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아닌 뉴스 2 - 특종을 보도합니다
뉴럭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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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상 최대 공모전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작품 오늘이 아닌 뉴스는 모든 면에서 한국의 장르소설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준다.

캐릭터들 하나하나의 생생함은 물론이고 이야기의 짜임새가 좋아 느슨하지도 그렇다고 쓸데없이 꼬아놓아서 재미나 흥미를 떨어트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각각의 사건들을 하나의 사건과 연결하는 게 개연성 있고 자연스럽다.

여기에다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끌고 가는 힘이 좋아서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한다.

1편에선 잘나가던 기자 서정원이 함정에 빠져 좀처럼 벗어나기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면 2편에선 드디어 반격이 시작된다.

그녀 역시 스스로가 한 잘못을 인정하고 자신의 죄를 받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건 해결에 뛰어들었지만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여배우 살인사건과 스페인 유학생 살인사건에 자신의 남편 우재가 관련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다면 남편이 두 사람을 죽인 살인자인 걸까?

사건을 파헤쳐 가다 보면 곳곳에서 또 다른 연결점이 발견된다.

그건 바로 20여 년 전 한 도시에서 발생한 공장 폭발 사고... 그 사고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나왔지만 이내 공장장의 실수로 인한 사고로 결론이 나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었으나 그날의 사고로 아직까지도 병원에서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 사고가 처음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을 때 유명 아이돌의 마약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어느새 아이돌의 마약 사고로 쏠린다.

사고를 또 다른 사고로 덮는다? 요즘도 많이 보이는 수법이지만 그때 당시 역시 누군가의 의도대로 공장 폭발사건은 조용히 묻혀버렸다.

이 사고를 덮은 사람은 누구이며 그 사람은 왜 사고를 덮었을까?

당시 이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가 지금은 유력 정치인이 되어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모형택의원이었고 그는 그때만 해도 나름 정의감이 있는 강직한 검사였다,

그런 그가 이 사건을 덮는 대가로 뭘 얻었을까

서로 연관이 없을 것 같았던 현재의 2건의 살인사건과 오래전 타국인 스페인에서 벌어졌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유학생 살인사건 그리고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지만 사람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20년 전의 공장 폭발사건이 어떻게 서로 연결될 수 있었는지 그 연결점에는 뭐가 혹은 누가 연관이 있었는지를 파헤쳐 가는 과정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그려져있다.

가독성도 좋고 사건과 사건과의 연결이 매끄러워 이질감이 없었던 점 그리고 단순히 재미에만 맞추지 않고 여러 가지 형태의 사회문제 즉 재벌의 비리, 정경유착, 유전무죄의 형태를 고발하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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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아닌 뉴스 1 - 침묵하는 목격자
뉴럭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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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나 표지를 보고 내용을 예상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외형적인 면만 보고 속단한다.

이 책 역시 그랬다.

오늘이 아닌 뉴스라는 제목도 그렇고 표지를 보고 심각하지 않은 소재로 깊이감 없이 가볍게 읽기 좋은 편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복잡하게 얽힌 인물관계, 뻔하지 않은 스토리뿐 만 아니라 설정 자체도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자신의 이름을 건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기자 서정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고 말할 수 있다.

커리어 면에서도 그리고 자상하기 이를 데 없는 잘생기고 돈 많은 재벌 3세 남편까지...

그런 정원의 완벽한 세상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건 살인사건의 최초 목격자가 된 이후부터다.

세상이 다 아는 서정원은 유명인의 부정부패나 미제 사건과 같이 큼직큼직한 사건들을 연이어 방송하고 해결해 왔지만 그런 그녀의 뒤에서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도움을 주는 존재가 있었다.

아이디 지저스

언제부턴가 정원이 원하는 정보를 귀신과 같은 솜씨로 재빠르게 찾아주는 랜선 동료인 지저스와 함께 하면서 그 많은 특종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인데 이번에는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작전에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긴다.

지저스가 지목해 준 주소로 가서 발견한 건 생각지도 못한 한 사람의 시신

게다가 그 시신은 정원과 반목하는 국회의원인 모형택의 집에서 오랫동안 일을 봐준 가정부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또다시 정원은 주목받는다.

쉽게 해결될 줄 알았던 살인사건이 지지부진하던 차에 정원은 새로 이전한 병원을 방문했다 또 다른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되지만 더 이상 논란이 되는 걸 피하기 위해 신고하지 않고 그 장소를 떠나버린다.

기자로서의 양심을 버린 이 행동으로 후회하는 것도 잠시... 모두의 예상대로 그 살인사건은 이후로도 계속 정원의 발목을 잡을 뿐 만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이 마치 정원의 목을 겨눈 것처럼 서서히 좁혀들어온다.

그렇게 자상하고 친절했던 남편이 정원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하필이면 그녀가 발견한 시신이 바로 남편의 내연녀이자 전국이 다 아는 유명 연예인이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사람들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한다.

경찰은 물론이고 잘나가는 그녀를 시샘 어린 시선으로 봤던 동료 그리고 대중들까지... 완벽해 보였던 한 사람이 삐끗하는 순간 마치 먹이를 보고 달려드는 승냥이떼처럼 모두가 정원의 주변을 맴돌며 그녀에게서 허점을 찾고 싶어 한다.

게다가 가장 믿었던 지저스는 잘못된 정보를 줘 정원이 함정에 빠진 그날 이후로 연락조차 되지 않으면서 이 모든 일들에 그 사람이 개입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워진다.

연이어 터지는 사건들 하나하나는 별개처럼 느껴지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이 모든 사건의 연결점이 있을 터..

과연 누가 하나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정원은 이 위기에서 벗어나 모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수 있을까?

생각지도 못한 전개와 촘촘히 짜인 플루트...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트려주는 의외성이 참신하게 느껴지는 오늘이 아닌 뉴스...

이 작품이 왜 네이버 지상 최대 공모전 미스터리 부분에서 대상을 수상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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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안드레아 바츠 지음, 이나경 옮김 / 모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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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모르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만큼 설레고 기분 좋게 하는 일이 있을까

하지만 비용적인 면을 제외하고서도 선뜻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결정짓기 힘든 건 치안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걸 많은 여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래도 꼭 가고 싶다면 같이 갈 친구와 함께 하거나 혹은 연인과의 여행을 많이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만약 외국의 낯선 곳에서 범죄에 휘말렸다면...?

이 책은 그럴 경우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가에 대한 흥미로운 전개를 보이고 있다.

칠레를 여행하던 두 친구 에밀리와 크리스틴은 여행 마지막 날 한 남자와 만나게 되고 그 남자와 단둘이 방으로 갔던 크리스틴은 그만 우발적으로 그 남자를 살해하고 만다.

여기서 두 사람은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한다.

신고를 하기 보다 은폐를 선택한 것인데 이 두 사람이 이런 선택을 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사실 이 두 사람이 처음 본 남자와 일탈을 즐기려다 되레 폭행을 당하고 이를 막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살인을 저지른 전력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었다.

똑같은 상황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맞게 된 두 사람은 처음과 같이 이번에도 신고보다 살인사건을 숨기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고 이 결정은 10년 이상이나 가장 가까웠던 두 사람의 관계가 바뀌는 계기가 된다.

처음 그런 일이 있었을 때의 피해자는 에밀리였고 크리스틴의 도움으로 죽을뻔한 위기를 모면한 건 물론 남자의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크리스틴의 절대적인 도움 덕분에 그 사건은 아무도 모르게 묻혔을 뿐 아니라 그 여행 이후 계속되는 악몽과 불안 증상에 시달리는 에밀리를 위로하고 보듬어준 것 역시 크리스틴이었다.

겨우 그 악몽에서 벗어난 여행길에서 또다시 그때의 악몽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에 겁을 먹은 에밀리지만 자신을 위해 남자를 처리해 주고 시신까지 처리해 준 크리스틴을 위해 이번에는 자신이 나서서 시신을 처리하고 크리스틴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앞장서서 모든 걸 처리했지만 그날 이후 모든 악몽은 다시 되살아나 그녀를 괴롭힌다.

그리고 그런 에밀리의 눈에 이제까지는 보지 못했던 크리스틴의 의외의 모습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의 관계에 의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크리스틴은 왜 아무렇지 않은 걸까? 그녀는 왜 둘 만 있을 때조차 그때의 일을 입에 올리는 걸 싫어할까?

왜 자신의 새로운 남자친구와의 시간을 번번이 방해하는 걸까

매사에 소심하고 불안증이 있는 에밀리... 이에 반해 크리스틴은 적극적이고 대범하며 리더십이 있어 서로 보완하는 관계였던 두 사람은 어쩌면 살인사건이라는 우발적인 범죄에 휩쓸리지 않았더라면 이 상태대로 계속 우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아니 첫 번째 살인사건뿐이었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을 만큼 견고했을 것이었으나 연이어 두 번째 살인사건이 터지면서 모든 건 달라지기 시작한다.

똑같은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 상황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이 책에서 가장 긴장감이 느껴지는 건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두 사람이 시신을 처리했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완전범죄에 가까운 일을 저지른 후 일상으로 돌아와서부터다.

두 번이나 다른 사람을 살해했으면서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너무나 태연할 뿐 아니라 약간의 두려움이나 죄책감조차 보이지 않는 크리스틴의 행동을 보면서 에밀리가 느꼈던 이질감은 점점 더 두려움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혼란과 의심이 커져 마침내 확신으로 굳어가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진실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처음과 다른 시각으로 본 이후에는 그때까지 몰랐던 사실들이 드러난다.

완전범죄를 저지를 만큼 서로에게 친밀했던 두 사람 사이가 또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틈이 생기고 그 작은 의심이 서서히 커져가면서 긴장감이 조금씩 높아지는 과정에서의 에밀리의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는 서서히 조여오는 듯한 긴장감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살인사건보다 그 이후 서서히 집착과 의심으로 변질되어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더 아슬아슬함을 느끼게 하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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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형제의 숲
알렉스 슐만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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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인 세 형제가 모여 엄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24시간을 함께 한다.

그리고 그런 형제의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으로 보여주는 세 형제의 숲은 스웨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 35개국에 번역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감동 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들이 어린 시절 언제나 함께 했던 그곳... 숲속에 있는 별장을 비롯해 그곳을 둘러싼 숲을 참으로 아름다우면서도 생생하게 묘사하는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 곳에서 여름이면 늘 가족이 함께 했던 사람들이었지만 우애가 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은 서로에게 주먹질을 하면서 싸운다.

왜 엄마의 유골함을 안은 채 서로에게 욕을 하고 주먹질까지 해야만 했던 걸까?

그리고 두 사람이 그렇게 주먹질을 하고 싸우는데 남은 사람은 왜 말리지 않고 방관자처럼 있는 걸까?

이런 의문은 이내 세 형제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가면서 서서히 깨닫게 된다.

언제나 집이 아닌 다른 곳을 보며 함께 하는 걸 거부하는 듯한 모습의 큰 형 닐스, 엉뚱한 행동을 잘 하고 사고뭉치이지만 둘째 형을 따르는 막내 피에르 그리고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리와 일들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한발 떨어져 관찰자적인 시선으로 모두를 바라보는 베냐민

이렇게 세 형제는 같이 자랐지만 성향이나 성격은 전혀 달랐고 그런 세 형제의 부모는 늘 술을 마시고 조금은 방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엄마는 늘 화가 난 듯 보이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세 형제보다 강아지 몰리에게 더 큰 애정을 보여주고 있고 아빠는 평상시에는 친절하고 아이들에게 애정을 보이는 듯하지만 술을 마시면 감정 기복이 심해 폭력적인 모습마저 보인다.

아직 어린 세 아들들에게 보이는 부모의 무관심은 다소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이를테면 심심해하는 어린 피에르를 보고 부모로서 함께 놀아주기 보다 다른 아이들을 불러 호수 깊은 곳에 있는 부표까지 내기를 시킨 후 아이들의 상태를 지켜보지 않은 채 집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아이들은 수영으로 그곳까지 가다 중간에 지쳐 위험했지만 아이들의 위험 신호를 보고 그들을 구출해 줄 부모는 이미 자리를 뜬 뒤... 결국 세 형제는 서로 의지해서 그곳을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부모의 방관 내지 무관심으로 아이들은 방치되어 있지만 그런 이유로 오히려 세 형제들은 서로 간에 우애도 깊었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별장에서의 날들을 보낸다.

그런 그들에게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언제나 궁금했지만 출입 금지라 들어갈 수 없었던 전기 배전반의 문이 열려 있던 그날 형과 동생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베냐민은 그 안으로 들어가 궁금증을 해결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기에 감전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날 이후 이 집안에서는 서서히 뭔가가 변해가기 시작했다.

집안은 청소하지 않은 상태로 더럽혀져있고 개수대에는 설거지하지 않은 접시가 쌓여있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은 씻지 않은 채 학교에 가서 선생님으로부터 냄새가 난다는 걱정을 듣는다.

비록 술을 마시지만 아이들은 늘 깨끗한 옷을 입고 식사는 항상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갑작스러운 집안의 변화는 무엇 때문일까?

페이지가 뒤로 갈수록 가족의 사이는 점점 더 소원해지고 서로 멀어져만 간다.

언젠가부터 부부는 각방을 쓰기 시작했고... 형제들도 눈을 맞추지도 대화를 하지도 않는다.

그들을 변하게 한 건 뭘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인가 하는 의문이 들 즈음 드러나는 진실은 생각지도 못한 거라서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고 그제야 이 가족에게 생긴 변화가 단숨에 이해가 됐다.

아름답고 목가적인 자연에서 벌어진 비극은 끝내 가족을 삼켰지만 엄마의 죽음으로 세 형제는 다시 모일 기회가 되었다.

그래서 그들이 처음에 한 주먹질의 의미는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서로 먼 거리를 돌아 진실을 마주하고 화해하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온 세 형제의 숲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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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외교 - 음식이 수놓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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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는 것만큼 큰 행복과 만족감을 주는 게 있을까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데서 오는 동질감은 물론이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가 부르면 없던 인심도 생기기 마련...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넉넉해진다.

그래서 나라에 중요한 결정이 있거나 귀빈이 방문했을 시 만찬이 있기 마련이고 그 만찬에 오르는 음식 메뉴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이 책 식탁 위의 외교에서는 세계사에 중요한 결정이 있었던 때 어떤 이유로 어떤 음식이나 음료가 올랐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국의 사활을 걸거나 한 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회의이니만큼 나라마다 긴장감이 팽팽하기 마련이고 그런 긴장감을 슬쩍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음식...그렇게 선정된 음식은 이런저런 여러 가지 요소를 많이 따지고 고려해서 식탁 위에 올랐다.

물론 그 게 제대로 힘을 발휘해 좋은 결과를 도출한 것도 있지만 잘못된 선정으로 오히려 상대를 열받게 하거나 조롱으로 느껴져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테면 좌파 올랑드 대통령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전체로 캐비아를 내놓은 경우다.

프랑스에는 중산층 이하 서민의 삶을 대변하는 좌파면서 음식 취향은 캐비아를 비롯한 푸아그라와 송로버섯 같이 고급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이를 빗대어 고슈 카비아라는 말 즉 캐비아 좌파라는 말이 있다.

게다가 당시 사회당 각료들의 은닉 재산이 드러나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던 때라 외국의 만찬에 올라온 캐비아에 당황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지지율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반해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당시 연합군 중 영국의 처칠 수상은 패전국 독일의 처리 문제를 앞둔 만찬장에 자신들의 음식인 피시 앤 칩스를 내놓아 전쟁에서 고통받았던 국민들과 함께 했다는 공감과 감동을 얻어냈다.

이 밖에 우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중국과 북한과의 외교에서도 음식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었다.

언제나 돈독한 관계였었던 걸로 알았던 중국과 북한이지만 의외로 자국의 이익에 따라 친밀했다 서로 경원시했던 적이 있었고 대표적으로 시진핑과 김정은의 관계가 그렇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서 중국의 도움이 필요했던 북한의 김정은 그리고 중국 역시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에서 존재감을 키를 필요가 있었기에 두 사람의 만남은 큰 틀에서 볼 때 반드시 필요했었다.

이에 시진핑은 중국의 대표적인 술 백주 중에 가장 으뜸으로 치는 시가 2억 원짜리 마오타이를 만찬장에 내놓아 두 나라 간의 혈맹을 안팎으로 과시하듯 보여줬다.

이렇게 외교 만찬장에서의 음식은 단순히 고유의 기능만을 담당하지 않는다.

상대방 국가의 문화나 풍습 등을 제대로 고려하고 상대의 기호까지 살핀 후 여기에다 나름의 스토리까지 곁들인다면 그 만찬은 충분히 또 다른 외교의 역할도 했다고 할 수 있다.

세계를 관통하는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했던 음식이야기...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놔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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