가장 효과적인 20%를 파악해서 거기에 에너지를 집중하면 회사의 매출이나 성과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2대6대2 법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법칙은 앞서 소개한 '80대20 법칙'을 좀 더 세분한 것이다. 이 법칙은 어느 집단이든 그중에 20% 부지런한 사람이고, 60%는 보통 사람, 나머지 20% 게으른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게으른 사람 20%를 솎아내면, 남은 무리에서 20% 게으른 사람이 새롭게 생긴다는 것이다. 저자는 세계적인 인터넷 포털 업체인 구글을 예로 들어 게으른 사람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보고 있다. 다소 게으르지만, 회사에 뭔가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 오늘부터 직원들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관찰해봐야겠다.

 

직장을 다니면서 숫자와는 담을 쌓고 살아왔지만, 수학이라고 하면 시작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경험에서 우러나온 숫자의 법칙과 그 법칙이 사용된 의도를 직접 확인한다면, 숫자가 새롭게 보일 것이다. 숫자를 이용한 허를 찌르는 마케팅과 이길 수 없는 도박 등 숫자의 법칙에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 자신이 스스로 능력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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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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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화정(華政).
이 책은 MBC 드라마 '화정'과 꼭 같은 제목의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땐, 드라마의 원작 소설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조선 14대 왕인 '선조'부터 19대 왕 '숙종'까지의 정치와 사회상을 그리고 있었다. 만약 이 책을 읽는다면 꽤 재미있게 깊이 있는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공시를 준비하며 한국사 공부하던 기억도 나고 꽤 즐겁게 읽어나갔다. 개인적으로 한국사를 공부할 때, 헷갈렸던 당시 분당의 원인과 흐름 그리고 옥사(獄死)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제목 '화정(華政)'에서 화(華)는 빛 혹은 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정(政)은 다스린다의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화정(華政)'을 '빛나는 다스림' 혹은 '화려한 정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드라마와 책의 핵심 키워드다. 사실 드라마를 챙겨보면서도 화정(華政)이라는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참 부끄럽다. 아무튼, 조선의 제14대 왕 선조와 인목대비 사이에서 태어난 '정명 공주'는 선조의 적통 공주로 태어났지만, 냉엄한 정치판 속에서 아비와 동생을 잃을 뿐만 아니라, 믿고 따르던 이복 오빠, 광해군에 의해 어머니 인목대비와 함께 서궁에 유폐되어 죽은 것처럼 수년을 지내야 했다. 그런 그녀가 살아 나가기 위해 택한 길은 '빛나는 다스림'이라고 한다.  

 

반면 적자가 아닌 서자이고, 첫째 아들이 아닌 둘째 아들이었던 광해군은 결국 왕이 된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의 통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무릅쓰고 대동법을 시행한 애민 군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그 들 중 한 명이었다. 허나 저자는 광해군이 "선혜청의 경기 대동법 시행과 자신의 견해가 다르다."라고 발언을 했으며 실제로는 민생 안정보다는 토목 공사를 통한 왕권 강화에 집중했다고 한다. '빛나는 다스림'이 아닌 '화려한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무리한 토목 사업은 반정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이렇게 '빛나는 다스림'과 '화려한 정치', 서로 다른 처세를 선택을 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처세라는 것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화정(華政)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역사적 사실을 깊이 있는 처세술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드라마 '화정(華政)'을 즐긴다면 더 풍부한 감동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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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들을래
민지형 지음, 조예강 그림 / 이답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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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소개 글을 읽다 보면 이런 글이 있다.
버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한 장의 사진보다 그 순간을 더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고 가장 슬펐던, 행복했던 그때 그 순간, 그 날, 그곳에서 함께했던 기억을 소환하는 글. 누구나 어떤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이 말에 적극 동감한다. 이 책은 네이버 '포스트 화제작'을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라고 하는데, 사실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화제작'이었다는 화려한 이력보다 책 소개 글이 나의 마음을 두드린 탓이라 생각한다. 봄이 되니 왠지 센치해지는 것 같다. 

 

총 열다섯 Track, 즉 열다섯 곡의 노래 제목과 가수로 목차가 쓰여있다.
이는 마치 책의 목차보다는 음악 CD 커버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한 번쯤 들어본 노래도 있고, 처음 들어본 노래도 있다. 또 가요도 있고 팝도 있다. 음… 노래도 함께 제공되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요즘은 검색만 하면 쉽게 노래를 들을 수 있으니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Track에 맞는 곡을 검색해 들으면서 책을 읽었다. '작가는 이 노래를 듣고 이런 해석을 했구나….' 하며 작가가 해석한 감성적인 글, 아련한 글, 행복한 글과 함께 몽실몽실한 귀여운 그림을 보고 있자니, 지쳐 있던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꽤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Track을 이야기하자면, Track 3과 Track 4번 그리고 Track 5번이다.
Track 3,4번은 연작으로 헤어졌던 남자와 여자가 우연히 다시 만난 이야기로 서로의 심리를 각 Track에 담고 있다. 아쉽게도 내가 원하는 결론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던 나로서는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 어쿠스틱 콜라보의 '너무 보고 싶어'라는 노래와도 잘 어울리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Track 5번은 조금 독특하다. 무생물인 커피 잔이 자신을 주문한 남자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성인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신선하기도 하면서 흥미로웠다. Track 제목이기도 한 에픽하이의 'Coffee'와도 참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 요즘처럼 따뜻한 봄날에 잘 어울리는 글과 음악 그리고 그림이 아닐까 생각한다.
센치해지고 싶을 때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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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력 -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선종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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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력은 어떤 힘일까? 그리고 과연 나의 독서력이 얼마나 될까? 하는 호기심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독서력이 있다. 저자는 '독서를 즐긴다는 말'과 '독서력이 있다'는 말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흥미로운 추리소설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은 취미가 될 수 있으나 독서력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문학 작품 100권과 교양서 50권'을 읽었다면 독서력이 있다고 나름의 객관적인 잣대를 정해놓고 있었다. 내 경우는 독서를 즐긴 지 이제 2년 정도 되는 소위 말하는 독서끈이 짧은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즐겨 읽는 책은 추리 소설이나 역사 소설 그리고 자기계발서 등이니, 저자가 정해놓은 잣대로 보면 내 독서력은 0점이다. 인정은 하지만 꽤 씁쓸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땐 어떤 책을 고르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책을 직접 사고, 단둘만의 공간에서 저자가 정중하게 내게 전해주는 느낌을 받는 것. 책을 저자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삼색 볼펜으로 밑줄을 긋기도 하고 메모도 해가며 적극적으로 독서에 임하는 것. 같은 책을 읽은 사람끼리 만나 독서토론회를 벌이는 것 등 저자는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독서토론회를 한 번도 참여해본 경험이 없는 나에게 저자가 들려준 독서토론회의 매력은 어마무시했다. 참여한 사람들이 저마다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얘기를 듣다 보면 자신이 미처 읽지 못한 부분이나 다르게 생각했던 부분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독서토론회는 생산적이며 참석자 모두의 시야가 넓어지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나처럼 독서 경험이 빈약한 사람에게는 더 없이 말이다.

 

책과 담을 쌓고 지내던 시절, 누군가 책을 선물하면 실망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밑줄을 그은 책을 선물로 준다면 평생 잊히지 못할 것 같다. <독서력>은 독서를 단순하게 '그냥 읽고 싶은 책을 재미있게 읽는 것'으로 생각하던 오만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대화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독서력의 힘을 알게 주는 좋은 책이다. 혹시 책을 읽는 것을 즐긴다면 꼭 한 번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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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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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잡>, <모멘트>, <빅 픽처> 그리고 최근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까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지금까지 한 번도 내게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 책, <빅 퀘스천>은 그런 그의 첫 번째 자전적 에세이다. 처음 그의 신작 소식에 당연히 소설이 나왔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그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자전적 에세이라서 다소 실망했지만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이름 하나에 주저 없이 펼쳐 들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은 작가가 살아오면서 직접 경험한 삶을 쓴 책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그렇고 그런 에세이가 아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불화 그리고 용서, 자폐아로 태어난 아들, 아내와의 불화 그리고 이혼, 따르던 스승의 자살 등 그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아마 이것으로 끝났다면 그렇고 그런 에세이에 불과했을 테지만,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마주하게 된 7가지 질문을 제시하고 그의 솔직한 생각을 우리에게 건네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문제와 해답은 그리 복잡하거나 철학적인 내용이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 흔히 마주하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와 해답이라 더욱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만약 더글라스 케네디의 팬이라면, 그동안 그의 작품 속에 그의 삶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는 걸 알아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가 이야기하는 '사는 동안 흔히 직면하게 되는 7가지의 문제'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소설이 아니라 실망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지금까지 그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이라 말하고 싶은 책이었다. 평소 그의 작품을 좋아했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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