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말, 나는 도서관에서 위로받고 단기 지표의 점들을 찍어 곡선으로 만든다. 도서관은 나를 품어주는 공간적 어머니. 여성학 서가에 조르르 놓인 책 들 중에 [페이드 포]는 이미 읽었으니 패스하고 [레이디 크레딧]과 [관통당한 몸]을 감싸 안는다.  책을 안은 채, 도서관 뒷산을 산책한다. 거리두기 완화조치를 마스크 벗고 산행하는 꼬마들, 삼삼오오가 아닌 오오칠칠 앉아 간식 드시는 어머님들 통해 실감한다. 2020, 2021년 2년 동안 미뤄두었던 '숲체험 교실'이 성행 중인가? 불과 30여분 걷는데도 열손가락 펴야 할만큼 숲체험 유아동과 인솔자 팀들을 많이 지나친다. 인솔자분들이 모조리 40~50대 중년 여성들이라는 놀라운 공통분모. 재취업 고민하는 중년 여성들에게 어린이집, 요양원, 숲해설사 등이 인기라는 이야기는 들어왔지만, 인상적이다. 

한 때 일했던 여성들. 여전히 일하고 싶은 여성들,어떤 방식으로든 공동체와 소통하고 기여해주시니 감사하다. 동시에 왜 여전히 "돌봄" 능력을 특화한 일자리가 주로 그들에게열려 있는지, 곱씹어 생각해 본다. 

* * 

번역본이 아닌, 한국의 연구자가 한국어로 쓴 글을 읽게 되어 영광이다. 기분이 좋다. [레이디 크레딧]의 서문을 찬찬히 읽는다. 

*  *  * 


# 페미니스트 정치경제학 #“여성의 몸에 대한 착취가 거대 규모 자본의 기초가 되는성경제 #성매매경제 #성산업 #공모자 #Lady credit homo economicus


§   활동가로서의 여성학자 김주희. 페미니스트 인류학자들 김현미(연세대), 김은실 선생님(이화여대 지도교수)의 영향.

§   김주희의 (새로운) 시도: 주류경제이론의 표층에 드러나지 않는, 심층에서 시공을 넘어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젠더의 정치경제학

§   여성을 사랑과 돌봄의 화신인양 자연화하면서 성장해온 자본주의가 그 내재적 위기 극복에도 여성을 착취해온 역사. 그럼에도 마르크스주의 혹은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여성 문제 논할 때 착취 exploitation”를 분석에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저자 김주희는 Maria Mies 인용). 마찬가지로 한국 성매매 산업에 대한 기존 논의가 “‘피해-가해대립구도의 정치 문제로만 다루어졌을 뿐, 자본주의 경제 운동의 관점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루어지지 못했”(13)기에 [레이디 크레딧]을 통해, 김주희는 여성이 성산업을 통해 상품화되는 과정을 민족지적으로 보여주고자 함.

§   성별 규범성 강화는 인류학자 라미아 카림이 수치의 경제 economy of shame’개념으로 보여주었듯 망신주기, 모욕 등 내면화된 규율 권력을 통해서도 이뤄진다. [레이디 크레딧] 역시, “낙인과 혐오가 성산업으로부터 탈주하고자 하는 여성들을 협박하고 옭매는 수단”(13)으로 동원되는 현실을 파헤쳐 준다.

§   성매매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소규모 대면 관계안에서 부여되는 것이라고 상상해왔는데, 김주희는 연쇄적인 대출로 작동하는 금융화의 맥락 안에서 만들어진다”(14)고 주장한다. 그 금융화의 과정에서 여성들의 삶 자체가 이윤의 원천으로 징발”(14)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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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4-25 16: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묵직한 책들 고르셨네요. 책읽기 전의 비장한 각오가 느껴집니다.☺
도서관에서 위로받는 그 마음 저도 알거같아요. 새로운 책으로 즐거운 한 주되시길요...!

얄라알라 2022-04-25 18:52   좋아요 2 | URL
ㅋㅋ비장했나요? 4월 한 번도 먼데로 못 놀러가고 주말마다 도서관 다녀서 비장해졌나봐요..... ㅋ놀고 싶어용
coolcat님, 5월 첫주 황금연휴를 기다려봐야겠죠?^^

얄라알라 2022-04-25 18:53   좋아요 1 | URL
ㅋㅋ비장했나요? 4월 한 번도 먼데로 못 놀러가고 주말마다 도서관 다녀서 비장해졌나봐요..... ㅋ놀고 싶어용
coolcat님, 5월 첫주 황금연휴를 기다려봐야겠죠?^^

미미 2022-04-25 17: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어봐도 서문에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구나 느낍니다.^^*

마스크 쓴 아이들보면 마음이 짠하더군요.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셔야하는데 온라인수업을 비롯해 수많은 변화를 단기간에 경험하고 있는 어린이들. 결국 적응하는걸 보면 기특하고 대단하단 생각도 듭니다.

굵직한 책들 고르신 얄라알라님
응원합니다~♡

얄라알라 2022-04-25 18:49   좋아요 2 | URL
좀 전에 라미아 카림의 책도 데려왔어요. [가난을 팝니다] 사실 몇 번 도전해서 맨 앞만 읽고 말고 말고 했던 책인데. ㅋ

책읽는나무 2022-04-25 1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이디 크렛딧 읽고 있는 요즘...너무나 충격적이고 안타까워서...
한숨 절로 나오더군요ㅜㅜ
얄라님은 어떻게 느끼실지...??
그래도 잘 읽으시리라 믿습니다^^

얄라알라 2022-04-25 18:52   좋아요 3 | URL
사실 지난 한 달 내내 성폭행 피해자들에 관한 책을 읽었거든요. 물론 그 책은 정치경제학이 아닌 분야의 접근이고 구체적 대상도 다르지만, 여성의 몸이라는 화두로 관통되는 것이 있으니 연결지으며 능동적 읽기를 시도하렵니다.

열심히 읽고, 배워갈게요. 책읽는나무님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mini74 2022-04-25 2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힘들었던 책이네요 ㅠㅠ 나는 휴먼이란 책 궁금하네요 ~~ 저도 파이팅입니다 알라님 *^^* 저희 아이도 드디어 엠티 간다고 좋아해요 ㅠㅠ

얄라알라 2022-04-26 00:17   좋아요 3 | URL
와! 엠티! 소풍! 이런 단어 얼마만에 들어보는지요?
벼룩시장도 운동회도 없어진, 축제를 경험해보지 못하고 자라는 어린이 세대들이 갑자기 안쓰러워집니다. 그리고 mini74님 자녀분 엠티 엄청 설레어하겠어요^^ 와. 대리만족하는 저.


질 볼트 테일러가, 어머니의 헌신적인 도움과 자신의 의지로 뇌졸중 중증 장애 상태를 벗어난 이야기, 아니 보다 정확히는 보통 사람들 눈에는 ‘중증 장애‘상태라 보이는 그 단계에서 그녀가 느꼈던 자유로움과 새로운 세상.

그 연결지점에서 [나는 휴먼]을 읽으려고 데려왔어요. 역시나, 이런 글을 쓰시는 분들 뒤에는 훌륭한 부모님이 계시네요^^ 이 책 역시...

파이버 2022-04-29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꽃도 많이 피고 날씨도 좋아서 숲체험하기 좋은 것 같아요. 얄라알라님께서 가시는 도서관에는 신간이 많은 것 같아 부럽습니다 ㅎㅎ 저도 내일 도서관에 가야 하는데 [레이디 크레딧]이나 [나는 휴먼]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겠네요.

얄라알라 2022-05-11 12:46   좋아요 2 | URL
파이버님, [나는, 휴먼] 찾으셨나요? 제 지역에서는 다른 분께서 예약 찜 하셔서, 저 아주 열심히 빨리 읽었답니다. 반납 전에 덕분에 읽을 수 있어서 그 예약하신 미지의 누군가에게 감사드렸어요

파이버님께서도 도서관 참 좋아하시네요^^ 하긴 이곳 알라딘 마을에서는 도서관이 편의점보다 더 가까운 공간이지요.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2022-05-11 0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11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isway 2022-06-14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의 깊이가 남다르세요.. 한수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