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자 - 속삭이는 자 두 번째 이야기 속삭이는 자
도나토 카리시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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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1년 기존의 범죄 유형과는 아주 다르고 무서운 범죄자의 유형이 탄생해서 그 책을 읽은자로 하여금 섬뜩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줬던 작품 `속삭이는 자`

이 책은 타인의 내면 깊숙히 어쩌면 그 본인도 존재하는지 조차 몰랐던 내면의 악의를 불러 일으켜 자신도 모르는 새 악을 행하게 만들었던 전재미문의 범죄자를 그린 작품이자 우리에겐 너무나 낯선 이탈리아의 범죄스릴러 작품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았던 작품이었다.

자신 스스로는 피를 묻히지않고 작은 속삭임만으로 그가 원하던 악을 행하던 그의 모습은 충분히 쇼킹하고 왠지 스멀스멀한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속삭이는 자`의 후속편이 바로 이 작품 `이름없는 자`다.

중간에 바티칸에 소속된 신부가 악을 쫏았던 작품 `영혼의 심판`도 물론 재밌게 읽엇지만....역시 도나토 카리시의 대표작이라 할수 있는 속삭이는 자와 연속된 이야기인 이름없는 자에 대해 더욱 기대가 클수 밖에 없었고 그 기대는 역시 찬사를 보내게 한다.

 

 

속삭이는 자로부터 받은 심적 타격으로 인해 더 이상 강력반에 소속되지않고 아무도 지원하지않는...사라진 사람들을 찾는 이른바 `림보`로 옮긴 밀라 바스케스

그녀는 범죄자를 추적하는것이 아닌 사라진 사람들의 흔적을 찾는 어쩌면 범죄의 위험과는 좀 멀어져있는 지금의 상태가 만족스러웠다.그 사라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 살인을 저지르고 범죄를 저지르기 전까지..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사라져서 마치 지구상에는 없는듯 흔적조차 남기지않았던 사람들이 20년만에 혹은 10여년만에 귀환해서 보란듯이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 살인을 쫏다보면 마치 그들을 따라와 주기를 바란듯이 하나둘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을 쫏아가면 새로운 희생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사람이 바로 밀라

밀라는 더 이상 이런 사건에 빠져들기 싫지만 어둠에 자신도 모르게 끌리는 그녀의 본성을 거슬르기 힘들고 마침내 그들이 보여주는 흔적인  마법사 혹은 어둠의 주인이라 불리우는 카이루스라는 자를 찾기에 이르는데...

 

남에게 잊혀지고 마치 세상에 없는듯이 사는게 가능할까?

얼핏 생각해보면 현대인에게 필수품인 신용카드와 휴대 전화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CCTY라는 것들때문에 불가능할것 같다고생각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런것들이 도시의 어둠 속으로 숨는데 도움이 되기도 할것 같다.

오늘 아침을 같이 먹었던 혹은 옆자리에 몇년간 같이 일했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연기처럼 사라진 이야기를 간간히 듣는다.

그들은 성인이기에 스스로 자취를 감출려고 한 사람들이면 범죄에 노출되거나 피해를 입은것이라는 증거가 나오지않는 이상 찾질않는다고 한다.마치 책속에 나오던 림보의 실종자들처럼...

그렇다면 그들이 범죄에 피해를 입은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면 그들 스스로 나타나기 전에는 찾을수 없다는 이야기와 같은데...가짜신분증을 사고 팔수도 있는 세상이기에 넘치는 개인정보로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한번도 이렇게 생각해본적 없는 나로선 그 상상만으로도 섬뜩하다.

여기에 나오는 카이루스 역시 사람들의 이런 약함을 파고들어간다.얼핏보면 속삭이는 자와 조금 다른듯 보이지만 비슷한 형태의 악을 실행하고 있다.

세상에 혼자인듯 상처받고 아무도 돌아봐주지않아 몹시 외로운 사람들에게 마치 도움의 손길을 주는듯이 접근해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다고 속살거리며 접근해서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그 희망을 준 댓가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카이루스의 모습은 마치 악마의 모습과도 닮아있다.도움의 손길을 가장한 악마의 얼굴

더더욱 무서운건 카이루스라 칭하는 자는 역시 자신의 손에 피한방울 묻히지않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다는 점이다.

아무도 자신을 돌아봐주지않고 간절히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때 내밀어진 손은 그들에겐 결국 썩은 동앗줄보다 못한 줄이었지만 새로운 삶을 살아갈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어쩌면 그들 스스로 자신을 악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결과라 할수도 있다.

그래서 그가 더욱 무섭게 느껴진다.사람의 의지를 조정할수 있는 힘을 가진 그이기에...

그는 그들에게 스스로 새로운 삶을 살것인지 말것인지 결정권을 넘겨주고 그 결정에 군소리 없이 따르기 때문이다.

또다른 주인공인 베리쉬는 `악의 논리`라는 것으로 이런 모순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선의를 행하기 위해 저질러진 악은 과연 악인가 선인가?하는 누구도 선뜻 대답하기 힘든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불쌍하기 그지없는 주인공 밀라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인 딸 앨리스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녀에게 불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이 이야기의 끝은 더욱 더 무섭고 오싹한 절대악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

그녀와 속삭이는 자와의 악연의 끝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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