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고도 무거운 책을 보존서가에서 모셔왔으므로, 잠을 아껴서라도 합당한 예우를 갖추는 중입니다. 대여기간 12일 동안 내 집에 머무실 손님 이름은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



청년기에도 꿈 속에서 노란 벽돌길 따라 자전거를 탔을 정도로 [오즈의 마법사]를 좋아했던 독자였지만, 막상 저자 L. 프랑크 바움에 대해 이름 빼고는 아는 바가 없네요. 평전을 찾았지만 절판이었습니다. 다행히 기억의님께서 매끈하게 정리된 리뷰를 남겨주셨어요(https://blog.aladin.co.kr/760031175/8307056). 그 글 덕분에 L. 프랑크 바움이 여성참정권 운동의 지지자였음을 알았습니다.


바움의 장모님이 마틸다 조슬린 게이지, 유명한 여성 운동가였다는 점은[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를 통해 추가로 알았고요. 아들만 넷을 두었던 프랑크 바움이 도로시처럼 주체적인 소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이유를 알겠습니다.


 바움은 어렸을 때 그림 형제니 안데르센 동화의 잔혹한 소재들을 싫어했답니다. 그래서 [오즈의 마법사]에서는 아이들에게 겁 주는 교훈적 요소를 배제하려 했다네요. 이는 서문에서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Ø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구식 동화들은 이제 어린이 도서관에서 역사적 산물로 분류될지도 모른다. 옛날 작가들은 독자들에게 겁을 줘 교훈을 전달할 목적으로 이야기마다 무시무시하고도 잔인한 사건들을 고안해 왔는데, 이제 이런 무섭고 잔인한 사건들은 물론이요, 지니, 못된 난쟁이, 나쁜 요정 등 구식 동화의 전형적인 캐릭터들도 죄다 없애 버린 신식 동화가 나올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Ø  오늘날에는 교육이 이미 도덕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아이들은 동화에서 재미만을 추구할 뿐, 불쾌한 일은 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Ø  이 책이 경이와 기쁨은 고스란히 두고 고통과 악몽만을 없애 버린 현대적 동화가 되기를 바란다


두툼한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를 109쪽까지는 착실하게 읽었지만, 깨알 폰트 크기가 어지럼증을 유발시킵니다. 일단, 소개글까지는 파악했으니 쉬면서 천천히 손님접대 하겠습니다. 다시 보존서가로 배웅드리기 전까지, 최대한 자세히 손님을 알아가야겠어요. 


혹시 Munchkin을 비룡소출판사에서는 "먼치킨"이라고 번역하였으나 [주석 달린 오즈의 마법사]에서는 뭉크킨]이라고 발음합니다. 혹시 이 단어의 정확한 발음을 아시는 분 계시면, 살짝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미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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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5-08 0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랑크 바움 작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지만, 기억 님의 리뷰 또한..👍
오즈의 마법사 다시 읽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도로시, 양철 인형, 허수아비, 사자...전 어렸을 때 겁 많은 사자를 좀 좋아했었던 것 같아요^^

얄라알라 2023-05-08 09:00   좋아요 1 | URL
좋은 월요일 시작하셨어요? 책읽는나무님. 간혹 필요한 자료가 있어 뒤지다가 찾아낸 귀한 글이 알라딘서재 친구님들 글일 때는, 뿌듯하고 으쓱한 기분. 마리 퀴리에 대한 문장은 기억이 희미하게 나는데, 프랑크 바움은 관심을 가지니까 새롭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겁많은 사자를 좋아하셨어요?^^ 저는 예쁜 도로시를 좋아했었나...말할 수는 없지만, [오즈의 마법사]가 큰 기쁨을 준 동화임은 분명하네요^^

coolcat329 2023-05-08 0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얄라님 오즈의 마법사 전문가 되시겠어요~^^

얄라알라 2023-05-08 09:02   좋아요 1 | URL
알라딘 서재 박균호님도, 결국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를 읽지 않으셨다고(글씨 완전 작고, 내용 완전 많아요 ㅎㅎ) 하셨는데, 저는 ‘서문‘읽고, 본격적인 본문 주석이 달리는 부분 시작하니, 와...이책 다 못 읽겠다 벌써 기권의 마음이 스물스물 올라오던 차였어요.

coolcat님 응원에 어쩌나요?^^ 끝까지 넘겨가며 전문가 되어봐야겠는걸요^^

cyrus 2023-05-08 2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가지고 있어요. 운 좋게 샀어요. <주석 달린 오즈> 때문에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도 사서 읽고 싶더라고요.. 책 한 권 사는 게 이렇게 무섭답니다. 책 욕심이 더 생기거든요.. ^^;;

얄라알라 2023-05-09 13:41   좋아요 0 | URL
이 책 한 권이면 보통 책 3권 꽂을 공간이 사라지는 듯 하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라^^ 저는 빌렸어요

그런데 cyrus님 Munchkin을 먼치킨. 뭉크킨, 어떻게 읽는게 좋은지 혹시라도 아시는 바 있으신가요? 궁금한데 아직 해결을 못했네요^^;;;

Jeremy 2023-05-11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munch·kin
[ˈmənch-ˌkin] 먼취.킨 첫 음절에 강세.
noun
-a child or short person.
-a person who is notably small and often endearing.

주석달린 책에서 어째서 뭉크킨으로 썼는지 모르겠지만
바움이 그의 책 <오즈의 마법사> 에서 영어로 만든 어휘

the Munchkins, depicted as a race of small childlike creatures,
in L. Frank Baum‘s book <The Wonderful Wizard of Oz> (1900).

얄라알라 2023-05-11 11:36   좋아요 1 | URL
Jeremy님,
사실 저 오전에도 이 ‘먼치킨인지 뭉크킨‘인지 신경이 계속 쓰여서(해결이 안되어), 어쩌지 하던 참이었어요.
다 먼치킨으로 쓰는데 주석달린 책에서만 뭉크킨 하는 것 같아서요.

새로 만든 어휘군요.
queerest people이라고 묘사했던 것 같아요^^(문장마다 모두 ‘~~같아요...‘네요. 기억이 가물거려서^^;)

정말 고맙습니다. 서재까지 직접 찾아주셔서 답글 달아주셔서,
덕분에 후련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5-11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즈의 마법사>를 안 읽어본 1인으로 부끄럽습니다. 요즘 주석달린 시리즈가 눈에 많이 띄네요. 즐독하시길^^

얄라알라 2023-05-22 00:34   좋아요 1 | URL
부끄러우시긴요.

저야말로 고양이라디오님께서 찬찬히 올려주시는 책들 중 다수가 안 읽은 책.

주석달린 시리즈는....넘 무거워요. 외출할 때 책 들고 다니는 저로서는 밤에만 만나게 되는 책이네요^^

페크pek0501 2023-05-12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윌라 오디오북 1년 구독권 있는데 오즈의 마법사, 가 세 권짜리로 있네요.
여기서 정보를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얄라알라 2023-05-22 00:33   좋아요 1 | URL
페크님 안녕하세요?

나름 책을 많이 읽지만
페크님 댓글 보고 생각하니, 저는 오디오북을 여태 단 한권도 들어본 적이 없네요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시도해봐야겠어요^^
오즈의 마법사, 미국적이라고 느끼시며 듣고 계신지?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고요. 주석을 보면서 배우고는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