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편집실에 사과 말씀부터. "비룡소=어린이출판사" 등식으로 기억해 둔 터라, [헤이, 나 좀 봐]를 그냥 지나칠 뻔 했어. "중2 격동기"를 그린 책인가 봐 하면서. 아니지. 사실, 좋은 책은 독자를 나이, 성별, 국적으로 차별하지 않잖아? 그냥 좋은 책이지. 


격하게 울었다고. 대낮에.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읽고 펑펑 울었던 때도 대낮이었는데. [헤이, 나 좀 봐] 가 이런 만화책인지 상상도 못하고 집었던 거야. 어머니와 아버지의 "부재 아닌 부재(스포일러 되지 않기 위해 이 정도로만)" 속에서, 조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잘 자란 재럿 크로소치카. 그의 TED 강연 조회수가 어마어마하다지만, 아직 작가에 대한 이 뜨거운 감동(+환상)을 깨기 싫어서 나중에 찾아보려 해. 


인품이 좋은 작가. 재럿. 

완벽주의 성향이 상당하고. 

[헤이, 나 좀 봐]의 주조색이 톤 다운된 주황색인데, 의도된 선택이야. 게다가 자서전적 이야기 중간 중간 등장하는 편지, 사진, 그림 등은 실제 작가가 차곡차곡 수집한 자료들을 활용한 거지. 자신의 재능이 엄마에게서 왔다고 감사하는 문장에서, '엄마의 재능까지 독자가 어떻게 확인해?'하는 의심도 들었는데, 다시 책 뒤지다가 찾았어. 꼬마 재닛이 받은 엄마의 편지 속에 엄마가 그린 그림이 있었지. (촌스럽다 싶은) 파인애플 디자인이 왜 여러 번 이 책에 등장하는지도, 당신이 책 읽고 직접 확인해본다면 나처럼 울지도 모르지. 재럿 크로소치카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니까. 의도된 선택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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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9-02 00:4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부모와 함께 살지 않아 부모 사랑을 바라기도 하겠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가 거의 부모 같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찾고 그걸 해서 다행이네요


희선

얄라알라 2021-09-02 00:55   좋아요 6 | URL
희선님, 제가 스포일 안하겠다며 스포일러 했나봐요^^:;; 책 내용 핵심을 딱 언급해주셔서^^

조부모께서, 작가의 만화 수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분, 작가 재럿이 꿈을 소중히 가꾸고 현재형으로 그 꿈을 끌고가는 점에서 감동이 컸답니다. 희선님 말씀처럼 ˝좋아하는 것도 찾고, 그걸 해서˝ 참 다행이라고 저도 느꼈어요.

붕붕툐툐 2021-09-02 08: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엄훠~ 너무 끌리네용~ 읽고 싶은 책장에 쏘옥~~~😍

얄라알라 2021-09-02 08:19   좋아요 5 | URL
툐툐님께서도, 툐툐님께서 애정하시는 제자들도 요 책 좋아할 것 같아요. 책 후기에 만화를 그린 자세한 방법도 얘기해주는데, 뭔가 전문적인 내용이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인생작품, 정성을 다 쏟아부었다˝를 느끼겠더라고요^^ 힘들었던 어린시절이지만 이렇게 소중하게 추억하고 그림으로 되살려낸다는 게 작가가 삶에 얼마나 감사하는지 느끼게 해줘요^^

행복한책읽기 2021-09-02 1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두 쏘옥쏘옥~~~~딸한테 강력추천해야겠어요.^^

얄라알라 2021-09-02 10:58   좋아요 3 | URL
^^ 그럼 행복한책읽기님 따님과 저는 얼굴 한 번 안 보고 작은 공통 조각 하나 생기는 셈이네요^^ 감사드려요

행복한책읽기 2021-09-02 11:47   좋아요 4 | URL
바로 상호대차 신청했어요~~^^

얄라알라 2021-09-02 13:30   좋아요 2 | URL
^^ 상호대차 시스템 넘나 좋아요^^ 행복한책읽기님 댁으로 이 책이 간다니 기쁩니다!

독서괭 2021-09-02 13: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나의라임오렌지나무를 읽고 아침에 펑펑 운 사람 여기요✋
이 책도 그렇게 좋으셨더니 봐야겠네요!

얄라알라 2021-09-02 13:31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어렸을 때는 도리어 안 울고 읽었던 것 같은데 어른 되어 읽고 펑펑펑^^ 독서괭님도 우셨군요^^

페크pek0501 2021-09-04 18: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화책 하나 사 놓고 빨리 읽고 글 한 편 써야지, 하고 있어요. ^^
펑펑 울 수 있는 책도 좋습니다.

파이버 2021-09-08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룡소 제목]보다 북사랑님 리뷰가 더 끌리네요 자전적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는 사람들은 그 아픔을 견디어낸 것 같아 정말 강해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