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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에 집 짓기 - 그림 설명을 따라 하면 누구나 쉽게 트리 하우스를 만들 수 있다 ㅣ For my living 2
데이비드 스틸스.지니 트러스티 스틸스 지음, 서미화 옮김, 정지인 감수 / 한솔스쿨 / 2018년 11월
평점 :
인테리어 트리 하우스, 나무 위에 집 짓기.2018
남자는 오만가지 로망을 다 꾼다.
학창시절의 나는, 내 집은 내가 직접!! 지은 집에서 살아야겠다라는 이상한(?) 로망을 갖고 건축학과에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중2병이 확실했다. ㅡㅡ
암튼, 그 다짐 덕분에 졸업 후 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축일을 하며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내 집은 직접 지어서 살고 있는지 궁금할 텐데, 내 집을 직접 짓는다는 게 그리 만만하지가 않더라.
결국, 남들이 지어놓은 아파트에서 이웃과 특별한 왕래 없이 평범(?)하게 살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이책을 읽게 되었고, 잠시 잊고 있던 그 이상한 로망이 떠올랐다.
책을 펼치면 나무 위에 지어진 멋들어진 집들이 나온다.
처음 사진을 보고 작가도 외국인이니까 당연히 외국에 있는 집들의 사진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평택, 용인, 인천 등 익숙한 지명이 보이는 게 아닌가.
사실,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이 트리 하우스가 있는지 몰랐다.
더 놀라웠던 건, 그냥 형식적으로 지어진 집일 줄 알았는데 주거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지어진 집들이라는 점이었다.
소개하고 있는 집들이 대부분 실제 주거용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인천 웅진에 있는 늦둥이 아들을 위해 놀이터를 결합한 집이 눈에 들어왔다.
조카들이 있어서 그 녀석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인가보다.
책의 구성과 전개가 좋았다.
책은 터를 고르는 방법, 자재를 구하는 방법, 나무에 올라가는 방법 등 트리 하우스를 짓는데 꼭 알아야 하는 기초 지식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기초를 바탕으로 바닥부터 기둥, 벽, 지붕 방수까지 기본적인 시공 방법을 소개하는데,
여기까지 읽고 나면 트리 하우스에 대한 이해가 생겨 머릿속으로, 아니면 그림으로 다양하게 구상하게 된다.
나 역시 늘 가지고 다니는 작은 드로잉북에 끄적끄적 스케치했다.
작가도 그걸 노렸는지, 이어서 트리 하우스 기본 디자인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밧줄 다리 만들기라던가 그네, 미끄럼틀, 와이어 케이블 연결 방법 등 다양한 팁도 소개한다.
책을 다 읽어 갈수록 내 스케치는 풍부해졌고, 늘 땅 위에만 건물을 짓던 내게 신선한 경험이었다.
책은 모든 페이지가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 전문가가 아닌 초보자가 보기에도 아주 쉽게 되어 있다.
오롯이 트리 하우스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의자나 침대, 붙박이장 등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설명하고 있다.
트리 하우스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꽤 도움이 될 책인 것 같다.
남자는 어른이 되어도 오만가지 로망을 다 꾼다.
책을 다 읽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집 짓기가 힘들면, 트리 하우스는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