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거나 혼밥 하면서 영상 보는 분들이 많다. 나는 역으로 영상, 특히 사람 목소리로 "일방통행 설명" 하는 영상에서 피로감을 느낀다. 반면 책은 9~10시간을 잡고 있어도 피곤하지 않다. 왜 그런가? 생각해 봤다. 사람 음성의 설명은 발화자의 의지가 더 강하기에 청자자가 완급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잠시 영상 멈춤 하거나 1.25배로 재생속도 조율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화자의 전달의지가 청자의 이해 의지를 압도한다.
반면 책 읽기에서는 내가 지휘대를 잡는다. 활자의 오케스트라를 내 의지대로 끌고 갈 수 있다. 느리게 읽고 싶은 페이지에서는 오래 머물고 덜 필요한 부분은 빠르게 지나간다. 결론은 내게 책 읽는 시간만큼 평온한 휴식이 없다는!
12월에 읽은 책들을 떠올려봤다. 몇 권 누락이 있지만 아래와 같다.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과 [뼈의 증언]을 빼놓고는 모두 쉬지 않고 한 번에 다 읽은 책들! 특히 어린 시절 반쪽만 이해했던 고전을 다시 만나는 황홀함에 흠뻑 취했던 12월이었다. 이 재미를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