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없는 영웅들
퍼디아 레넌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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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 점이 먼저 눈길을 끌었습니다. 『영광 없는 영웅들』은 아일랜드 작가 퍼디아 레넌의 장편소설 『Glorious Exploits』를 최리외 번역가가 우리말로 옮긴 것으로, 다산책방에서 출간되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라고 하면 흔히 영웅들의 시대, 혹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같은 철학자들의 시대로 어렴풋이 떠올리기 마련인데, 『영광 없는 영웅들』은 그 시대를 살아간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하루를 들여다보게 해 주어서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퍼디아 레넌은 1988년 더블린에서 아일랜드인 어머니와 리비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더블린 대학교에서 역사와 고전학을 공부했고,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에서 소설 창작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어릴 적부터 고대 그리스에 매료되었던 그는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던 중, 시라쿠사 외곽의 채석장에 던져진 약 7천 명의 아테네 포로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플루타르코스의 『니키아스의 생애』에서, 귀향한 포로 몇몇이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기억하여 낭독한 덕분에 시라쿠사인들로부터 음식과 음료를 얻어 살아남았다는 짧은 기록을 발견했고, 이 한 줄의 역사적 사실을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7년에 걸쳐 완성한 『영광 없는 영웅들』은 그의 데뷔작임에도 워터스톤스 데뷔소설상, 루니 아일랜드 문학상, 볼린저 에브리맨 우드하우스 희극문학상, 작가클럽 최고 데뷔소설상 등 다섯 개의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소설의 배경은 기원전 412년,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 시켈리아 원정에 실패한 아테네 병사 수천 명이 시라쿠사의 채석장에 갇혀 서서히 죽어 가던 시기입니다.

주인공 람포와 겔론은 영웅도 철학자도 장군도 아닌, 그저 시를 좋아하는 두 도공입니다. 이들은 굶주린 포로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는 대신 에우리피데스의 시구를 대가로 받으러 채석장을 드나들다가, 급기야는 포로가 된 아테네인들을 배우로 세워 『메데이아』를 무대에 올리자는 무모한 계획을 세웁니다.

전쟁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한복판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여전히 시를 읊고 연극을 꾸미고 술잔을 기울이며 살아갔다는 사실이 『영광 없는 영웅들』을 읽는 내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떠올릴 때면 늘 페리클레스나 소크라테스, 알키비아데스 같은 이름들을 먼저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영광 없는 영웅들』은 그 유명한 이름들 곁에서, 이름조차 남지 않았을 도공과 상인과 술집 주인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시대를 통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습니다.

역사책은 전쟁의 승패와 지도자들의 결단을 기록하지만, 그 전쟁을 몸으로 살아 낸 것은 결국 이런 이름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그 시대가 단순히 영웅담이나 철학의 계보로만 남아 있던 제 머릿속 지도에, 술 냄새와 채석장의 먼지와 시 구절이 오가는 생생한 골목 하나가 새로 그려진 느낌이었습니다.



람포와 겔론이 살아가는 방식도 그랬습니다. 이들은 전쟁의 결과를 바꿀 힘도, 역사에 이름을 남길 야심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저 하루하루 술 한 잔과 시 한 구절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사람들이, 굶어 죽어 가는 포로들 앞에서 연극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무모하고 우스운 발상이었겠지만, 저는 그 장면에서 오히려 역사의 거대한 흐름 앞에 무력한 개인이 그럼에도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것, 바로 예술과 이야기의 힘을 보았습니다.

시라쿠사의 채석장은 죽음의 냄새로 가득했지만, 그 안에서도 에우리피데스의 대사를 주고받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또한 작가가 아일랜드 특유의 위트와 구어체 대화를 과감하게 고대 시라쿠사의 무대 위에 얹어 놓은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질 법한 현대적인 말투와 욕설이 오히려 이 인물들을 멀리 있는 고대인이 아니라, 지금 우리 곁의 누군가처럼 가깝게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비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균형감이 『영광 없는 영웅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채석장의 참상과 인물들의 유머 사이를 오가는 톤의 변주가 어느 순간에는 다소 급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시켈리아 원정은 아테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 감행한 원정 가운데 가장 참혹한 패배로 꼽히는 사건입니다.




투키디데스의 기록에 따르면 원정에 나선 아테네군 대부분이 전사하거나 포로가 되었고, 살아남은 이들 중 다수가 채석장에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 갔습니다. 소설은 이 냉정한 역사적 사실을 배경에 그대로 세워 두면서도, 그 위에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이야기를 얹어 놓습니다.

그래서 『영광 없는 영웅들』을 읽고 나면, 역사 교과서 한 줄로 남았을 사건이 훨씬 구체적인 얼굴을 갖게 됩니다.

그럼에도 전쟁의 비극 한복판에서 시와 연극을 붙들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인간이 가장 참혹한 순간에도 무엇으로 살아가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영광 없는 영웅들』은 그리스 로마 시대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 준, 뜻밖의 발견 같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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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 심리학으로 읽는 숨겨진 마음의 작동 원리 84
데이비드 J. 리버만 지음, 정미화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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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데이비드 J. 리버만2026서교책방

책 제목부터 시선을 붙듭니다.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라면 으레 해법이나 희망부터 내세울 법한데, 이 책은 정반대로 문을 엽니다.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그 불편한 문장을 먼저 인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면 그 제목이 왜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일 수밖에 없었는지 납득이 됩니다. 문제를 인정하는 순간이야말로 변화가 시작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저자 데이비드 J. 리버만은 심리학 박사로, FBI와 CIA, NSA는 물론 미군 전 부대의 심문·행동 분석 훈련을 맡아온 인물입니다.


실제로 그가 개발한 인터뷰·심문 기법은 미 공군 심리전 요원들의 필수 교육 과정으로 채택되어 있고, 지금까지 낸 책들은 스물여덟 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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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서는 1998년에 처음 출간된 『Instant Analysis』로, 국내에는 이미 『나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라는 제목으로 한 차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는 그 원작을 바탕으로 84개의 질문으로 새롭게 다듬어 펴낸 개정판인 셈입니다. 거짓말을 감별하는 기법으로 정보기관을 훈련해 온 사람이 쓴 책이라고 하면 자칫 냉철하고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는 오히려 다정한 질문들로 가득합니다.


왜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사람을 밀어내는지, 왜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미루는지, 왜 별거 아닌 말 한마디에 오래 흔들리는지를 묻습니다.






이 책의 구성은 단순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84가지 행동을 던져놓고, 그 행동 밑에 숨어 있는 심리적 원인을 파헤친 뒤, 마지막에는 실제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교정 방법을 제시합니다.


왜 쉽게 산만해질까, 왜 사랑받지 못할까, 왜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싶을까, 왜 칭찬을 들으면 불편할까 같은 질문들이 파트별로 이어집니다. 목차만 훑어도 흥미로운 것은, 대단히 병리적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이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순간들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됩니다. 목차를 펼쳐놓고 지금 나와 닮은 항목, 혹은 가족 누군가와 닮은 항목을 먼저 골라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그렇게 읽었습니다. 제 이야기 같은 항목에서는 뜨끔했고, 가족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항목에서는 그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가 좋았던 또 다른 이유는 분석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많은 심리서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설명하는 데서 멈추는 반면, 이 책은 각 장의 끝에서 지금 당장 시도해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함께 제안합니다.


읽고 나서 이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하루의 태도를 조금 바꿔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입니다. 이 지점이 이 책을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라 곁에 두고 다시 펼쳐볼 만한 책으로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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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84개 항목이 각각 독립적으로 구성되다 보니, 어떤 장은 앞서 다룬 다른 장과 원인 설명이 비슷하게 겹치는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어 자기 확신 부족에서 비롯된 행동들이 여러 장에서 조금씩 다른 얼굴로 반복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몰아 읽으면 그 반복이 다소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책은 필요할 때마다 목차에서 골라 한두 장씩 읽는 방식이 훨씬 잘 맞습니다. 또한 저자가 미국식 임상 사례와 문화적 맥락을 바탕으로 서술하다 보니, 일부 예시는 한국 독자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번역서인 만큼 이 정도의 문화적 간극은 감안하고 읽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를 덮고 나면 남는 것이 있습니다. 나의 이상한 습관, 가족의 알 수 없는 행동 뒤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그 행동을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자신이나 가까운 사람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답답했던 적이 있다면,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를 목차부터 펼쳐보시길 권합니다.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데이비드 J. 리버만2026서교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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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어휘 일력 365 (스프링) - 10대를 위한 최소한의
이은경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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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어른이 저 말고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학창 시절 억지로 외웠던 한자들은 시험이 끝나자마자 빠르게 휘발되었고, 성인이 된 지금도 신문 기사나 계약서의 한자어 앞에서 뜻을 짐작만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제가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사실 저 자신보다 중학생 딸 때문이었습니다. 학교에서 한자 급수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딸에게 무언가 꾸준히 곁에 둘 만한 교재가 필요했고, 달력처럼 책상 위에 세워두고 매일 한 장씩 넘기며 익힐 수 있다는 형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일력입니다. 하루에 한 장씩, 365일 동안 한자를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표지에 적힌 소개처럼 교육부 지정 필수 한자 900자를 완전히 반영했습니다.

낱글자 하나만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글자가 들어간 합성어와 활용 어휘까지 함께 실어, 한 페이지에서 다섯 글자 이상을 익히도록 설계했습니다.

단순히 한자의 음과 뜻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한자가 실제로 쓰이는 단어와 짧은 문장을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외운 글자가 곧바로 독해력으로 이어지도록 짜여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자 이은경 선생님은 초등 교육 분야에서 오랫동안 학부모들과 소통해 온 분으로, 표지에도 그 신뢰가 문구로 드러나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십만 학부모의 고민을 들어온 경험이 이 책의 구성 곳곳에 스며 있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이 없다는 점입니다. 하루 10분이면 한 장을 넘길 수 있을 만큼 분량이 알맞고, 스프링 제본으로 되어 있어 책상 한쪽에 세워두고 달력처럼 매일 넘기기에 편리합니다.

저처럼 한자에 자신이 없는 사람도 아이와 나란히 앉아 하루 한 장을 함께 읽는 것만으로 부담 없이 한자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딸은 학교 시험에 나오는 한자 어휘가 실제로 여러 번 겹쳐서 나왔다며 반가워했고, 단어 따로 문장 따로 외우던 예전 방식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뜻이 머리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우선 이 책은 한자를 읽고 뜻을 이해하는 데는 강하지만, 획순을 따라 직접 써보는 훈련은 다루지 않습니다.

급수 시험 중에는 쓰기 능력을 함께 평가하는 경우도 있어, 쓰기 연습이 필요한 아이라면 별도의 노트나 교재를 병행해야 합니다.

또한 "10대를 위한"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초등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를 아우르는 900자를 한 흐름으로 담고 있다 보니, 학년별 난이도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초등학생에게는 다소 이르고 어렵게 느껴지는 한자와 어휘가 중간중간 섞여 있어, 아이의 학년과 수준에 따라 순서대로 다 소화하기보다는 발췌해서 활용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25,000원이라는 가격도 일반 학습서에 비하면 다소 높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매일 한 장씩 넘기는 일력이라는 형태 자체가 갖는 제작비 특성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낮게 평가할 수 없는 이유는, 결국 꾸준히 넘겨보게 만드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두꺼운 한자 학습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하겠다는 결심은 대개 작심삼일로 끝나기 마련인데, 하루 한 장이라는 형식은 그 부담을 눈에 띄게 낮춰 줍니다.

책상 위에 세워두는 순간 그 자체로 매일 한 번씩은 눈길이 가게 되고, 그 반복이 결국 한자를 몸에 새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이 책을 쓰면서 다시 느꼈습니다.

한자에 약한 부모와, 급수 시험을 준비하는 자녀가 한 책상에서 매일 함께 넘겨볼 수 있는 교재를 찾고 있다면, 이 일력은 충분히 그 역할을 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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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사람의 뇌과학 - 결국 원하는 삶을 설계하는 사람들의 뇌 작동 원리와 실행 전략
사비나 브레넌 지음, 유윤한 옮김 / 동아엠앤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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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사람의 뇌과학

사비나 브레넌2026동아엠앤비



어린 시절 밤하늘을 보며 소원을 빌던 기억이 있습니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찰나를 기다렸던 적도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온 힘을 다해 도와준다는 매혹적인 속삭임은 오랫동안 마음 한구석을 채워 주었습니다.


나이를 먹고 현실의 벽을 마주하면서 마음 한편에 깊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간절히 바라보고 시각화를 해보아도 삶의 궤적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 듯했습니다. 마음을 다하는 다짐이 단순히 허황된 자기암시나 신비주의에 불과했던 것인지 회의감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아일랜드의 저명한 임상 신경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사비나 브레넌(Sabina Brennan) 박사는 이러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정교하고 따뜻한 해답을 건넵니다.


최근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된 《잘 되는 사람의 뇌과학》은 마음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던 '매니페스팅(Manifesting, 생각한 것을 현실로 만드는 힘)'을 명료한 과학의 언어로 풀어낸 책입니다.








원서인 《The Neuroscience of Manifesting》의 부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얻는 마법 같은 과학(The Magical Science of Getting the Life You Want)'입니다.


저자는 책의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장까지 시종일관 다정하면서도 단단한 어조로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삶을 창조해 나가는 과정은 초자연적인 힘이나 우주의 신비로운 응답이 아닙니다.


머릿속에 존재하는 1.4킬로그램의 경이로운 우주, 즉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지극히 과학적인 '실행의 심리학'입니다.






기존의 수많은 성공학 서적이 무조건적인 긍정의 주파수를 강조했다면, 브레넌 박사는 우리 뇌의 놀라운 물리적 특성인 '뇌 가소성(Neuroplasticity)'에 주목하라고 조언합니다.


인간의 뇌는 유년 시절에 성장을 멈추는 고정된 기계가 아닙니다. 살아가며 반복하는 생각과 행동의 패턴에 따라 스스로 신경 경로를 끊임없이 재설정하고 물리적 지도를 바꾸어 나가는 유연한 존재입니다.


매니페스팅이란 나의 생각과 태도를 의도적으로 조율하여 뇌를 스스로 변화시키는 고도의 두뇌 훈련법에 가깝습니다. 매일 마주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뇌의 연결망을 새롭게 배치하고 끝내 삶의 행로를 바꾸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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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목표를 상상하는 시각화는 뇌의 '주목 네트워크(Salience Network)'를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고도의 인지 활동입니다.


매 순간 수만 가지의 무작위 정보가 쏟아지는 복잡한 일상 속에서 우리의 뇌는 과부하를 막기 위해 철저한 필터 시스템을 가동합니다. 나에게 중요하다고 사전 등록된 가치만을 의식의 표면 위로 올려보내고 무가치하다고 판단한 소음들은 모두 배경으로 묻어버립니다.


명확한 목표를 설계하고 이를 뇌에 지속적으로 각인하는 행위는 이 필터 시스템의 우선순위 기준값을 전면적으로 재설정하는 작업입니다.


뇌는 비로소 주인이 지향하는 방향과 연관된 일상의 단서, 우연한 기회, 유익한 인물들을 주변에서 아주 예민하게 알아채기 시작합니다. 기적처럼 찾아왔다고 여겨지던 행운들은 사실 내가 뇌의 안테나 방향을 바르게 조정함으로써 비로소 내 눈에 포착되기 시작한 일상의 조각들입니다.






사비나 브레넌 박사는 뇌가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력으로 이어나가게 돕는 핵심 실천 습관으로 '인지적 리프레이밍(Cognitive Reframing)'을 제안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내면의 부정적 대화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할 때 머릿속에서 "내가 과연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실패하면 부끄러울 거야"라는 방어적인 목소리가 가장 먼저 흘러나오곤 합니다.


뇌과학에서 이러한 부정적 생각의 독백은 편도체를 자극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고 전두엽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주범으로 꼽힙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리프레이밍 훈련은 이 부정적인 문장의 프레임을 언어적으로 완전히 재정의하여 뇌의 경로를 바꾸는 기술입니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완수할 능력이 부족해"라는 생각이 차오를 때, 문장을 의도적으로 "나는 아직 이 업무에 서툴지만 배움의 과정에 있으며, 이 도전을 통해 새로운 역량을 체화하는 중이다"로 바꾸어 소리 내어 말해 봅니다.


단어를 바꾸는 사소한 습관만으로도 뇌는 위협 상황에서 탐색과 성장 상태로 모드를 전환합니다. 스트레스 반응으로 굳어 있던 뇌의 전두엽 영역에 산소와 혈류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언어적 재정의와 더불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또 다른 실천 도구는 날카롭고 명확한 '자기 인식 질문(Self-Awareness Questions)'을 매일 스스로에게 던지는 습관입니다.


저자는 매일 아침 눈을 떴을 때와 저녁에 잠들기 전 뇌가 가장 말랑말랑해지는 이완의 시간에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구체적인 질문들을 책 속에 세심하게 담아두었습니다.


"오늘 내가 나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내릴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선택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불안감은 과거의 상처가 만든 허상인가, 아니면 현재 직면한 실제적인 신호인가?"와 같은 심층적인 질문들입니다.





뇌는 질문을 받으면 답을 찾아내기 전까지 무의식적으로 연산 과정을 멈추지 않는 독특한 프로세서와 같습니다. 명료한 질문을 마주한 뇌는 방치되어 있던 과거의 경험 데이터를 빠르게 검색하고 현재의 상황과 대조하며 가장 건설적인 대안을 도출해 냅니다.


모호했던 삶의 목표가 질문을 통해 선명한 행동 지침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책의 수많은 실천적 지침들 중에서도 독자의 마음을 가장 깊이 위로하는 대목은 변화의 정서적 토대가 되는 '자기 연민(Self-compassion)'의 가치를 밝히는 장입니다.


브레넌 박사는 스스로에게 가혹한 비판을 멈추고 가장 소중한 친구를 대하듯 다정하게 자신을 안아줄 때 뇌가 비로소 안전함을 느낀다고 역설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매섭게 채찍질하고 끊임없이 다그쳐야만 더 나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갑니다. 신체의 메커니즘은 정반대로 작동합니다. 스스로를 향한 비난과 불신은 뇌로 하여금 생존 위협 상태로 인지하게 만들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과도하게 분비시킵니다.


인지적 판단력이 극도로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따뜻한 눈빛으로 자신의 실수와 약점을 포용하는 관용의 태도는 단순한 감정적 위안이 아닙니다. 뇌의 전두엽을 안정시키고 우리가 최선의 이성적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아주 치밀하고 영리한 뇌 관리 전략입니다.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계의 수많은 평론가들 역시 이 책이 지닌 독보적인 균형 감각과 실용성에 높은 지지를 보냈습니다.


허황된 믿음과 막연한 긍정에 가려져 있던 기존 자기계발서의 거품을 지워내고 현대 인지행동치료의 핵심 원리를 뇌과학과 영리하게 결합했기 때문입니다.



주관적인 다짐의 영역을 신경 가소성이라는 단단한 과학적 토대 위에 올려놓은 저자의 학술적 엄밀함은 읽는 이에게 깊은 안도감과 신뢰를 안겨줍니다.


나를 오랜 시간 괴롭히던 무기력과 주저함은 내 인격의 결함이나 게으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 소중한 뇌가 올바른 방식으로 훈련받지 못해 발생한 일시적인 신호 오작동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내 삶의 풍경을 주도적으로 그려나갈 유일한 예술가는 바로 매일 아침 눈을 떠 생각을 가다듬는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깊이 자각하게 됩니다.


세상의 거친 풍파와 요행에 내 미래를 온전히 맡겨둔 채 무력하게 흘러가던 방관자의 태도에서 비로소 벗어납니다. 오늘 밤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 조용히 눈을 감고 내가 바라는 내일의 모습을 생생하고 따뜻하게 그려보고자 합니다.


나의 의도적인 상상이 뇌 속의 잠자던 뉴런들을 깨우고 마침내 내일의 눈빛과 행동을 바꾸는 기적 같은 과학을 기쁜 마음으로 믿어보고 싶습니다. 삶의 온전한 주권을 되찾고 스스로가 그리는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우아하게 성장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은 더없이 다정하고 든든한 등대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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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미술관 - 그 그림엔 사연이 있다, 개정판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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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연 작가님의 <다락방 미술관>은 제목부터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습니다. 다락방이라는 은밀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명화의 숨겨진 사연을 마주하는 시간은 무척이나 특별했습니다.

이 책은 르네상스부터 현대에 이르는 미술사의 거장들, 그들의 작품, 삶의 궤적을 깊이 있게 탐색합니다. 단순한 미술 해설을 넘어, 그림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드라마를 섬세하게 펼쳐 보입니다.

총 27명의 화가, 그들의 삶과 예술이 엮어내는 이야기는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합니다.




책장마다 화가들의 치열한 생애가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캔버스에 담긴 색채보다 그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고뇌가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예술가의 삶은 영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실패, 가난, 사랑, 상실, 끝없는 의심, 고독, 이 모든 것이 작품을 빚어내는 재료가 됩니다.

작가님은 이러한 삶의 단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집니다. 독자는 그림을 통해 화가의 영혼과 마주하는 귀한 경험을 합니다. 책을 통해 화가를 알게 됩니다. 화가를 통해 그들의 그림을 더 깊숙이 보게 됩니다.




제1부 15~17세기: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화가들은 신 중심의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들의 작품은 종교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인간의 감정, 육체의 아름다움을 탐구했습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강렬한 여성상, 렘브란트의 깊이 있는 인간 탐구,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고요한 일상 속 빛의 마법, 조반니 벨리니의 색채 혁명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대를 반영합니다.

이들의 삶은 때로는 비극적이었고, 때로는 영광스러웠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캔버스 위에 고스란히 기록되었습니다. 독자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삶을 통해 예술이 어떻게 시대정신을 담아내는지 깨닫습니다.




제2부 19세기 근대미술: 사실주의, 자연주의, 인상주의

19세기는 격동의 시대였습니다. 산업혁명, 사회 변화는 예술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주의 화가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했습니다. 자연주의는 자연의 아름다움, 인간의 삶을 더욱 세밀하게 관찰했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빛의 변화, 순간적인 인상을 포착했습니다. 클로드 모네의 연작, 에드가 드가의 무대 뒤 풍경, 빈센트 반 고흐의 불꽃같은 삶과 강렬한 색채는 이 시대를 대표합니다. 그들의 삶은 예술적 신념을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습니다. 사회의 편견, 가난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습니다.

독자는 이들의 그림을 통해 시대의 아픔, 아름다움, 예술가의 고뇌를 함께 느낍니다. 화가들의 삶은 그림의 배경이 됩니다. 그림은 화가의 삶을 증언합니다.




제3부 20세기 현대미술: 야수파, 입체파,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20세기는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의 시대였습니다. 야수파는 강렬한 색채로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입체파는 대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했습니다.

표현주의는 내면의 불안, 고통을 그림으로 옮겼습니다. 초현실주의는 꿈, 무의식의 세계를 탐험했습니다. 파블로 피카소의 끊임없는 변신, 앙리 마티스의 색채의 향연,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살바도르 달리의 기묘한 상상력은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이 화가들은 기존의 질서에 도전했습니다. 새로운 예술 언어를 창조했습니다. 그들의 삶은 예술적 실험, 끊임없는 자기 성찰의 과정이었습니다. 독자는 이들의 작품을 통해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 인간 정신의 자유로움을 경험합니다.




제4부 그 밖의 현대미술: 독창적인 기법 창조

현대미술은 특정 사조에 갇히지 않습니다. 각자의 독창적인 기법, 철학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했습니다.

프리다 칼로의 고통스러운 삶, 강렬한 자화상은 예술이 어떻게 개인의 경험을 승화시키는지 보여줍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고독한 도시 풍경은 현대인의 소외감을 표현합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화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들의 삶은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그림은 그들의 영혼의 기록입니다.

독자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이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습니다. 새롭게 배우고 알게 된 정보가 많았습니다. 화가들의 삶을 더 엿보게 된 즐거움이 컸습니다.







<다락방 미술관>은 단순한 미술 교양서가 아닙니다. 27명 화가의 삶과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깊이를 탐구하는 인문학 서적입니다.

큐비즘, 야수파, 인상주의 같은 어려운 용어 대신, 화가들의 희로애락 가득한 삶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그림은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닌, 한 인간이 온몸으로 써 내려간 눈물겨운 기록이었습니다.

이 책은 미술사를 딱딱한 연대기나 어려운 이론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화가들의 희로애락 가득한 삶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그림 뒤에 숨겨진 실패한 시간, 가난, 사랑, 상실, 끝없는 의심, 고독을 보여줍니다.

예술은 영감만으로 탄생하지 않습니다. 고통을 온몸으로 치받았던 화가들의 예술혼이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사연을 품은 그림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말을 걸어옵니다. 화가의 삶과 작품이 실타래처럼 엮여 풀려나가는 과정은 지적인 충만함을 넘어 깊은 위로를 건넵니다. 담백하면서도 다정한 문장들이 마음의 결을 차분하게 매만져줍니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꺼내 보고 싶은 책입니다. 그림을 사랑하는 이들,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에게 이 다락방의 문을 조심스레 열어주고 싶습니다.

화가들의 삶이 깃든 이 공간에서 많은 분이 따뜻한 온기를 나누길 소망합니다. 이 책은 그림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예술을 통해 삶을 위로받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미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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