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의 7일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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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동안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면서 나오는 족족 인기에 올랐던 이사카 코타로

나 역시 그의 책은 왠만한건 다 모았을 정도로 그의 책을 좋아했더랬다.

이런 이사카 코타로이지만 일본에서도 그의 작품중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가 바로 이 사신 치바라고 한다.

비를 몰고 나타난 사신 즉 우리말로 치면 저승사자 같은 치바는 참으로 생경한 캐릭터엿다.그의 조사여부로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는 것인데...이런 다른사람의 생과 사를 좌우 할수 있는 선택의 순간에도 그는 너무나 성실하고 근면한...마치 일반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블랙유머같은 느낌이랄까? 생경한듯 하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사람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사람의 눈에 보이지않는 귀신같은 존재도 아니면서 마치 판결자와 같은 모습을 한 채 누가 들어도 가슴아프거나 당연히 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할만한 사연에도 불구하고 당연한듯 감정의 치우침없이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신과 비슷한 존재 치바

이번엔 또 어떤 상대와 7일간 함께 할지 그 사연이 궁금해진다.

 

제법 잘나가던 작가 야마노베의 처지는 요 1 년새 바깥출입을 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지옥이었다.

외동 딸인 나쓰미가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 뿐 아니라 그의 이런 처지에도 불구하고 기삿거리가 된다는 이유로 처참하게 그의 사생활이 드러나고 피의자가 잡히기전엔 중요한 용의자 취급마저 받았던 것

그런 그와 그의 처 미키가 죽음과도 같은 삶을 버틸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딸아이 나쓰미를 죽인 자를 자신들 손으로 직접 복수하겠다는 일념 하나였고 이제 겨우 그 유력한 용의자였던 혼조가 증거 불충분으로  1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난 시점에 그들을 찾아온 이가 있었다.

바로 우리의 사신인 치바

그가 나타났다는 건 이 들 부부의 운명이 기로에 섰다는 것인데..과연 늘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면서도 인간의 삶에 있어 참견이나 동정 같은걸 하지않는 그의 선택은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모든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이들 부부에게도 역시` 보류`가 아닌 `가`일지 궁금해지는데...

 

책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이 죽음이란 말과 관용이란 단어였다.

늘 죽음이 두려워서 자식과 가정을 돌보지않고 자신의 일에만 매진했던 야마노베의 아버지와 다른 사람에게서 잊혀지는것과 지는것을 못견뎌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아무런 죄책감이나 죄의식 없이 빼앗으면서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혼조는 그래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런  혼조로부터 자신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식을 잃어버린 야마노베 부부는 과연 관용을 베풀어야만 할까?

아님 그 누군가의 말마따나 관용은 불관용에 불관용해야만 할까?

`복수하지마라 복수는 신의 것`이란 말이 있지만 야마노베부부는 자신들의 삶이 무너진 그날 이후로 두 사람사이에 마치 약속처럼 복수를 결심하고 모든것을 계획하지만 그들 역시 보통의 사람들이라 계획대로 되지않고 이 부분에서 우리의 치바가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다.

연이은 실수와 판단착오를 하는 이들 부부보다 훨씬 더 냉철하고 냉혹하며 단 한점의 감정없이 그들을 처절한 고통과 괴로움 속으로

몰고 가는 혼조의 모습은 확실히 보통의 사람이라면 용서하기 힘들 정도지만 그래서 더욱 사신이자 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치바가 그들 부부의 편이길 나도 모르게 기대하게 한다.

또,늘 죽음을 두려워했던 야마노베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걸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우리모두 그 죽음을 인정하기 힘들어한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걸 인정한다면...그 깨달음으로 오늘을 잡았다는 야마노베 아버지처럼 자기가 원하는 일 을 즐기며 오늘을 살지 않을까?

자신의 죽음보다 더 무서운건 자신의 아이의 죽음이라는 던 야마노베 아버지의 깨달음은 확실히 부모라면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자신의 아이를 누군가가 죽인다면..인간적으로 그들에게 용서라는 관용을 베풀수 있을까?

잠깐 잠깐 마치 이야기처럼 언급되었던 사연과도 교묘하게 연결되며 하나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이사카 코타로의 스토리텔러로서의 힘은 여전하다는 걸 새삼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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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빛나거나 미치거나 - 전2권
현고운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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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역사라고 하는건 대부분이 조선시대를 이야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500년에 버금가는 왕조를 유지한 나라가 고려인데 우리는 그러한 고려에 대해서 그다지 많은 사실을 알고 있지않다.

그저 고려를 세운 사람이 태조 왕건이고 그런 그가 지방 호족의 도움을 받기 위해 많은 결혼을 했다는것 정도만 알고 있을뿐...

그런 고려에서도 나름 오랫동안 왕권을 유지하고 갓 건국한 나라의 혼란을 이겨내고 나라의 기틀을 세운 사람이 광종이라는것 정도만 약간의 역사상식으로 알 뿐....나에게 있어 고려의 4대왕인 광종은 저 넒은 대륙을 휩쓸엇던 광개토대왕이나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과 같이 그다지 인상적이지도 않고 기억에 남을 만한 왕은 아니었다.

이런 광종이 그 시대에 당연시되던 족내혼...이른바 같은 씨족, 종족과의 결혼을 2번이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세월 자식이 없었다는 점..또한 첫번째 부인이 자신과 정치적으로 상극관계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어쩌면 그에겐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력을 키워 이렇게 매력적인 작품을 완성시켰다.

 

발해의 마지막 공주라는... 태어나면서부터 숙명적으로 죽음을 가까이 둔 여인 신율

황자로 태어났지만 수많은 황자중 어중간한 4째 황자이자 너무나 많은 이복형제들로 인해 늘 목숨을 위협받는...누구도 믿어서도 믿을수도 없는 왕가의 저주받은 황자 왕소

이런 두 사람이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장난같은 가짜결혼으로 만나게 되고 그렇게 헤어진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 자신의 동복 형제가 황제임에도 늘 목숨에 위협을 받고 항상 주변을 경계해야하는 고단한 신세인 왕소는 개경 최고의 상단인 청해상단의 실질적인 주인인 신율을 만나게 되지만 그녀가 자신의 장난같던 첫결혼 상대임을 몰라볼뿐 아니라 그녀가 여자라는것도 모른채 그녀에게 인간적으로 호감을 느낀다.

이에 둘은 서로 의형제를 맺기에 이르고 왕소는 그녀 신율을 볼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림을 느끼면서 마침내 그녀가 여자임을 깨닫게 되지만 그런 그녀를 마음에 품은 이가 또 있으니 자신의 최대정적이자 다음 왕위를 노리고 현재 고려에서 황제보다 더 많은 권력과 군권을 가진 숙부 왕숙겸이 밀고 있는 여섯째 황자 왕유

게다가 그녀가 가진 상단의 많은 재산과 재물은 왕숙겸이 갖고 싶어하던 것이자 황제가 되고자하는 황자들에게 도움이 될것이기에 그녀 신율과 왕소의 사랑은 견제받기에 이르고 자칫하면 두사람의 목숨조차 장담하기 힘든데...

 

역사적으로 알려진 작은 사실을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그 빈틈을 메운 작품이기에 자치하면 사실의 평면적인 나열로 끝날수도 있엇지만...오랫세월 결혼생활을 유지했음에도 10여년이 지나서야 자식을 볼수 있었고 황후라는 사람과 정치적으로 상반된 사람이었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는 가정을 하고 그 가정을 토대로 그들의 로맨스를 정치적인 상황과 역사적인 사실사이에서 멋들어지게 그려냈다.

또한 그가 사랑한 여인의 신분도 재미난것이 그녀 신율은 멸망한 나라인 발해의 마지막 공주이자 태어나면서부터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물속에 던져져 다른 이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그 덕분에 살아가는 동안 늘 죽음을 가까이 두고 있었던 여인이기에 욕심에 눈이 어두워지지도 권력에 눈을 번뜩이지도 않는...어찌보면 속세의 사람같지않은 여인이라는 설정은 황제가 되고자 주변에 피를 뿌리고 자신의 혈족조차 믿을수 없는 다른 사람들과 극단적인 대조를 보일뿐 아니라 그런 그녀가 결국엔 그들 정치게임에 뛰어들수 밖에 없는 상황설정은 재미있다.

그렇게 늘 죽음을 곁에 두고 살던 두사람의 만남 또한 재미나게 그려냈고 처음부터 그를 알아본 그녀에 반해 자신이 혼인했던 여자라는 것도 못알아보고 남자로 알면서도 스스로 끌리는 자신에게 당황하고 고민하던 왕소의 모습 또한 역사 로맨스소설에서는 흔하게 사용됨에도 길게 끌지않아서인지 지루하지않게 느껴진다.

여기에 황제가 되고자하는 많은 황자들과 그런 황자를 움직여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고자 한 호족들간의 세력다툼까지...

로맨스와 정치적인 파워게임 둘 중 어느한쪽도 치우치지않고 균형있게 그려놓아서 지루하지않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사랑함에도 황자라는 자신의 신분때문에 맘껏 사랑할수 없어 애끓는 왕소의 마음과 사랑하는 정인임에도 그와 고려를 위해 다른 여인인 황후에게 보내야하는 신율의 애닮픔이 슬프거나 질척거림이 없이 산뜻해서 더 맘에 들었다.

역사로맨스임에도 지루하지않고 흥미있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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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창래 지음, 나동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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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가장 핫하게 주목되고 있는 작가가 아마도 이 사람 이창래가 아닌가 한다

한국계미국인작가이면서도 강력한 노벨문학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설명은 이제껏 선진국들의 잔치가 되다시피한 노벨상에의 갈증을 이번에는 씻을수 있나 하는 희망을 가지게 할뿐 아니라 나도 모르게 은근히 자존심이 높아지게도 한다.

그래서일까?

내 수준은 생각지 못하고 책읽기에 도전했다.

역시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은 내용이다.

일단 배경이 가까운 미래인듯하면서도 특별히 그 시대를 가늠할만한 배경설명은 없고 단지 계급으로 나눠진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계급사회라는것이 마치 지금현대의 모습과도 닮아있어 읽는 내내 이것이 미래사회를 그리고 있다는 자각을 잊어버리게 한다.

그만큼 더욱 현실적으로 그려진 미래사회는 어쩌면 지금의 연장선상으로 보여지기에...어둡고 참혹한 내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참담하게 느껴지게 하는데..그게 더욱 무섭다.마치 현실같아서...

 

 

B-모어에 살면서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키우는 잠수부일을 하고 있는 판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이 너무나 만족스럽고 그 일을 사랑한다.더군다나 그녀에게는 그녀를 사랑해주고 보살펴주는 자상한 남자친구 레그가 있기때문에 큰 걱정이 없는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고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레그가 사라지기전까진...

갑자기 자신이 살던곳에서 사라지는 일이 아주 없는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은 그들이 사라지게 되는 이유가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납득할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거나 공고하는것과 달리 레그의 일은 아무도 모르고 돌아올 기약조차 없다는 것에 실망한 판은 마침내 스스로 자신이 살던 안정된 곳이 B-모어를 스스로의 선택으로 걸어나오게 되고 그녀 자신은 몰랐지만 그녀와 레그의 일은 평온하고 별다른 불만이 없이 안정되었단 B-모어를 흔드는 계기가 된다.

또한 판은 레그를 찾아 낯선곳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람들인 자치구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도움으로 쉽게 접근할수 없는 또다른 구역인 차터로 진입하게 되고 마침내 그녀가 알고 싶어하던 진실에 가까이 가게 되는데...

 

시대적 배경이 미래사회임에도 책을 읽다보면 배경만 미래사회라 설정했을뿐 현대사회의 병폐와 문제점이 그대로인걸 알수있다.

지금 우리모두가 가지고 있는 빈부격차의 문제와 가난의 대물림 여기에 거대글로벌 기업들의 횡포와 거기에 맞서기에는 너무나 힘없는 우리의 모습들...너무나 쉽게 가난한 나라의 목숨줄을 쥐고 흔드는 기업들,이 모든것에는 어느새 교환가치로서보다는 절대적 생존가치로 등장한 돈이라는 것이 있는데 작가가 그린 미래사회의 모습조차 여기에서 한발짝도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하지않고 오히려 그런 모습에 반항이나 저항은 커녕 순응하고 동조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 읽으면서 참담함을 느끼게 한다.

인간을 애완동물처럼 거래하고 수집하는가 하면 서로에게서 체온을 나누기도 힘든 사람들..또한 아무리 상위그룹인 차터에 속했다하더라도 한사람이라도 어려운 질병에 걸리거나 하면 별다르게 손쓸 방법도 없이 한순간에 제일 하층민인 자치구의 주민으로 나락하게 만드는 금융시스템은 빚더미에 올라있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오버랩되고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작가는 그냥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하지않고 미래라고 정했을까?

여기에서 별다른 특별한 기술도 없고 여전사도 아니며 남들을 선동하는 사람도 아닌 판이라는 소녀의 의미가 있다.

오로지 자신의 사랑하는 남자 레그를 찾아 힘든 여행을 떠난 판과 그런 그녀의 순수함에 자신도 모르게 도아주고 그녀에게 이끌리는 사람들을 그리면서 어둡고 가망이 없어 보이는 미래사회에 한줄기 가능성의 존재로 등장하는게 판이 아닐까 생각한다.

순수하고 남을 오해할지도 모르며 그저 그 사람 자체를 바라보는 소녀 판이 가진 사랑...이 어둡고 답답한 미래를 그나마 숨쉬게 하는 것 역시 순수한 시랑이라는 걸 말하고 싶은게 아닐지...

모든 관점을 제3자의 눈으로 냉정하게 관찰자적 입장에서 글을 쓰고 있어 더욱 그 현실이 차갑게 느껴지고 읽기가 편하지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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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완전범죄를 꿈꾸는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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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이 나오면서도 잔인하거나 무섭지않은 추리소설

이런 소설을 코지미스터리라고 칭하고 대체로 일본쪽에서 이런 류의 가볍고 유쾌하기까지한 미스터리가 인기라고 알고 있다.

얼마나 인기인가하면 이런 가벼운 일상 미스터리위주의 일드가 제접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것만 봐도 알수 있다.

이런 코지 미스터리의 대표주자라 할수 있는 사람이 이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가 아닐까 한다.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를 비롯하여 `밀실시리즈,``여기에 시체를 버리지마세요`등등 제목에서부터 벌써 그가 지향하는 미스터리장르의 특징을 알수 있는  재치있고 코믹한 제목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도쿠야가 이번엔 어리숙한 경찰에 가정부라는 직업을 가진 마법사 소녀를 등장시켰다.

사건 곳곳에 등장하는 엉뚱하고 쿨한 매력의 마법사소녀 마리와 그녀가 가지고 다니는 빗자루는 전형적인 마법사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엉뚱하고 기발한 그녀만의 방법으로 범인을 지목하는등...모든 사건에 그녀의 활약이 빛나고 있는 가벼운 단편집이다.

여기엔 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살인사건이 벌어진곳의 모든것이 거꾸로 되어있는 방..과연 모든걸 거꾸로 뒤집은 범인의 목적은 뭘지..왜 번거롭게 모든것을 뒤집에 놓았는지 그 범인의 사정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그리고 살인이 벌어진 장소에서 발견된 단추

단추가 왜 살인사건이 벌어진 저택의 차고에서 발견되는지를 밝힌 잃어버린 단추

또 연이어 벌어진 자살처럼 꾸민 살인사건 그리고 그들의 곁에 있던 죽은자의 유서와 서명의 비밀...야구의 대타자 알리바이 깨기

 

이 4건의 살인사건은 일단 패턴이 비슷하다.

범인이 살인을 저지르는 현장을 직접 보여주고 그가 왜 살인을 계획하고 저지르게 됐는지...그리고 그의 일련의 살인사건의 과정을 다 보여준다.아주 친절하게..기존의 미스터리 작품은 대체로 사건이 벌어지고 범인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범인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거나 혹은 범인을 먼저 보여주고 그 범인의 흔적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을 주로 보여주는데..여기에선 아예 그 룰을 깨고있다.

어리숙하고 약간 마조히스트적인 성향의 형사 오야마다 소스케와 그런 그의 일방적인 구애의 눈총을 받고 있으며 늘 엉뚱한 범인을 지목하고 미혼 남성이면 피의자든 용의자든 상관없이 유혹의 눈길을 보내는 올드미스  일명 동백아가씨라 불리는 쓰바키경위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늘 사건의 현장에 가정부로 있는 마법사소녀 마리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특히 마리 그녀는 범인이 누구인지 첫눈에 알아보고 그 범인을 지목해서 소스케의 수사에 도움을 주지만 결정적인 증거나 왜 그가 범인인지를 밝혀주지는 못한다.

결국 우리 모두는 범인이 누구인지 그가 어떤 방법으로 살인을 저질렀는지 모든걸 알면서 엉뚱하고 어리숙하며 약간 변태적인 성향의 소스케가 마법사소녀 마리의 단도직입적인 범인 지목을 뒷받침하는..범인의 알리바이를 뒤집는 과정을 지켜본다.

매번 처음엔 실수를 하고 범인의 날카로운 지적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마법사가 가르쳐준 범인을 잡는데 성공하는 소스케와 마리의 콤비

처음엔 약간 유쾌하고 흥미로웟지만 4편 모두 같은 패턴을 하고 있어 솔직히 흥미가 반감되기도 하고 마법사..것도 진짜 마법사의 등장은 역시 코믹하고 유쾌한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모르겠지만 일반독자가 흥미를 가지기엔 좀 무리가 있는 설정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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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자 - 속삭이는 자 두 번째 이야기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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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기존의 범죄 유형과는 아주 다르고 무서운 범죄자의 유형이 탄생해서 그 책을 읽은자로 하여금 섬뜩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줬던 작품 `속삭이는 자`

이 책은 타인의 내면 깊숙히 어쩌면 그 본인도 존재하는지 조차 몰랐던 내면의 악의를 불러 일으켜 자신도 모르는 새 악을 행하게 만들었던 전재미문의 범죄자를 그린 작품이자 우리에겐 너무나 낯선 이탈리아의 범죄스릴러 작품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았던 작품이었다.

자신 스스로는 피를 묻히지않고 작은 속삭임만으로 그가 원하던 악을 행하던 그의 모습은 충분히 쇼킹하고 왠지 스멀스멀한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속삭이는 자`의 후속편이 바로 이 작품 `이름없는 자`다.

중간에 바티칸에 소속된 신부가 악을 쫏았던 작품 `영혼의 심판`도 물론 재밌게 읽엇지만....역시 도나토 카리시의 대표작이라 할수 있는 속삭이는 자와 연속된 이야기인 이름없는 자에 대해 더욱 기대가 클수 밖에 없었고 그 기대는 역시 찬사를 보내게 한다.

 

 

속삭이는 자로부터 받은 심적 타격으로 인해 더 이상 강력반에 소속되지않고 아무도 지원하지않는...사라진 사람들을 찾는 이른바 `림보`로 옮긴 밀라 바스케스

그녀는 범죄자를 추적하는것이 아닌 사라진 사람들의 흔적을 찾는 어쩌면 범죄의 위험과는 좀 멀어져있는 지금의 상태가 만족스러웠다.그 사라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 살인을 저지르고 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지..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사라져서 마치 지구상에는 없는듯 흔적조차 남기지않았던 사람들이 20년만에 혹은 10여년만에 귀환해서 보란듯이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 살인을 쫏다보면 마치 그들을 따라와 주기를 바란듯이 하나둘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을 쫏아가면 새로운 희생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사람이 바로 밀라

밀라는 더 이상 이런 사건에 빠져들기 싫지만 어둠에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그녀의 본성을 거슬르기 힘들고 마침내 그들이 보여주는 흔적인  마법사 혹은 어둠의 주인이라 불리우는 카이루스라는 자를 찾기에 이르는데...

 

남에게 잊혀지고 마치 세상에 없는듯이 사는게 가능할까?

얼핏 생각해보면 현대인에게 필수품인 신용카드와 휴대 전화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CCTY라는 것들때문에 불가능할것 같다고생각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런것들이 도시의 어둠 속으로 숨는데 도움이 되기도 할것 같다.

오늘 아침을 같이 먹었던 혹은 옆자리에 몇년간 같이 일했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연기처럼 사라진 이야기를 간간히 듣는다.

그들은 성인이기에 스스로 자취를 감출려고 한 사람들이면 범죄에 노출되거나 피해를 입은것이라는 증거가 나오지않는 이상 찾질않는다고 한다.마치 책속에 나오던 림보의 실종자들처럼...

그렇다면 그들이 범죄에 피해를 입은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면 그들 스스로 나타나기 전에는 찾을수 없다는 이야기와 같은데...가짜신분증을 사고 팔수도 있는 세상이기에 넘치는 개인정보로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본적 없는 나로선 그 상상만으로도 섬뜩하다.

여기에 나오는 카이루스 역시 사람들의 이런 약함을 파고들어간다.얼핏보면 속삭이는 자와 조금 다른듯 보이지만 비슷한 형태의 악을 실행하고 있다.

세상에 혼자인듯 상처받고 아무도 돌아봐주지않아 몹시 외로운 사람들에게 마치 도움의 손길을 주는듯이 접근해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다고 속살거리며 접근해서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그 희망을 준 댓가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카이루스의 모습은 마치 악마의 모습과도 닮아있다.도움의 손길을 가장한 악마의 얼굴

더더욱 무서운건 카이루스라 칭하는 자는 역시 자신의 손에 피한방울 묻히지않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다는 점이다.

아무도 자신을 돌아봐주지않고 간절히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때 내밀어진 손은 그들에겐 결국 썩은 동앗줄보다 못한 줄이었지만 새로운 삶을 살아갈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그들 스스로 자신을 악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결과라 할수도 있다.

그래서 그가 더욱 무섭게 느껴진다.사람의 의지를 조정할수 있는 힘을 가진 그이기에...

그는 그들에게 스스로 새로운 삶을 살것인지 말것인지 결정권을 넘겨주고 그 결정에 군소리 없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다른 주인공인 베리쉬는 `악의 논리`라는 것으로 이런 모순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선의를 행하기 위해 저질러진 악은 과연 악인가 선인가?하는 누구도 선뜻 대답하기 힘든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불쌍하기 그지없는 주인공 밀라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인 딸 앨리스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녀에게 불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이 이야기의 끝은 더욱 더 무섭고 오싹한 절대악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그녀와 속삭이는 자와의 악연의 끝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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