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어원잡학사전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패트릭 푸트 지음, 최수미 옮김 / CRETA(크레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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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아두면 쓸모 있는...이라는 관용구가 붙은 책들을 대체로 좋아하고 즐겨읽는다.

학문적으로 무겁거나 깊이 파고들어 읽는 사람이 부담이 가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알아두면 어딘가에서 지식을 뽐낼 수 있지만 몰라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는... 그래서 부담없이 가볍게 접근하기 좋은 책이라 더 부담이 없다.

그러면서도 의외로 이런 책 대부분이 재밌으니 읽을 기회가 있으면 부담 없이 손에 들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중에서도 조금 예외적으로 어원 즉 그 단어가 생긴 근본적인 뿌리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기존의 잡학사전에 비하면 좀 더 학문적인 접근이었다.

그래서인지 동물이나 국가의 이름 혹은 유명 인물이나 건축물처럼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단어의 어원은 재미도 있었고 그다지 어려움을 못 느꼈지만 그 외 파트에서는 모르는 단어가 제법 많아서 술술 읽히지는 않는데 그건 또 그것대로 넘어가면 될듯하다.

읽어보면 어원이라는 게 의외로 라틴어와 같은 언어 혹은 신화에서 나온 경우가 많다는 걸 느꼈다.

특히 노를 젓는 바이킹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러시아나 남쪽 바람의 신이라는 뜻을 가진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국가 이름 같은 경우가 그렇고 동물이나 건축물 같은 랜드마크의 경우는 그것이 가진 본연의 성질이나 모양과 같은 형태 혹은 행동에서 따온 이름이 많다는 걸 알게 됐는데 누군가가 그것의 모습을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지켜봐온 결과가 새로운 이름으로 나온 게 아닐까 싶다.

고양이수염처럼 수염을 가진 메기의 이름이 캣 피시라든지 알을 낳기 위해 강으로 회귀하면서 도약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연어의 이름이 도약하다는 뜻을 가진 살몬이라는 게 그런 경우다.

그 밖의 경우는 그것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명명한 때인데 자신의 이름 혹은 자신과 연관이 있는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는... 그러니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햄버거에 햄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햄버거라 명명하게 된 이유라든지 우리에게 정복왕으로 잘 알려진 정복왕 윌리엄은 오랫동안 혼외 관계자인 자신의 출신 때문에 서자왕으로 불렸다는 것이며 환경에 따라 자신의 몸 색깔을 자유롭게 바꾸는 신기한 동물 카멜레온이 지상의 사자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에서 왔다는 것 같이...

그 단어의 어원을 들어가다 보면 그 단어가 명명된 이유 혹은 당시의 상황 같은 것도 알 수 있다.

테디 베어의 어원이 루스벨트 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지만 루스벨트와 곰에 관한 일화 즉 그의 이름을 곰인형에 명명한 과정 역시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누구나 흥미를 가질 만한 이야기도 있지만 의외로 원어 그래도 표기해서 무슨 이름인 건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았는데 원어에서 그 단어의 어원을 설명하는 글은 그래서 이해가 쉽지 않았다.

아마도 독자가 영어권자 라면 좀 더 쉽게 이해가 가능했겠지만 우리 언어가 아닌 원어에서 그 뿌리를 찾는 과정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이해했다.

모르는 부분은 모르는 대로 넘어가면서 읽어도 혹은 어떤 페이지든 보이는 대로 읽어도 되는 책이라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 아닐지...

누구나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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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걸스 - 강렬하고 관능적인,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아리(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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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사랑하라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신작 시티 오브 걸스는 1940년대 뉴욕의 뒷골목이자 화려한 무대 뒤를 자신의 재능 하나로 믿고 헤쳐나갔던 여자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편지로 들려주면서 시작하고 있다.

시대적 배경이 전쟁 전후였던 만큼 여자들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압력은 억압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소설 속에 나오는 뉴욕의 여자들은 그런 시대의 압력을 벗어나 자유롭게 연애하는 화려한 면면을 보이면서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는데 그런 한중간의 중심을 살았던 비비안이 순진했던 소녀에서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사는 여자로 성장해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부잣집 딸로 자란 비비안은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고 당시 부유층 소녀들이라면 당연히 다니는 대학에서 쫓겨나면서 부모님의 눈밖에 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그녀에게는 반항의 기질이 벌써부터 내재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런 그녀에게 있어 뉴욕행은 그런 기질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뉴욕에 사는 고모에게로 쫓겨나지만 비비안에게 있어 그것은 새로운 세계로 눈뜨는 계기가 된다.

뉴욕의 쇠락한 극장을 운영하는 고모는 비비안이 어떤 일을 하던 자유롭게 놔두었을 뿐 아니라 그녀 스스로 자유롭게 연애하고 어떤 규제도 없이 멋대로 살아가는 히피 같은 기질이 있어 비비안이 방탕을 즐기는 데 제약이 되지 않았고 그 덕분에 처음 맛보는 화려한 세계에 흥분한 비비안은 고향에서라면 생각지도 못한 일탈을 일삼는다.

하지만 매일매일 술에 취한 채 낯선 남자들을 만나 자유롭게 즐겼던 젊은 날의 방탕은 이내 그녀의 발목을 잡고 깊은 상처와 함께 교훈을 남기게 되는데 이 경험이 그녀의 삶을 뿌리부터 바꿔놓는 계기로 작용하게 된다.

자유롭게 남자들을 만나고 성적으로도 자유롭게 살면서 즐기는 중에도 할머니로부터 받은 자신의 재능 즉 바느질로 무대의상을 손보며 화려한 무대에 손을 보태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비비안은 그토록 동경하던 베스트 프렌드를 자신의 어리석음과 사소한 오해로 잃어버리고 자신의 커리어마저 엉망진창으로 더럽힌 후 모든 것을 버린 채 고향으로 도망쳐 와 의기소침한 생활을 한다.

그 경험은 비비안으로 하여금 자존감을 떨어뜨렸을 뿐 아니라 오빠로부터는 경멸을 받고 깊은 내면의 상처를 주지만 그런 그녀의 실수를 고모와 올리브는 감싸주면서 새로운 비비안이 태어났다.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는 건 예전의 화려하고 반짝이던 뉴욕이 아니었다.

전쟁의 포화속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전쟁터로 보내고 깊은 우울에 빠진 뉴욕에서 다른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기쁘게 하기 위해 열심히 무대를 올리는 비비안과 극장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우정을 쌓아가는 비비안은 운명의 짝꿍이자 이민자 출신인 마조리를 만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새 삶을 시작한다.

전쟁이 끝나고 모든 사람들이 결혼하기 위해 안달이 나던 그때... 여자는 그저 결혼해 주부로 사는 게 행복한 삶이자 옳은 삶이라 생각하는 그 시절 결혼을 거부하고 자유롭게 연애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던 비비안은 진짜로 자신이 원하는 게 어떤 삶인지를 알았고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녀가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던 건 그녀의 큰 실수도 사랑으로 용서하고 그녀를 믿은 사람들과 자신이 저지른 실수로 무너지거나 포기하지않고 그걸 교훈 삼아 새롭게 인생을 살아갈 줄 알았던 그녀의 용기와 자신의 재능을 믿고 결정적인 순간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란 걸 그녀의 전생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시티 오브 걸스

한 여자의 강렬하지만 아름다운 인생을 보여주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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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공황 - 역사상 최대 위기, 부의 흐름이 뒤바뀐다
제임스 리카즈 지음, 이정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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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전 세계가 느닷없이 나타난 괴물 같은 코로나19라는 괴물에 발목이 덜컥 잡혔다.

그 괴물은 엄청난 혼돈과 공포를 불러일으켰으며 무엇보다 걱정인 건 1년이 지난 올해 2021년도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날 길이 요원하다는 거다.

이제 갓 백신이 나오고 한참 여기저기서 접종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백신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그 효과마저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잠재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팬데믹 상황보다 더 두려움을 일으키는 건 세계의 경제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건 천정부지로 오른 아파트 가격의 폭등과 주식시장의 대호황이었다.

그런 이유로 곧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폭락과 함께 신 대공황이 올 거라 주장하는 저자의 이 책이 다소 뜬금없고 헛발질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미래를 알 수는 없는 법이기에 그의 주장에는 어떤 근거를 두고 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에는 코로나19의 발생 원인에 대한 생각이 나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싣고 이와 비슷한 과거의 팬데믹 상황과 코로나19 상황과의 차이를 들어 앞으로 대공황 상황이 도래할 거라는 불길한 주장을 하고 있다.

대공황이 올 거라 주장하는 가장 큰 근거는 코로나19의 감염을 방어한다는 명목으로 전 세계에서 시행하고 있는 봉쇄정책이 수많은 실업자를 양산하고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붕괴를 초래해 경제를 수렁에 빠뜨렸고 이는 곧 엄청난 불황으로 이어질 거라 말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스페인 독감이 유행할 때나 또 다른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와 같이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상점의 문을 닫아거는 봉쇄정책을 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각국에서 약속이나 한 듯이 국경의 문을 닫아걸고 모든 경제활동을 금지하다시피 한 결정은 엄청난 실수가 될 거라는 걸 조목조목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역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은 블루칼라의 직업군이며 가장 취약한 층이 될 것인데 미국정부에서는 여기서 두 번째 실수를 저지른다.

엄청난 재정지출을 통해 실업자가 된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인데 이는 달러화의 약세를 불러올 뿐 아니라 무엇보다 당장 일자리를 찾는 것보다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 구직자의 입장에서 더 나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게 되고 이런 상황은 곧 경제가 제자리를 찾는 데 더 시간이 걸려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우리 정부도 각종 보상금이며 지원금을 주는 등 이와 비슷한 정책을 펴고 있어 더 관심이 갔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계속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는 현대 화폐이론은 적자지출이 침체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는 케인스의 이론에 따르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부채비율이 낮아 지속 가능할 수준일 때나 혹은 경기가 회복 초기 단계에 들어섰을 때 효과를 보는 정책일 뿐 지금과 같이 정부의 부채비율이 높아 지속 가능하지 않을 땐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나마 미국의 경우는 달러를 직접 찍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선 우리보다 나은 형편 일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그렇다면 지난해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 주가의 엄청난 상승은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저자의 주장은 1930~40년대의 대공황에도 엄청난 주가의 폭락이 있었지만 주가가 계속 떨어지기만 한 게 아니라 그때에도 몇 년 간 수십%의 등락이 있어 오르락내리락했었으며 2020년의 주가 상승도 그런 의미로 보고 대공황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당장은 알 수 없다.

지나봐야 누구의 말이 맞았는지 알 수 있는데 그럼에도 지금의 주가 상황이나 경제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건 알 수 있는 게 여기저기서 문을 닫고 폐업하거나 실업하는 사람은 넘쳐나는 데 오로지 주가만 계속 오르는 건 이상하다.

그런 이유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그의 조언처럼 자산을 투자하되 주식과 채권 그리고 금에 적정한 비율로 분산투자하고 디플레이션 상황을 예상해서 적정한 현금을 보유하는 걸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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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아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행복 수업
제이미 셸먼 지음, 박진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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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거나 삶의 지표가 될 충고 어린 말이나 책들은 너무나 많다.

사실 어떻게 살아가는 게 옳은 건지 혹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다 알고 있지만 안다는 것과 그걸 실천에 옮기는 건 다른 문제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충고로 다시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그런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집안을 뒹굴뒹굴하며 낮잠이나 자고 혼자서만 도도한 척하는 고양이가 무게 잡지 않고 농담을 하듯 툭 던지듯이 말하다면? 그렇다면 어쩌면 받아들이는 사람도 큰 부담 없이 그 충고를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 책을 낸 저자의 의도는 그런 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책 속에서 말하는 내용은 사실 새로울 것도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 누가 말하는지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도 다를 수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열심히 일만 하지 말고 네 생각에 귀를 기울여봐.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를 찾아

순간순간을 만끽하고 실패해도 두려워하지 마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어... 이렇게 누가 해도 좋은 조언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이 아닌 조언해 주는 이가 고양이라는 걸 잘 살린 이야기도 있는데 이를테면...

친구를 많이 사귀라고 강요하지 마. 내가 꼭 그래야 해? 차라리 혼자가 되겠어

나만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너도 네가 누군지 알고 싶다면 너만의 시간을 가져봐 와 같이 영역 동물이면서 무리를 이루지 않는 고양이의 특성과 어울리는 조언은 휠씬 더 재밌으면서도 귀에 들어온다.

고양이라는 동물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듯이 자신의 영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단체생활 보다 개인적이며 쉽게 주인의 손에 익숙해지지 않는 야성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태는 우아하고 도도하기 그지없다.

그런 고양이가 사회생활을 하며 늘 누군가의 시선에 영향을 받고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는 사람들에게 실수를 해도 부끄러워하거나 남의 시선 따위 두려워하지 말고 한 번쯤 자신처럼 늘어지게 늦잠을 자는 것도 좋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면 왠지 다른 사람이 하는 충고보다 좀 더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어쩌면 고양이처럼 좀 게으름을 피워도... 남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지금의 방식에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거나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고양이처럼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눈앞의 성공에 연연해서 초조하거나 안달하기보다 느긋한 고양이처럼 한발 물러설 수 있는 여유로움을 닮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그 사람에 연연하기 보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줄 아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면 고양이처럼 행복해지지 않을까?

짧은 글에 담겼지만 그 내용은 절대 가볍지않은...삶의 지혜가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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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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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작가의 데뷔작이자 자전적 소설 성격이 강한 우주를 삼킨 소년의 주인공인 소년 엘리의 삶은 평범하지 않다.

아니 평범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속된 말로 시궁창에 처박혀있다.

전직 마약중독자에서 이제는 애인과 함께 마약을 팔고 있는 엄마 그리고 말할 수는 있지만 언젠가부터 절대로 말을 하지 않고 허공에다 손가락으로 글을 쓰는 형과 함께 4식구가 살고 있는 집은 당연하게도 주변 환경이 형편없다.

그럼에도 엘리는 지금 환경에 불만이 없을 뿐 아니라 가족 모두를 사랑하고 있었기에 느닷없이 이들 가족 앞에 벌어진 불행을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었다.

사실 이 가족의 불행은 예견된 것임에도 아직 어렸던 엘리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알지 못했지만 자신의 가족 앞으로 쳐들어와 눈앞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했던 한 남자이자 새아빠인 라일이 끌려가던 순간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음을 직감한다.

어린 엘리만 제대로 몰랐을 뿐 마약을 사고팔며 거대 마약조직의 두목이자 겉으로는 지역 사회의 훌륭한 기업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타이터스 브로즈와 엮여서 좋은 끝을 보기란 불가능한 일이었고 비록 마약을 팔았지만 나름대로의 양심과 도덕적인 선을 지키고자 했던 슬픈 낭만주의자 라일은 그런 현실을 몰라 어리석은 최후를 맞았다.

그리고 눈앞에서 자행된 폭력 앞에서 오른쪽 검지를 잃은 날 엘리 역시 상상력이 풍부하고 사랑스러웠던 어린 소년에서 현실을 알고 분노할 줄 아는 십대로 훌쩍 성장하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엘리가 처한 환경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호주의 대도시도 아닌 작은 도시의 변두리까지 마약이 넘쳐흐르고 범죄 피해를 입었으면서도 오히려 두려움에 떨며 피해 사실을 숨겨야 할 정도로 이들을 보호하는 게 임무인 경찰조차도 이미 선한 사람들의 편이 아닌 그야말로 무법천지 같은 세상에 살면서 든든한 가족조차 갖지 못한 채 오히려 엄마를 보호하고자 하는 엘리와 형의 나이는 우리나라 나이로 보면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생 정도라는 게 슬픔을 느끼게 했다.

한참 부모에게 의지하고 보호받아 마땅한 나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일찍 철이 든 형제의 대화는 그래서 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소년들을 둘러싼 주변은 온통 마약과 범죄가 들끓고 폭력과 검은 돈이 오가는 비정상이 일반적이다.

그런 이유로 형제 역시 범죄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있음에도 형제는 뻔한 그 길을 가지 않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무한한 상상력과 관찰력을 지닌 엘리의 성격답게 이야기 자체도 현실과 상상을 뒤섞어 놓아 조금 혼란스럽게 하지만 그가 살아가는 세상의 혼돈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의 혼란스러움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아이가 감당하기엔 힘들 정도의 많은 사건들을 겪으며 슬픔을 배우고 인내를 키우며 조금씩 단단해져가는 엘리가 어릴 적부터 원하던 길을 한 걸음씩 나가며 성장해가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로 치달아가는 과정에서 책의 첫머리로 다시 돌아와 읽게 만들어 모든 시작과 끝은 연결되어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준다.

진흙 속에 묻혀있으면서도 반짝반짝 빛났던 두 소년 엘리와 오거스트의 이야기가 왜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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