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빛나거나 미치거나 - 전2권
현고운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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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역사라고 하는건 대부분이 조선시대를 이야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500년에 버금가는 왕조를 유지한 나라가 고려인데 우리는 그러한 고려에 대해서 그다지 많은 사실을 알고 있지않다.

그저 고려를 세운 사람이 태조 왕건이고 그런 그가 지방 호족의 도움을 받기 위해 많은 결혼을 했다는것 정도만 알고 있을뿐...

그런 고려에서도 나름 오랫동안 왕권을 유지하고 갓 건국한 나라의 혼란을 이겨내고 나라의 기틀을 세운 사람이 광종이라는것 정도만 약간의 역사상식으로 알 뿐....나에게 있어 고려의 4대왕인 광종은 저 넒은 대륙을 휩쓸엇던 광개토대왕이나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과 같이 그다지 인상적이지도 않고 기억에 남을 만한 왕은 아니었다.

이런 광종이 그 시대에 당연시되던 족내혼...이른바 같은 씨족, 종족과의 결혼을 2번이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세월 자식이 없었다는 점..또한 첫번째 부인이 자신과 정치적으로 상극관계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어쩌면 그에겐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력을 키워 이렇게 매력적인 작품을 완성시켰다.

 

발해의 마지막 공주라는... 태어나면서부터 숙명적으로 죽음을 가까이 둔 여인 신율

황자로 태어났지만 수많은 황자중 어중간한 4째 황자이자 너무나 많은 이복형제들로 인해 늘 목숨을 위협받는...누구도 믿어서도 믿을수도 없는 왕가의 저주받은 황자 왕소

이런 두 사람이 서로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장난같은 가짜결혼으로 만나게 되고 그렇게 헤어진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 후 자신의 동복 형제가 황제임에도 늘 목숨에 위협을 받고 항상 주변을 경계해야하는 고단한 신세인 왕소는 개경 최고의 상단인 청해상단의 실질적인 주인인 신율을 만나게 되지만 그녀가 자신의 장난같던 첫결혼 상대임을 몰라볼뿐 아니라 그녀가 여자라는것도 모른채 그녀에게 인간적으로 호감을 느낀다.

이에 둘은 서로 의형제를 맺기에 이르고 왕소는 그녀 신율을 볼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림을 느끼면서 마침내 그녀가 여자임을 깨닫게 되지만 그런 그녀를 마음에 품은 이가 또 있으니 자신의 최대정적이자 다음 왕위를 노리고 현재 고려에서 황제보다 더 많은 권력과 군권을 가진 숙부 왕숙겸이 밀고 있는 여섯째 황자 왕유

게다가 그녀가 가진 상단의 많은 재산과 재물은 왕숙겸이 갖고 싶어하던 것이자 황제가 되고자하는 황자들에게 도움이 될것이기에 그녀 신율과 왕소의 사랑은 견제받기에 이르고 자칫하면 두사람의 목숨조차 장담하기 힘든데...

 

역사적으로 알려진 작은 사실을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그 빈틈을 메운 작품이기에 자치하면 사실의 평면적인 나열로 끝날수도 있엇지만...오랫세월 결혼생활을 유지했음에도 10여년이 지나서야 자식을 볼수 있었고 황후라는 사람과 정치적으로 상반된 사람이었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는 가정을 하고 그 가정을 토대로 그들의 로맨스를 정치적인 상황과 역사적인 사실사이에서 멋들어지게 그려냈다.

또한 그가 사랑한 여인의 신분도 재미난것이 그녀 신율은 멸망한 나라인 발해의 마지막 공주이자 태어나면서부터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물속에 던져져 다른 이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그 덕분에 살아가는 동안 늘 죽음을 가까이 두고 있었던 여인이기에 욕심에 눈이 어두워지지도 권력에 눈을 번뜩이지도 않는...어찌보면 속세의 사람같지않은 여인이라는 설정은 황제가 되고자 주변에 피를 뿌리고 자신의 혈족조차 믿을수 없는 다른 사람들과 극단적인 대조를 보일뿐 아니라 그런 그녀가 결국엔 그들 정치게임에 뛰어들수 밖에 없는 상황설정은 재미있다.

그렇게 늘 죽음을 곁에 두고 살던 두사람의 만남 또한 재미나게 그려냈고 처음부터 그를 알아본 그녀에 반해 자신이 혼인했던 여자라는 것도 못알아보고 남자로 알면서도 스스로 끌리는 자신에게 당황하고 고민하던 왕소의 모습 또한 역사 로맨스소설에서는 흔하게 사용됨에도 길게 끌지않아서인지 지루하지않게 느껴진다.

여기에 황제가 되고자하는 많은 황자들과 그런 황자를 움직여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고자 한 호족들간의 세력다툼까지...

로맨스와 정치적인 파워게임 둘 중 어느한쪽도 치우치지않고 균형있게 그려놓아서 지루하지않고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사랑함에도 황자라는 자신의 신분때문에 맘껏 사랑할수 없어 애끓는 왕소의 마음과 사랑하는 정인임에도 그와 고려를 위해 다른 여인인 황후에게 보내야하는 신율의 애닮픔이 슬프거나 질척거림이 없이 산뜻해서 더 맘에 들었다.

역사로맨스임에도 지루하지않고 흥미있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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